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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등밖에 못한주제에 매우 깁니다.
전적으로 제 기억에만 의존해서 쓰는 글이니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고
전혀 그럴의도가 없으나 혹시라도 후기에서 언급되면서 마음 상하시는 분들께는
미리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런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1. 준비
한 달 쯤 전부터 팀원들과 내셔널 연습을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습은 M12릴리즈날 부스터 1케이스 반을 사와서
거의 한케이스 가까이 밤새 8인드랩을 돌렸던 날이네요.
우리팀 참가자는 정승철 김정헌 저 박종선 곽요한 김용필 지강현 이렇게 일곱이었는데
저도 그렇지만 우리팀 대부분이 드랩과 컨스 모두 정헌이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 덱 선정
'일본 내셔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덱을 짜지 않겠다' 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레드덱윈즈 굴리면서 게임 감각만 날카롭게 다듬어 놓았습니다.
1점을 못 때려서 지는 레드덱을 굴리면서 한 턴 두 턴 뒤의 라이프계산이나
상대방 대처에 따른 게임의 흐름 파악에 주력했어요.
그러다 일본 결과가 나오고 템퍼드스틸이 왕이 되는 순간 무조건 템퍼드 찢는 덱으로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 와중에 나온 프랑스 8강 리스트 중에 올리비어 루엘의 포드가
눈에 띄었습니다. 일단 저는 덱속의 작은 콤보를 무지무지 좋아하기때문에 딱 성향에도 맞았고
실제로 덱을 짜서 굴려본 결과 템퍼드와 컨트롤 계열에 극강이라는 판단이 굳고, 결국 덱을 정했습니다.
리스트는 아래 있으니 생략하고
사이드 구성과 메인 덱 리스트에서 루엘포드와 다른 점만 설명할게요.
ㄱ. 일단 이 덱은 프랑스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성공을 거둔 덱입니다. 프랑스 내셔널 참가자 분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상하게도 발라쿳이 적습니다. 루엘은 분명히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리지날 덱리스트를 보면 발라쿳에 대한 대비
가 전무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많은 수의 발라쿳 유저들이 있으므로 저는 이 부분을 손보기로 결정했습니다.
ㅡ>메인 애시딕 슬라임 2에서 3으로 변경, 사이드에 비스트위딘 3 투입, 웜코일엔진 삭제 후 프로스트 타이탄 투입.
ㄴ. 루엘은 8강전에서 탈락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레오닌 아비터. 레오닌 아비터가 깔리면 포드는 한없이 느려집니다.
루엘을 이긴 아멜은 사이드에 아비터를 넣은 유일한 카우고 ㅎ 아비터가 생각보다 여러 덱에 힘을 발휘한다고 판단한다면
다른 유저들도 채용할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서 집히기만 하면 100%의 확률로 아비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버스트를 투입
하기로 결정합니다. 컴버스트는 사실 매우 볌용성이 뛰어난 사이드인데, 일단 원래도 카우고에는 강하지만 컴버스트가
있으면 블레이드 홀드나 칼붙인 카우를 처리하기에 용이하기에 더욱 수월하게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고, 트윈같은 경우
도 UWG 포드에 컴버스트는 상상도 못하기때문에 원래같으면 속절없이 당할 콤보를 늦출 수 있는 타이밍을 줍니다.
ㅡ> 메인의 시크롬 코스트를 둘로 줄이고 스칼딩 탄을 2장 투입, 섬을 한 장 늘리고 숲을 한장 줄임. 사이드에 산과 컴버스트 4.
ㄷ. 아콘 오브 저스티스는 이미 매온에서는 알려진 카드지만 정확히 무었때문에 넣는 지 몰라서 망설이던 차에 카우고와
게임하다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됐습니다. 아콘은 기본적으로 기드온을 처리하기 위한 카드입니다. 거기에 처리에 제한이
없기때문에 플커를 위시한 그 어떤 지속물이라도 한 번은 완벽하게 처리가 가능하죠. 안 넣을 이유가 없어보였습니다.
ㅡ> 아콘 오브 저스티스 메인에 투입. 메인 월오브 오멘은 어디에도 쓸모가 없어보여서 삭제.
결과적으로 프로스트 타이탄 투입은 발라쿳과 대전에서 매우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만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고
웜코일은 왜 빼느냐고 물으신다면, 어차피 다른덱이 많이 써줘서 저는 복사해서 쓰면 되더라구요 ㅎ
3. 실전.
전 날 정헌이형과 TSH팀 살빠형,그리고 아쉽게 엔큐 탈락한 희철이와 모텔에서 새벽 2시까지 마지막 사이드 점검 중에 여러가지
중요한 얘기가 오갔고 비교적 잠도 푹 자서 컨디션 좋은 상태로 대회장에 왔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더라구요.
