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열면 제일 먼저 메일함을 살펴본다.
스마트로 메일제목은 실시간 전해지지만
파일첨부가 같이 오는 것은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바같에서 열지 않고 집에서 다운받아 큰 화면으로 본다
메일함의 제목들은 가족사랑함에서 부터
예술학교 또는 기획현수막업체 등
다양한데 그 중에 아르떼라는 제목의 함이 있다.
퇴직하였지만 습관적으로 열어보는 메일함인
아르떼라는 것은
문화예술교육 아카데미의 이름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교육사이트와 교육의 이름을 통칭한다.
15년전 시험을 치르고 합격되고 3년간의 양성교육을 거쳐서
에듀케이터가 되었지만...해마다 의무적으로 외부연수 60시간을
받아야 했다.
교육일정과 시간은 달마다 분기마다 다양하게 짜여서
내가 원하는 시간과 주제를 선택할 수 있었고
교육도 양평의 현대교육관에서 받아 숙식제공이라 좋았지만
나는 강의를 잘 고르는데 신중해야 했다
.듣는데 어려움이 있는 나라서
부동자세로 연단에서 말로만 하는 강의는
회피 1순위였기 때문이다.
연수 당일 날 2시간을 달리면 드디어 남한강 줄기가 옆으로 흐르는 양평이다
아름드리 수백 년 은행나무가 있던 큰 절이 기억나는 곳,
그리고 유달리 하늘의 별이 잘 보이고 바람의 맛이 아주 감칠나게 좋았던 곳.
어디를 가나 맛집이 있던 곳.
전에 참가했던 연수주제는
'지역과 공공예술 프로젝트'였다.
나처럼 공공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이미 기획하고 있지만
좀 더 창의적으로 활성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역과 연관성이 있는 기획을 필요로 하는 사람.
그리고 재래시장을 문화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온 문화사업단장,
창의적 재미있는 교육방법을 고민하는 서양화가, 연극인, 음악인, 조각인, 인쇄디자이너, 교수 등
문화예술관련의 전국의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보급한 사례로 알려진
'부산감천마을', '통인시장', '안양석수시장' 등
다양한 공공예술 관계자들을 강사로 모셔서 초기 기획부터 진행 과정을 상세하게 들었다.
항상 일상 생활 어디에서나 청각장애 때문에
대화와 토론에서 잘 소외되는 나는
이번 토론에서도 자칫 입도 한 마디 못 떼는 투명인간이 될 뻔했다.
그러나 토론의 화두를 칠판에 던져놓고
기록자와 조절자의 역할을 한 통인시장을 기획한 선생님께서는
토론하는 사람들의 핵심주제를 칠판에 부지런히 적어주셨다.
이 연수에서 재충전에 도움이 된 것은
여기 모인 사람들의 문화적인 힘에서 나온 '소통과 배려'였다.
강사들이 가져온 동영상에는 자막들이 충분히 들어가 있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었고,
내가 질문을 못 알아들어 대답할 수 없다고 하면
천천히 구화로 질문을 가까이 와서 해주시는 대학교수님,
그리고 레크레이션 때 내 차례가 되면 투명인간처럼 그냥 통과하던
일반 사회자와는 다르게 한 가지라도 해보게 기다려주는 진행자들...
연수 때 기억을 되살리면 즐겁게 떠오르는 것은
마지막 날 6개의 모둠팀이 만들었던 '불평합창단'의 발표시간이다
.
연수에 대해, 또는 조직에 대해, 사회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대중가요를 개사해서 발표하는 시간이다.
우리 팀은 타이트한 연수의 흐름 때문에
정작 어렵게 참여한 전국의 각 지역기획자들의 네트워킹 시간은 없었던 점,
숙식시설은 좋으나 연수가 마친 저녁 이후의 자유활동을 위한
연수시설안에 편의시설에 대한 불만 등을
<호랑나비> 가사를 개사해서 불러 박수를 받았다.
다른 팀들의 불평불만 합창곡 몇 개가 기억난다.
'혼자 살아가는 싱글족으로 살면 고독사한다며,
결혼하라는 친지들에 대하여
왜 우리가 고독사에 떠밀려 왜 결혼을 의무처럼 해야하느냐!'는 불평,
야근수당 없이 매일 야근업무에 지쳐가는 문화예술사회적기업 대표의 애로,
담뱃값과 커피값, 교통비 등은 점점 올라가는데
문화예술교육강사의 급여는 8년 동안 동결되어 있는 배고픈 예술강사들의 불만,
연말연시가 되면 송구영신 하는 주변 사람들과 달리,
해마다 재계약 여부에 말초신경이 솟구쳐 오르고 살 떨린다는 비정규직 기획자들의 불안...
그리고 똑같이 맞벌이로 돈버는데
집안 살림과 육아의 어려움에 허덕이며
남편을 향해 평소에 표현하지 못하였던 "니 죽을래! 이혼할까! 하던
차마 평소에 내뱉지 못하던 막말의"외침...
절절히 공감가는 이 시대의 불평들인데 배꼽잡게 표현하여 너무 웃겼다.
왜냐하면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서
연극인, 음악인, 무용인들은 유감없이 자신의 끼를 드러내며
해학적으로 노래와 춤과 퍼포먼스로 표현했기에...
문화예술이 주는 힘은 무척 크다.
