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1일 나는 전역을 했다. 전역하면 정신 차리고,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하고 학교 복학 준비 및 취업준비를 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나이 스물둘에 부모님께 손 벌리기가 미안해서 전역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는 했다. 공부는 해야 했지만, 할 맛이 안 나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 그저 같은 처지의 군필자 친구들과 당구 치고 게임을 하고 술 마시고 마냥 놀기만 했다.
그러다가 그녀를 보았다. 당구장의 천사. 당구계의 이효리인 그녀를. 내가 그녀를 본 시점에 내 친구는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다른 한 여성을 보았다. 그녀는 PC방의 천사, PC계의 손예진. 그렇다. 나와 내 친구는 그렇게 두 여성에게 뻑이 간 것이다. 마냥 놀기만 하던 나와 내 친구는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고, 옷을 사 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네 마실 나가 듯 가던 PC방과 당구장에 양껏 차려입고 다니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였다.
나와 내 친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PC방 그녀를 보기 위해 PC방에 갔다. 성격이 급한 내 친구는 자기는 어느 정도 얼굴 익혔으니 번호를 따러 간단다. 나와 내 친구는 초절정 순진남. 태어나서 한 번도 이성의 번호를 직접 따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다.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했던가. 내 친구는 용기 있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기요, 28번 계산요”
“아, 네 1,800원 나왔습니다.”
“여기요.”
“네, 잔돈 여기 있습니다.”
“저기요”
“네?”
“만 원짜리 냈는데 왜 3,200원 줘요?”
“아 죄송합니다. 여기 5,000원요.”
이 대화에서 나는 실패를 예감했다. 설마 저 상황에서 번호를 묻진 않겠지. 친구야 가자. 나가자. 기회는 많잖아.
“저기요”
“네?”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번호 좀 줄래요?”
난리 났다, 이 친구. 나는 그 상황에서 터지는 웃음을 참기 위해 허벅지 안쪽을 꼬집었다.
“아, 번호는 나중에 친해지고 드릴게요. 제가 번호를 잘 안 줘서, 자주 오세요.”
아…. 이 아가씨. 더 쩐다. 선수리라. 저 상황에 저 직업정신이 투철하다. 나중에 내가 장사를 하게 되면 아르바이트생으로 스카우트 할 테다.
“아, 네. 그럼 담에 또 봐요”
내 친구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나는 황급히 친구를 챙겨 PC 방을 도망치듯 나왔다.
내 친구 아주 그냥 시원하게 차였다.
“야 내 차인 거 아니그든? 봤다 아이가 담에 준다고”
그래, 그렇게 믿자! 이 친구는 이렇게 도전을 하고, 후회 없는 제대 후 첫사랑이 아닌 “첫 좋아함”을 했다.
이젠 나의 차례다. 그래 친구의 말대로 용기 있는 자만이 미녀를 얻는다. 나는 나의 당구천사를 보기 위해 그날 저녁 친구와 당구를 치러갔다.
당구계의 천사, 당구계의 이효리인 그녀. 당구장 아르바이트생인 그녀는 아주 나의 이상형에 적합한 외모를 가졌다. 살짝 통통한 외모. 귀여운 페이스, 육중한 마음(?). 건강미 넘치는 다리. 친한 직원들끼리 대화하며 보이는 저 털털함. 아주 그냥 저 여자. 내꺼 한다.
당구를 한게임치고 슬슬 번호를 따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번호를 따려고 보니까, 부끄러웠다. 부끄러워도 너~무 부끄러웠다. 하지만 굳게 마음 먹었다. 그래 가자, 사나이 추광진이 가진 거라고는 깡밖에 없다. 가자.
“안녕하세요”
“네? 아 네.”
“저 자주 왔는데, 아시죠?”
“네, 요새 좀 자주 보이시던데”
“그게 그쪽 이 맘에 들어서 자주 왔어요, 그래서 그런데 저 그쪽한테 번호 물어봐도 돼요?”
“네? 아, 네, 여기요.”
성공이다. 이거 예상보다 쉬운데?
“그런데 몇 살이에요? 스무 살? 고등학생? 나이 물어보는 거 실롄가?”
사실, 그렇게 어려 보이진 않았다. 나보다 누나거나 어리게 봐도 내 또래?
