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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이야기] 19
S#1. 공사장 앞 (18회)
김신 차를 세우고 내려 도우에게 전화를 건다.
신 : 어디 있냐.
S#2. 도우 사무실 안 (18회)
도우, 김신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
도우 : 안으로 들어와. 어차피 너하구 나. 둘 중에 하나 죽어야 끝나는 거잖아. 좀 아늑한 데서 하자구. 거기 내려가는 데 보이지?
S#3. 건물 입구 (18회)
신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S#4. 공사장 내부 (18회)
신이 들어오는 걸 보며, 케이 총알을 장전하고 안전 장치를 푼다.
케이 김신의 이동을 지켜보며 조준을 하고 있다.
김신 도우와 통화를 하며 사건이 일어날 장소 중앙에 선다.
김신 : 어디냐 너?
S#5. 도우 사무실 안 (18회)
도우 : (전화하고 있다) 좀 더 와. 나 안 보이나. 여기서 기다리구 있는데?
S#6. 저격장소 (18회)
케이 김신을 조준하고 있고, 김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김신이 사각지대로 들어오면 케이 김신을 향해 총을 쏜다.
신이 피하고 추격 시작.
S#7. 공사장 앞 (18회)
은수 차에서 내려서 김신의 차를 확인한다.
S#8. 공사장 내부 (18회)
김신과 케이 은폐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
S#9. 계단 (18회)
은수 김신과 도우를 찾아 건물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은수 : 김신씨.... 오빠..
S#10. 공사장 (18회)
격투 끝에 서로 떨어져 바닥을 구르다가 일어나는 두 사람.
그 다음 순간, 케이가 총을 신의 머리에 겨눈다.
그 총을 보는 신. 절망하는데. (이 부분은 짧게)
// 계단 위
은수가 마악 들어서다가 보는 곳.
신이 서 있다. 은수의 시야에서는 신만 보인다.
은수 : (반가워서) 김신씨.
// 신이 쪽.
은수의 소리에 신의 눈이 흔들린다. (바로 은수 쪽을 돌아보진 못하고 케이를 노려본 채)
케이도 순간 흔들린다.
신 : (버럭) 오지 마.
짧은 순간, 케이가 은수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듯.
그 찰나의 순간에 신이 총을 든 케이의 손목을 쳐낸다. 총이 케이의 손에서 떨어져 저쪽으로 미끄러져 간다. (은수가 있는 반대쪽)
둘 다 서로 먼저 총을 잡기 위한 몸싸움.
그 모습을 은수가 봤다. 저도 모르게 두어걸음 다가오는데
그런 은수가 신경 쓰여서 신이 은수 쪽을 돌아보고 소리친다.
신 : 도망가 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신을 차서 밀어내는 케이. 케이가 총 쪽으로 한발 앞서 달려간다.
은수가 놀라서 뒤로 달려가 기둥 뒤에 숨는다.
신이 총을 포기하고 이쪽으로 몸을 굴려 다른 기둥 뒤에 숨는다.
총을 획득한 케이가 역시 몸을 굴려 장애물 뒤로 숨어든다.
기둥 뒤 신이 쪽에서는 은수가 보인다. 그러나 케이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에 있는지.
// 은수 쪽에서도 신이 보인다.
그리고 은수가 고개를 돌려 기둥 이쪽을 보았을 때 거기 어둠 속에 소리없이 이동하는 케이가 보인다.
케이는 기둥에 가린 신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 중.
은수가 다시 신을 본다. 신은 자기 있는 자리가 케이에게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도 모르고 은수를 향해 손짓을 한다.
자리에 앉으라고. 숨으라고.
은수가 다시 케이를 본다. 케이가 자리를 잡았다. (이하 슬로우의 느낌)
// 케이가 있는 곳에서 신이 보인다. 은수는 보이지 않는다.
신을 향해 조준을 한다.
// 은수가 신을 돌아본다. 신이 은수가 아닌 다른데를 보고 있다. 케이를 찾고 있는 중이다.
소리쳐도 이미 늦을 것 같은 순간. 은수 신을 향해 달려 나간다.
// 총소리.
S#11. 공사장 앞 / 밤
거기 세워진 신의 차. 그 뒤의 도우의 차.
뒤로 급하게 도착해 선 경주의 차.
그 위로 들리는 총소리.
차 안의 재명과 경주. 서로 마주 본다.
S#12. 공사장 내부
// 신의 앞으로 달려오던 은수가 멈춘다. 꿈처럼 달려나온 신이 무너져 내리는 은수를 받아 안는다.
// 케이가 경악하여 본다. 케이의 시각으로 은수가 신의 품에 안겨 둘이 함께 무너지고 있다.
// 신이 은수를 안고 있다. 은수가 신을 올려다본다. 미소짓는 듯 싶다. 다행이다. 이 사람 안 다쳤다. 하는.
은수를 안고 바닥에 무너져 앉은 신이 판단상실의 느낌으로 묻는다.
신 : 이봐요. 은수씨.
은수가 눈을 감는데. 입가로 피거품이 울컥 새어나온다.
신 : 뭐야.. (욱해서) 이게 뭐야.
S#13. 공사장 앞
재명과 경주가 동시에 차에서 튀어나온다. 달려간다.
S#14. 계단 앞
달려오는 경주와 재명. 경주가 달리면서 핸드폰을 꺼내는데
앞서 달리던 재명에게 보이는 케이. 계단을 뛰어내려오고 있다. 둘을 보고 저쪽으로 도망친다.
재명이 무조건 케이를 따라 달린다.
달리는 재명을 보는 경주.
경주 : 야 이 자식아. 도재명.
그러나 무시하고 달리는 재명. 따라 달릴까 하다가 케이가 나온 계단을 돌아보던 경주.
S#15. 계단 위
튀어 올라오던 경주가 멈칫한다.
신 : 의사! 의사 좀 불러어.
신이 은수를 끌어안고 주저앉아 경주를 보며 울부짖고 있다.
S#16. 주차장 계단
케이가 달려 내려가고 있다. 힐끗 위를 보면 재명이 쫓고 있다.
케이가 주차장으로 통하는 문으로 나간다. 콰앙.. 케이가 닫고 나간 문소리가 울린다.
달려 내려온 재명. 문 옆에 붙어서서 망설인다. 상대는 총을 가지고 있다.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하는 경찰차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들.
재명, 심호흡을 해서 결단을 내린다. 문을 박차 열더니 그래도 걸어서 안으로 들어간다.
S#17. 주차장 내부
걸어 들어오는 재명. 어두운 내부를 향해 소리친다.
재명 : 그 베레타. 총알 아직 많이 남았지? 나 여기 있는데. 마저 쏴 봐.
그 때 입구 쪽에서 뒤따라온 경주가 소리친다. 문 밖에 몸을 숨긴 채.
경주 : 야 이 자식아. 엎드려.
재명 : (그대로 우뚝 선 채 버럭 소리질러) 누가 맞은 거야? 신이 그 놈이 맞았어? 죽었어?
경주 : 신이 아니야. 여자가 맞았다.
// 주차장 어둠 속. 은신물 뒤.
케이가 멍하니 그 소리를 듣고 있다.
경주소리 : 폐나 심장에 맞은 거 같대.
재명소리 : (거의 울부짖어) 신이 그 놈은.
경주소리 : 몰라. 둘 다 피투성이라. 구조대에 맡기고 바로.
// 라고 얘기하면서 달려온 경주가 우뚝 선 재명을 나꿔채서 옆의 기둥 뒤로 밀어 넣는다.
경주 : (낮게) 미친놈아. 너두 총 맞고 싶어? 환장했어?
재명 : (눈물이 그렁해서) 내가 산 총일거야. 내 총이었어.
경주 : 그래. 총이란 게 그런 거야. 그래서.. 안되는 거야.
하면서 경주가 총을 빼든다. 다른 손으로는 핸드폰을 열며. (다른 경찰들에게 위치를 알리기 위해)
고개를 슬쩍 빼서 케이가 있을만한 곳을 살핀다.
울컥해서 떨며 서 있는 재명.
계속되고 있는 어지러운 사이렌소리들.
// 케이가 어둠속 절망 속에 서있다. 그분의 동생 은수가 죽었다. 내 총에 맞아서. 이제 희망은 없다.
S#18. 공사장 앞
응급차에 은수가 실리고 있다. 은수의 입에 호흡기를 대고 이동시키고 있는 요원.
그 옆을 따라오고 있는 신. 거의 넋이 나갔다. 신의 옷자락 앞은 피로 범벅이다.
속속 도착하고 있는 경찰차. 급히 내리는 경찰들. 낯이 익은 형사들의 모습도 보이고.
은수가 응급차에 실려진다. 따라 타려는 신을 제지하려는 요원.
그러나 신은 거칠게 그 손을 밀어내고 올라타려 하는데 그런 신을 끌어내리는 형사들.
신이 형사들을 거칠게 밀어내고 저항하다가 제압을 당한다.
형사들이 저마다 신을 향해 떠든다.
- 누가 가해자야?
- 총상이래 총상.
- 누가 쏜 거야?
- 이 사람은 다친데 없어?
신에게는 웅웅거리는 잡음으로만 들린다. 충격으로 터질 것 같은 마음에 말도 나오지 않는다.
신의 시야에 은수를 태운 응급차의 문이 닫히는 것이 보인다.
// 저 뒤로 공포에 질려 전화를 하고 있는 운전기사의 모습.
