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18년 2분기 소득 통계자료를 불법 확보하고 통계청 발표자료에 손을 댄 혐의(통계법 위반)로 A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을 피의자로 입건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검찰은 2018년 5월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 이어 2018년 8월 A 전 비서관도 통계청 직원을 청와대로 소환해 통계청 발표자료를 ‘마사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언론사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최근 A 전 비서관이 2018년 8월 통계청 간부인 B 씨를 청와대로 불러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 자료를 공표 사흘 전 불법으로 확보한 정황을 잡고 통계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통계법상 공표 전날 정오 이전에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불법이다.
당시 4급 과장이었던 B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8년 8월에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을 공표하기 사흘 전 청와대로 불려 가 A 전 비서관을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5분위계층)의 평균소득을 하위 20%(1분위계층)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국민소득의 분배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검찰은 문재인이 2017년 출범 이후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2018년 당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청와대 주도로 통계를 조작해 ‘눈 가리기’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2018년 5월 ‘1분기 소득분배가 2003년 이래 최악으로 악화됐다’는 통계자료가 발표되자 통계청 직원 2명을 청와대로 불러 ‘통계 마사지’를 시도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결과다.
검찰은 B 씨가 청와대 출장을 위해 작성한 통계청 내부보고 문건과 기획재정부 등 타 기관이 통계 공표 전 해당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 등 불법 유출 정황을 보여주는 물증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A 전 비서관이 B 씨를 청와대로 소환한 자리에서 통계 공표 과정에도 불법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통계청은 통계 표본이 바뀌더라도 소득분배가 악화 추세인 점을 보도자료에 넣으려 했으나 A 전 비서관이 이 대목의 삭제를 지시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전 비서관은 2분기 소득분배 통계자료를 발표하기 하루 전 보도자료의 세세한 문구까지 일일이 수정 지시했다고 한다.
언론사는 A 전 비서관에게 해명을 묻고자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B 씨는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2018년 8월에 청와대로 갔을 때는 2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이 아니라 그해 5월 이미 공개된 1분기 자료를 보여줬다”며 “불법 자료 유출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도자료 작성 과정에서 청와대의 억압적 개입은 없었고 의견 조율만 있었을 뿐”이라고도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