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시험에 세번 장원한 권람
조선 시대에는 과거를 처음은 향시라 하여 시골에서 치르고 두번째는 회시 라 하며 나중에는 전시라 하여 어전에서 치루도록 하였다 세종 경오년에 권람과 김수광이 함께 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먼저 향시 에서 권람이 장원을 하고 김수광은 꼴찌를 하였다 그리고 회시 때에도 권람은 장원을 하고 김수광은 꼴찌를 했다 마지막 전시 때에도 권람은 장원을 하고 김수광은 꼴찌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세번 장원 하기는 쉬운 일이지만 세번 꼴찌 하기는 아려운 일 이라 면서 말들이 많았다 이후 권람은 세종의 총애를 받아 영의정 까지 되었지만 일찍 죽었고 또 후세 사람들 에게 악평을 받았다 그런데 김수광은 군수로 끝을 맺어 무명인으로 일생을 마첬으나 남의 입에 오르 내릴 정도로 악한 일은 하지 않았다 사람은 공부를 잘해서 출세 하는것 보다 선한 마음 가짐으로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들의 진실한 친구
옛날에 아들이 매일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휩쓸려 노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말 하였다 " 친구는 마음으로 사귀어야지 술 이나 대접하고 음식을 나누는 것으로 사귀어서는 안된다 " 이에 아들이 말했디 " 저는 서로 아끼고 돕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날마다 그런 친구 들을 사귀고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 하고 아버지 말씀에 대답을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있으리란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 으로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하루는 아버지가 한 꾀를 생각 해 내어 아들에게 말했다
" 내가 실수를 하여 사람을 죽였구나 그러니 이 시체를 빨리 처리해 버려야 하겠는데 네 친한 친구에게 협조 좀 청할수 없겠느냐 ? "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동의 하여 친한 친구를 찿아가서 사정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단호히 거절하며 말했다 " 내가 어떻게 그런 일에 협조 할수 있겠어 ! ? " 아들은 다른 친구 집을 찿아가 실정을 이야기 하고 협조를 청했으나 역시 거절 당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 그만 두자, 너의 친구는 모두들 그런 사람들 뿐인가 보다 "
" 아닙니다, 이번에는 틀림 없습니다 " 하고 다른 친구 집에 찿아 가 사정을 이야기 하는데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아들은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하는수 없이 아버지 친구의 집으로 가기로 하였다 아버지 친구의 집에 가서 샤연을 말 했더니 아버지 친구가 걱정 스러운듯 말했다 " 자네 혼자 어떻게 처리 할수 있겠나 내가 도와 주어야지 " 하고 급히 집에 들어가 괭이와 삽을 들고 나왔다 아버지 친구의 태도를 지켜본 아들은 ' 진실한 친구는 이런 것이로구나 ' 하고 깨달았으며 지금 까지 친구들을 잘 못 사귄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아버지가 친구 에게 전,후 이야기를 모두 해주었다 " 내가 죽인것은 사람이 아니라 돼지 라네, 오늘 내가 아들의 친구가 어느정도 진실하고 어려운 일을 잘 도와 줄수 있는 친구 인가 시험해 보려고 일을 꾸민 일이네 " 그런후 아버지는 친구와 함께 그 돼지를 요리하여 줄겁게 정담을 나누며 먹었다 그래서 아들도 아버지의 친구를 보며 감동어린 눈으로 바라 보았다 참된 친구란 항상 表裏 (표리)가 같고 성실하여 신의가 두텁게 사귀는 사람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쫓겨난 세 며느리의 사연
