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메이드로 사는방법 :
카프리치오 (03)
03편 :프롤이 있습니다
*코멘은 글쟁이를 살리는 지름길입니다. 당신의 매너를 보여주세요
카프리치오가 나가고 난뒤 아직까지 뻘쭘히 옆에 서있던 두 여자에게 눈을 흘기며 아모레는 주특기인 소리지르기를 구사해냈다.
"무슨일이 있더라도 다음번엔 카프리치오 제 시간에 깨워. 다음번에 이런 일 있으면 너희들이 책임지는거다. 나가봐"
주인의 밑에서 꽤나 닳고 닳은 경력에 (기껏해서 스물네살 밖에 되지 않지만) 뭇 여성을 압도하는 말주변에 선택되 아이들 관리를 맡고있는 아모레였다. 덕분에 일은 하루 3차례밖에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장부를 뒤적이던 아모레는 습관적으로 카프리치오소의 이름이 적힌 장부를 보았다. 하루마다 적혀있는 기본 10개의 칸을 항상 넘겨 꽉꽉 채우고 있는 카프리치오소의 예약 장부에 아모레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길래 다들 이름을 하나같이 웃기지도 않는 가명으로 적어 놓았을까.
'메히안' 은빛의 그 저주스러운 물체가 어떤 형상을 하고 있던 간에 사람들은 그 물체를 '메히안' 이라고 불렀다. 그 메히안을 전문적으로 시술하는 사람들은 음지에 뭍여서 살았지만 어떻게 아는건지 이쪽 업계에서 종사하는 주인들은 죄다 그 저주스러운 놈들을 다 알고있었다. 메히안이란, 일종의 기생충과 같은 액체였다.
평소에는 얌전히 그 모습대로 박혀있다가 24시간동안 그들을 자제할 무언가를 넣어주지 않거나 숙주의 몸에 열이 오르면 곧바로 몸의 혈관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해 결국에는 숙주의 몸이 불타오르듯 뜨겁게 만들어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든 피를 다 쏟아내며 죽어버리게 만드는 망할 놈들이였다.
'지독한 놈들'
메히안과 주인이라하는 것들을 싸잡아 욕을 하는 아모레였다.사실대로 말하자면, 확실히 카프리치오는 여자는 물론 남자도 홀릴정도의 미모와 그보다 더 환한 웃음을 갖고있었다. 그건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었다.
4년전 그날 주인의 손에 끌려오던 녀석을 보고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카프리치오의 젖어버린 짙은 금발을 만져버리게 된것마냥. 하지만 그런 카프리치오는 이제 최고의 자리에서 떨어지면 안되는 몸이 되어버렸다. 어마어마한 약값도 약값이였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주인은 바로 카프리치오를 버려버릴것이 확실하기에.
녀석은 순수한 빛이면서도 순수한 유혹이였고 결코 정복할 수 없는 성지였다. 자신뿐만 아닌 모든 사람에게. 하지만 그런 순수함도 버려지고 나면 아무 쓸모없게 되어버릴뿐. 그래서 지키려는 거다.
"손님이라"
인간은 순수함을 갈망한다. 원하고 또 원해 그 순수함을 부숴버리고 싶어하지만, 진정한 '순수함'은 그들에게 정복당하지 않는다. 밟히고 또 밟히더라도 어느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그 어느때보다 더 깨끗한 순수로 밝게 빛날뿐. 그리고 아모레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카프리치오는 순수다.
-똑똑
정적을 깨는 문소리에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모레는 곧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따지자면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이랄까. 그러자 문밖에서도 자신 못지 않게 나긋나긋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에 잠시 멍해졌던 아모레가 다시 대답해왔다.
"들어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문이 열리며 들어선 남자의 모습에 아모레는 입을 쩍 벌려버리고 말았다.
'상상상!!!'
최상급이였다. 아모레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많은 남자들을 접하는 관계로 본 그 순간 남자들의 외모를 상/중/하 로 나누는 습관아닌 습관이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면 가게 안 카프리치오 다음을 달리고 있는 녀석의 얼굴의 등급은 <중/상/상>이였다. 물론 말할것도 없이 카프리치오의 얼굴을 봤을땐 ...
'봤을땐?'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만큼은 그런 습관도 모두 다 새하얗게 바래질만큼 카프리치오에게 이끌렸으니. 하지만 지금 다시 카프리치오의 얼굴에 점수를 주라면 아무리 잘줘도 <상/상/중> 이였다.
'하지만 매력만큼은...'
