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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동이 가져다준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AI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과 함께 피해 최소 가이드안 발표가 잇따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찜찜함을 감출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영양소를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무작정 꺼리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다.
‘몸짱’에 도전하는 아저씨는 닭가슴살 샐러드
배용준이나 헬스트레이너 ‘간고등어 코치’, 권상우 등 몸짱들이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닭가슴살 위주의 식단으로 식이요법했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 닭가슴살은 단백질은 풍부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적기 때문에 근육 생성에 도움을 준다.
“‘AI’ 공포 때문에 운동하는 동안 두부 등으로 식이요법을 했더니 씹는 맛을 못 느껴 식욕이 떨어졌다”는 김세원(30ㆍ서초구 잠원동)씨에게 추천하는 메뉴는 칼로리를 최대한 낮춘 삶은 닭가슴살 요리. 충분히 완숙한 달걀과 양상추, 파프리카, 당근 등을 곁들인 달걀 샐러드도 삶은 달걀의 팍팍한 질감을 촉촉하게 바꾸어 즐겁게 먹을 수 있다. 이때 칼로리를 줄이려면 기름 양을 반으로 줄인 샐러드 드레싱을 뿌리지 말고 찍어 먹도록 한다.
담백하게 즐기기엔 닭안심구이 초밥도 괜찮다. 하지만 ‘몸짱’이 되길 원한다면 반드시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점.
소금 성분은 체내 수분을 보유하려는 특성이 있어 탄탄한 근육 대신 물렁물렁한 근육이 만들어지면서 체중과 체형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는 삶은 달걀이나 달걀찜이 영양 만점
출산을 두 달 앞둔 예비 엄마 박은주(33 용인 수지구 죽전동)씨는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태아의 두뇌 발달에 좋다고 해서 임신 후부터 줄곧 매일 잊지 않고 달걀 2개를 섭취했지만 ‘AI’ 파동 이후 먹기가 꺼리고 있는 상황. “유난스러운 것 같지만, 태아를 생각하면 모든 게 조심스러운 시기라 냉면에 고명으로 들어간 달걀 반쪽도 안 먹게 된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콩으로 단백질 식품군을 대체하자니 GMO(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그것도 현명한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달걀에는 태아에게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는 질 좋은 단백질과 혈액을 만드는 철분이 풍부하고, 두뇌 발달에 필요한 레시틴까지 들어 있다. 그렇다면 임산부에게 맞는 건강 레시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에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달걀의 영양소는 열에 비교적 안정하므로, 날달걀이나 반숙보다는 완숙 상태로 완전히 익혀 먹으면 위생상 문제가 전혀 없다”고 조언한다. 소화를 높이려면 양파, 당근 등 채소와 함께 달걀찜을 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입맛 없을 땐 ‘닭고기 땅콩소스 냉채’를 추천한다.
고혈압, 당뇨 환자들에겐 소화율 좋은 백숙이 최고!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걱정돼 식단 조절을 해야 하는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에게는 달걀보다는 닭 요리를 추천한다. 쇠고기, 돼지고기에 비해 닭고기의 기름기는 껍질에 주로 들어 있으므로 닭껍질만 제거해도 훌륭한 저지방, 고단백질 식사가 된다. 백숙처럼 한방 재료를 넣고 죽 상태로 먹으면 소화시키기에 부담 없다. 미리 닭껍질을 벗겨내고 지방층을 분리한 후 백숙을 끓이면 좀더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편식하는 아이들은 달걀크로켓
단백질을 특히 필요로 하는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닭과 달걀 간식이 좋다. 억지로 먹이려고 하기 보다는 아이들 입맛에 맞는 조리법을 선택하면 영양 보충은 물론 즐거운 간식 시간이 될 수 있겠다. 편식 심하고 밋밋한 맛을 싫어하는 서연이(7ㆍ일산구 대화동)에겐 달걀크로켓이 무난하다. 삶은 달걀 위에 파, 마늘로 양념한 다진 고기(쇠고기, 돼지고기 모두 가능)를 덧입혀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를 고루 묻혀 기름에 튀겨내면 된다.
닭가슴살을 불고기 양념에 재어 구운 후 꼬치에 방울토마토, 구운 양송이버섯, 브로컬리와 함께 꿰어주는 닭가슴살꼬치구이는 간식뿐 아니라 밥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또 닭고기를 피자치즈와 함께 구우면 칼슘까지 보충돼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다.
‘AI’ 피해가는 건강 레시피
>>닭 된장백숙
재료_닭 1마리(650g), 찹쌀 2큰술, 녹두 2큰술, 마늘 4쪽, 된장 2큰술, 물 6컵, 대파 10cm 길이, 대추 3개, 청주 1큰술
①닭고기는 백숙용으로 준비해 깨끗이 씻고 꼬리 끝부분의 기름덩어리를 잘라낸다.
②찹쌀, 녹두(껍질 벗긴 것)는 물에 충분히 불린 다음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③불린 찹쌀, 녹두, 마늘에 된장을 넣고 버무린 다음 닭 배속에 넣고 흘러나오지 않게 한다.