S#19. 기획단 회의실 / 밤
명도시의 조감도가 걸려있는 방.
도우가 핸드폰을 귀에 대고 듣고 있다. 아무 표정도 없다. 잠시 후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잠시 더 앉아있다. 머리 속이 하얗다.
조금씩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처럼.
헐떡이다가 겨우 일어선다. 문 쪽으로 간다. 가다가 의자에 걸려 넘어질 뻔하면서 문으로 간다. 문을 활짝 연다.
S#20. 기획단 복도
도우가 빠르게 걸어온다. 달릴 힘도 없어서. 자꾸 휘청거린다.
S#21. 공사건물 내부
은신해있는 재명과 경주.
경주가 낮은 소리로 핸드폰을 통해 지시를 내리고 있다.
경주 : 지하주차장 출구 확인해서 다 막고. 다시 반복한다. 용의자는 총을 갖고 있다. 내가 아는 바로는 베레타 반자동.
남쪽 계단 쪽에서 진입. 아직 내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지원 얼마나 온 거야?
경주가 얘기하는 동안 재명이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들이 잠시 멈추는 순간. 어둠 저편에서 뭔가 소리가 들린다.
재명, 기둥 뒤로 머리를 빼 엿본다. 어두운 주차장 멀리 움직이는 그림자가 얼핏 보였다.
재명이 슬쩍 옆의 경주 손을 본다. 총을 잡은 경주의 손.
순간. 재명네가 나왔던 출입구 문 안쪽에서 형사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형사소리 : 어딥니까?
경주 : (소리쳐) 나오지 마. 대기해.
하면서 경주가 입구 쪽을 돌아보는 순간. 재명의 한 손이 경주의 팔목에 맥을 잡아 비틀며 다른 손이 그 손에서 총을 빼낸다.
경주가 놀라 돌아보는 순간. 달리고 있는 재명.
경주 : 거기 서.
쫓으려는데 문을 벌컥 열며 나오는 형사들. '괜찮습니까? 뭡니까?'
경주 그들을 보고 다시 재명 쪽을 봤을 때 재명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케이가 간 곳을 쫓아서.
S#22. 지하주차장 다른 입구
차가 내려오는 차입구쪽으로 경찰과 형사들이 우루루 내려오고 있다. 개인 서치라이트로 앞을 비추며.
지휘하는 형사가 무전기로 보고하고 있다.
형사 : 동쪽 차량진입로 확보했슴다.
S#23. 지하주차장 다른 입구
역시 경찰들이 우루루 내려온다.
S#24. 주차장의 일각
입구들로부터 떨어진 구석 쪽.
아직 공사 중인 주차장이라서 세워져 있는 차들은 없고. 기둥만 여기저기 있는 빈 공간에 여기저기 건축자재가 쌓여져 있다.
재명이 또 다른 기둥 뒤에 몸을 숨기고 조심스레 기둥 뒤를 살핀다.
어둠 속에 어디에 케이가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빈공간 가운데 쌓여있는 자재. (석고보드나 포대 정도) 그 너머 저쪽은 어둠. 아마도 케이가 그곳에 있으리라 보이는.
재명이 주변을 살핀다. 발아래 빈 페인트깡통이 있다.
재명이 발로 가만히 끌어당기더니 냅다 어둠을 향해 찬다.
요란하게 굴러가는 깡통을 향해 총알이 한방 날아든다. 깡통에는 못 맞추고 근처의 땅이 파인다.
순간. 재명이 몸을 굴려 깡통이 굴러간 곳과는 다른 쪽에 있던 자재 뒤로 숨어든다.
바로 다음 순간. 그 자재로 총탄이 와서 박힌다.
// 케이가 어둠 속에서 몸을 드러내어 우뚝 선다.
두 손으로 총을 받쳐 잡아 마치 사격연습이라도 하는 듯 재명이 숨은 자재더미를 향해 총을 쏜다.
(재명을 맞출 생각은 없다. 총알을 비우고 있다는 심정)
// 자재 뒤의 재명이 머리를 감싸 총격의 충격을 막고 있다. 두발. 세발. 네발.
재명의 옆으로 튀는 파편들. (베레타 92FS 15발짜리. 앞서 2발을 쏘았고. 여기서 12발이 반자동으로 쏘아집니다)
S#25. 주차장 다른 곳.
경주와 경찰들이 총소리를 듣는다.
이제 케이네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 확실해져서 모두 그쪽을 돌아본다. 형사 하나가 내뱉는다.
형사 : 아 씨. 진짜 총이잖아.
S#26. 주차장 구석 일각
재명이 저 앞을 본다. 경찰들의 서치라이트 빛이 어른거리며 다가오고 있다. 어지러운 발소리들이 지하주차장에 울리고 있다.
재명이 깊은 호흡을 하더니 마음을 먹고 그대로 몸을 일으켜 돌아서 나오며 총을 겨누어 우뚝 선다.
저 앞에 케이가 마주 서있다.
// 우루루 몸을 숙여 다가오는 경찰들.
경주가 손을 들어 모두 멈추게 한다. 재빨리 산개하며 몸을 낮추거나 기둥 뒤 등으로 숨는 경찰들.
두 개 이상의 휴대용 서치라이트가 비추는 저 앞.
서치라이트 빛이 비추는 저쪽에 케이는 총 든 손을 옆으로 내린 채, 재명은 케이를 겨눈 채 서있다.
경찰은 케이를 마주보고 재명의 등을 보는 위치.
경주 : (기둥 뒤로 숨어들다가 소리쳐) 도재명.
순간 소리지르는 재명.
재명 : 오지 마. 이 놈은 내꺼야.
경주가 재빨리 수신호를 해서 총을 가진 경찰들이 양옆으로 나뉘어 자리를 잡게 한다.
// 재명 쪽.
재명 : (케이를 똑바로 보며) 총알 이제 없지?
케이 : (미소)
재명 : 내 아버지 니가 죽였지?
케이 : (끄덕인다)
그가 끄덕이는 모습이 서치라이트 속에서, 이쪽에 포진한 경찰들 시각에서도 보인다. 경찰 중에 몇은 총을 겨누고 있다.
재명 : 양시장도 니가 죽였나.
케이 : (여전히 미소. 끄덕이더니 또박또박) 내가 죽였어.
재명 : 왜애.
케이 : ...그냥.
총을 겨눈 재명이 울칵 부들부들 떠는데.
뒤에서 경주가 절박하게 소리지른다.
경주 : 도재명. 총 놔. 아니면 우린! 너 먼저 쏠 수 밖에 없어.
방아쇠에 걸린 재명의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린다.
케이는 웃으며 재명을 보고 있다. 마치 쏘아주기를 기다리듯.
순간 재명이 울분을 삼키더니 안전장치를 다시 잠근다. 총을 잡았던 손을 양쪽으로 벌린다.
후다닥 튀어나간 경주가 재명의 손에서 총을 뺏어든다.
그 순간. 케이가 늘어뜨려 잡고 있던 총을 든다.
놀라는 재명의 얼굴. 놀라 보는 경주의 얼굴.
다음 순간. 케이가 시익 웃는다.
S#27. 주차장(혹은 앞서의 공사장) 외경 / 밤
총성. 메아리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S#28. 병원 복도
은수를 눕힌 밀차를 에워싼 병원 스텝들이 거의 달리고 있다.
옆에서 따라 달리며 간호사가 차트를 읽고 있다.
간호사 : 환자 이름 채은수. 나이 이십칠세. 환자 좌측 흉부 총상. 의식 없습니다.
응급실로 밀치고 들어간다.
S#29. 응급실
어지럽게 움직이는 응급의사와 간호사들 얼굴. (의사 둘. 응급구조사 둘. 간호사 둘 정도는 최소 필요합니다)
어지럽게 보이는 주변의 기기들. 그 위로 급하게 주고받는 대사들.
의사소리 : 출혈이 너무 심해.
간호사소리 : 맥박이 안 잡힙니다. 자발 호흡 없구요.
의사소리 : 혈액형 검사 나왔어요?
심전도 모니터의 선이 띠이.... 정지상태를 가르키며 일직선을 그리고 있다.
의사소리 : 컴프레션. 인투베이션 라링고 주세요.
의사2소리 : 체스트튜브 준비해주세요.
의사1소리 : 디피브릴레이션 150쥴. 모두 떨어지세요.
은수에게서 손을 떼는 의료진들.
의사1 : 하나 둘 셋. 슛.
시피알을 시작한다.
여전히 일직선을 그리고 있는 심전도 모니터.
의사1 : 180쥴. 떨어지세요. 하나 둘 셋 슛.
다른 간호사1이 혈액 봉지 몇 개를 들고 뛰어들어오며.
간호사1 : 혈액형이 RH 마이너스 오형이에요.
의사2 : 보관된 양은?
간호사1 : 이게 전부입니다. 더 없어요.
의사2 : 가족이든 공여자든 빨리 구해봐요.
S#30. 응급실 밖 병원 내 복도
간호사1이 총총 달려 나온다.
간호사1이 급히 가는 저 쪽에서부터 걸어오는 도우. 흩어진 머리칼. 세상의 다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빛.
빠르게 걸어오며 부딪히는 사람은 그냥 밀어 젖혀버려서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달려가던 간호사가 미처 못 피하고 도우의 옆으로 지나치려는데, 도우가 간호사를 거칠게 잡아챈다.
도우 : (갈라지고 낮은 목소리) 채은수.. 어딨어요.