세상 그 누구도 이녀석을 따라오지 못할거라 생각한다. 카프리치오의 가치는 얼굴뿐만이 아닌 그 자체, 카프리치오에게서 나오는것이니까. 물론 카프리치오를 만나보지 못한 사람은 이 말의 뜻을 절대 모르겠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작게 입을 벌렸던 자주색 머리의 여자가 곧 다른 생각을 하는듯 눈동자를 오른쪽위로 굴리자 문앞에 서 있던 그 남자는 아모레의 앞으로 호감가는 웃음을 지으며 다가왔다.
"카프리치오를 예약해뒀던 헤이지라고 합니다"
'저 안대만 없다면...'
다시 남자를 보며 그의 이목구비 이곳저곳을 살피던 아모레가 안타까운듯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입김을 조금만 불어도 흔들릴듯한 투명한 연갈색빛의 어깨까지 오는 머리카락과 대체 어디로 동여맨건지 줄의 자국조차 없는 검은 안대. 그리고 사람하나정도는 우습게 홀릴듯한 짙은 검은 눈동자. 쌜쭉한 눈웃음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음, 어디로 올라가면 됩니까?"
사근사근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어딘가 딱딱한 말투를 고수하며 묻는 남자의 목소리에 아모레는 멍하니 남자의 입술만을 바라보았다. 옅은 베이직빛의 얇은 입술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에 아모레는 저도모르게 침을 꼴딱 삼키다 뻗어나오는 망상을 걷어치우며 어정쩡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카프리치오는 4번방에 있... 켁"
너무 긴장한 나머지 사래가 들렸는지 아모레는 켁켁거리며 남자에게 '4'라고 적힌 작은 나무패를 건네주었다. 헤이지라 자신을 소개한 사내는 당장에 옆으로 다가와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아 예, 괜... 켁 ... 찮아요"
"별로 안 괜찮아 보입니다"
연신 콜록거리며 아모레는 헤이지를 째려보았다. 아니 지금 걱정을 해주는거야 아니면 염장을 지르는거야, 라고 묻고싶은 마음이 산더미 같았지만 어느새 자신앞에 찰랑거리는 물 한잔을 가져다 준 그 였기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생긴건 꼭 호스트빠의 메인 상품마냥 번드르르 하게 생겨가지곤, 하는 생동이라곤 걱정하나 제대로 달콤하게 표현못하는 남자라니.
'니 목소리가 아깝다 새끼야'
아모레는 물을 들이마시며 얼른 가버리라는 뜻으로 남자에게 손을 휘휘 내저었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던 헤이지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진짜 쌩하니 나가버렸다.
"...허"
저런 수완없는 남자를 봤다. 한번 가랬다고 정말 가버리다니. 여자의 호감을 받아내기 위해 해야할 행동을 모르는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건지. 하지만 한때 최고로 잘 나가던 '물건'일때도 있었던 아모레였기에 '후자'라는 생각은 왠만해선 하고싶지 않았다.
"그래도 패는 챙겨갔네"
어떻게 보면 철두철미하다고 볼수도 있는 남자의 성격에 찬사를 보내며 아모레는 애꿎은 다른 방 패들을 달그락 거렸다. 왠지 모르게 불안해지는것은 오밤중에 카프리치오 덕분에 날카로워졌기 때문일까. 괜히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책상위로 엎어졌다.
"그치만, 카프리치오 ... 너무좋잖아!!!"
얼굴을 화르륵 붉히며 엎어진 책상위에서 사랑에 빠진 소녀마냥 뒹구는 아모레였다.
-
-똑똑
오랜만에 들리는 노크소리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 아니 사실은 그 핑계로 이불속에 꽁꽁 박혀있던) 카프리치오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제멋대로 뻗친 금발을 더욱 부스스하게 만들며 일어났다.
"들어가겠습니다"
예의바르기 짝이 없는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귀에 와 박혔다.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은 남자인 관계로 오히려 더욱 경계심만 늘어갔다. 의외로 저런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사람들이 더 하드(?) 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빌며 카프리치오는 대답했다.
"예, 들어오세요"
그리고 눈을 두번 깜빡이자 이미 그 남자는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안대로 가려지지 않은 왼쪽눈으로 자신을 요목 조목 따져보더니 싱긋 웃으며 절도있게 박수를 쳤다.
"이야. 찾았습니다"
- H.M
아 4연참 달성 요우요우요우요.....
아무도 안봐주시면............
................ 다시 좌절 요럽니다.
장난이구요. 전 그래도 계속 쓸겁니다
호호호호 코멘은 매너입니다(찡긋
첫댓글 이요우~ 재미잇네요 ^^ 히히히 매일 코멘을 달아 드리겠습니.... <- 퍼억!! 하지도못할말은 하지도말라캥 -_-
ㅋㅋㅋ....매일올리질못해서걱정이죠.코멘감사합니다 :-)
재미있어요~~
감사합니다 :-)
꺄우~그쪽손님!뭘 찾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