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이 출범시킨 회사.+대표이사 박근혜 서강대 인맥
위생도기 시장점유율 1위, ‘장애 벽’ 허물어 더 빛난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세면대와 양변기의 30%를 창원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대림요업이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계림·동서 등 국내 경쟁사와 위생도기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대림요업은 창사 34년, 기술연구소 설립 10년의 전통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기능과 디자인 개선에 집중하는 품질개발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이태균 관리이사는 “기능을 우위에 두고, 끊임없이 세련된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며 “월 4만대, 연 46만대의 양변기·세면대 세트를 생산해 일부 일본수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생도기의 기능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양변기의 수압이나 물이 흐르는 양, 세면기의 벽면 부착강도 등 위생기의 기능은 하루에도 몇 번씩 기구들을 접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좌우한다. 그리고 이 기능들은 위생도기를 어떻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고 이 이사는 설명했다.
또 디자인의 개선은 부피를 줄이고, 색깔을 다양하게 넣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창원산업단지가 조성되기 전인 1967년 현 양곡동 위치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사단법인 요업센터로 출범시킨 이 회사는 71년 대림산업의 계열사로, 98년 다시 대림통상의 계열사로 지배구조가 바뀌어 왔다.
위생도기와 함께 내장타일을 생산하는 대림요업이 대림통상과 함께 구사하는 제품판매전략이 주방기기와 욕실제품의 일괄공급이다. 대림통상이 만드는 주방기기와 수도꼭지·샤워기 등과 대림요업의 위생도기를 함께 공급하고 있다.
지난 9월 대림요업 자재부에 근무하는 박기범(44·지게차운전)씨가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장애인노동자에게 주어지는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이 회사 장애인고용이 화제가 됐다. 77년 입사한 박씨는 다음해 프레스작업 중 오른손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고, 절치부심 끝에 지게차운전기사로 재기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현재 충북 제천공장을 포함해 676명의 직원 중 38명에 이르는 장애인고용의 신호탄이 됐다.
장우회 대표이기도 한 박기범 씨는 “일반적으로 장애인들은 고용되더라도 여건이 맞지 않고, 의지할 데가 없어 정착률이 높지 않다”며 “회사가 이 점을 고려해 장애인들이 같은 입장에서 의지할 수 있도록 집단고용 형태를 취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지난주 장애인채용박람회에서 만난 3명의 장애인에 대해 최종면접을 치른 이 회사의 장애인고용에는 남다른 점이 있다. 그 어떤 지원책보다 안정적인 일터를 마련해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대림요업에도 철강회사의 전기로와 같이 연중 가열되는 가마가 있고, 제작과정에 사람의 손이 일일이 가야하는 노동력집약 형태를 띠고 있다. 당연히 값싼 노동력을 가진 나라로 공장이 이전하고 있고, 중국은 몇 년 내 위생도기나 타일생산 부문에서도 무서운 경쟁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울사무소에 상주하는 이 회사 이학갑 대표나 창원공장장 조대우 상무의 고민 역시 여기에 닿아 있다.
조대우 공장장은 “아직 위생도기 부문에서 중국은 대림의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한다”면서도 “장차 중국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 밖에는 길이 없다는 생각으로 기술개발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