고단하고 척박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예술인들은
생동력 있는 기운을 주었다.
이런 생생한 공공예술교육의 경험이 재충전에 도움이 되어
퇴직하였지만 프리랜스 에듀케이터로 나는 다시
아르떼 아카데미 연수를 받고 싶어 메일함으로 온
여기 저기 아르떼 아카데미연수의 홍보내용을 클릭해보는데
애석하게도 8월까지는 모두 온라인 교육이다.
온라인으로 글을 쓰지만
자막이 없는 온라인 영상교육은 모두 패스패스 제외한다.
마음대로 걷고 볼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지만
거기에 더하여
본인들의 원하는 음성, 소리, 내용 들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
* 아르떼아카데미에서 중요한 것을 칠판에 모두 적어 주시던 통인시장의 강사님
첫댓글 불평 합창단...
해학적인 가사로 큰 웃음을 줄듯 합니다.
보고 듣는것은 일상인데 감사함을 잊고 살지요.
네 아르떼연수에서 배워
노인복지관에서
바로 응용하여 시도했더니
어르신들의 불평이야 말로
진짜 해학적으로 배꼽빠지게 나와서
재미있었어요^^
늘평화님의 글을 읽으면서 자신 앞에 주어진 현실에서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님의 모습에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냅니다!
전 게을러서 또 인내심이나 지구력이 부족해서 계획했던 것들을 중도포기한 적이 많은데
님의 도전 의지와 실천력이 참 대단하세요~^^
어서 코로나가 진정되고 사회 활동이 정상화되어
올가을에는 늘평화님이 아르떼의 귀한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아이들과 수업할 때, 모둠할동에서 기존의 노래를 개사해서 발표할 기회를 주면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지요.
서로 활발하고 즐겁게 생각을 교환하고 생각지도 못한 창의적인 내용들이 쏟아졌지요.
님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었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노인복지관에서도 개사작업을 하게 하였는데
해학적이고 기상천외한 내용이 많이 나와
무척 재미있었답니다.
해마다 새로운 창의적인 방법의 교육스킬이
계속 개발되어서 가능하면
연수는 꼭 받으려고 한답니다
연누리님 감사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지요
저 혼자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결실이지요..
과정에서 늘 천사가 주변에 나타나더라구요
나이가 점점 더 들어
8090이 되면 누구나 다
몸이 불편해지니
오십보 백보 아닐까 싶습니다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신은자님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해주심에
감사드려요
의지 잘 지킬께요
박수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서예를 택한 동기가
재능은 1%이고 노력이 99%라고 하고
안내받은것의 영향도 컸어요
그만큼 저는 재능이 없어요
그냥 꾸준히 하는 것만 재능이 있구요 ㅎ
축복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세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을 노래로 이슈화 시켜
정상화 시키려는 불평등 합창단의 무궁한 발전을 기윈합니다!
이처럼
문화예술 분야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문화예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정의로운 사회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
님의 끊임없는 도전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연수 중에 불평등을 주제로
팀별로 합창을 하는거였어요..ㅎ
복지예산 100만원보다
문화예술 1만원이
사람의 마음과 예술을 풍요롭게
한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도 평안한 하루 되세요
대한민국 문화예술분야 의 한 단면이죠
열악한 임금과 비정규직 프리랜서등
바뀌고 있지만 아직은 문턱 수준 이죠
맡으신 분야에 강하고 끈끈한 열정도 와닿았거든요
글로 매번 쓴다는게 보통일은 아니라서요
언제나 도전 하고 도약하는 늘평화님
훌륭하셔요..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뛰어들어서 열정을 다하는 분들이
많지요..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데
문화예술의 힘도 대단하거든요
휼륭하다는 말씀은 과찬이세요
다른사람보다 저는 잘 넘어져요 ㅎ
저는 날마다 넘어지고 실수하면서
툭툭 털고 다시 살아가거든요
맞아요 가진 것에 축복을 모르고
남의 것에 시기 질투로 속을 태우는 어리석은 중생들
내 것만 보면되지 왜 남의 속은 그리도 궁금한가
인생에서 역일 일도 없건만 ...
잘 살아 가십니다
내 스스로 나를 행복하다 여기시면
됩니다 그 행복 자존감은 아무도 뺏어가지 못하지요
그냥 제 할 일 하고
남의 일은 남에게 맡기는게
좋은 것 같아요
자식도 키워보니
자식이 요청하지 않는데
충고하면 그것은 충고가 아니라
간섭이고 잔소리더라구요
계속 넘어지며 살아가긴 하지만
일어서는 방법을 알아서
자존감은 지키고 사네요
운선님
오늘도 평안한 하루되시길요^^
퇴직하시고도 활발한 활동을 하시며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으로 멋져보입니다.
벚꽃이 만발하던 작년 봄에 수 십가지의 꽃차로 우리를 향긋한 행복의 길로 인도해주셨지요.
해마다 봄되고 꽃향기 만발할 때면 늘 평화님의 정성담긴 꽃차가 생각나겠지요.
저는 메일함을 열어보지 않아 메일함에 편지부자네요.
요새는 꽃차 덖을 정신이 없네요
퇴직백수가 자꾸 일거리를 만들어
여기저기 뛰어다니...
돈 되는 일도 아닌데..
그래도 재미는 있고
퇴직우울증이 없어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