시댁 에서 쫓겨난 세 며느리가 한 자리에 모였다 " 너희들은 왜 시집에서 쫓겨 났니 ? " 하고 한 사람이 묻자 둘중에 하나가 대답을 한다 " 아무 것도 아닌 일 이었어 시어머니 께서 담뱃대를 털어 오라고 하시기에 담뱃대를 들고 밖으로 나갔지 뭐니 그런데 마침 둥그런 돌이 있지 않겠니 그래서 거기다 대고 담뱃대를 톡톡 두드렸는데 알고 보니 그게 돌이 아니라 달 빛에 비친 시아버지의 대머리 였단다 , 글쌔 " 이번에는 다른 여자가 억울 하다는 듯이 말했다 " 나도 아무것도 아닌 일이야 시어머니 께서 화로에 불을 담아 오라시기에 말씀대로 아궁이에 가서 재를 깔고 그위에 불을 채에다 담아들고 왔단다 그랬더니 채 밑구녕이 빠지면서 불덩에 발을 데였다는거야 , 글쌔 그 일로 쫓아 내더라구 " 이번에는 세번째 여자가 별것 아니라는듯 말했다 " 난들 뭐 큰일이 있었겠니 동네 사는 머슴 녀석이 어찌나 추워 하는지 불쌍해서 그 머슴의 손을 내 가슴 안에 넣고 녹여 줬을 뿐인데 글쌔 쫓아내지 않겠니, 뭐가 없어 지거나 변한것도 없는데 말이야 " 그러자 어디선가 ' 옛 속담에 핑계 없는 무덤은 없느니라 "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1 부 2 처제를 주장한 박유
고려 25 대 충렬왕 때의 일이다 이때 박유 라는 사람이 1부 2 처제를 주장하며 나섰다 " 우리나라는 옛부터 남자가 적고 여자가 많으니 지금은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을 막론하고 누구나 꼭 처 한사람만 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들이 없는 사람도 첩을 둘수 없게 되어 여성 들이 자꾸 북쪽에 있는 원나라로 몰래 넘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남자가 결혼할 대상이 없어 짐으로 일반 서민들도 1 처 1 첩을 얻도록 정식으로 인정하고 첩의 소생도 본처의 소생과 같이 대우하여 벼슬의 길을 터주면 인구도 늘것이며 적서의 구별도 희미해질 것이다 " 그러자 부녀자 들이 이 소문을 듣고 모두 그를 원망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연등 놀이를 하는데 박유도 御鴐 (어가 )를 호행 하였다 그때 나이든 부인이 박유를 보고 마구 힐난하며 말했다 " 서첩을 두라는 자가 바로 저 늙은 거지 인가 ? ! " 이로서 서,처 안은 소멸되고 말았다 사실 우리나라는 외적의 침입이 많았다 이 침입을 막다보니 자연 남자 인원이 줄게 되었다 따라서 남자가 부족 했던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 었다
고구려의 독재자 연개소문
연개소문 은 동부 대인의 아들로 고구려의 귀족 출신 이었다 그는 성질이 포악하여 여러 대인들과 왕이 그를 제거 하려 했다
한번은 은밀히 그를 죽이려고 모의 하다가 발각되고 말았다 그는 왕(건무)을 죽이고 28대 보장왕을 내 세워서 독재를 행하였다 당 태종이 요동으로 처들어 올때 지휘자 연개소문은 당의 대군을 맞아 승리를 거두어 국가를 구했다 이후 당 과의 국교에 있어서 고구려는 대등한 관계를 유지 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연개소문은 당 태종이 활과 관복을 보내와도 감사 하다는 말도 전하지 않앗다 그 후에도 당 나라는 계속해서 처들어 왔는데 그때마다 연개소문은 그들의 전술을 미리 알아 잘 막아냈다 그가 살아 있을 때는 그들이 얼씬도 못했으며 따라서 나라가 안전 하였으나 그가 죽고 나자 아들 3 형제가 서로 싸우기 바빠 나라를 망치고 말았다 따라서 내부의 분란은 외난보다 쉽게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것을 여기서도 증명한 것이다
세 받는 뒷간
漢詩(한시)의 대가 이달 이 길을 가다가 용변이 급해 좌우를 돌아 보았으나 뒷간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난처해 하다가 한 계략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는 동네 아이에게 말했다 " 어디 뒷간 세 받는데는 없느냐 ? 내가 셋돈을 주고 일을 보려는데 "
