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
도둑놈 셋이 무덤을 도굴해 많은 황금을 훔쳤다.
축배를 들기로 해서 한놈이 술을 사러 갔다.
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
혼자 다 차지할 속셈 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두놈이 다짜고짜 벌떡 일어나 그를 죽였다.
그새 둘이 황금을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둘은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하게 다 죽었다.
황금은 지나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
애초부터 황금을 도굴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황금을 본 뒤로는 세명 다 눈이 뒤집혔음 이리라.
이뿐인가 세상에 도둑놈의 이야기가
자기 사업체는 쥐도새도 모르게
미리 다 처분해 버리고
친한 친구들에게는 감언이설로
회사에 자금이 조금 필요해서 그러니
몇일만 쓰고 돌여 준다고 거짓말을 하여
친한 친구 여러 사람들에게서 돈을 빌여
야반도주하며 숨어 살다가 부채 시효가
끝나자 내가 언제 그랬나는
듯이 활보하고 .있는 파럼치범
지금은 친구들에게 도둑질로 갈취한
돈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는
무덤파 도적놈 보다 더 도둑놈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도둑놈은 언제 천벌을 받아도
자손만대에 죄를 당할 것 이다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를 보지 않고도
흔히 볼 수 있는 도적놈들의 세상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다
近者之 所行(근자지 소행)
이란 말이 딱 들어 맞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