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동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묶여 있어서 다른 책은 몇 권 읽지 못했다. 문예반 친구들과 6주에 한 번 모이는 줌 책 모임을 통해 읽게 된 새해 첫 책 <기억의 뇌과학>, 저자가 영화 '스틸 엘리스'의 원작자이자 신경과학자라고 한다, 김영하의 북클럽에 선정된 책이라 좀더 관심이 갔다.
책은 매우 평이해 술술 읽힌다.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작동 원리, 기억의 종류, 망각과 노화, 알츠하이머. 기억을 좀더 오래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새로운 깨달음이라면 기억이 얼마나 허술한지 좀더 알게 됐다. 무엇보다 기억이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기억에 대한 애착을 내려놓는데 일말의 도움을 얻은 것도 같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기홍씨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 같아 두려웠는데,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만큼이나 아쉽더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평범한 일상을 기억으로 남기는 법
- 일상에서 벗어난다
- 모바일 기기를 끄고 세상을 본다.
- 느낀다
- 되뇐다
- 일기를 쓴다
- sns를 활용한다
- 라이프로그를 활용한다.
내가 알게 된 수십 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로부터 배운 세 가지 가르침을 나누고 싶다.
*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내일 당장 죽는 것은 아니다. 삶은 계속된다.
* 감정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과 기쁨을 이해하는 능력에는 변함이 없다. 5분 전에 들은 말을 잊어버리고, 지금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잊을지라도 그 사람으로 인해 어떤 감정을 느꼈었는지는 기억할 것이다.
* 기억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다
(p. 243)
부록. 기억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들
1. 주의를 기울인다
2. 본다
3. 의미를 부여한다
4. 상상력을 동원한다
5. 공간, 공간, 공간을 활용한다(이건 좀 어려운 기술이다)
6. 나와 연관시킨다.
7. 극적으로 연출한다
8. 변화를 준다
9. 연습하면 완벽하게 잘할 수 있다.
10. 다양한 단서를 활용한다.
11. 긍정적 태도를 갖는다.
12. 보조장치를 사용한다.
13. 맥락이 중요하다.
14.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15. 충분히 잔다. (맘에 든다)
16. 사람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면 고유명사를 일반명사화하라.
첫댓글 기억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데 기억을 할 수 있는 일들을 기억” 하려하고…
오묘하고도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죠. 전부는 아니지만 여전히 나를 이루는 것들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