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테니스의 왕자와 KBS에서 원피스가 공중파로 방영됨에 따라
성우팬과 애니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늘상 인기작품을 할 때마다 그랬듯이
이번에도 예외없이 성우 캐스팅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도 격렬하게 국내 성우진 논란이 반복되는 걸까요?
단지, 원판성우에 익숙해서 그렇다고 치부하기엔 국내에서 방영되는 애니에
투입되는 성우분들이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몇 년동안 그토록 성우팬이나 애니팬들이 이런한 점에 대해 지적을 하는데도
개선되지 못하고 늘상 논쟁이 반복되는 것은 국내 성우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팬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국내 성우계나 피디분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이 뭘까
한 번쯤 짚어보고 우리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성우계를 살펴보면 국내 여자성우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풍족한 편입니다
외화나 애니 등 장르에 관계없이 훌륭한 베테랑 성우분과 신인 성우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 실력차도 그다지 큰 편이 아니라서 적정한 더빙 퀄리티가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비교적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문제가 되는 건 일부 성우분들에 의해 주연급 배역이 독점된다는 점과
10대 중반 정도 남자아역을 소화하실만한 여자성우분들의 수가 부족할 뿐이지
피디분들이 편중되지 않고 적절히 캐스팅을 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남자성우인 경우에는 문제가 전혀 다릅니다
외화에서는 주연을 맡을만한 남자 성우분들은 오히려 넘칠 정도로 많이 계시지만
애니에서는 주연을 맡을만한 미성을 지닌 남자 성우분은 지극히 극소수라는 겁니다
여자성우분인 경우는 예를 들어 손정아님, 송도영님, 주희님 같은 베테랑 성우분들도
외화 뿐 아니라 애니에서도 젊은 성우분들 못지 않게 주연으로 활약이 가능하시지만
남자성우분인 경우는 예를 들어 양지운님, 유강진님, 박일님 같은 베테랑 성우분들은
외화에서는 주연을 맡으실 수 있지만 요즘 애니에서는 주연을 하실 수 없습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여자성우에 비해 남자성우는 굉장히 좁다는 사실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우리 애니더빙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계셨던
백순철님과 故 장세준님마저 우리 곁을 떠난 상황이라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졌구요
그렇다면 좋은 후배들이 선배분들의 빈자리를 메꿔야 하는데 여자성우와는 달리
남자성우들은 신인급 젊은 성우 중에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거나 개성이 있는 분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또한 음색이 개성없이 비슷비슷한 분들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요즘에 간혹 지적되는 남자 신인성우분들의 몰개성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봅니다
베테랑 성우분인 경우는 대개 라디오드라마나 외화더빙 중심으로 활동을 하셨고
당시에 그 기준에 맞게 성우로 뽑히셨기에 요즘 애니더빙에서 주연급을 맡을만한
적합한 미성을 지닌 분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선배분들은 연기개성과 목소리 색깔만은 뚜렷했기에
애니에서 주연은 아니더라도 감초역할을 하는 비중있는 조연역할은 충분히
소화하시고 계시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성우분들이 많습니다
그에 비해 요즘 남자 신인성우분들은 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주연으로서의 능력도
부족하거니와 개성있는 연기나 독특한 색깔을 지닌 목소리는 더욱 희귀한 형편입니다
부담없이 평이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는 많지만 그 목소리가 그 목소리라는 것이죠
이러한 점은 성우시험 경쟁률만 따져봐도 신인 여자성우분과 남자성우분들 차이를
엿볼 수 있는데요...여자 경쟁률이 남자 경쟁률의 2~3배나 되고 지원자분들의
기본적인 능력에서도 여자지망생이 남자지망생들에 비해 수준이 대체로 높기에
요즘엔 성우계에 입문할 때부터 성별간에 능력의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어서
신인이라도 남자 신인성우분들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다고 봅니다
여자지망생인 경우는 합격자와 불합격자간의 실력차이가 거의 없지만
남자지망생인 경우는 합격자와 불합격자간의 실력차가 많이 난다는 점도
아무래도 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서 뽑힌 여자분들의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겠죠
결국, 이러한 점들이 애니더빙에 있어서 주연급 남자성우분들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고 기존에 잘 알려진 인기성우분들을 쓸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그나마도 각 방송국들의 작업효율을 중시하는 더빙여건과 성우극회 간에도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적은 성우수가 자사 방송국 출신
성우로 더욱 제안되기에 선택의 폭은 정말 좁아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죠
