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을 즐길 때는 관절 건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준희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원장이 등산으로 발목을 다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단풍도 들었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갔는데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졌어요. 집에서 응급처치를 했지만 결국 병원에 갔습니다. 통증이 무척 심해서…." 발목 염좌(흔히 인대 손상이라 부른다)로 병원을 찾은 30대 남성 김 모 씨의 말이다.
단풍철에 산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건강하게 등산을 즐기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게 있다.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체온증이나 수분이 없어 일어나는 탈수증, 각종 벌레나 오염물질로 일어나는 감염 질환, 물리적 부상으로 인한 관절 질환 등이다. 그중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태가 관절 문제다.
강준희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가을이면 산에 오르다 관절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등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관절 부상에 대해 발목의 염좌·골절, 무릎의 반월판연골손상, 압박골절 등 세 가지를 꼽는다.
발목 염좌나 골절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형태다. 발목이 안으로 심하게 접히면서 바깥쪽 인대가 손상되는 경우가 흔하다. 가벼운 염좌나 골절이라면 깁스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손상이 심할 때는 수술을 해야 한다. 뼈에 문제가 있다면 금속판과 나사로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인대가 아예 찢어졌다면 인대재건술을 받아야 한다. 간혹 '괜찮아지겠지'라며 파스나 바르고 견디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무작정 방치하면 연골이나 인대, 관절에까지 손상이 생길 수 있다. 1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반월판연골손상은 무릎 중간뼈 사이에 위치해 움직임을 도와주는 물렁한 조직인 반월판연골에 문제가 생기는 상태를 뜻한다. 증상이 가볍다면 2주가량 냉찜질과 운동 자제만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심하게 연골이 찢어졌으면 찢어진 부분에 따라 물리적으로 부분절제술이나 봉합술을 시행한다. 또한 진통소염제가 함께 처방된다.
평소 골다공증이 있거나 노화가 진행된 장년층이라면 압박골절(눌리는 힘에 의해 척추에 골절이 생기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압박골절은 심해지면 척추가 변형되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무척 심한 압박골절의 경우 진통소염제 처방과 척추보조기 착용 등 보존적 치료가 이뤄진다. 통증은 보통 1달 안에 호전된다. 경중에 따라 골 시멘트(뼈의 밀도를 채워주는 인공적 접착 물질) 삽입을 통해 척추를 펴주는 시술이 필요하다.
스틱 쓰면 부상 예방에 도움 돼
부상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내리막길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보폭을 작게 잡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간다고 해도 운동화나 구두보다는 발목을 제대로 잡아줄 수 있는 등산화를 선택해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
강준희 원장은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릎이나 허리에 평소 통증이 있거나, 뼈가 약한 폐경기 여성이라면 완만한 산을 등반하길 권장한다. 그 외에 바람을 잘 막아줄 수 있는 옷을 선택하고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 섭취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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