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dotface.kr/topics/right-to-life/main/my-stories
저는 중증발달장애인인 오빠를 둔
20대 중반 대학생입니다.
오빠는 자폐증 증상이 심하고
지능이 3~4살 정도이지만 20대 후반의 나이로
키 190에 체격이 아주 좋은 편입니다.
의사소통은 오랫동안 돌봐온 가족들만
알아들을 정도의 옹알이로 가능하고
‘도전적 행동’
(자신이나 타인을 위협하거나 가해하는 행동)
이 심해
보호자 없는 활동조차 힘든 중증입니다.
오빠의 상태가 좋지 않고 위험성이 높아
시설에서 잘 받아주지 않고,
받아주는 시설은 환경이 열악해
이것저것 따지고 거절당하며
여러 시설을 전전하다
겨우 한 장기 생활시설에 정착한 게
지난 2019년 겨울이었습니다.
시설은 평일 주간에는 활동 프로그램을 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다시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학생이고
부모님은 맞벌이하시는 상황이라
오빠가 시설에 정착하는 게
제 가족에게는 숨통이 트이는 일이었습니다.
이 시설에서 나오게 된 건 2020년 봄이었습니다.
나오게 된 첫 번째 문제는
가족과 분리해 생활하기엔
오빠가 너무 중증의 상태였습니다.
활동보조자들과 의사소통할 수 없었고
오빠의 분리불안장애가 심해져
폭력성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로 인해
장애인시설의 집단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이런 상황 속에서 활동보조자에게
오빠가 폭행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의 이유로
탈시설을 원하는 분들의 취지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장애인과 활동보조자 둘만 놓인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활동보조자에게 차별적이고
편견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미리 죄송하고 양해 구합니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
장애인 본인이 느끼는 고립감과 분리불안감,
시설 내의 인권침해, 현실적 상황 등이
탈시설을 해야 하는 근거가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후로 제 가족의 일상이 붕괴하였습니다.
맞벌이인 부모님은 두 분 중 한 명이
오빠를 보살펴야 해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주 2일씩 번갈아가며 일을 쉬고
오빠를 보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나이 드신 부모님이
혼자 돌보는 게 버거워 제가 학교를 휴학하고
함께 부모님을 도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평소 다니던 체육 치료,
언어치료 등도 다니기 어려워
외출을 못 하는 오빠가 답답해서인지
도전적 행동이나 폭력이 늘었습니다.
50대 중반인 아버지는 힘에 부치긴 하지만
겨우 오빠를 통제할 수 있지만
저나 어머니는 오빠를 통제하기 힘들어
멍이 들거나 다치는 일도 잦습니다.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오빠는 새벽 4~5시까지 잠을 자지 않아
온 가족이 밤을 새우며 오빠가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지 않게 붙잡고 달래야 합니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해도
키 190의 거구에 중증인 오빠를
돌보고자 하는 활동보조인도 없습니다.
탈시설에 관련된 이야기나 영상을
어머니와 함께 찾아보았는데,
어머니가 자꾸
“상태가 좋네, 부럽다.”
고 연신 중얼거리셨습니다.
영상을 보는 도중에
오빠가 소리를 지르고 컵을 집어 던져
어머니는 다시 오빠를 보러 뛰어나가셨고
오빠가 지른 소리에 이웃에서 민원이 들어와
저는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러 찾아갔다가
이럴 거면 시골로 이사를 하라는
말을 듣고 돌아왔습니다.
제 가족도 장기 생활시설로 오빠를 보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서로에게 가혹한 줄 압니다.
오빠가 시설에서 폭행을 당해
짓무른 상처로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은 그렇게 많이 우시고서도
시설에 전화해
폭행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확답만 주신다면
다시 시설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나 살겠다고 자식 가둔다고
죄책감을 많이 느끼셨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탈시설이 가능한 장애인들은
소위 “상태가 좋은” 장애인들입니다.
자립이 가능한 장애인들은
물론 탈시설을 해야합니다.
시설이 얼마나 열악하고 고립된 곳인지
저희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당신들의 사후를 걱정하며
아직도 장기 거주시설을 알아보고 계십니다.