“어머, 제가 그렇게 어려 보여요? 저 스물 하난데”
“아 진짜요? 우와 장난 아니다, 절대 동안이네, 진짜 스물하나 맞아요?”
“네, 그쪽은 몇 살이에요?”
“몇 살로 보여요?”
“한 스물다섯?”
이 젠장 맞을 여자. 순간 울컥 했다. 이,이,이 솔직한 사람!
“그렇게 보여요? 나 스물둘인데?”
“에이 뻥 치지 마요, 스물여섯?”
아, 이 여자, 매력 있다. 아주 그냥 사람 속 뒤집어 놓는 그런 치명적인 매력이.
“그럼 그렇게 믿어요. 하하 언제 끝나요?”
“보통 4시까지요 왜요?”
왜긴. 알면서.
그때 갑자기 친구한테 카톡이 왔다.
[야, 원래 남자가 첨부터 들이대면 끝나, 번호 받았으니까 이틀 후 쯤에 연락하고, 이쯤에서 빠져. 쉬운 남자 매력 없다]
음, 잘 되고 있는 거 같은데, 그래, 친구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
“늦게까지 하네요. 여튼 연락할게요. 수고해요”
“네. 가세요”
그녀의 번호는 내 손아귀에 들어왔다!
끝났어, 끝났어! 넌 내꺼다. 바로 카톡을 하려고 했는데, 친구가 말렸다.
“야 바로 연락 하모 안 된다. 졸라 싼 티남. 쉬운 남자 매력 없다이 하루나 이틀 뒤에 해라.”
음. 나보다 연애를 많이 해본 친구의 말이기에 믿기로 했다.
다음날. 나는 카톡을 했다.
[안녕하세요. 어제 번호 물어본 액면가 25살의 남자입니다. 어제 많이 당황스러웠죠?]
[아, 안녕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네 완전 당황 ㅋㅋㅋㅋㅋㅋㅋ]
우린 이렇게 카톡을 하기 시작했고, 가까워지려고 나만 노력을 했다. 아주 그냥 나만.
연락하는 그녀는 아주 시크했다. 잘 웃고 착한 여자였지만. 답을 안 해. 안 해도 너~~무 안해.
그렇다. 그녀는 주기적으로 내 카톡을 씹어 댔다. 물론 일하면서 바쁠 수도 있지만, 자존심 조금 상했다.
그래! 나도 자존심 있는 남자라 이거야, 젠장 나도 연락 안 해!
그때부터 연락은 저절로 줄어 들었고, 이렇게 나는 제대 후 첫 좋아함의 여성과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 난 것이라 여겼다.
나는 주말에 술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말에 한참 일을 하던 어느 날, 3명의 손님이 왔다.
“네, 어서 오세요, 무엇을 드릴까요?”
“어?”
“어?...!!”
그녀가 왔다. 당구장 알바생인 그녀가 왔다. 나는 그녀의 아는 척에 눈이 마주쳤고, 순간 얼음이 되었다.
아. 쪽팔려. 앞치마를 두르고 서빙을 하는 나의 모습. 멋진 모습만 보여 주고 싶었는데. 완전 안습이다.
그녀의 눈 마주침을 한 이후부터 나는 더듬거리기 시작했고, 표정부터 얼기 시작했다.
“아 안녕하세요. 그, 저. 뭐, 뭐를 드릴까요.”
“아 저희 이거랑 소주 두 병, 사이다랑 재떨이 주세요.”
재떨이? 아 이 여자. 현대여성이다. 진짜 이 여자 숨은 매력은 어디까지 인가.
“네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주문을 받자마자 주방으로 달려가 주방 이모에게 말했다.
“이모! 걔 왔어요! 저번에 말했던 당구장 아가씨! 지금 주문 들어온 거 걔 거니까 양 많이요!”
주방 이모는 나의 연애사를 거의 다 알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렇게 그녀에게 편파적으로 서비스를 줄 수 있었다. 많이 먹어라. 이것이 지나간 여인에 대한 나의 마지막 선물이리라.
그녀는 친구들과 잘 먹었다. 그리고 갈 때 내게 말했다.
“아 잘 먹었어요, 고마워요”
“아니에요. 잘 먹어 줘서 제가 더 고맙죠.”
“네 수고하시고, 요즘 바쁜가 봐요, 연락 좀 하세요~”
“네? 아,네!”