간호사 : (겁에 질려) 누구요?
도우가 간호사를 밀치고 버럭 소리지른다.
도우 : 채은수 어디 있어.
하면서 근처에 있던 기구가 든 트레이를 들어 던져버린다.
병원 직원 등 주변에 있던 남자 둘이 도우를 말리려 하며.
직원 : 왜 이러세요.
도우가 그를 냅다 밀어제치는 바람에 넘어지고 근처에서 보던 간호사 환자 보호자 등 사이에서 비명이 나오고.
// 바로 그 순간 이쪽으로 오던 신과. 경주. 다른 형사 하나가 도우를 봤다.
아직도 피범벅의 옷을 입고 있던 신이 도우를 보는 순간 달려온다.
도우가 마악 이쪽으로 돌아서는 순간. 신이 그런 도우를 잡아채서 벽에 세게 밀어붙인다.
경주와 형사가 달려들어 직원들과 함께 둘을 떼어놓는 짧은 사이에 신과 도우가 격하게 서로 싸운다.
간신이 둘을 떼어놨을 때 응급실에서 인턴이 나오며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인턴 : 채은수 환자 보호자분 계십니까?
그 소리에 일제히 인턴을 쳐다보는 신과 도우 등..
경주 : (도우의 한 팔을 끼어잡은 채) 채은수 보호자는 경찰에 볼일이 있는데 왜요.
인턴 : 혈액이 부족합니다. 환자 혈액이..
도우 : RH 마이너스 오형. 나하고 같아요. 내가 은수 오빠에요. 우린 피가 같아요.
신 : (순간 벌컥해서) 안되요. 저 놈 피는 넣으면 안돼.
달려들려는 것을 옆의 형사가 잡아 말린다.
신 : 은수. 그 사람 죽어요. 하지 마.
경주가 끼어잡았던 도우의 팔을 놓아준다.
신 : 당신들 몰라서 그래. 저 놈 피는 안돼. 이거 놔아.
도우가 인턴의 뒤를 따라 응급실로 들어간다. 도우에겐 이미 신도 보이지 않는다.
신 : 왜 몰라. 저 놈이 어떤 놈인데. 그게 어떤 피인지 알어? 은수 그 사람 안된단 말야. 저 놈 좀 잡으라고.
난리를 피는 신을 경주까지 힘을 합해 잡는다.
경주 : 피가 모자라면 죽는대잖아. 수술은 해야 될 거 아냐.
S#31. 응급실
은수의 심박기가 띠 띠 띠 다시 뛰기 시작한다.
간호사2 : 맥박이 돌아왔습니다.
의사 : 몇분 지난 거지?
간호사2 : 8분 넘었습니다.
의사 : (절망스러운 얼굴) 수술실 준비됐어요?
// 인턴과 들어오는 도우. 마악 이동해 나오는 은수의 침대를 본다.
삽입관을 꽂은 얼굴. (가슴 아래는 보이지 않게) 도우 얼어붙는다. 은수만 보는데. 옆에서.
인턴 : (의사에게) 오빠분이십니다. 혈액형이 같습니다.
의사 : 일단 맥박은 돌아왔는데요. 바로 가슴 출혈을 막기 위한 응급수술을 할 겁니다. 무엇보다 혈액확보가 필요한데...
그제야 움직여지는 도우가 은수를 따라 가려는 것을 인턴이 잡는다.
인턴 : 급합니다. 이쪽으루..
도우의 시선에 가고 있는 은수가 가물가물해진다. 눈을 감았다 뜬다. 잠시 맑아졌던 시야가 다시 흐려진다.
은수가 응급실 밖으로 나가고 있다.
S#32. 응급실 밖
신이 나오는 은수의 밀침대를 보고 옆으로 붙으려다가 간호사들에게 밀려난다.
밀려난 신이 차트를 보면서 뒤를 따르던 의사에게 붙으며...
신 : 괜.. 괜찮은 거죠?
의사 : 과다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됐어요. 수술을 해도 의식 회복하기가 좀..
의사가 신을 놔두고 먼저 간다. 신이 넋을 잃고 섰는데.
경주 : 별 일 없을거야. 괜찮아.
신 : ...나 대신.. 저 사람. 나 대신에..
경주 : (신의 어깨를 쳐주며) 여기 있어라. 대신 피해자 진술 때문에 언제든지 추가 소환이 가능하니까 다른데 가지 말고.
경주가 기다리던 형사와 함께 응급실 쪽으로 간다.
신이 넋을 잃고 은수가 간 쪽을 보고 있다. (자기 대신 총을 맞은 은수라는 생각이 심장을 채우고 있다)
S#33. 혈액채취실
도우가 누워있다. 그의 팔에서 연결된 호스로 피가 혈액주머니에 모이고 있다.
도우의 초점 잃은 눈이 자기 팔에서 빠져나가는 피를 보고 있다.
S#34. 수술실 앞 복도
신이 우뚝 서서 수술실 문을 보고 있다.
닫겨진 수술실 문. 응급수술실 안내판 옆에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
시계는 밤 11시 25분.
신이 문득 옆을 본다. 혈액이 든 봉지를 몇 개 들고 간호사가 총총 뛰어들어간다.
잠시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수술실 문.
S#35. 혈액채취실 앞
경주와 형사가 지키고 있다.
경주가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누른다.
S#36. 경찰서 조사실
형사의 앞에 앉아있는 재명.
형사가 키보드를 탁탁 서툰 타자 솜씨로 치면서 조서를 작성하고 있다가 전화를 받는다.
재명 공허하게 앉아있다.
형사가 재명을 본다. (경주와 재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재명이 문득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새벽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다.
S#37. 수술실 앞
이제 신은 벽에 기대 서 있다. 수술실 문을 똑바로 보며. (시계는 2시를 넘고 있다)
미칠 것 같은 심정을 누르고 누르며.
급히 울리는 구두발 소리.
경아가 빠르게 오다가 신을 보고 멈춘다.
신은 수술실 문만 보고 있다.
경아가 수술실 쪽을 보고 다시 신을 본다.
경아 : 신아.
신이 경아를 돌아보는데.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다. 경아도 뭐라 묻지 못한다.
신이 다시 수술실 문을 본다. 그렇게 꼼짝않고 있다.
S#38. 혈액채취실
기준치의 혈액을 다 빼낸 도우가 앉아있다. 문득 자기 팔을 내려다본다. 주사바늘이 꼽혔던 자리에 얹혀져 있는 약솜.
가만히 솜을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거기 쓰레기통을 발견하고 그 안에 버린다.
셔츠 소매를 내리며 일어선다. 옆에 벗어놓았던 상의를 들어 입는다.
S#39. 채취실 앞
문이 열린다. 경주가 돌아본다.
도우가 나서고 있다. 재빨리 도우의 양쪽으로 붙는 형사와 경주.
경주 : 채도우씨? 채은수씨의 살인미수사건. 참고인으로 잠시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도우 : (조용히) 동생 수술은,,
경주 : 아직 계속 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도우 : 수술이 끝날 때까지 여기 있고 싶은데요.
경주 : 그럼 살인미수 교사범으로 체포해서 끌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만..
도우가 차가운 눈으로 경주를 보더니 잠자코 앞서 걸어간다.
형사가 바싹 붙는다. 경주도 다른 쪽으로 붙는다.
조용히 걷던 도우가 묻는다.
도우 : 혹시 우리 아버지께 이 소식을 전했는지 아십니까?
S#40. 채회장 집 거실
홈바 앞에 앉은 채회장이 술을 마시고 있다. 떨리는 손으로 마시는 술을 반은 흘린다.
채회장이 혼잣말을 하고 있다.
채회장 : 말도 안되는 소리. (헤헤 웃는다) 은수가 왜 다쳐. 아니야. 어디 감히 내 앞에서 헛소리를 해. 내가 누군데. 나 채동수야.
새로 술을 따르려다 보면 병이 비었다. 소리지른다.
채회장 : 누구 없어? (어쩐지 애처롭게) 아무도 없어?
깊은 밤. 대답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조용하다.
S#41. 수술실 앞
시계가 4시 40분을 가리키고 있다.
신이 아까의 그 자리에 여전히 기대 서서 수술실 문을 보고 있다.
경아는 좀 떨어진 의자에 지친 모습으로 앉아 있다가 얼른 고개 들어 본다.
수술실 문이 열리며 수술복 차림의 외과의사가 나서고 있다. 마스크를 벗으며.
외과의 : 채은수씨 보호자분..
경아 : (얼른 일어서 나서며) 제가 올케 됩니다.
신, 겁이 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보고 있다.
외과의 : 일단 총탄은 제거했고 출혈부위는 지혈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술 전에 이미 출혈량이 너무 많은 상태여서요.
여러 장기가 손상받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경과를 지켜봅시다.
경아가 신을 돌아본다.
신은 숨도 쉬지 않는 사람처럼 그저 보고만 있다.
S#42. 법원 앞 / 아침
경태가 어정쩡한 걸음으로 나온다. 신이가 갖다 준 헤드셋을 하고. 눈이 부셔하면서.
그러다가 저 앞에 서 있는 재명을 본다. 반가와서 졸레졸레 달려가는데 우울하게 보고 있는 재명.
재명이 경태에게 뭔가를 말한다. 경태가 놀라서 듣고 있다가 돌아서는데 발이 꼬여서 휘청한다.