그러자 아이가 되 물었다 " 셋 돈은 얼마나 주시려구요 ? " " 서푼 밖에 되지 않지만 셋돈은 될거야 " 아이가 셋돈에 욕심이 나서 그를 자기 주인집 으로 인도해서 안채 뒷간으로 들여 보내 주었다 아이는 서픈의 돈을 손에 쥐고 공돈이 생겼다고 좋아라 했다 그런데 뒷간에 들어간지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가 이상하게 생각 되어서 가 보았더니 뒷간에 들어 앉은채 나올 생각을 않는것 이었다 " 아저씨, 주인께서 아시게 되면 큰일 납니다 빨리 나오세요 " " 뒤를 본지는 오래 되었다만 아직 전세 받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이러고 있단다 " " 안 돼요, 아까 준돈 본전을 드릴 데니 빨리 떠나세요 "
이달은 아이를 더 혼내 줄까 하다가 슬그머니 나와 버렸다 세를 내고 뒤를 보러 간것도 묘안 이지만 돈을 도로 찿을수 있었으니 잠시 맡겨둔 셈이 아닌가 이달은 준 세를 받아내고 되려 더 받아 낼수도 있는 역전의 찬스도 만들어 냈던 것이다 당대의 시인 답게 호쾌한 그의 성격은 어린 아이 에게도 똑 같았다
세조의 딸과 김종서의 손자가 부부된 이야기
세조가 등극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 일이다 햇살이 따가운 초가을 어느날 석양을 등애 지고 터벅 터벅 걸어가고 있는 두 나그네가 있었다 묵묵히 땅만 내려다 보며 걷고 있는 그들의 발걸음은 천근이나 무거워 보였다 맨발 짚신에 홀가분한 차림세 였지만 등에 지고 있는 괴나리 봇짐의 무게 때문인지 아니면 먼길을 줄창 걸어 오느라 발이 불어 터져서 인지 앞서 가는 젊은 나그네는 거의 발을 끌다시피 하고 있었다 뒤 따라가는 중년 객도 눈에 띠게 두발을 절둑이고 있었다 " 아유, 이제 더 못가겠수, 예서 좀 쉬어 갑시다 " 앞서가던 젊은이가 큰 노송나무 밑에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며 말했다 그러자 뒤따라 오던 중년객이 자기 봇짐을 내려 놓고 젊은이 등에 있는 조그만 보따리를 공손히 잡아 내렸다 그리고 두사람이 다리를 쭉 펴고 앉아 쉬고 있는데
마침 그들이 걸어온 길로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한짐 지고 뒤따라 와서는 그도 역시 짐을 받처 놓고 앉아 쉬는 것이었다 두사람의 시선이 일시에 그리로 쏠렸다 나무꾼은 이제 갓 열 대여섯살 가량 되어 보이는 준수하게 생긴 총각 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유심히 바라보았다 " 어디를 가시는 나그네 이시온지 , 매우 피곤해 보이십니다 " 마침내 총각이 입을 열자 젊은 나그네는 왠일인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중년객 또한 난처한 기색으로 한양에서 오는 사람 인데 생전 처음 먼길을 걷더보니 그만 노독이 심하여 쉬는 중이라고 얼버무리렀다 총각은 안되었다는듯 두 나그네를 번갈아 보다가 약간 의아 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 했다 분명히 차림새로 보아 남자 임에 틀림 없는데 , 특히 젊은 나그네의 아리따운 용색 이라든지 중년객의 대답하는 말소리가 여자의 음성임에 놀라서 였던 것이다 이욱고 총각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문을 열었다 " 오늘은 날도 저물어 가고 또 예서 인가 있는곳 까지 가려면 아직도 한마장은 족히 걸으셔야 할테니 기왕 남의 집에서 유숙 하실 바에는 저의 집이 예서 멀지 않으니 같이 가시는게 어떠실는지요 ? " 그리하여 총각의 뒤를 따라 가게된 그들은 깊숙한 산중 으로 들어가서 숲속 바위 밑에 자리 잡고 있는 움막 집 으로 안내 되었다 어떻게 이런 심심 산중에 외딴 움막집 을 짓고 가족도 없이 총각 혼자 살아 가는 것일까 싶어 겁도 났지만 의아 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총각의 공손하고 다정한 언행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또한 수수하게 꾸며 놓은 가구들을 살펴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날밤 그들은 총각이 지어다 준 밥을 먹고 피로에 지친 몸을 쉬었다 이튼날 아침 중년객이 봇짐을 끄르더니 몇개의 보물을 꺼내 총가에게 팔아 쓰라며 주었다 총각은 보물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사양했다 " 아니, 이물건을 어디서 가져 오셨습니까 ? 