④냄비에 ③의 닭을 담고 물을 부은 후 대파와 대추, 청주, 된장을 풀어 넣고 끓인다.
>>닭안심구이 초밥
재료_닭안심 300g, 무순 30g, 김 1장, 와사비 갠 것 1큰술, 초밥 재료(불린 쌀 3컵, 다시마 10cm, 청주 1큰술,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소금 1큰술), 조림간장 소스
①닭안심은 얇게 포를 떠서 두드린 후 조림간장 소스를 발라 팬이나 석쇠에 굽는다. 불린 쌀에 다시마와 청주를 넣고 밥을 지어 분량의 식초, 설탕, 소금을 잘 녹인 배합초를 재빨리 섞으면서 뜨거운 김을 날려준다.
②김은 살짝 구워 1cm 폭으로 썰고 무순은 냉수에 담갔다 건져 놓는다.
③준비한 초밥을 한입 크기로 뭉쳐 와사비를 바르고 무순과 닭안심 구이를 올린 후 김으로 띠를 두른다.
AI 파동에도 끄덕 없는 그 집엔 뭔가 특별한 조리법이 있다
닭, 오리, 달걀을 주재료로 하지만 ‘AI’ 파동을 피해간 맛집들. 여전히 의리를 지키며 찾는 단골손님들에겐 나름의 이유가 있다. ‘AI’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그 집의 조리법을 대해부하고 닭, 오리, 달걀 등을 재료로 한 ‘의외의 음식’에 대한 대처방법을 소개한다.
광우병 소, GMO 식품, ‘AI’ 파동까지…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커진 요즘,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AI’ 파동에 대한 해법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 “‘AI’에 감염된 닭은 혈액 응고 등으로 솜털이 완전히 뽑히지 않아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서는 소비자들의 식탁에까지 오르지 못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달걀은 닭과 오리에 비하면 불신이 덜한 상태다. 그래도 소비가 위축돼 있는 건 사실이다.
유난히 의심 많은 주부 ‘나불안’씨 역시 닭, 오리, 달걀에 대해 여전히 찜찜함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 문제는 안심하고 먹기 위한 가이드안을 피해가는 애매한 음식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불안하면 안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버리기에 닭, 달걀을 재료로 한 요리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닭·오리 요리는 물론 김치볶음밥과 비빔밥에 고명 대신 올라간 달걀프라이, 반숙 상태로 나오는 순두부찌개 속 달걀, 라면 위에 얹은 날달걀, 날달걀로 만든 마요네즈까지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다는 게 요즘 나불안씨의 심정이다.
이에 김기양 농협 방역팀장은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달걀은 유통 자체가 차단돼 마음 놓고 먹어도 되지만, 그래도 의심스럽다거나 찜찜하다면 등급제가 표시된 신선한 달걀을 구입해 먹으라고 권한다. 달걀의 출처를 알 수 없는 경우 반숙 상태보다는 완전히 익혀 먹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붐비는 그 집의 조리법은 괜찮은 걸까? 단골 많은 집의 닭, 오리, 달걀 요리 조리법 살펴봤다.
Tip | '나불안'주부를 위한 AI 안심 가이드
①도마_굳이 AI 때문이 아니더라도 도마는 주방 위생과 직결되는 도구. 가급적 육류용, 채소용, 해산물&어패류용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게 좋다. 만약 닭, 오리 손질 후 AI 때문에 찜찜하다면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제거될 수 있다.
②닭을 구입할 때_정상적인 유통경로를 거친 닭을 구입할 것. 재래시장에서 갓 잡아주는 닭의 경우 ‘조류독감 20억 배상’에서 제외된다. 유원지 등에서 사육한 닭을 이용한 요리를 먹는 행위 또한 정상적인 유통 경로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다.
③닭 조리시_충분히 열을 가했는데도 핏물이 남아 있다면 다시 가열해 완전히 익혀 먹자. 75℃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안전한다.
④애완 조류 관리_잉꼬나 앵무새 등 집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조류는 철새와 접촉하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AI에 감염될 확률이 거의 없다.
▶유통경로 확실한 닭으로 100℃ 이상 육수에 30분 요리한 '공릉동 닭 한 마리'
메뉴는 오로지 닭 한 마리. 여기에 사리 추가가 전부다. AI 파동 전엔 식사시간마다 1시간 줄 서는 건 기본이었던 집. AI 파동 후에도 30분은 기다려야 입장 가능하다. “자리가 협소해 돌아가는 단골들 보면 속상하다”는 주인은 요즘 같은 불황기에도 매스컴 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있는 손님도 치러내기 버겁다”는 게 그 이유다.
