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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설 34회 친구님들 잘 지내고 있는지?
2월20일~22일까지 내가 근무하는 성내동새마을금고의 두레산악회에서 한라산 눈꽃산행을 했다네.."
[한라산 눈꽃 산행기]
1) 산행지
한라산(높이:1,950m) 제주도 소재
2) 산행코스
성판악휴게소(07:30)-사라대피소(09:10)-진달래밭대피소(10:30)-한라산 백록담 정상(12:30)-헬기장(13:24)
-용진각대피소(14:27)-탐라계곡대피소(15:25)-관음사 야영장(16:20) <총:18.3km>
3) 산행일자:2009년 2월20일~2월22일(설봉호로..) 날씨:맑고 봄같이 포근
4) 산행 소요시간
8시간50분(07:30-16:20)
5) 산행 함께 한 사람
두레산악회원:44명
6) 종주한 회원:41명(진달래밭대피소에서 회귀:3명)
7) 산행기
<한라산 눈꽃산행 첫째날-2009.2.20. 14시30분 성내동새마을금고에서 출발>
이번 제주도 한라산 눈꽃산행은 매년 해오던 해외산행을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서 제주도 한라산을 정기산행으로 정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수학여행시 날 받아 놓고 기다리는 동심처럼 마음이 설레어 잠못이루는 밤이되었다. 거금을 들여서 준비한 배낭에 이것 저것 챙기며 콧노래부르는 아내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출발지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두레님들이 좋은 자리에 앉을려고 기다린다.
정원이 40명인데 44명의 인원을 받았으니..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하고 이해를 해 주시는 두레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버스는 정시에 출발하여 고속도로에 오르니 총무님의 인사와 협찬자들을 소개하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협찬을 하셔서 고마운 마음에 감사를 전한다. 빈틈없이 준비한 간식을 나누어주니 넣을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기다리던 부산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금강산 다니던 설봉호가 넘넘하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사용할 방을 배정받고 여행사 측의 문제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으나 귀항하는 날은 우리가 원하는데로 하기로 정리를 하고 준비한 통닭이며 간식으로 간단한 파티를 했다. 모두가 설레임으로 가득 차 재래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하고 내실이든, 갑판 위든, 빈 공간이 있으면 모두 둘러 앉아 무료한 시간의 뱃길 여행을 달래기라도 하려는 듯 술판을 벌이고, 고스톱을 치고, 잡담을 하고, 누워서 잠을 청하는 등 진풍경이 전개된다.
비록 3등실 객실의 취약한 부분은 하나의 추억으로 생각하면 하룻밤 정도는 넘어갈 만한 사항들이라 보면 좋겠다. 그래도 6인실을 4개 확보한 덕분에 여성회원님들의 씻는부분은 그래도 해결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비록 4~5m의 파도에 배는 약간 흔들렸지만 무사히 제주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구름으로 덮여 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삿갓 모양의 제주 시가지가 보이고 난 후 곧 제주 여객터미널에 닻을 내리지만 많은 하선객들로 인하여 차례를 기다리다 20분 후에야 우리가 기다리던 버스에 몸을 싣고 김밥과 생수를 나누어 받고 가이드의 안내로 성판악으로 출발..
<한라산 눈꽃산행 둘째 날- 2009.2.21. 07시30분 성판악에서 출발>
제주도 한 복판에 장엄하게 자리 잡아 남한의 최고봉 영산답게 우리 민족의 한과 설움 그리고 의지를 담아 그 기풍을 뽐내고 있는 한라산 설풍을 찾아 나선다. 아직 여명이 어둠을 거두어가기 이를 시각 산행 들머리인 750고지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하니 어둠 속에 발 디딜 틈 없이 등산객들로 북적거리고 끝없이 꼬리를 물어가는 등산행렬은 산문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끌려 간다.