1라운드 청팀 플래처 UB+G 컨트롤.
후공이었고 첫 랜플에 크리핑 탈핏을 깔길래 이겼다고 생각하고 게임했습니다. 사실 컨트롤 계열은 버싱포드만
깔면 이깁니다. 마나를 모으든지 선공잡고 2턴에 칼포드 깔든지 아무튼 깔아만 놓으면 이기죠. 29장의 생물을 죄다
처리할 수는 없으니까요. 랜드 막 부수면서 무난히 이겼습니다.
2경기는 플래처가 조금 말리고, 저는 슬라임을 4턴쯤에 깔았던거 같네요. 왠지모를 숲을 깔았기때문에 UB+G라는건
알았는데 끝까지 왜 G가 섞였는지는 모르고 이겼습니다.
2:0 승.
2라운드 김장홍 카우고.
카우고는 버싱포드만 깔면 이깁니다. 2경기였나 장홍씨가 회심의 기드온깔고 전부 달리라고 주문했지만 무리해서 기드온을
까는 바람에 마나가 오픈이었고 저는 버싱포드 두개를 이용해서 솔렘-아콘-청타이탄 그 과정에서 기드온은 제거됐고,
택토닉엣지로 1마나 부수고 타이탄으로 1마나를 묶어버려서 결과적으로 3마나. 데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칠 수 없는 남자가
되었습니다.
2:0 승.
3라운드 이학근 카우고.
이 때쯤에 '아 내가 럭이 좀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근이는 매우 까다로운 상대지만 카우고는 버싱포드만
깔면 이깁니다. 1게임은 제가 쿵짝쿵짝버싱포드쿵짝쿵짝 해서 이겼는데, 게임 끝에 학근이가 했던 말이 "연습때 포드는 메인에서
딱 한 번 이겨봤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UWG포드는 메인에서 컨트롤에게 지기 힘들죠 진짜.
2게임은 학근이가 4마나에서 주춤 하는 사이에 저는 빠르게 시게이트 오라클을 두 개 깔았습니다. 마나는 세워두고 시게이트는
통과, 이건 100% 플래쉬프리즈라고 생각하고 그린스펠은 쓰지 않으면서 매 턴 두 대 씩 때리면서 압박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스칼딩탄이 드로우되고 산으로 바꾸지는 않은 상태로 기다리는데, 자꾸 맞아서 6점이 남은 상황에서 블레이드홀드 드랍. 저는
턴 끝에 컴버스트로 대응하고 의외로 별로 놀라지 않는 학근이의 반응에 오히려 제가 놀랐지만 무난히 이겼습니다.
2:0 승.
4라운드 드래프트
1포드에서 드래프트할려니 기분 좋더군요. 전부 3승자들이었는데 제 우측은 최희재님, 좌측은 남성욱님이었습니다.
1팩 오픈, 레어는 메사 인첸트리스. 기대도 안했지만 짜증은 좀 나더군요 ㅎ 탑커먼도 없고 뱀파이어아웃캐스트가 제일 좋은
카드라서 집고 넘깁니다. 그런데 우측에서 넘어오는 카드가 쇼크. 이외에는 별로 임팩트가 없어서 쇼크를 집고나니 쇼크를
한 장 더 주시더라구요. 최희재님의 시그널은 레드였습니다. 확실했죠. 이제 비알로 간다고 생각하고 레드 좋은 카드들을
잡아가는데 블러드 오거가 2마리나 넘어옵니다. 다 집어 주고 계속해서 시그널을 확인하는데 7픽 즈음에 오블리비언 링이
왔습니다. 제 우측으로 절반 정도가 화이트를 안 간다고 생각하니 블랙은 마음에서 접어버립니다. 1팩 1픽은 결국 쓰지 못하게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양질의 생물들을 많이 잡고 2팩으로 넘어갑니다.
2팩 레어는 소린의 복수. 잠깐 아찔했지만 이미 백적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인데다 화이트에 탑커먼 기드온스 로키퍼가 있어서
마음 편히 집고 최희재님께 넘깁니다. 이게 사실 결정적으로 제가 드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열쇠였는데, 재미있게도
좌측의 남성욱님도 소린의 복수가 있으시더군요. 제 좌우측이 모두 UB컨트롤 계열이었고 저는 RW 어그로 성향이라 픽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후 3팩에서도 좋은 카드를 많이 집어서 매우 강력한 덱이 나왔습니다.
4라운드 남성욱님.