그러고는 열심히 걷는다. 은수가 있는 병원으로 가는 중이다. 벌써 눈물이 글썽해있다.
보고 있던 재명이 따라 걷는다.
S#43. 경찰서 외경
S#44. 조사실
입구에 선 경주가 보고 있다.
형사가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들긴다. 그 앞에 도우가 앉아있다. 꼿꼿한 자세로.
형사 : 어제 밤 스물한시 10분부터 김신씨하고 통화하셨죠?
도우 : 네.
형사 : 김신씨 증언에 의하면 그 통화를 하면서 김신씨를 사건현장까지 유인했다고 하던데. 맞아요?
도우 : 아니요.
형사 : 그럼 무슨 얘길 했어요?
도우 : (경주를 돌아본다) 병원에서 연락 있었나요?
경주 : ..동생분은 지금 중환자실에 있댑니다. 경과는 두고 봐야 되구요.
도우 : 내가 가봐야 되겠는데요.
경주 : 일단 협조부터 해주시죠. 지금 몇시간째 네 아니오만 하구 계시잖아요. 이럼 우리가 어떻게 내보내 줍니까?
도우, 경주를 냉냉하게 보다가 다시 아까의 자세로 돌아간다. 석상같은 표정이다.
형사, 한숨이 나온다.
S#45. 중환자실 앞 복도
복도로 난 유리창으로 들여다 보이는 중환자실. 거기 은수가 각종 기계에 둘러싸여 누워있다.
신이 그 앞의 복도에 기대 서 있다가 고개를 돌린다. (아직 피투성이의 옷)
거기 경태가 오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재명. (재명은 신이 갈아입을 옷이 든 가방을 들고 있다)
신이 다가오는 경태를 맞아서 안아준다. 며칠동안이나마 고생하고 나온 경태다.
그리고 고개 짓으로 중환자실 안을 가리켜 보인다.
경태가 그 유리창에 붙어 안을 본다.
재명이 신에게 가방을 넘긴다.
재명 : 옷 갈아입어.
경태가 돌아보더니.
경태 : (떨리는 목소리지만 확고한 믿음으로) 은수씨 언제 깹니까? 내가 할 얘기가 좀 있는데.
신 : ...
경태 : 그냥 기다려 봐야 합니까? 얼만큼 기다리면 됩니까?
재명이 신을 돌아본다. 신이 물끄러미 경태를 보다가 복도 저쪽으로 걸어간다.
S#46. 경찰서 복도
걸어오는 도우의 옆을 형사가 따른다.
도우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S#47. 화장실 내부
도우가 들어서고 그 뒤로 형사가 따라 들어와 입구 옆에 버티고 선다. 도우를 감시하는 중이다.
손을 씻은 남자 하나가 나간다.
도우는 차분하게 칸막이 하나를 열어본다. 그 옆의 칸막이도 열어본다.
형사가 그렇게 하나씩 열어보며 비어있는 걸 확인하는 도우를 어이없어 본다.
마지막 문을 열어보던 도우가 갑자기 허억 하며 허리를 굽힌다. 심장을 부여잡는다. 심장발작이라도 일으킨 듯 고통스러워한다.
형사가 놀라서 다가간다.
형사 : 왜 그래요.
도우가 다가온 형사의 어깨를 잡으며 간신이 쓰러지는 것을 지탱하는 듯 싶더니 순식간에 그 옷깃을 잡아 칸막이 안으로 쳐넣는다. 보이지 않는 칸막이 내부에서 우당탕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S#48. 경찰서 복도
도우가 전혀 서두르지 않고 걸어 나오고 있다. 옆을 지나가던 사람 하나가 힐끗 쳐다보는데 당황함도 없다.
S#49. 조사실
경주가 기다리고 있다가 시계를 본다. 아무래도 너무 길어진다.
S#50. 화장실 앞 복도
경주가 빠르게 걸어오는데
화장실에서 뒷목을 잡고 비틀거리며 나오는 형사. 머리를 벽에 박혀 이마 한쪽이 찢어져 피가 배어나와 있다.
형사 : 도주했습니다. 채도우. 그 놈이.
경주가 형사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돌아서 달리기 시작한다.
S#51. 경찰서 근처 길
사내 하나가 차를 몰고 오고 있다.
순간 인도에서 차도로 튀어나오는 도우. 사내가 기겁을 해서 급정거를 한다. 거의 칠 뻔해서 차가 선다.
도우가 차의 앞 본넷을 두손으로 콰앙 짚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내가 십년감수를 해서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벌컥 열며.
사내 : 아 놔.. 그렇게 튀어나오면 어쩌겠다는 거야. 누구 신세 망칠라 그래?
하는데 운전석 쪽으로 오는 도우. 무표정한 얼굴. 사내가 뭔가 겁나는 기분이 돼서.
사내 : 저기. 댁이 먼저 튀어나와서..
도우가 그대로 사내를 움켜잡더니 차에서 끌어낸다.
사내 : 이봐요. 내가 잘못 한 게 아니지. 당신이 먼저 차도로.. 이봐.. 어이..
도우가 어느새 운전석에 들어가 문을 쾅 닫는다. 출발해간다. 사내가 뒤를 따라 달려가 보지만 소용없다.
S#52. 상가 거리
달려온 도우가 훔친 차를 도로에 대충 세워놓고 내린다. 도로를 걸어간다.
슈트 차림의 도우가 걸어가다가 문득 옆의 쇼윈도우에 비치는 자기의 모습을 본다. 주위를 둘러본다.
S#53. 등산용품 가게
도우가 주욱 걸어가며 필요한 것들을 재빠르게 뽑아내고 있다. 마치 머리 속에서 구성이 끝난 것처럼.
옷을 고르고. 푹 눌러 쓸 모자를 고르고. 그리고.. 등산용 나이프를 고른다.
S#54. 가게 앞
가게를 나서고 있는 도우. 완전하게 간편하고 눈에 띄지 않는 복장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있다.
모자 밑에서 거리를 둘러본다. 다음 어디로 갈 것인지를 가늠해보고 있는 중이다.
S#55. 밀실 가는 복도
경아가 제복 사내의 안내를 받아 걷고 있다. 오늘은 혼자다.
S#56. 밀실
안에서 신사복을 입은 나이 지긋한 집사가 문을 열어준다. 들어서는 경아. 안을 향해 고개를 숙여보인다.
경아 : 찾으신다기에 왔습니다.
오늘 실루엣은 두사람 뿐이다.
소리1 : 정신없지요? 시누이는 총에 맞고. 남편은 누이 살인교사죄로 쫓기고.
소리2 : 교사죄래?
소리1 : 혐의를 받고 있었는데. 지 발로 도망을 쳤대나봐. 그렇지요?
경아 : (차분) 그렇게 들었습니다.
소리1 : 그럼 얘기가 쉬워지는구만. 서실장. 우린 명도시에 대해서 이런 구상을 갖고 있어요.
집사가 옆으로 간다. 경아가 본다. 거기 명도시의 커다란 조감도가 준비되어있다. 늘 도우의 사무실에 있던 것과 같은 것이다.
소리2 : 우선 거기 골프장 들어설 데 말이야. 골프장이 얼마나 돈이 되나?
경아 : 그이.. 채단장은 골프장에 풍력발전소를 함께 건설해서 명도시의 전기를 자급하겠다는..
소리2 : 그런 거 다 필요없고. 그 땅에 아파트 채워 넣자고. 노른자 값이 올라가려면 흰자가 커야 되는 법이야.
경아 : 난개발을 생각하시는 건가요?
소리1 : 그게 이윤은 최고지요.
경아 : 10년.. 20년 후에는 슬럼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소리2 : 그럼 재개발로 한번 더 털어 먹으면 돼. 이제 서실장도 채동을 움직일 거면 그 정도는 길게 생각해야지.
경아 : ..제 생각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소리1 : 서실장. 이 문제는 더 생각하지 마요. 지난 번 미팅 이후로 여기 명도시 주변 땅, 얼마나 열심히 사들였는지 알아요?
우리도 바빴어요. 바쁘게 일을 했으니 댓가를 받아야지.
사내 둘이 낮게 웃는다.
경아가 조감도를 다시 본다. 도우가 그리던 꿈의 도시다.
사내 둘이 지들끼리 낮게 얘기하고 있다.
소리1 : 주상복합 그딴 거는 한물 가지 않았나?
소리2 : 뭘 짓는지는 땅 산 놈들이 알아서 할 거고. 땅값은 어뜩게 튀길래? 저번에 양진 땅처럼 해볼까?
S#57. 병원 입구 (대기실)
병원(병실)쪽에서 나오는 명선. 그 앞에서 중호가 기다리다가 한쪽(발코니쪽)을 가리켜 보인다.
S#58. 병원 외부 일각 (발코니)
신이 우두커니 앉아있다. (갈아입은 옷. 이틀째의 수염)
명선이 다가온다. 머뭇거리다가.
명선 : 영 정신을 못 차리네요. 저렇게 오래 가면 안 좋을텐데.
신 : (마치 실어증에라도 걸린 사람처럼 말이 없다)
명선 : 회장님 아직.. 안 오셨죠?
신 : ...
명선 : 저.. 삼촌. 나 아무래도 회장님께 한번 가볼라구요. 거기 일하는 사람들 있긴 하지만
부르기 전에 먼저 와서 챙겨주는 법이 없으니..
신 : ...
명선 : 뭐 좀 먹어요 제발. 그래야 은수씨도 지키지.