우리 일행은 전부가 화장실에 다녀와서 준비한 스팻즈를 착용하고 아이젠은 사라대피소에서 착용하는걸로 준비를 완료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가이드의 안내로 산행을 시작한다. 단체 인식표를 달았지만 인산인해의 새벽산행으로 혼잡함에 30여 분을 오르다 날이 밝아지고 하얀 백설의 심오함으로 덮어 놓은 한라산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앞을 훌쩍 내다보아도 등산객의 선두는 보이지 않고 뒤를 돌아보아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일렬로 따라 오르는 줄 산행이다.
눈이 많이 쌓여 등산로가 비좁아 앞질러 가려 하지도 않고 바삐 서두를 필요도 없다. 그저 너그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을 접하는 모든 이들의 넓은 마음에서 일게다. 서서히 경사도를 이루고 있는 산행길은 부드러울 정도로 완만하다.
성판악휴게소를 출발한지 1시간25분이 경과되어 사라대피소에 이르니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3.1km를 쉼 없이 올라온 것이다. 우리 일행도 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아직 진달래밭대피소까지는 4.2km, 백록담 정상까지는 2.3km가 더 남아 있다. 사라대피소까지는 겨울산의 참맛을 느낄 수 없었으나 이곳에서 부터 펼쳐진 설경은 우리의 함성을 불러 내기에 충분했고 카메라에 담느라 시간을 빼았겼다. 경사로에 계단까지 우리를 힘들게 하였지만 펼쳐진 설경이며 산아래 구름바다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새힘을 실어 주었다.
깊게 덮인 눈길을 밟아 오른 지 3시간 만에 넓은 평원인 해발 1,500m 진달래밭대피소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시간상으로 점심은 정상에서 먹기로 하고 먼저간 일행은 진달래밭대피소를 출발했다고 한다. 우리는 대피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2.3km 거리인 정상을 향해 바쁜 걸음으로 오른다. 그동안 울창한 활엽수림과 달리 듬성듬성 키 작은 구상나무 군락지로 바꿔 입고 시야가 막힘없이 전개되며 한라산 봉우리가 하얀 눈으로 짙게 치장한 채 얼굴을 내밀고 있어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진달래밭대피소에서 12시 이후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안전을 위하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3명은 성판악으로 회귀를 하고 44명 중 41명이 한라산 정상으로 올랐다. 41명의 일행을 안내하고 있는 가이드는 전날부터 시간 날 때마다 우리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진달래밭대피소에 10:30분 이전에 도착하지 못하면 되돌아 출발지인 성판악으로 하산해야 하고, 최소한 12:30분에는 정상에서 내려와 늦어도 17:00시까지 관음사 야영장에 도착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행여 늦으면 19:00시에 출발하는 부산행 여객선에 승선해야 해야 되므로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오라는 것이다.
고도를 점점 높일수록 눈에 들어오는 진풍경은 결국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하얀 목화솜으로 깔아 놓은 듯 한라산 1,000고지 이상을 제외하고 빙 둘러 제주 전 지역을 우람한 구름모자로 만들어 놓고 있다. 여명을 뚫고 피어 오른 새벽안개는 결국 환상의 대형 솜이불 한 채를 만들어 놓았다.
발을 헛디뎌 산에서 굴러 떨어지면 푹신푹신한 뭉게구름 위로 안락하게 받쳐주려는듯 하다. 자연의 신비로움으로 인하여 심금을 울리고 탄성을 자아낸다. 봄날 같은 날씨에 그 춥던 겨울바람도 기죽어 녹아들었고 하늘은 티끌 하나 없이 청명하여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운무의 너울춤 아롱대며 한라산을 탐하려는 구름떼는 결국 지존의 영산을 범하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며 맴돌고 있다. 한라산 골 안으로 깊게 빠져들고 있는 등산객의 기다란 무리에 파묻혀 오르다 해발 1,800m 지점을 힘들게 통과한다. 이제 고개를 쳐들면 바로 민족의 영산 한라산 백록담이 하얗게 치장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소진되어 가는 힘을 끌어 모아 호흡을 가다듬고 한라산의 주빈을 만나기 위해 조심스럽게 그리고 겸허한 자세로 정상으로 향한다. 성판악휴게소를 출발한지 5시간 만에 드디어 백두산, 금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영산이라 일컫는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힘찬 발을 내 딛는다. 경사로에 계단까지 우리를 힘들게 하였지만 펼쳐진 설경이며, 산아래 구름바다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새힘을 실어 주었다. 힘들여 걷기를 한참, 앞을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감격의 함성과 성취감에 흠뻑 젖어 있었다. 정상에 올라 거센 바람넘어 펼쳐진 백록담의 설경은 많은이를 감격하게 하였다.