뭐야 이 여자. 밀당인가. 아 이거 참.. 연락을 하라니 내가 또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지.
이렇게 나는 다시 그녀와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다시 시작한 그녀와 대화에서 나는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신기한 건 그녀가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다는 것과, 나의 모교의 1년 후배라는 것.
아. 왜 몰랐을까. 왜 이 아일 그땐 몰랐을까. 그때 이 아일 알았으면 벌써 이 아인 내게 푹 빠졌을 텐데.
왜냐? 내가 나름 초등학생 땐 좀 먹어줬거든?
연락을 하라던 그녀의 말에 나는 다시 그녀와 연락을 했고, 최근 다시 연락이 끊어 졌다.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그녀와 연락을 할 시간이 맞지 않은 점도 있었고, 그녀와 만나서 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서로 조금씩 멀어진 점도 있었다. 무척이나 아쉬운 인연이다.
하지만 과거의 인연에 집착하지 않으리라. 왜냐. 최근 순창에 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외로움에 사무친 나에게 스무 살의 ‘이쁜이‘ 를 소개 시켜 준다고 했다. 이름 또한 아름이. 사진을 봤는데. 어쩜 그렇게 아맀다울까. 새로운 내 여자 탄생이다.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개봉 일은 시험이 끝나고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준 그 날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옛 인연 당구장 이효리는 이젠 안녕.
첫댓글 주변에 이상하게 여자만 득실거리네 짝은없고 ㅋㅋㅋ
... 그쟈? ㅠㅆ ㅠ 하지만 이젠 아닐 꺼야 1! ㅋㅋ ㅋㅋㅋ
안녕 월탱녀~ ㅠ 그래서 당구랑 멀어짐?
ㅋㅋㅋ ㅋ 한창 갈땐 당구 잘 들어 갔는데 요센 캬 ㅠㅠ 어? 근데 월탱녀를 어떻게 아시지?
새로운 인연을 찾아서 ~
유후~ㅋㅋㅋㅋㅋ
나라도 스무살 한테가지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나이 상관 없심 ㅋㅋㅋ ㅋ알제? 크크크크크크크크크킄 내 이상형은 딴데 있는걸 ㅋㅋ ㅋㅋㅋㅋㅋ
광주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 금호 햇님 ㅋㅋ ㅋ ㅋ 광주 는 끝났심다 ㅋㅋ ㅋ 이젠 순창 학교 다니며 진주 사는 슴살 아름이가 있습니다 ㅋㅋ ㅋ ㅋ
아름이 친구는 내친구
행님은 범죈데요 ㅋㅋ ㅋ ㅋ ㅋㅋㅋㅋㅋ
누가 누굴
니가 한짓을 다 까발리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행님 !! ㅋㅋ ㅋ 제가 뭘요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광주 그녀랑 아직 연락 하나!?ㅋㅋㅋㅋ
ㅋㅋㅋ 아 머야 다 알고 잇지 우쨰 ?ㅋㅋ ㅋ ㅋ
가자 ~ 그 당구장 ㅋㅋㅋ
ㅋㅋㅋㅋ 아 안돼 걔 낮으로 바껴서 밤에 가면 으젠 읍서 ㅠㅠ ㅠㅠㅠㅠ
결말이 아쉽네요 ㅠㅠ
뭐! 아름이가 있다!
이뻤어..?!
아주 마음이 넓은 아이였습니다. 이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뻑이 갔습니다 ㅋㅋ ㅋ ㅋㅋㅋㅋ
아름이?ㅋㅋㅋㅋㅋ내사랑아름이
내 사랑 될거임! 니 사랑 아님!!
니는 무슨 말만하면 다 여자 얘기고ㅋㅋㅋㅋ
아... 교수님이 여자 이야기 좋아한대서 .. . 푸히히히힛!
행님은 매덩
그지 ? 너가 바도 내가 좀 매력 덩어리지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얼른 여자친구 만드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원 부탁 !!
아 글 읽기 싫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아름이~
나의사랑 나만의사랑 아름이~
ㅋㅋㅋㅋ 광지는 내랑 또이또이랑 같이 간다음에 해야지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어딜 같이 가 ㅋㅋ 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장 승자의 여유인가? 같이 웃을 수 잇도록 할것이니라 - -ㅗ
추광추광 대영이는 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걸로단다 할말없어서 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저런 쉬붕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