지난주 강릉에 갔었다.
속초 대포항에서 회 한접시 비우고 내려오다가
낙산사 아래 해수욕장 근처에서 차를 멈췄다.
멀리 지난해인가 화재로 민둥산이 된 모습이 보인다.
해수욕장 한 켠에 해당화와 나팔꽃 군락이 보였다.
이렇게 척박한 곳에 삶의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의외였다.
모래밭 가운데 낮게 엎드려 꽃을 피운 녀석이 대견해 보인다.
사람도 그렇지만 식물들도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거친파도와 쉼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이렇게 바짝 엎드려 사는 것을 바람이 가르쳐주진 않았을게다.
가까이에서 보니 꽃마다 거미류로 보이는 것들이 기생하고 있었다.
이 거미류 역시 이 척박한 곳에서 사는 나름의 방식일게다.
꽃을 피우고 씨를 만들고 제 할일 다한 녀석들은
이렇게 스스로 제 몸을 거둔다,
옆에 있는 해당화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예전엔 해당화가 널려 있었다는데 신경통인가에 좋다는 말에
사람들이 씨를 말리고 요즘엔 귀한 대접을 받는단다.
활짝 핀 해당화는 장미와는 또다른 고고함을 드러낸다.
예전에 어떤 다쿠멘터리를 보니 극지방의 식물중에는
얼어붙은 땅 속에서 씨를 보전하다가 1년중 가장 따뜻한 3일 동안에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는 식물도 있다고 한다.
요 녀석은 이름을 모르겠다.
같이 간 일행중 한 명이 제비꽃이라 우기는데 내가 아는 것과는 사뭇 달라...
인터넷 뒤져보니 갯완두란다.
지난달 둘째 녀석이 유치원에서 방울 토마토 한 포기를 갖구 왔었다.
우유팩 만한 화분에 심어져 있었는데..과연 토마토가 맺힐까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얼마후 세알이 맺히더니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요건 민들레 종류인가 보다.
이 녀석 역시 땅에 바짝 엎디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이 사진은 보너스다.
좀더 가까이 가서 찍을 걸 후회(?)가 막급이다.
금발로 보아 우리나라 사람 같지는 않고 6월 초순 과감하게
비키니입고 있는 모습이 당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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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이, 해당화가, 민들레가 그리고 토마토는 내게 말한다.
'바부탱이"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아무리 척박한 곳에서라도
그들이 보여 줄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삶을 살아가는데
나는???....
죽을똥 살똥 모르게 퍼마신 술은 얼마만큼인지..
제몸 썩는 줄 모르고 피워 댄 담배들은 또 얼마만큼인지...
그러고보니 사람만큼 미련한 것도 없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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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들은 거짓말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식물들은 거짓말을 할줄 몰라요 사람들은 상황에 마음이 변하지만 식물들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그자리에 있지요.
저만 바보줄 알았는데...여기 한분 또 계시군요...방가요....척박한 곳에서도 아름답게 꽃을 피우지요..누가봐주던 바라봐주지 않든 꿋꿋하게..묵묵히...감사합니다..즐건 월욜되세요.
여러가지꽃중에서..나팔꽃이 제일 눈에 밝히네요....진실된식물들처럼 우리네도 진실되게 살았음 좋겠네요....^^
고운 바다와 글과 야생화...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기 다 잇네요. 넘 감사드립니다.
바부팅이 또 요기 있어여.,,그대만 바부팅이가 아니다..모..ㅎㅎ
아름다움을 진실로 느낄수 있는 여유.........즐거워 보이네요..행복하세요
나팔꽃이 아니고 갯멧꽃이라 부르지요..
오호~ 제 무지를 일깨워 주시는군요 감솨!
^^ 아름다운 꽃송이 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가 되시길..........!!!!!!!!
민들레라고 쓴 것두 알고보니 갯씀바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