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드 킬
이 토 록
찰나에 그는, 내 눈을 바라보았다 몸 밖으로 물러섰던 가늘고 긴 그림자 바퀴에 짓이겨지는, 전율이 요동쳤다 그도 나의 피투성이 그림자를 보았을까 검은색이 가장 빨리 검어지는 순간이란 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찬란한 빛의 정면 생에 첫 스포트라이트, 빛이 눈을 멀게 했다 내 앞에서 그는 지금 얼마만큼 멀리 있나 내 혼이 망설임 없이 그의 몸을 덮치던 날 전부가 어두웠고 그 빛이 전부였던 비명이 스쳐 간 짤막할 목젖 같은 공포가 아, 입을 벌리고 내 눈을 바라보았다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2024.09.06. -
살해자이면서도 ‘피투성이 그림자’가 드리우는 피해자가 되는 로드킬의 순간을 시조가 아닌 듯한 시조에 담았다. 시조를 쓰는 시인은 말한다. “내 언어의 발걸음이/시조에, 고스란히 스며들기를/시조에게서, 아득하게 멀어질 수 있기를”
이후의 세계 - 예스24
이토록 불편한 시조의 세계라니!201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한 이토록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후의 세계』가 가히 시인선 006으로 출간되었다. 이토록의 시는, 아니 시조는 가히 충격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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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시집 〈이후의 세계〉 가히 | 2024
[시가 있는 휴일] 로드킬
찰나에 그는,내 눈을 바라보았다몸 밖으로 물러섰던 가늘고 긴 그림자바퀴에 짓이겨지는, 전율이 요동쳤다그도 나의 피투성이 그림자를 보았을까검은색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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