명선 한숨 쉬고. 간다. 다시 신이 혼자 남는다.
일어선다. 입구 쪽으로 가는데 거기 명선을 기다리며 섰던 중호가 신의 등을 툭 쳐주며.
중호 : 나 간다.
신 : ...
중호 : 들어가봐. 니 형수 태워주고 올 수 있음 한번 더 올게.
신이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긴다. 아무 것도 생각하기도 싫다.
그런 신의 모습을 안쓰러워서 보는 중호와 명선.
S#59. 중환자실 앞
복도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경태가 다가오는 신을 본다.
신이 유리창 안의 은수를 한번 더 본다. 간호사가 은수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경태 : 알고 보니까 자는 게 아니고 코마였습니다. 코마. 씨오엠에이. 혼수상태. 은수씨 아직 코마상태입니다.
신이 경태의 옆에 와서 앉는다. 경태가 신을 살핀다. 신은 그저 앉아있다. 그렇게 잠시 후.
경태 : 이구이사는 굉장히 말을 잘하는데, 많이 하는데, 말을 잘 안합니다.
신 : (돌아보는)
경태 : 보십시오. 지금도 말 안합니다. 내가 아프다. 내가 슬프다. 내가 힘들다. 절대 말 안합니다.
말을 하고 싶으면.. 내 헤드셋 빌려줄 수 있습니다.
신 : (좀 웃는)
경태 : (헤드셋을 진짜로 벗어서 내준다)
신 : (그 헤드셋을 물끄러미 보다가) 자꾸.. 백번. 천번. 그 장면만 생각나.
경태 : (다시 쓴다. 신을 보면)
신 : (또 우두커니)
경태 : 그 장면..입니까.
신 : 은수.. 그 사람이 쓰러지던 그 장면. 처음 총소리가 났을 때 그냥 서 있을걸. 그 사람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총에 맞을 걸.
왜 도망치고 왜 싸웠을까. 그러지 말걸.
경태 : (고개 갸웃..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신 : 아니.. 애당초 그런데 가지 않았다면... 아니.. 아주 처음에, 그 사람이 교도소에 면회왔을 때 그냥 돌아서 나와 버렸다면.
그래서 계속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다면 은수 그 사람 아무 일 없었을텐데. 백번.. 천번 생각해. (목이 메이는 것을 삼켜)
첨부터 이상하드라구. 그 사람. 보기만 해도 다칠 거 같아서. 불안해서. 나 같은 놈 옆에 있으면 안될 거 같아서.
가까이 하지 않으려구. 밀어낼려구.. 그랬거든. 근데. 돌아보면 저 뒤에서 따라오고 있고. 웃고. 미안하대구.
...선생. 내가 은수 저 사람 저렇게 다치게 했어.
경태 : ...(생각해보고) 틀렸습니다. 이구이사는 은수씨를 울리기는 했어도 다치게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이구이사는 은수씨가 깨어나면 이젠 울리지 말고. 밀어내지 말고. 같이 웃어주면 좋겠습니다.
신이 웃는데. 결국 눈물이 고인다.
신 : 그래. 그럴게. 그럴 거야.
신의 회한과 아픔이 잠시..
S#60. 뮤즈의 이층
소파에 언제나처럼 드러누워 있는 재명. 앞 테이블에는 언젠가 은수가 갖다 준 도만희의 유품이 담긴 가방이 열린 채 놓여있다.
누워있는 손을 들어 본다. 사진을 들고 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찍었던 그 사진이다.
일어나 앉는다. 가방 맨 위에 얹혀져 있던 시계를 집어든다.
S#61. 5회 #65 회상
아버지 만희의 손목에 채워져 있는 바로 그 시계. 지금처럼 낡지 않고 제대로 작동이 되고 있다.
어린 열두살 재명의 키에 바로 보이는 위치.
십칠년이 젊은 도만희가 손을 들어 그 시계를 본다.
재명의 시선에서 올려다보이는 커다란 아버지다.
// 아버지가 어린 재명의 앞에 쭈그려 앉는다.
S#62. 뮤즈 이층
재명이 고장난 시계를 자기 손목에 찬다. 흔들어서 무게를 느껴본다.
가방 위에 여러 장의 사진이 있다. 들어서 후루룩 넘겨본다. 자기의 어릴 때 사진들.
뒤집어 카드패처럼 늘어놓는다. 거기 쓰여진 글자들 '내아들 열두살. 내아들 열일곱살.'
그 글자들을 보다가 재명이 어렵게 목소리를 내본다.
재명 : 아버지.
잠시 후. 한번 더 불러본다.
재명 : 아버지.
재명, 울 듯한 기분이 돼서 뒤로 기댄다.
한손으로 시계를 감싸본다. 그 느낌에 재명이 조금 웃는다.
S#63. 기획단 건물 외경
승용차가 서며 경주와 다른 형사 둘이 우루루 내린다.
뒤이어 도착하는 차에서도 형사들이 우루루 내린다. 그 위로.
경주소리 : 서경아씨?
S#64. 기획단 회의실
경아와 마주 선 경주와 형사 두명.
경주 : (들고 있던 서류를 내주며) 이곳 기획단과 채동 건설에 대한 수색영장입니다. 아 그리고 채도우씨 부인 되시죠?
경아 : 네.
경주 : 그 집에 대한 영장도 발부받았으니까 지금쯤 사람들이 도착했을 거고요. 그리고..
경아 : 우리 그이 아직 못 찾으셨어요?
경주 : (보다가) 경찰서에서 형사를 폭행하고 도주한 뒤로.. 예. 아직 못찾았습니다.
경아 : 그이가 충격이 컸나봐요. 평소에는 절대 냉정을 잃는 사람이 아닌데 워낙에 아가씨를 아꼈거든요. 그래서..
경주 : 남매간 스토리를 들으러 온 건 아니구요. 서경아씨.
경아 : 네.
경주 :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이 된다면 자수를 시키든가 우리한테 연락을 주셔야겠습니다.
경아 : 자수..라고 했어요?
경주 :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남편분의 지시를 받은 자가 한 시민을 죽이려다 동생분을 쏜 거로 추정하고 있어요.
경아 : 그 지시를 받았다는 사람이 그렇게 말했나요?
경주 : (미소 짓는다. 상대가 만만치 않다) 아니죠. 경찰들 앞에서 자살해버렸으니까. 못하죠. 그런 얘기는.
경아 : 그럼 그냥 추측인 거네요.
경주 : 그런데 채도우씨가 이렇게 계속 법망을 피해다니면 내가 진범이다 도장 찍는 겁니다.
무슨 죄인지 아십니까? 살인교사죄. 아세요?
경아 : 알아요. (냉냉하다)
경주 : (좀 어이없는 기분에 보는) 아는 분치고는 참 냉정하시네.
경아 : 그럼 어뜩게 할까요. 회사가 스톱이 되든말든 넋놓고 앉아 울고 있을까요?
사람들 찾아다니면서 내 남편이 그랬을 리 없다구 하소연할까요?
경주 : 하소연이라면 내가 들어줄 수 있는데. 어디 가지 말고 잠시 기다리십쇼. 다른 직원들 얘기 좀 먼저 들어보고.
뒤의 형사들에게 눈짓을 해서 나간다. 여비서가 불안해서 보며 문을 닫고 나간다.
혼자 남은 경아 그제서야 휘청이는 기분으로 의자에 주저앉는다.
S#65. 중환자실 앞
경태가 신을 쿡쿡 찔러서 옆을 보게 한다. 신이 돌아보자 복도 끝에 민수가 아주 미안한 얼굴로 서있다.
신이 일어난다. 민수가 중환자실 쪽을 가리키며 입모양으로 어때? 하고 묻는다.
신이 고개를 젓는다. 민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서 있는 게 뭔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
신이 유리창 너머의 은수를 한번 더 보고는 민수에게로 간다.
민수와 함께 코너를 돌아가서 보이지 않게 되는 신.
거기 복도 끝에 형사 둘이 서서 지키는 중이다. 그들은 둘 다 이어셋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옷깃의 마이크에 대고 뭔가 말하고 있는 게 보인다.
S#66. 병원 다른 곳
민수가 신과 함께 오며.
민수 : 수술 잘 됐다니까 금방 일어나겠지 뭐. 신이선생 너무 걱정하지 마.
신 : 예.
민수 : 근데 얘기 들었어?
신 : ?
민수 : 우리 농벤. 땅 내놓고 나가야 되는 날짜가 다가오잖아. 근데 아직 갈 데를 못 구했어. 사방 백리 안에 땅값이 다 올랐어.
두배두 아니구 세배 네배. 그나마 파는 데두 없다구.
신 : (언뜻 이해가 안가서 본다)
민수 : 암튼 그 문제루 신이선생하고 얘기 좀 했으면 하는데.. 지금 정신 없는 거 알지만 언제 한번 농벤에 들러줄 수 있을까?
다들 기다리는데..
신이 뭐라 답을 못하고 보는데.
민수 : 우리가 좀 급한데. 언제 시간 날까?
신이가 순간 멈칫한다. 뭔가 기분이 찝찝해서 뒤를 돌아본다.
일반 면회객과 환자들만 저 앞을 지나가고 있다.
S#67. 중환자실 복도 끝
복도 끝에서 얘기를 하고 있던 형사 둘.
그러다 형사 하나가 문득 보는 곳. 신사복을 입은 사내 하나가 등을 보이며 저리 가고 있다.