서울, 경기 지역에는
더이상 입소가 가능한 시설이 없고
지방에서도 시설과 환경이 괜찮은 곳은
대기 명단이 100번대를 넘어갑니다.
현재 오빠가 등록되어있는 시설은
시설건립 희망 부모들끼리
기금을 모아 지은 곳이지만
높은 금액의 기금으로 인해
부모님의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이번 글을 적으며 탈시설지원법을 찾아보았는데
10년 이내에 전국의 시설을 폐쇄할 계획이라
되어있어 부모님의 불안이 더 커졌습니다.
탈시설의 목적이
단순히 시설에서 나오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시설 밖에서
장애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안전하고
그 가족과 이웃 모두에게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있다면
저도 제 오빠가
시설에 고립되어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프로젝트 제목이
<탈시설, 당신 곁에 내가 살 권리>인 걸 보고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그럼 우리 오빠는 장애의 정도가 심하다는 이유로
사람들과 섞여 살 권리조차 없는 건가?
우리가 그 권리를 빼앗고 우리 편하자고
오빠를 멀리 가둬버리는 건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 제가 죽을 때까지
얻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빠는 남들과 함께 살기엔 너무 다르고
남과 자신에게 위험합니다.
탈시설지원법이 실효성이 있는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정책이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탈시설을 하는 게 옳은지도 염려스럽습니다.
지능이 3~4살 정도에 글 한 자 읽고
말하지 못하는 오빠가 자립할 수 있을 리 없고
보호자가 평생을 함께할 수도 없습니다.
탈시설을 하는 분들은 응원하지만,
저희에게는 전혀 남의 이야기로 들리는지라
제 의견이 이 프로젝트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탈시설에 대한 찬반을 떠나
장애인 거주시설 등의 장애인 시설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고,
비장애인 가족들이 가족 내의 문제로
장애가족을 껴안고
끙끙대며 살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 가성비 따질 문제가 아닌데 이쪽 예산에 너무 야박한 느낌...
3
나도 중중장애언니가 있는데 탈시설화 그 누구보다 원하지만 그 누구보다 바라지 않는게 바로 우리 부모님임 특히 엄마 본인의 행복을 위해 자식을 떨어트려놓고 산다, 자식을 외면했다, 버렸다 이런 죄책감이 어미어마하셔 우리 부모님은 돈만 많으면 언니 전담 선생님 세명 고용해서 같은집에서 데리고 살고 싶으시대 ㅎㅎ... 근데 현실은 그게 안되고 가족들이 온전히 다 희생해서 케어해야하는 상황이니까 눈물을 머금고 시설에 보내시는거지 언니를 사랑하는 만큼 나도 사랑하시니까 나를 희생시키기 싫어서! 탈시설화 반대운동하면서도 누구보다 언니의 진정한 행복과 탈시설화를 바라는 모순적인 마음을 가족이 아니고서는 누가 알겠어 참 현실이 씁쓸하다 ㅋㅋㅋ
222 가족이 아니면 이 심정 절대 몰라.. 시설 보내는 가족들도 거기 보내면 끝인거 알면서도 보내는거임
그러면서도 또 평생 갇혀살 가족 생각에 안보내고 싶다가도 현실은 시설말고는 아무도 장애인 가족을 지원해주지 않으니까..
진짜 어렵다... 이런 경우는 3-4살에서 학습으로 지능이 올라가는건 아니지..? 평생을 저렇게 사는거면 진짜 케어하는 가족들은 너무... 선진국에선 중증 장애에 경우에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네ㅜㅜ
복지전공했고 중증장애인시설근무경력있는데, 탈시설 불가능에 가까운 소리임. 본문에서 말하는 기능좋은 장애인들 시설에 있었는데 탈시설 정책때문에 성인되고 자립했어. 근데 장애인자립지원센터로 갔음ㅋㅋㅋㅋ 결국 시설에서 시설로 간꼴..(활보붙고+장애인들끼리쉐어+복지사붙음) 보통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 연고지없음+고아+중증이 대부분이라 탈시설하면 똑같이 시설같은 자립지원센터가는게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그들이 말하는 사람답게 사는거 불가능임..ㅎㅎ 실무자들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참 암담하다 현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