다시 말하자면 분명히 성우협회에 등록된 남자성우분들은 300여명이 넘지만
정작 애니에서 들리는 남자성우분들의 목소리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소리죠
애니더빙에 적합하고 미성을 지녔으며 이야기를 이끌 수 있는 주엽급 남자 성우는
300명이 넘는 인원 중에 30명도 될까말까한 정도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것은 여자성우분들의 캐스팅 쏠림현상과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다른 겁니다
피디의 능력만으로는 당장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죠
그러기에 각 방송국들은 여자성우분들을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애니에
치중한다거나 여자 캐릭터가 많은 애니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가만히 살펴보면 항상 성우캐스팅 문제로 말썽이 되는 것은 캐릭터성이 강한
남자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애니라는 걸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자성우분들이 중심이 되는 애니로 문제로 대두되었던 건 최근에
카드캡터 체리(사쿠라)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무난한 더빙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체리마저도 처음에 반응이 뜨거웠을 뿐 이내 만족하는 분위기로 돌아섰구요
전체적으로 보면 대체로 여자성우 중심의 작품에 대해선 성우팬은 물론
골수 애니팬들마저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국내 여자 성우분들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애니팬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여자성우분들의 입지가 남자성우분들에 비해 좋다고 할 수 있겠죠
애니라는 장르 자체도 여자성우분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여하튼, 이러한 성별간에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려면 남자 신인성우를 뽑는 기준을
예전과 달리 애니더빙에 중심을 두고 연기나 목소리를 평가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기존의 젊은 신인급 남자성우분들은 인기있는 분들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덜 알려진 분들은 숨은 개성을 잘 살려서 어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방송국 피디분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이 분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캐스팅이 이루어져야 하며
모험을 걸고 기회부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야지 지금 현재 고민에 처해있는 애니더빙에 맞는 적절한 주연급 남자성우를
확보할 수 있고 어느정도 문제점이 해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우팬들도 따끔한 비판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무턱대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국내더빙 사정에 대해서 이해하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맞아요. 저두 그 문제가 참 심각하고 난해한거 같답니다. 투니버스나 애니원에서 그 방향을 잡는것도 괜찮을꺼 같지만 전혀 그런 낌새도 안보이는거 같고 기존의 대형 방송국에서 좀 유연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인물을 뽑던가 활동하시는 많은 성우분들과의 긴밀한 연계로 그분들의 연기할 폭을 더 넓혀주던가 했음 합니다.
방송사들마다, 성우를 양성할때 이른바... 에이스 카드라고나 할까요? 애니주연 전문성우... 그런 성우들을 기수마다 1~2명 양성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큰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캐스팅뱅크님이 말씀하신대로 이러한 남자성우의 양성에는 엄청난 뒷감당이 기다립니다. 실패했을때의 충격이란...
첫댓글 맞아요. 저두 그 문제가 참 심각하고 난해한거 같답니다. 투니버스나 애니원에서 그 방향을 잡는것도 괜찮을꺼 같지만 전혀 그런 낌새도 안보이는거 같고 기존의 대형 방송국에서 좀 유연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인물을 뽑던가 활동하시는 많은 성우분들과의 긴밀한 연계로 그분들의 연기할 폭을 더 넓혀주던가 했음 합니다.
자꾸 엉성하고 안이하게 나가다간 엉뚱한 사람들과의 잡음과 신경전 등 난데없는 에너지 소모만 가중될뿐이죠. 제발 답답한 미래가 아닌 기회도 희망도 있었음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확실히 문화적인 면에 있어서는 체질개선이 시급한 듯.. 다양하고 융통성있는 성우기용의 부재, 애니나 만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 등등..많지요.
방송사들마다, 성우를 양성할때 이른바... 에이스 카드라고나 할까요? 애니주연 전문성우... 그런 성우들을 기수마다 1~2명 양성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큰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캐스팅뱅크님이 말씀하신대로 이러한 남자성우의 양성에는 엄청난 뒷감당이 기다립니다. 실패했을때의 충격이란...
투니버스 역시 정승욱,이주창 이라는 성우를 이러한 주연성우로 쓰고 싶었지만... 결국은 3기에서 김장 이라는 카드 하나를 만드는데 그치고 말았지요... 오히려 손종환님이나 시영준님같은 굵직굵직한 중년남자의 목소리를 내시는 분이 타 방송국에서 인기가 많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