옆의 형사를 툭 쳐서 그쪽을 보게 한다. 둘이 재빨리 그를 쫓아간다.
그러느라고 빈 자리를 지나가는 도우. 캐쥬얼 차림.
S#68. 중환자실 앞
경태가 두 다리를 의자 위로 올려 이리저리 편한 자세를 잡아보다가 무심코 이쪽을 보다가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뻔 한다.
거기 도우가 다가오고 있다. 경태와 눈이 마주치는데 그저 무심한 눈빛.
경태 얼른 형사들이 있던 곳을 보지만 아무도 없다.
도우는 중환자실의 문 쪽으로 가고 있다. 문을 연다.
경태가 후다닥 따라간다. 그러나 경태의 코 앞에서 문을 닫는다.
경태가 형사들이 있던 쪽으로 달린다.
S#69. 중환자실 내부
차트를 쓰던 간호사가 놀라서 본다.
간호사 : 들어오시면 안되요. 이보세요.
도우는 은수만 보며 은수가 누운 침대 옆으로 다가간다.
간호사가 그 앞을 막는다.
간호사 : 면회시간에 신청하시구..
간호사가 말을 잇지 못한다. 그만큼 간호사를 보는 도우의 눈빛이 싸늘하다.
간호사가 주춤거리며 옆으로 비킨다. 비상벨을 누르려다가 다시 도우의 눈빛과 마주친다. 간호사 얼른 밖으로 나간다.
도우가 이제야 조용히 은수의 옆에 선다. 관을 꼽고 누운 은수. 창백한 얼굴.
도우가 가만히 이마에 드리워진 은수의 머리칼을 넘겨준다.
도우 : (나직하게.. 부드럽게) 오빠 왔어. 은수야. 오늘은 잠깐 들렀어. 잘 있나 볼려구. 괜찮은 거지?
새삼스레 중환자실 내부를 둘러본다.
도우 : 근데 여기 너무 좁네. 갑갑하겠다. (은수를 내려다보는) 어때. 너두 여기 맘에 안 들지?
움직임이 없는 은수.
도우 : 대답 좀 해봐. 은수야. 응?
S#70. 복도
신이가 오는데 저 앞에 달려오는 경태. 뒤를 가리키며 울 듯 해서.
신이 불안함에 와락 다가서 경태를 잡는다. (은수에게 이상이 있는가해서)
신 : 뭐야.
경태 : 왔습니다. 그 놈. 채도우.
신이 달린다.
S#71. 중환자실 앞
달려오는 신. 경태. 달려오는 간호사와 인턴.
신이 달려서 중환자실 앞으로 갔을 때. 방안은 비어있다. 옆에 간호사와 인턴이 급히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은수는 거기 누워있다.
신이 후다닥 근처를 찾는다. 뒤늦게 형사들이 들어선다. 무슨 일인가 해서.
신이 달려서 복도의 이쪽 저쪽을 살피지만 도우는 보이지 않는다. 와락 불안해진다.
S#72. 채회장 집 전경
정원사가 정원 가위며 도구들을 들고 지나간다.
그가 지나간 뒤에 숨어있던 나무 뒤에서 나오는 도우. 서두르지도 않고 현관 쪽으로 간다.
S#73. 채회장 부엌
지팡이를 짚은 채회장이 절뚝이며 부엌으로 들어선다. 식탁 위에 유리물병과 컵이 놓여져 있다.
물을 따르기 위해 병을 드는데 물이 조금 밖에 없다.
채회장 : (버럭) 물이 없어. 이봐 누구 없어? 내가 마실 물이 없다고.
하며 돌아서다가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병을 떨어뜨린다.
거기 뒤에 우뚝 서 있는 도우.
채회장 : 여기 왜...니 놈이 왜..
도우 : (무심하기까지 보이는) 물어볼 게 있어서요.
채회장 : 난.. 없어. 너하구 할 말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공포)
서재 쪽으로 가려는데. 그 진로를 막아서는 도우.
도우 : 나 화 내는 거 아니에요. 겁낼 거 없어요.
다가선다. 채회장이 물러나다가 걸리는 의자에 걸터앉는다.
도우 : 왜 그랬어요?
채회장 : 살인자. 지 동생까지 쏜 놈하구 무슨 얘길 해. 안해.
도우 : 이제까지 아버지한테서 은수를 지키느라고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요? 이 냄새나는 집구석에 붙어 살면서
은수 지켜보겠다구 내가.
채회장 : 무슨 헛소리. 은수는 니가 쐈잖아. 그 아이가 죽으면 니가 죽인거야.
도우 : (아픔으로) 아버지가 시킨 거잖아요. 엄마 때두 그랬잖아요. 엄마 침대 밑에 약이 있다구. 아버지가 가르쳐줬잖아요.
엄마를 편하게 해주는 약이라구.
채회장 : (말이 가슴에 걸리며) 이.. 이... 미친 놈이 뭐라구..
도우 : (결국 눌렀던 분노가 오르며) 미친 놈들은 아버지 뒤에 많잖아요. 그놈들하고 놀고. 난. .. 은수는.. 건드리지 말지.
우리끼리 따로 살 거였는데 당신들 눈에 띄지 않게 살 수 있었는데 왜 그랬어요.
도우가 더 다가선다. 채회장이 뒤로 물러나려고 버둥거린다.
그 순간.
명선소리 : 회장님. 어디 계세요.
도우가 거의 채회장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
채회장이 겁에 질려 있다. 도우가 가만히 채회장을 내려다본다.
부엌쪽으로 오던 명선이 가까이서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명선소리 : 누구세요?
도우가 천천히 몸을 떼고 뒤를 돌아본다.
거기 부엌 입구 쪽에 서 있던 명선이 도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겁에 질린다.
명선 : 회장님. 이분... 이 사람..
채회장 : (버럭) 경찰 불러. 경차알.
그 소리에 도우가 채회장을 다시 돌아본다. 쓸쓸함으로..
채회장이 더 소리지르지 못하고 도우의 눈치를 본다.
도우가 부엌을 둘러본다.
S#74. 플래쉬 회상 (3회 #47)
아주 짧게.. 앞 씬과 오버랩의 느낌. 도우가 만든 또뽑기를 은수의 앞에 놓아주는. 둘 다 웃고 있다.
S#75. 부엌
도우의 손이 올라가 채회장 바로 옆의 탁자 위에 얹혀진다. 채회장이 흠칫한다.
S#76. 플래쉬 회상 (3회 #47)
짧게. 역시 오버랩의 느낌. 은수가 뒤로 와 백허그를 하는. (여기서는 마치 도우를 안아 말리는 느낌)
S#77. 부엌
도우가 돌아선다.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가 겁에 질려 보고 있는 명선의 옆을 지나 나간다.
명선이 후들거리며 회장을 본다. 회장이 넋이 나가서 앉아있다. 아직 공포의 여진 속에서.
S#78. 기획단 건물 앞
범환의 차가 도착한다.
조수석에서 재빨리 내린 중호가 뒷좌석의 범환을 위해 문을 열어준다. 내리는 범환.
S#79. 회의실
경아와 몇 명의 간부가 회의 중이다.
경아는 늘 도우가 앉던 자리에 앉아있다. (경아 너무 딱딱하지 않게. 편하고 노련하게. 많이 해본 솜씨로)
경아 : 임시주총은 되도록 간소하게 해줬으면 해요. 어차피 보유주식 50퍼센트 이상 내 손에 있으니까
구색만 맞춰서 진행하는 걸로 하죠.
간부1 : 알겠습니다.
간부2 : 채대표님은 아무래도 참석이 힘들.. (하다가 경아의 시선을 받고 우물..)
경아 : 대표님의 사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제가 이끌 겁니다. 부족한 건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하는데 문이 열리며 다급하게 들어오는 여비서.
비서 : 실장님. 저기..
말도 하기 전에 그 뒤를 들어오는 범환과 중호.
범환이 내부를 둘러보더니.
범환 : 아이구 이런. 회의 중이신데 실례가 많습니다. 어뜩게.. 끝날 때까지 기다릴까요.
하더니 옆의 테이블에 걸터앉는다.
입구에는 중호를 비롯해서 다른 부하도 두엇 자리를 잡고 버티어 선다.
범환 : 회의 계속들 하세요.
간부들이 수런수런 경아의 눈치를 살핀다.
경아. 자리에서 일어난다.
S#80. 다른 회의실
경아가 자리를 잡아 앉으며.
경아 : 자재납품 계약서라구요?
범환 : 일단 그거부터 해야 될 거 같습니다.
경아 : 그걸 채단장님하고 약속을 하셨다구요.
범환 : 그랬지요.
경아 : 들은 적이 없는데.
범환 : (중호에게 신호)
중호가 서류철을 경아 앞에 놓고 열어주며.
중호 : 양해각서라는 겁니다. 채도우 단장님께서 사인하신 거 요기 보이시죠?
경아 : (읽어본다)
범환 : 그거 사인하신 분께서 뭔가 사정이 생기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신 책임을 질 수 있는 분을 만나고 싶다 그랬더니
앞에 계신 분을 얘기합디다. 책임 질 수 있는 분 맞습니까?
경아 똑바로 앉는다. 앞을 보면. 범환의 뒤에 중호가. 입구 쪽에는 사내들이 지켜서 있다. 경아는 혼자다.
경아 : (부드럽게) 죄송합니다. 이 각서는 제가 책임을 질 수가 없겠네요.