가진 자나 없는 자 그리고 강한 자와 약한 자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가슴살을 활짝 열어 젖히고 넉넉한 마음으로 맞아주는 녹담만설의 백록담이 그저 한없이 성스럽고 영험하기만 하다. 수억만 년 전 화산 분출로 지상에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모습 잃지 않고 지탱해 오면서 주변의 360여개의 오름(기생화산)을 거느리고 맏형답게 웅장한 모습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백록담은 옛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을법한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전설을 간직한 채 귓전에 들려주려는 듯하다.
산정에 오르면 나 자신은 한 줌도 채 안 되는 미미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첩첩 드넓은 산야를 바라보면 나 자신은 한 뼘도 채 안되는 하찮은 헝겊 조각에 불과함을 깨우치게 한다. 산정에 오르면 숨 가쁘게 바드득거리는 속세에 동조되어 허우적거려야 했던 시간들이 떠 오른다. 치고받고 내 팽개치는 얽힘에서 벗어나 바람에 바퀴를 달고 온 누리를 마음껏 누비고 싶다.
가식에서 벗어나 순백의 평원에 나래를 펼치며 깊게 들이키는 폐부에 사념 없이 순진무구한 청량한 샘물을 가득 채워 넣고 싶다. 산은 내 어깨 위 무거운 짐을 내려 놓아라 공간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따뜻한 배려가 있어 흐믓하고, 지친 육신을 쓰다듬고 안아주는 미덕이 있어 훈훈하다.
이제 산정에서의 화려한 만남을 접고 헤어져야 할 시간, 만남은 이별을 낳고 이별은 또 만남을 만들어 낸다. 아무런 약속도 없이 기약도 건네지 못하고 뒤돌아서며 버겁던 짐을 받아준 한라산 영산에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로 전부를 보답한 냥 난 인색하게 내뱉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너그럽게 헤아려주는 넉넉함과 후덕함이 있어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그래서 난 또 산을 기웃거리며 훔쳐보고 있는가 보다. 금방이라도 붉은 용암을 토해낼 것 같은 백록담의 위용으로 가슴 뭉클했던 감회를 새기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관음사 방향의 눈길을 밟아 하산을 시작한다.
높은 고도와 세찬 겨울바람으로 일구어 놓은 빙화(氷花)의 세계가 또 하나의 보너스로 포장하여 선물 하나씩을 건네주고 있다. 나무 가지 가지마다 살아 숨 쉬는 듯 맑은 보석 수정체로 얼어붙은 얼음꽃은 크리스털 조각의 명품으로 탄생하여 햇빛에 영롱하게 투영되어 눈부시게 빼어난다.
청초한 시골 색시 마냥 수줍은 얼굴로 모든 이들에게 골고루 그 미모를 보여주고 있다. 명작으로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힘든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고 감당해야 하였을까. 겨울 모진 칼바람과 바람서리가 힘을 합해 나뭇가지에 엉겨붙어 앙상블의 싹을 틔우고 따뜻한 기온의 훼방꾼과 싸워 이기며 버티어 오다가 고객들을 향해 뽐내고 있다.
감탄스러운 비경에 취해 지치는 줄 모르고 1m 이상 깊게 쌓인 가파른 눈밭을 내려오다 정상을 출발한지 30분 만에 왕관바위에 다다른다. 제주 시가지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왕관바위 눈밭을 푹신한 방석삼아 1시에 비로소 여행사에서 만들어 준 김밥을 꺼내 먹는데 정말 맛이 없었다. 까마귀가 날아와서 같이 먹자고 소리를 지른다. 남은 김밥을 까마귀에게 나누어주니 한결 배낭이 가볍다.
