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일어나 악수를 한 반면, 자리에 앉아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악수를 외면했다.
윤 대통령은 곧이어 단상에 올라 시정연설을 시작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등 여야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과 국가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국회부의장님,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고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을 먼저 언급하지 않았고, ‘민주당-정의당-국민의힘’ 순이었다.
작년 10월 시정연설에선 민주당이 검찰의 이재명 관련 수사를 문제 삼으며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윤 대통령도 연설에서 별도로 야당을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산안 집행과 관련해 수차례 야당을 비롯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첨단 산업 분야 세제 지원, 교권 4법 개정 등과 관련해선 “국회의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 비판도 등장하지 않았다.
최근 국무회의 등 공식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나 탈원전 정책 등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돌면서 여야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재명과도 재차 악수를 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열린 5부 요인 및 여야 대표 사전환담에서도 이재명과 만나 악수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이재명과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마주 앉아 소통을 한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사전 환담에서 “어려운 민생을 저희가 해결하고, 또 여러 가지 신속하게 조치해 드려야 될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예산안에 관한 설명을 오늘 드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테고 앞으로 국회에서 언제든 요청하시는 자료와 설명을 아주 성실하게 잘 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대내외 위기 국면에서 여야 국회와 협조해 이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다”며 “의회주의는 국정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