범환 : 그럼 다른 분을 만나야 하나..
경아 : 아시겠지만 양해각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어요. 정식계약서가 아니라서요.
범환 : 그래서요.
경아 : 자재납품 같은 건 우리 입찰 할 계획이에요. 입찰하세요. 우리 그이 아는 분이시라니까 같은 조건이라면 밀어드릴께요.
(일어선다)
범환이 날카롭게 보고 있다.
경아 밀리지 않으면서 고개를 약간 숙여보인다.
경아 : 회의를 하다 나와서 이만 가봐야겠네요.
경아가 입구로 걸어간다. 입구를 지키던 두 사내가 범환을 본다.
범환 기분이 안좋지만 끄덕여 보인다. 그들이 길을 터주고 경아가 나간다. 뒤도 안보고 문을 닫아버린다.
S#81. 기획단 복도 로비홀
걸어오는 경아. 문득 멈춰선다. 저쪽에 도우가 늘 서 있던 홀로비. 다가서 창 밖을 본다.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눌러 기다린다. 바로 안내멘트. 소리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하겠습니다.'
경아 : (망설이다가) 도우씨. 이 전화..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두 어디 얘기할 데가 없어서요.
..이렇게 도망치는 건 당신답지 않은데.. 뭔가 하구 있는 거에요? 또 혼자서? 누군가 필요하면 나한테 연락해요. 왜냐면..
나 당신 아내거든. 아내라는 게 뭐냐면 도우씨. 세상 누가 뭐래두 한편이 되는 사람이에요. 나.. 그러구 싶은데.
(한 손을 뻗어 유리창을 만져본다. 막혀있는 무엇) 그거 알아요? 나 당신을 보면 언제나 두근거렸어요.
유리창에 어른거리는 기분의 오버랩 회상.
피아노를 치며 돌아보고 웃는 도우. (6부 재즈바에서 도우가 피아노를 치다가 돌아보며 웃던)
S#82. 회상 몽따쥬
회상들 다음 순서로 짧게짧게. 오버랩되며..
S#83. 8부 골든크로스 룸 내부
-유리잔을 던져 유리잔을 맞추던 술취한 도우.
-무너지는 도우를 받아 안던 경아.
S#84. 8부 호텔룸
돌아서려는 경아의 손목을 잡던 도우.
S#85. 7부 라운지 바
-코코아잔을 내주는 도우
-경아의 귓가에 가까이 속삭이던 도우, 미소짓는.
S#86. 12부 주차장 (바닷가)
경아가 두 손을 들어 도우의 얼굴을 감싸 입맞추는
그런 몽따쥬들 위로 이어지는 경아의 소리.
경아소리 : 어쩌면 나.. 당신 사랑했어요. 그래서 위험한 거 알면서. 서러운 거 알면서 당신 옆에 있었어요.
내가 당신 옆에 있는 거.. 알긴 했어요?
S#87. 로비 홀
경아의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경아 : 당신, 무섭고 나쁜 사람인 거 아는데.. 그래두 나 당신 사랑했나봐. 그러니까 계산해보면.. 내가 이득이야. 그쵸?
눈물이 어려서 경아가 미소 짓는다.
S#88. 버스정류장 근처
공중전화. 옆에 전화번호부가 언론사들 번호가 있는 페이지에 펼쳐져 있다.
도우가 전화를 하고 있다.
도우 : 제보할 게 있어서 전화했는데요. 명도시 뉴딜기획단장 채도우라고 아세요? 그 사람이 살인 교사죄로 쫓기고 있는 거 알죠?
몰라요? ..요즘 경찰들 비밀보호를 잘해주나보네. 그럼 그 사람 누이동생이 총에 맞은 것도 모르겠네요.
요즘 기자들.. 기사 어떻게 쓰는 거에요?
S#89. 거리
도우가 걸어가고 있다. 돌아본다. 철물가게가 있다.
S#90. 가게 안
도우가 공업용 테이프를 집어 든다. 옆을 살핀다. 또 뭐가 필요할까.
도우는 무심한 얼굴로 차분하게 계획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는 중이다.
S#91. 병원 대기실
신이 전화를 하는 중이다.
신 : 그 회장 집에는 형사들이 가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게 그 집은 왜 가요. 형수님은 애들 데리구 뮤즈에 가만 계세요.
재명이가 지켜준다구 했으니까 그 친구 눈 밖에 벗어나지 마시구요. 예.. 은수.. 그 사람은 계속 그대로네요.
정신이 안 돌아와요. ...돌아오기 싫은가. ..전 괜찮아요. 네.
전화를 끊고. 심호흡을 하고 이동하려다가 한 곳을 본다.
거기 대기 의자 위에 떨어져 있는 선거명함. 집어들어 본다.
김보좌의 사진이 찍힌 칼라명함에 [기호 4번 무소속 김정진. 사람이 먼저. 시민이 주인되는 명도시]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신이 신기해서 보다가 주머니에 넣으며 이동한다.
S#92. 중환자실 앞
문이 열리며 간호사가 나오다가 본다.
거기 대기 의자에 경태가 잠들어있고. 저만치에는 신이 우두커니 벽에 기대어 서있다.
간호사가 그 앞을 지나가려다가 멈추더니 신을 본다.
간호사 : 사흘째 계속 여기 계시는 거에요?
신 : 아.. 예.
간호사 : (망설이더니) 면회.. 하실래요?
뜻밖의 제안에 신이 경태가 자는 쪽을 돌아본다.
S#93. 중환자실
가운을 입은 경태와 신이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경태는 아직 잠이 덜 깨 있다.
따라 들어온 간호사가 은수의 상태를 살피고 자리를 피해준다.
신이 우물거리는 경태의 등을 가볍게 밀어준다.
신은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이만치서 그냥 본다. (죄책감에)
경태가 쭈삣거리며 은수의 옆에 가더니 손가락을 들어 꼽을 데를 찾다가 그만두고 그냥 말한다.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 낮은 소리로.
경태 : 채은수씨. 저는 마징거입니다. 이름은 안경태입니다. (무슨 말 할까 하다가) 이구이사하고 제가 지키고 있습니다. 저 앞에서.
그러니까 일어나십시오. 푹 쉬고. 얼른. ..깨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진짜루 많이 걱정됩니다.
(울려고 한다) 저는 너무 걱정을 많이 하면 머리가 아주 아픕니다. 그러니까 좀 일어나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꾸벅 절을 하더니 돌아서서 문으로 가며) 이제 이구이사가 얘기하십시오. 저는 더 잡니다.
나간다.
신과 은수만 남는다. 신이 떨어진 상태에서 보다가 다가선다. 또 머뭇거리다가.
신 : 내 말 들려요? 음.. (가라앉은 목을 가다듬고) 어디서 들으니까 혼수상태라도 주변 얘기 다 듣는다든데 맞나...
(억지로 웃어보이지만 이내 가라앉아서) 나 은수씨 일어나면 할 말이 있어요. 허락해준다면 같이 시작하고 싶은 것두 있고.
그리고.. (결국 마음이 울컥해져버렸다) ..이봐요. 은수씨. 당신 만약에.. 이대루 가면 진짜.. 나한테 너무 나쁜 짓 하는 거야.
이렇게 남아서 나.. 어쩌라구. 그러니까 나 좀 살려줘.
대답없는 은수의 얼굴. 창백하게 늘어진 은수의 손.
신이 괴로워서 은수를 보고 있다.
S#94. 병원 외경 응급실 앞
앰블런스 하나가 들어온다. 지하 주차장 쪽으로 들어간다.
S#95. 주차장 내부
앰블런스가 들어와 건물로 통하는 입구 가까이 선다. (1회 김신의 냉동트럭이 도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
문이 열리며 응급구조사 복장의 다리가 먼저 내린다. 도우다. 모자를 눌러쓰고 뚜벅뚜벅 병원 안으로 들어간다.
S#96. 중환자실 근처 복도
HBS 방송카메라를 든 기자 둘이 부지런히 들어오고 있다. 그 중의 하나는 김문석 기자.
그들이 온 이쪽.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복도 입구에 형사 둘이 막아서 있다.
6-7명 정도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기웃대고 있다.
김문석 기자가 카메라맨에게 재빨리 손짓을 해서 카메라를 켜게 하며 형사에게 붙는다.
문석 : 형사님이시죠? 채도우씨는 아직 행방불명입니까?
형사가 귀찮고 난감해서 동료를 본다.
문석이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바람에 눈치만 보며 기다리던 기자들이 슬슬 모여든다.
재빨리 녹음기를 꺼내는 기자도 있고. 카메라를 들기도 하고.
문석 : 동생을 직접 쏜 건 아니죠? 남매끼리 왜 그랬대요? 역시 치정관계인가요? 친남매 아니었습니까?
친남매라면 야아 이거.. 문제 되는데. 그럼 자살한 범인하고 삼각관계였나요?
형사들 꾹 입 다문 채 옆에서 슬쩍 들어가려는 기자 하나를 잡아서 밀어낸다.
S#97. 중환자실 앞
경태와 신이 걱정되서 유리창 앞에 붙어 안을 본다.
은수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의료진들. 의사와 인턴. 간호사. 그러다가 소란스러움에 옆을 돌아본다.
기자들이 떠들고 있다. 중환자실 바로 앞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운 거리.
- 친남매 아니었나요? 친남매끼리 애정관계란 얘기에요?
--지금 중환자실에 계신 겁니까?