헬기장에서 백록담 북능 벽 아래 협곡으로 내려가는 눈길은 알프스 계곡처럼 가팔라 여간 미끄럽지가 않다. 계곡으로 내려오니 겨울산을 오르기 위한 원정 산악인들의 강한 훈련 모습이 눈에 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왕관바위를 바라보며 내려오다 1,895m 높이의 삼각봉 아래 새롭게 단장을 하고 있는 용진각대피소를 지나 등산객 대열에 무리지어 한없이 내려간다.
정상을 출발한지 2시간35분 만에 관음사 야영장에서 3.2km 지점인 탐라계곡 무인대피소를 통과하여 옛날 사람들이 천연동굴을 이용하여 얼음 창고로 이용하였다는 442m 길이의 구린굴을 지나니 깊었던 눈길도 얕아지고 녹아내려 하루 종일 안전을 지켜주었던 아이젠의 역할도 그 임무를 다한다.
이제 평길같은 하산길이지만 장시간 걸음이라 모든 것이 힘들어질 무렵 관음사 야영장에 안착하여 장시간 한라산의 품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딩굴고 비벼댔던 값진 시간들을 정리하며 버스에 도착하니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 회원이 아무사고 없이 안전산행을 한 것에 대하여 감사를 드린다.
17:00시에 도착 예정이던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한 관계로 도깨비도로와 농수산물 판매장에 들러 쇼핑을 하고 고등어조림으로 저녁예약을 한 식당에 도착했다. 집행부는 배에서 간단하게 먹을 회를 준비하고 같이 식사를 하고 필요한 술이며 간식을 준비해서 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인솔자의 안내로 입항, 면세점에서 발렌타인 12년산 1L를 하나 사서 저녁 이벤트시간에 같이 한잔씩 할까해서다.
부산행 설봉호에 몸을 싣고 정원을 가득 채워 북진하는 바닷길, 남해에 묻히는 석양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젖어든다. 출항하자마자 제주로 향할때의 광경보다 몇 배 선박 안은 소란스워지기 시작한다. 여행의 마지막 날을 장식하기 위한 만남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일행도 뒤질세라 8시에 모두 20인실로 모이기로 하고 준비한 제주산 회로 파티를 시작한다. 건강을 위하여!.. 두레산악회를 위하여!.. 등등..
선내에 3등실에는 목욕탕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6인실에서 교대로 젖었던 땀을 말끔히 씻어내고 밤바다를 힘차게 꿰뚫고 지나는 뱃머리 한쪽에서 아내와 마주앉아 술 한 모금으로 여정의 진한 풍류를 즐긴다. 긴 잠에서 깨어나니 뱃고동소리가 부산항에 도착했다는 신호인가 보다. 11시간 만에 부산항에 도착 기사에게 전화를 하니 터미널 앞에 도착했다는 전갈이 왔다.
이른 새벽 공기를 가르며 부산시내를 빠져나와 동래온천장 허심청으로 향하니 피곤한 심신을 풀어 줄 온천장의 웅장한 시설에 놀란다. 허심청내 해물 된장찌개를 준비해 놓고 2시간30분의 여유있는 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허기진배를 채우니 부러울게 없다. 미소 가득담은 얼굴로 인사를 나누니 얼마나 표정들이 밝은지.. 미리준비한 맥주로 갈증난 목을 추기니 행복만땅이다. 회장님께서 부상고개가서 손칼국수로 점심까지 준다는 말에 환호의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빡빡한 2박3일의 제주 한라산 눈꽃산행은 알사탕같이 달콤했던 신혼여행과 그동안 제주도 관광은 많이들 다녔지만 한라산 산행은 특히 눈산행은 새롭고, 신기하고, 유쾌한 추억으로 자리매김 했었다. 이번 한라산 눈꽃산행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두레산악회 회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임기 마지막까지 산악회를 위해 수고하신 고문님과 회장님 총무님 감사합니다. 성내동새마을금고 두레님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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