이건 궁궐 내에나 있는 보물 인대요 지금 이런걸 잘못 팔다가는 큰일 납니다 어서 감추어 두십시오 저도 몇해 먹을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 그럭 저럭 두 나그네는 거기서 몇일을 쉬게 되었는데 하루 이틀을 지내는 동안 총각은 아무래도 그들이 범상한 나그네가 아니라는 것과 두 사람이 여인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중년객으로 차리고 온 나그네가 총각을 불러 말했다 " 저희들은 본시 한양 대갓집
규중 여인이온데 큰 환나을 피하여 복색을 변장하여 숨어 다니는 중이 올시다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 토설 하오니 아무 쪼록 잘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 그 말을 들은 총각의 얼굴 빛이 순간 달라 지더니 눈에 눈물이 글썽 해 가지고는 목매인 소리로 그도 마침 화를 피하는 중 이라고 말했다 그후 그들은 한솥밥을 해먹고 한방에서 거처를 하니 부지 중에 두 남녀가 정이 들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날을 가려 청수를 떠놓고 성례를 함으로서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 부부가 되자 총각이 먼저 물었다 " 당신은 대체 어떤집 따님 이신가요 ? 우리 기왕 한 몸이 되었으니 숨길게 뭐 있겠습니까 ? " 그러나 처녀는 수줍은듯 차마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 눈물만 떨구었다 그러자 중년 부인이 대신 지금껏 숨겨온 이야기 들을 모조리 털어 놓았다 세조 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어려서 부터 매우 슬기롭고 영리하여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며 자랐다 그런데 세조가 김종서 등 여러 대신들을 죽이고 마침내 단종을 몰아 내고 왕위에 오르자 딸이 몹시 안타깝게 여기면서 항의 하듯 말했다 " 부왕 마마, 왜 어진 재상들을 모두 죽이시나이까 ? 그리고 어린 왕이 가엾지 않으 십니까 ? " 그러나 어린 딸의 말 한마디로 마음을 돌이킬 세조가 아니었다 뒤이어 성삼문 등 충신들을 모두 죽이고 어린 단종 까지 영월로 내쫓아 살해해 버리자 공주는 비통한 마음을 금치 못하여 부왕 세조에게 극간 했다 " 아바마마, 어쩌자고 충신들을 이렇게 참혹하게 죽이시고 더불어 죄 없는 상왕 마저 살해 한단 말 입니까 후세에 사람들이 어바마마를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 굽어 살펴 보시기 바람니다 " 이에 세조는 크게 노했다 " 어린 계집얘가 방정 스럽게 무슨 괴이한 잔말 이냐 ,너도 같이 죽어 보련 ! ? " 그리하여 곧 사약으로 죽이려 하는데 왕후 윤씨가 이것을 눈치 채고 자식을 사랑하는 모정에 차마 그냥 둘수 없어 몇번이나 남편 세조에게 매달려 구명을 청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생각다 못한 윤씨가 금은 보배를 주어 유모에게 맡기며 어디든지 숨어 살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그리하여 남복으로 변장한 유모와 공주는 눈물을 뿌리며 대궐을 빠져 나온 길이이었다 그래서 유모가 이끈는 데로 지향 없이 발길을 내딛어 도착한 곳이 보은 땅 이었고 다행히 여기서 배필을 만나게 되어 오늘밤 이자리를 배풀기에 이르게 된것 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한숨과 눈물로 이야기를 듣던 신랑이 갑자기 일어나 공주에게 두번 절하고 목매인 소리로 자기의 신분을 밝혔다 " 당초에 귀인 이신줄은 짐작 했지만 참으로 이런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절재 김종서의 둘째 손자 이옵니다 