닭 한 마리(1만3000원)를 주문하면 반찬은 달랑 물김치와 고추 몇 개만 나온다. 맑은 국물에 겸손하게 절하고 있는 '닭 한 마리'는 100도 이상 펄펄 끓는 육수에 30분 이상 가열한다. 이 집 맛의 비결은 ‘특제 소스’가 절반을 차지한다. 무섭도록 시뻘건 매운 고추 다대기를 주면 손님들은 취향에 따라 간장과 식초, 겨자 등을 비율에 맞게 섞은 후 양배추와 부추 썬 것을 섞는데 푹 익힌 닭고기를 건져 찍어 먹으면 된다. 일주일에 두서너 번은 이곳을 찾는다는 조지영(36 노원구 상계동)씨는 “중독성 강한 소스는 ‘AI’고 뭐고 다 잊게 만든다”며 극찬한다. 닭고기는 유통경로 확실한 H사의 닭만을 사용한다. 닭고기를 다 건져 먹고 나면 국수나 죽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특히 한 번 삶아내 면발이 탱탱한 국수는 닭고기보다 더 인기다. 다 먹고 3차로 죽까지 끓여 먹는 사람들도 많다. 북부지원 사거리 지나 공릉역 가기 전. 참고로 문의 번호(02-976-4500) 있으나 전화 통화하기 힘들다. 또한 정신 없이 바쁜 언니들에게 친절은 기대하지 말 것.
▶3시간 끓인 후 다시 10분…정성으로 끓여내는 '장수한방삼계탕'
문 연 지 9년째. 식사시간이면 대기 손님들이 질서 있게 문 앞에 선다. ‘불황’이라는 요즘도 연일 만석을 이룬다. 일반적으로 삼계탕은 100℃ 이상의 육수에 1시간 이상 끓여내는 대표적인 슬로 푸드로 AI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요리다. 이 집 삼계탕은 영업 시작 전 3시간 동안 닭과 인삼, 소금 등을 넣고 3시간 동안 미리 육수를 끓여낸다. ‘비밀스러운 무엇’을 넣는다기보다 끓이는 정성으로 잡내를 제거하는 게 특징이다. 육수가 끓는 3시간 동안 기름기를 수시로 걷어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걸쭉한 국물의 삼계탕이 아닌 기름기 없는 맑은 국물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다시 10분 이상 끓인 후 테이블에 낸다. 직장인 김은주(30 서초구 서초동)씨는 “닭 비린내나 잡내가 나지 않고 국물맛이 개운해 이 집을 찾았다"고 설명한다. 한달에서 한달 반 키운 450g짜리 육질 좋은 영계만을 사용하는 것도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삼계탕(1만원)도 좋지만 주머니 부담 없는 반계탕(6000원)이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인기다. 인삼,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황기, 계피, 감초, 갈근 등 12여 가지 한약재를 넣고 끓인 약계당(1만1000원)도 잘 나간다. 세종문화회관 뒤편 변호사회관 지하. 문의 (02)725-3260
▶직거래 농장에서 직접 공급받은 달걀로 요리하는 '수지스'
이태원 길목 초입 수지스는 미국 가정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내국인뿐 아니라 집에서 먹던 음식이 그리워 찾는 미국인에서부터 일본인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브런치는 이미 일대 소문 자자하다. 브런치 메뉴의 90% 이상이 달걀이 주가 되거나 활용되는 식이다. 매니저 복진현씨는 “브런치 단골들이 늘면서 ‘AI’ 파동이 한창일 때도 오히려 달걀 소비량이 더 늘었다”고 말한다. 요즘에도 한 달에 600~700판은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다. 브런치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달걀요리는 오믈렛(1만4000원)이다. 달걀 6개를 이용해 반달 모양으로 큼지막하게 부쳐내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오믈렛은 감자, 양파 등 볶은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 한끼 식사로 부족함 없다. “메뉴에 사용되는 신선한 달걀은 김포에 있는 직거래 농장에서 직접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유통경로 확실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달걀의 반숙, 완숙 상태는 손님 취향대로 주문 가능하다. 브런치 타임 외에도 1만원대(스테이크 제외)면 뉴요커들이 맛보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태원 본점, 삼성동 무역센터점, 도쿄점 등에 이어 신사동 가로수길에 4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 (02)797-3698 www.sujis.net
▶200℃ 전기구이통에서 1시간 30분 가열-영양센터
1962년부터 전기구이 통닭과 영양삼계탕으로 유명한 곳. 기름기 쪽 뺀 전기구이 통닭을 찾는 단골이 많다. “옛날 맛 그리울 때마다 찾는다”는 이진형(42 용산구 이태원동)씨는 “전기구이는 고온에서 은근히 익히기 때문에 다른 닭 요리보다 더 안심하고 먹는다”고 얘기한다. 프라이드 치킨은 170℃ 이상 끓는 기름에 20분간 튀겨내 바삭한 맛을 더한다면 전기구이 통닭은 200℃ 이상 전기구이 통에 1시간 30분 이상 익힌 후 주문과 즉시 다시 재가열 해 내기 때문에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직접 담근 큼직한 무는 시큼하지 않아 곁들이면 더욱 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포장 주문시 알루미늄 포일이 아닌 옛날식으로 종이에 싸준다. 명동역 6번 출구 부근. 문의 (02)777-0064(명동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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