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평화협력지대라는 용어가지고 말이 많고 시끄럽다.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북한의 평화협정의 목적은 주한미군철수(駐韓美軍撤收)와 주체혁명위업(主體革命偉業)의 완성, 적화통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안 국경선에 우리 군대를 철수하고 한국의 경찰과 북한경찰이 같이 관리하는 시스템은 나라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것인가 의문을 가졌다.
생명의 원천인 물의 상징은 교류와 화합이다. 서로 다른 발원지에서 출발했을지라도 강을 거치고 바다에 이르면서 하나가 된다. 속담에도 있듯이 억지로 갈라놓을 수 없는 것이 물이다. ‘평화와 공존’ 의미가 물속에 스며있는 것이다.
한강하구~강화 북단~백령도는 강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녘과 마주하고 있다. 굳이 이성적 판단을 빌리지 않아도 이곳은 경험상 ‘남북교류의 장’이라는 사실이다.
철책이 없던 55년 전, 이곳의 남과 북 사람들은 큰소리로 외쳐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던 이웃이었다. 이들의 인사말은 강과 바다를 넘기에 더욱 애절했다. 강화 교동사람은 장보러 황해도 연백에 가곤 했다. 모두 배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었지만 강화읍보다 연백이 더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남북 상잔(相殘)이라는 비극의 진원지였고, 휴전이후에도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맞물려 분쟁의 씨앗이었다. 6·15 남북공동선언(2000년)뒤에도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의 북방한계선(NLL)침범은 135차례에 달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1999년 6월과 2002년 6월에는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이라는 분단이후 대참사가 벌어졌다. 한국 해군 6명이 목숨을 잃고, 25명이 다치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그래서 한강하구~강화 북단~백령도는 ‘서해평화협력지대’라는 이름으로 공존공영이라는 민족 과제로 제시하게 되었다. 그저 먼 발취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북한 개풍~해주~옹진과 부둥켜안고 한반도의 상생과 번영을 이끌 희망의 땅으로 부활을 꿈꾸려고 했던 것이다.
북한의 해주지역 북한군을 사실상 무장해제시키면서 군사대결의 완충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서해평화협력지대, 대체 그곳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기에 한반도 평화와 협력의 틀을 마련한다는 말인가? 그 해답은 시나이 반도와 아라비아 반도 사이의 ‘아카바 만(Gulf of Aqaba)’에서 찾을 수 있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아카바 만은 1956년과 1967년 제2,3 중동전쟁의 진앙지 였다. 아카바 만의 경제적·군사적 이용가치를 둘러싸고 요르단 등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간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홍해·인도양·극동 등지로 진출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인 이스라엘의 항만도시 아일랏은 아카바 만 북부를 사이에 두고 역시 요르단의 항만도시인 아카바와 맞붙어 있었던 탓이었다.
반세기간의 대립과 갈등은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중동평화협정으로 끝을 맺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과의 항구적인 평화를 약속하며 중동전쟁에서 빼앗았던 영토(380㎢)를 요르단에 되돌려줬다. 두 나라는 수자원에 대한 공동이용 권리를 서로 보장하면서 아카바 만을 ‘홍해 해양평화공원’으로 지정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중동지역의 산호 서식의 한계선이자 해양생물종의 보고였던 아카바 만이 육상의 오염물질 유입과 관광객 지역주민들의 무분별한 산호채취, 연안 육지부의 난개발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공동연구를 통해 아일랏과 아카바를 산호초 전문 국제관광 도시로 발전시켰다. 이어 관광중심 경제협력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아일랏과 아카바를 함께 묶어 ‘양국 특별경제구역’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아일랏과 지중해 연안 도시를 연결해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계하는 국제물류 중심국가로 성장했다. 요르단은 유일한 항구인 아카바항의 낡은 시설을 고쳐 국제물류 수송능력을 높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연안고속도로를 연계해 아프리카 교역을 꾀했다.
