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풀코스 마라톤 대회 참가다.
코로라로 인한 3년이란 긴세월~~마라톤 대회 참가에 대한 갈증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연습으로 풀코스를 달릴정도의 열정이나 환경은
아니었기에 그냥 무덤덤하게 3년을 보낸것 같다.
다만 2019년, 60세가 된해에 마라톤을 달린 뒤 3년이 흘러서
이제 63세. 환갑도 지나고 진갑도 지나 세포가 노화되어 가는
시기이기에 예전처럼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풀코스를 달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은 늘 가슴 한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갑자기 일이 바빠져서 주5일
또는 주 6일을 일해야 했고 게다가 빠른 출근과 늦은 퇴근으로
달리기를 멀리 할 수 밖에 없었다. 고작 일주일에 한 번 일요훈련을
하는 것으로 2021년과 2022년을 보내고 그나마 올해는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어 주 2회 정도의 훈련을 할 수 있게된 것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2022년이 시작되고 나서 올 가을쯤이면 다시 풀코스를 달릴 수 있진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됐다. 코로나도 진정되는 분위기 였고 사람들의
심리도 다소 안정이 되어가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4월부터
간간이 열리는 대회에 참가를 하며 가을 대회를 준비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고 9월 가평대회에 참가를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춘마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라고 해 보았자 일주일에 두번 정도의
훈련이 고작인데, 그 훈련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진행을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었다. 그래서 주중은 10km 지속주를 , 그리고
주말은 하프나 30km 장거리주를 했다.
사실 마라톤에서 완주를 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훈련이 중요한데
30km만 딱 두번 달리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기 때문에 30km 이후의
레이스가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대회 참가를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 30km 훈련시 후반에 엄청난 고통속에 달렸기
때문에 그 악몽이 재현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대회 목표기록은 1차 3시간 55분 이내, 2차 3시간 50분 이내,
3차 마지노선 기록은 서브포로 잡았다. 최상의 경우 50분 이내에,
최악의 경우 4시간 이내에는 골안한다는 결의를 다짐고 대회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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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6시 40분쯤에 승용차로 출발을 하여 춘천 공지천 대회장에
도착하니 7시 50분이다. 주차를 하고 용무를 보고 환복을 하고 짐을
맡기니 출발 20분 전이다. 가볍게 몸을 풀고 출발선으로 이동을 했다.
3년 만에 출발선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대회 분위기도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원 인파가 많아졌고 시선을 끄는 팻말들도
너무 많았다. 그런 팻말들을 보고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은 사람들은
없을 듯 싶었다.
9시 6분쯤 출발을 했다. 날씨는 출발시 10도 정도, 도착시 17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달리기에 쾌적한 날씨다. 오늘 나의 페이스는 km당
5분 20초에서 25초로 잡았다. 그래서 배번이 B 그룹인데도 C그룹 중간에
위치해서 출발을 했다.
초반 빨리 달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며 달렸다. 첫 1km 5분 16초,
다음 1km 5분 22초. 페이스는 적당한데 힘이 무척 들었다. 그래서
페이스를 조금 더 늦추었다. 그렇게 6km 지점인 송암경기장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고서 이제 초반의 힘든 곳은 다 지났다는 안도감으로 페이스를
재 정비하고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갔다.
이후 17km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원하는 페이스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17km 지점의 200미터의 오르막길을 올라 숨고르기를 한 후 이제는
22km-27km 구간의 긴 오르막을 준비하며 레이스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페이스를 5초 정도 늦추어 달렸다.
그로 인해 춘천의 마의 구간 서상교로 오르는 긴 오르막 구간에서도
밀리지 않고 5분 20초 정도의 페이스로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서상교를 오르고 이어진 평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 2곳을 지나고 춘천코스의 마지막 마의 구간 31km
지점의 오르막을 힘겹게 올랐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게 통과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진 내리막길~~ 페이스를 제어하며 기분좋게 달려내려갔다.
그런데 33km 지점부터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30km까지 밖에 장거리 훈련을 안했기 때문에 고비가 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신을 재무장 했다. 내가 풀코스 마라톤을
얼마나 많이 달렸던가. 그리고 이 춘천코스를 19번이나 완주해 내지
않았던가. 그런데 여기서 무너질수가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고 달리니 다시 힘이 솟았다. 그 힘으로 35km지점에
도착을 하고 파워젤을 하나 섭취하고 나니 다시 달릴만 했다.
사실 35km 지점부터는 몸의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는 지점이기에
얼마나 집중을 하는가가 풀코스 완주에 관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의 경우 무조건 비슷한 페이스의 동반자와 함께 달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번에도 나와 비슷한 페이스의 주자와 달리면서
그 주자에게 뒤쳐지지 않기위해 집중하며 달렸다. 간혹 그 주자가
내 뒤로 밀리면 앞서간 주자를 다시 동반주자로 삼아 달렸다..
35km에서 40km 까지는 이렇게 계속 동반주자를 바꿔가며 집중하며
달렸다. 그래서인지 페이스가 그렇게 다운되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그런데 호흡이 너무 가파라져 호흡을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40km 급수지점에서 멈춰서서 급수를 하며 호흡을 진정한 뒤
다시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제 2.195km 남았다. 그런데 2.195km 정말 길다. 에너지가 빠져나간
상태에서 만난 직선주라서 더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집중하여
달리니 드디어 골인점이 보인다. 드디어 골인~~ 3시간 47분 00초.
나의 목표기록 3시간 50분 보다도 3분이나 빨리 들어와서 놀랐다.
그리고 기분이 무척 좋았다. 힘들게 달린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로서 춘천마라톤 20회 완주를 했다.
2001년부터 1019년까지~~19회, 그리고 2022년 1회
그래서 20회, 사실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는 22회가 된다.
99년도 10km, 2000년도는 부상으로 5km 참가.
이렇게 보면 춘천 마라톤대회는 나의 마라톤 역사이기도 하다.
그 긴 기간동안 함께 춘천코스를 달렸던 수많은 러너들의 모습과
춘천코스의 단풍든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이제 다시 30회를 향해 달려야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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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 정리---매 5km 구간 >
26분 07초, 26분 15초, 26분 19초 26분 56초,
26분 24초. 27분 06초, 27분 21초, 28분 23초.
12분 13초(2.195km)
계--3시간 47분 0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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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춘마 20회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목표로 했던 기록으로 완주하심을 또한 축하 드립니다.전설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힘!!!
새벽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어~~얼굴 자주 보자구~~^^
춘마 30회 응원합니다
땡큐~~구민~~힘^^
20회완주와 호기록 축하드립니다...힘.
고마워~~춘천코스에서 훈련 잘 했으니까.
중마에서 원하는 기록 수립하길 바랄께. 힘
일단은~~
천리마님은 조중동 메이져 대회에 강하다!!
는 사실 한번 더 입증했고요
화려한 복귀작 축하드립니다!!
뭐 이정도로~
하실지도 모르지만
꾸준함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시는 분이네요
조금씩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내년 동마는 함께 해요~
## 20회 완주 축하드립니다
이번 기록은 칼린과 용봉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 ㅋㅋ
칼린의 꾸준한 응원과 용봉의 내기로 나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튼 칼린 고맙고~~이번주 토요일 성관이 결혼식때
보자구~~칼린 한복입은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너무 이뻐서 못 알아보는 것은 아닌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