집안이 온통 도륙을 당할때 하인의 친절한 주선으로 도망처 나와서 이곳에 숨어 살게 된것 입니다 " 이 말을 들은 공주와 유모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말로 형용 못할 야릇한 정이 솟아 오름을 느꼈다 이리하여 사실상 원수의 손 끼리 부부가 맺어지게 된것이다 그러나 젊은 그들의 사이에는 한껏 정답고 단란했다 실로 꿈 같은 현실 속에서 꿀같이 단 세월이 흘러갔다 차츰 단종의 사건을 둘러싼 경게가 누그러진듯 하자 그들은 가진 보물들을 내다 팔아 마을로 내려가 집과 땅을 마련하여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몄으며 또 귀여운 아들 딸을 낳았다 그런데 그무렵 세조는 우연히 온몸에 부스럼이 일어 백약이 무효 였다 그래서 행여 고처질까 하여 명산 대찰을 찿아 다니며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마침 충청도 속리산 으로 행차 한다는 소문이 들려 왔다 공주 내와의 집이 이 속리산 으로 들어가는 초입 길가에 있었다 오래 기리던 아버지가 지나 간다는 말을 들은 공주는 그때 여섯살난 아들과 네살된 딸을 불러 놓고 말했다 " 오늘 이길로 상감님의 행차가 지나 신단다 상감님은 이나라의 임금 이시고 너희 외할아버지 되시는 어른신 이란다 " 라고 말한뒤 얼마후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세조임금의 행차가 마을에 이르렀고 또 우연히 마을 앞에 어가가 쉬게 되었다 동네 아이들이 왠 구경 거리냐 싶어, 일제히 내달아 바라 보는데 공주의 자식 남매도 앞장서 나와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떼 세조가 무심코 그 아이들을 보자마자 아이들을 불러 가까히 오게 했는데 아이들의 생김새나 차림세가 옛날에 죽였다고 생각한 딸의 모습과 너무 닮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어 보았다 " 너희들이 보려고 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은 왜 보려고 하는 것이냐 ? " 그러자 아이들은 동시에 " 싱감님을 보려고 헸습니다 상감님은 저희 외할아버지 라고 어니니 께서 말씀 해 주셨기 때문 입니다 " 순간 세조는 놀라는 기색과 기뿐 기색이 역력 하였다 그리고 말했다 " 지금, 너희 엄마는 어디에 계시느냐 ? " " 집에 계실것 입니다 , 아마 " 그러자 세조는 아이들을 앞세우고 그들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집에 들어서니 젊은 여인 하나가 엎드려 흐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얼굴을 들고 " 아바마마 - - - ! " 하는 것이었다 여인은 목이 메어 말하였다 " 그때 즉은 목슴을 어마마마의 주선으로 궁전을 빠저나와 오늘까지 이렇게 구차하게 살고 있는 소녀 이로소이다 " 세조는 이 뜻빆의 일에 대하여 무어라 대답할 말이 없었다 다만 핏줄이 느끼는 따뜻힌 정과 새삼 스러히 지난날 자신이 너무나 악착스런 행위에 대한 뼈 아픈 뉘우침이 용솟음 첬는지도 모른다 " 내, 너의 모친 말만 믿고 네가 이미 이세상 에 없는 줄로만 알았구나 내가 너무 지나첬었구나 과거는 어쩔수 없는 일이고 , 그래, 너의 넘편은 어떤 사람이고 지금 어딜 갔느냐 ? " 공주는 옷 매무새를 고치고 그간 김종서의 손자와 만나 같이 지내다가 결혼하여 여기와 살게된 동안의 이야기를 자세히 이야기 했다 아야가를 다 들은 세조는 긴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 하기야 김종서가 무슨 죄가 있었뎌냐 그의 손자가 너의 남편 이라니 이것도 운명 이로구나 지난 일은 다 덮어두고 네가 여기애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내 어찌 그냥 둘수 있겠느냐 한양으로 돌아가면 곧 부마궁을 마련해 놓고 너희들을 부를테니 내,외 다 올라 오도록 하거라 " 이렇게 하고 세조는 떠났다 그뒤 지방관이 인마를 거느리고 한양으로 모셔 가고자 찿아가 보니 이미 그들의 집은 텅 비어 있었고 행적을 알길 없이 묘연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