그 결과 중동갈등의 핵이었던 이스라엘과 요르단에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물류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아카바’만은 130여 종의 산호류와 참치 등 1천여 종의 어류, 거북이와 각종 철새의 낙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남한의 한강하구 ~강화 북단~백령도 두무진과 북한의 북한 개성~개풍~해주~옹진은 흡사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아카바 만’의 형국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국경을 맞댄 보니파시오 해협에서는 어로땜에 충돌했고, 분쟁이 많았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1986년 ‘보니파시오 해협 상의 해상경제 획정 합의’를 통해 진행돼, 해양생물 보존과 수산자원 지속가능성 유지, 위험물 선적 선박 통항 감소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지중해 보니파시오 국제해양공원은 연간 200만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관광객 확보를 통한 경제적인 수익을 많이 창출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사이에는 산호삼각지 해양평화공원이 지정될 예정이다. 그동안 이 해역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산성화 위험과 해수온도 상승, 어류 남획, 해안개발 등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었기에 국경선이 근접한 국가들끼리 서로 협력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바다뿐만 아니라 유럽의 화약고로 손꼽히는 알바니아-몬테네그로-코소보 접경지역에는 '발칸평화공원'을 설치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서해5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남북총리회담에서 합의된 660만㎡(200만평) 규모의 해주경제특구가 핵심이었다.
군사적 긴장 완화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을 모델로 한 해주경제특구의 입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2007년 당시 남북은 해주공단의 입지로 황해도 해주 외곽과 강령군 일대를 염두에 뒀다. 인천-해주 직항로 확보를 위한 해주항 '개항'도 포함됐었다.
해주에는 서해2도지역을 관할하는 북한군 4군단 사령부가 자리잡고 있다. 통합군 체제인 북한군은 4군단사령부가 육해공 모두를 총괄 지휘한다. 연평도에 포탄을 쏜 개머리진지는 강령군 소속이다. 강령군은 북한 서해함대사령부 산하 8전대사령부가 있는 사곶과 가깝고 해주항은 북한의 대표적인 군사항이기도 하다.
해주경제특구가 들어서면 4군단사령부를 비롯한 북한군 주력부대가 수십km 후방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기부양정을 이용한 상륙작전, 서해5도를 겨냥한 대화력전 등을 비롯해 북한군 기습공격 전술 수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개성공단이 들어설 당시 우리 군이 '개성과 서울을 잇는 지역을 관할하는 북한군 2군단 주력 6사단과 64사단을 휴전선 북서쪽 10여km 후방으로 밀어 올렸다'고 평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북한군 강경파들은 해주특구 합의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2000년 현대 측에서 해주지역을 요구했지만 군부의 반대에 부딪혀 개성으로 밀리기도 했으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당시에도 불만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2007년 당시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북측 인사들이) 군부에 대해서 지시를 해도 잘 안 움직여서 이번 해주항에 대한 부분은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다그쳐서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공교롭게도 개성공단이 합의되고 공사가 진행될 당시 북한군 2군단장은 이후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갔다가 지난해부터 4군단장을 맡고 있는 '실세' 김격식 대장이었다.
전직 통일부 고위관리는 "연평도를 대만의 금문도처럼 만들면 냉전시대 '차가운 평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북한 군부대를 뒤로 밀어내 무장해제 효과를 추구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었다.
이들 지역은 파주 문산∼북한 개성 간 화물열차 운행, 개성공단 2단계 개발, 개성∼신의주간 철도 및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개보수, 한강하구 남북공동 개발 추진 등 남북경제협력의 전초기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너른 개펄과 희귀조류가 가득한 강화도는 해양생태도시와 교동을 중심으로 한 남북경제협력지대 메카로 클 수 있다. 제안수준에 머물렀던 개성공단 규모보다 2.5배나 큰 인천시의 개풍공단(6천600만㎡)조성사업과 북한 강화군 철산리~개풍군 고도리간 4차로 연륙교(길이 1.4km) 건설사업의 가시화를 일궈낼 수 있다.
제2의 해금강인 서해5도는 해상 관광·레저 중심지로 급부상할 수 있다. 인천∼해주간 직항로가 열려 민간선박이 한강~인천 앞바다~ 백령도~북한 몽금포를 잇는 해상관광벨트다. ‘새로운 공동체를 창조하는 바다.’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면서 대한민국이 번영하는 길을 이명박근혜 정부가 스스로 망쳐놓고 있는 것이다.
요르단과 이스라엘, 이탈리아와 프랑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는 합의된 해양지역에 군대를 모두 철수하고 협력지대로 한 것도 보수진영의 눈에서는 나라주권을 팔아먹는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체제가 워낙 비정상적이고 괴상한 체제라서 새누리당이 아직도 제1당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색누리당 놈들은 머리 속에 섹스밖에는 없는듯...
정문헌 → 6개월 방위
윤상현 → 입대 당일 전역(하루 복무)
서상기 → 8개월(의병 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