- 가족 분은 어디 계신데요. 안쪽에 있습니까?
- 채동에서는 누가 안 나왔습니까?
- 경찰발표는 언제해요.
등등의 질문들을 하고 있다.
의사와 인턴이 나온다. 그들이 가는 쪽으로 신이 걱정되서 간다.
S#98. 복도 입구
의사와 인턴이 나서자 달려드는 기자들.
문석 : 환자 상태가 어떻습니까? 인터뷰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상태가 어떤가. 총상의 위치가 어딘가. 등등을 물어대는 기자들 때문에 의사가 이동을 못하고 있다.
뒤에서 보던 신이 다가와서 의사를 빼내고 길을 터준다. 인턴이 대신 잡힌다.
의사를 한쪽으로 밀어주고 다시 인턴을 빼주려고 돌아가던 신이 김문석 기자를 봤다.
김문석 기자는 마악 도망치고 있는 인턴을 붙잡고.
문석 : 인터뷰가 안되면 병실 앞에만 잠깐 찍으면 되는데요. 환자 사진은 구할 수 없을까요.
문석의 어깨를 잡아채는 신의 손. 문석이 뿌리치려다가 신을 봤다. 물론 안다. 놀라서 주춤하는데 신이 보다가 웃는다.
신 : 나 기억나요? (하며 잡았던 옷깃을 놓아준다. 털어주기도)
문석 기자가 겁에 질려서 뒤로 물러서는데.
신 : 참 기자님도 안 변하시네. 월급은 많이 올랐어요?
웃고 인턴을 밀어 가는 걸 도와준다.
김문석 기자 정도에겐 이제 유감 같은 거 없다. 문석이 벙해서 본다.
S#99. 병원 다른 일각
아까의 의사가 오고 있다.
비상 계단 앞 쪽을 지나오는데. 비상구 문 앞에 서있던 도우가 돌아선다.
양쪽 옆을 보고 사람들이 없는지 확인하더니 순식간에 의사의 입을 막아 비상구 안으로 끌어들인다.
S#100. 비상계단
도우가 의사를 제압해서 계단 쪽으로 민다.
의사 :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하며 소리지르려다가 굳는다.
의사의 한팔을 뒤로 꺽어 제압한 도우가 다른 손으로 의사의 옆구리를 누르고 있는데. 등산용 칼이 잡혀져 있다.
의사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도우가 미는대로 계단을 내려간다.
// 지하 주차장 앞
도우가 의사를 제압 한 채 슬쩍 문을 열어 밖의 상황을 본다. 그러면서 차분하게 묻는다.
도우 : 채은수, 지금 상태가 어때요?
의사 : 누구요?
도우 : (돌아본다. 모르다니..)
의사 : 아.. 총상환자분.
도우 : 많이 안 좋아요?
의사 : (공포로 목이 마르지만 애써 대답) 초기 출혈이 너무 심했구요. 심정지 상태가 오래 지속된 게
가장 문제가.. 근 8분 가량.. (더듬는)
도우 : 알아들으니까 계속해봐요.
의사 : 뇌세포가 손상되면서 여러 기관들이 다 손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장기 합병증이 겹쳐 있는 상태로..
도우 : 당신들이 살릴 수 있어요. 없어요.
의사 : 근데 저기 보호자분이시면 따로..
도우 : 묻고 있잖아요.
의사 :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식회복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또 다시 심정지 상황에 이르게 되면.. 아무래도..
도우 : 못한다는 얘기네. 당신들은.
얘기 끝났다. 밖의 상황을 살피고는 문을 열더니 의사를 끌어낸다. 의사가 겁에 질려 질질 끌려 나간다.
S#101. 병원 입구
경주가 걸어 들어오는 옆으로 또 하나의 차가 도착한다.
기자 둘이 내리더니 총총 경주의 옆을 스쳐서 안으로 들어간다.
뭐야 이건.. 해서 보는 경주.
S#102. 병원 중환자실 앞
간호사가 나온다. 기자들의 소란함이 더 심해지고 있다.
간호사 : 환자분이 안정을 취하셔야 되는데.
경태가 안절부절해서 시끄러운 쪽을 본다.
신이 못 참고 그 쪽으로 간다.
S#103. 복도 입구
형사 둘이 간신이 막아서 있다. 그 앞에는 기자들의 수가 두배는 더 늘어나 있다.
누군가는 복도 안쪽을 겨냥해서 셔터를 누르기도 한다.
경주가 도착하며 열받아서.
경주 : 이게 뭐하는 거야. 누가 정보 흘렸어.
하면서 기자들과 형사들 사이에 끼더니.
경주 : 자아자. 물러납시다. 여기서 떠들면 환자분들 안 좋아요.
문석 : 형사님이십니까? 오늘 여기서 브리핑을 한다던데 어느 분이 하시는 겁니까?
경주 : 브리핑?
하며 옆의 형사를 돌아본다. 형사가 고개를 젓는다. 모르는 일.
그 뒤로 신이 나서며.
신 : 내가 합니다. 브리핑 내가 하니까 일루들 오세요. 이렇게 떠들면 못합니다.
신이 기자들을 몰고 가면서 뒤를 본다. 경주가 따르면서 형사들에게.
경주 : 아무 얘기들 안했지?
형사가 고개를 젓는다. 절대 안했다고.
신을 둘러싸고 움직이며 기자들은 '경찰에서 오셨습니까? 환자분하고는 어떤 관계십니까?' 등등 질문을 퍼붓고 있다.
신이 고개를 돌리다가 무심코 보는 곳. 거기 구조요원의 옷을 입은 사내가 지나가고 있다.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기자들이 들이댄 카메라 때문에 놓친다.
신 : 이쪽으로 오세요. 저기 대기실 가시죠.
하며 기자들을 몰고 가면서도 한번 더 뒤돌아 본다. 웬지 켕긴다.
S#104. 중환자실 앞
경태가 유리창 안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가 얼어붙는다.
도우가 바로 경태의 뒤에 붙어서며 귓가에.
도우 : 나 좀 도와줄래요?
S#105. 중환자실 내부
간호사가 놀라서 보고 있다.
도우가 경태를 밀며 들어서고 있다.
간호사 : 무슨 일이에요.
도우 : 환자 이동해야 되니까 준비해줘요.
간호사 놀라서 보다가 그 시선이 도우의 손으로 간다.
옆으로 늘어뜨린 도우의 손에 잡혀있는 나이프.
S#106. 대기실
기자들 앞에서 신이 말하고 있다.
신 : 브리핑 시작하겠습니다. 환자는 지금 중환자실에 있는데요. 이 중환자실이란 건 위급한 환자가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는 곳입니다. 절대안정이 필요한 곳이라 이 말이죠. 그런데 기자분들 때문에 시끄러워서 회복에 지장이 있다.
그래서 더 위독해졌다. 누가 책임질 건데요.
기자들이 어이없어 보고 있다가 이 사람 뭐야. 뭐래는 거야. 수런거린다. 옆에서 경주가 팔짱을 끼고 보고 있다.
신이 뭔가 더 말하려다가 멈춘다. 생각해본다.
S#107. 회상
아까 지나가던 도우의 뒷모습.
이번 회상은 아까와 같은 시각에서 좀 더 가까이 상반신 샷.
S#108. 대기실
신이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 경주가 놀라서 본다.
S#109.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앞
문이 열리며 밀차가 나온다. 도우와 경태가 밀고 있고, 간호사가 은수의 호흡기를 잡은 채 따르고 있다.
// 구급차 뒷문이 열린다.
그 안의 의자에 의사가 입과 손이 테이프로 묶인 채 타고 있다.
경태가 완전히 겁에 질려 마악 침대를 실으려는 도우에게.
경태 : 이럼 안됩니다. 은수씨 너무 위험합니다.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도우 : (경태를 본다)
경태 : 어디루 데려 갈려구 이러십니까, 절대 안됩니다.
하며 은수가 실린 침대를 부여잡는다.
도우 : 나 그냥 조용히 가고 싶은데. 내가 지금 좀 급해요.
하지만 경태는 은수의 침대와 도우의 사이를 가로막고 고개를 젓고 있다. 도우가 감정없이 경태를 본다.
경태는 겁에 질려서 그래도 버티고 있다. 양팔을 벌려 도우를 막으려는 자세로.
그런 경태에게 도우가 성큼 다가선다.
S#110. 중환자실
벌컥 문이 열리며 신이 안을 들여다본다. 안은 비어있다.
뒤따라 뛰어온 경주가 안을 보고 놀라서.
경주 : 어디 갔어. 왜 비었어.
신 : (미친 듯이 생각하고 있다) 구급차 옷을 입구 있었어요. 구급차. 주차장.
달려 나간다. 그 뒤를 따르며 경주가 역시 따라온 다른 형사들에게 재빨리 지시를 내린다.
경주 : 여기 주차장 어디야. 지하야?
신이 달린다. 뭔 일인가 따라온 기자들을 거칠게 밀어제치며 달린다.
S#111. 지하주차장
구급차가 출발하고 있다.
그 뒤로 쓰러져 있는 경태. 그 복부에서 솟는 피를 간호사가 미친 듯이 지혈을 하고 있다.
S#112. 병원 앞
신이 달려 나오고 있다. 미칠듯한 심정으로.
S#113. 주차장 입구
지상에서 지하로 들어가는 주차장 입구. 구급차가 나오고 있다.
죽음처럼 가라앉은 도우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