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 믿음이 없이 15년 이상 아내와 함께 주일 예배에 출석하는 교인이 있다. 결혼하면 교회에 나가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러는 의리의 사나이다. 그는 교회에는 오지만 예배 시간에도 들락거리며 진득하게 앉아 설교를 경청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 포스팅했듯이 한 달 전쯤 그가 진지하게 믿기로 작정했는데 그 후로 그렇게 오랜 세월 귀에 들어오지 않던 내 설교가 잘 들린다는 것이다. 그동안 청각이 있었는데도 듣지 못했던 것이 들리는 새로운 청각이 생긴 모양이다. 이제 내 설교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내가 은퇴한다고 아쉬워한다. 그러나 들을 귀의 선물을 받았으니 누가 설교하든 말씀을 깨닫는 은혜를 받을 것이다.
목회는 오랜 기다림인가보다. 나는 젊었을 때 베드로처럼 한번 설교하면 수많은 사람이 회개하고 변하는 권능이 나타나기를 원했다. 그러나 내 바람과는 정반대로 한 사람이 내 설교에 반응하는데 15년 동안의 설교가 소요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압하지 않으시고 완고한 반항을 오래 참으심과 온유함으로 설복하시며 시간 속에서 잠잠히 일하시는 주님의 권능이며 사랑이라고 본다. 그래서 오래 요지부동이라 변하리라는 인간적인 희망이 사라졌을 때도 주님은 놀랍게 일하신다. 목회가 끝날 때가 되니 그 하나의 열매를 본다.
첫댓글 시간 속에서 잠잠히 일하시는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