1 2 3 을 해냈습니다. 40장 덱에 3장씩 있는 카드라서 안나오면 섭섭한정도니 이상할건 없었죠. 성욱님은 소린밴젼스 컨트롤덱
이었는데 제가 너무 잘나와서 어찌 해 볼 수도 없이 후다닥 때려서 이겼습니다. 1:17상황에서 소린벤젼스맞고 11:7이 됐지만
이미 필드에 생물이 너무 많이 깔려서 뒤집기는 힘드셨습니다.
2경기는 제가 랜드만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성욱님.
2:0 승.
5라운드 조정우님.
산넘어 산이라더니 정우님을 만났습니다. 정우님같은 플레이어가 제게는 제일 까다로운데 대부분의 드랩에서 약점이 적은
안정적인 픽을 하시는데다 포커페이스. 손에 뭐 한장만 들고있어도 저를 찢어 죽일 수 있는 그 카드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죠.
하지만 덱이 워낙 마음에 들어서 덱을 믿고 가자고 생각하고 시작.
1경기는 1 2 3 터집니다. 이 때 플레이에 로크에그와 4/4코뿔소가 있었는데 오거 둘이 달리면서 로크에그를 탭하니까 당황
하시더라구요 ㅎ 저는 그대로 밀고 나갔고 정우님은 생각 끝에 블럭포기. 다음턴 드랍은 세라엔젤이었고 저는 손에 쇼크가
두 장. 다음턴에 역시 로크에그 탭하고 달리니 둘 다 블럭하시더라구요. 설마 쇼크가 두 장인줄은 모르셨겠죠. 세라엔젤과
코뿔소는 그렇게 처리되고 계속해서 밀어 붙여서 승리.
2게임은 제가 첫 날 유일하게 패배한 경기인데, 생각을 좀 잘못해서 1턴 차이로 데미지 레이스에서 졌습니다. 멧돼지에
엔젤릭 붙이니까 정말 좋더군요. 때리다가 아무때나 희생하면 4점차고, 돌아오는 엔젤릭. 4점때문에 졌습니다.
3게임은 투닥투닥 하다가 정우님 라이프가 7점 남은 상황에서 상대 플라잉이 두 개, 저는 한 개에 로키퍼 하나. 다시말해서
두 턴에 한 번 때릴 수 있는 상황이고, 고블린 파이어슬링거로 매 턴 1점씩 때릴 수 있는 상황. 손에는 플링이 있었고
올인하면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니게이트라면 질 수도 있는 상황이고, 어차피 1점씩 때리는
상황이라 참았습니다. 그러다 드로우 받으시고 랜플을 하시는데 받은 카드를 돌리시다가 플레이하는 카드가 원래 들고
있던 카드로 본 것 같아서, 이제 손에 있는 한 장의 카드는 랜드라는 것을 확신하고 자신있게 슬로터스 크라이로 승리.
2:1 승
6라운드 윤태선.
같은 WR이었습니다. 정 반대편에서 드랩했기때문에 겹치지 않고 둘 다 쎈 덱이 나온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전형적인 후반위주덱이고 저는 초반위주덱.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죠.
1경기 상대방 첫 생물이 0/3 방어하면 3점 회복하는 벽이었습니다. 만만치 않겠다 싶었지만 제 생물은 3/3 선제라서 그렇게
큰 위협은 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때리다가 6마나가 모여서 플레임버스트 드래곤이 깔렸지만 제 손엔 슬로터스 크라이.
올어택 후 드래곤이 안막으면 도저히 이길 수가 없는 상태인지라 드래곤도 방어에 참여했고 슬로터스 크라이때문에 페가
서스에게 선제로 맞아 죽어버렸고 이후 게임을 접었습니다.
2경기에는 제가 태선이한테 땅만줬습니다. 드랩은 세판을 다 땅만 줘서 이겼네요. 내셔널에서 럭이 터집니다.
2:0 승.
두 번째 드랩에 할 말이 많은데, 쓰다보니 이미 너무 길어져서 간단히 정리하면 1팩레어 세메터리 리퍼, 3팩 레어 콜투더그레이브.
극초반 1 2 3덱이나 날라차기 덱만 아니라면 후반으로 가고,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덱이었습니다.
7라운드 이학근
학근이를 또 만나다니, 그래도 학근이한테 지면 마음은 편하겠다고 생각하고 부담을 털어버리고 시작.
상대는 BG 미드레인지. 저는 초반 생물이 부실하므로 4/1 벽을 메인에 넣었습니다. 2턴 벽 3턴 세메터리 리퍼를 까니 공격을
하지 않더군요. 이후 중반에 커젤 트롤이 나왔는데도 역시 공격을 하지 않는 걸 보니 상대방의 덱에는 오버런이 있다고 확신.
빨리 게임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아껴둔 다크페이버를 1/1 언블러커블에 달아버립니다. 이제 몇 턴 남지 않았고 제 생각엔
손에 오버런이 있는 상황에서 쇼크로 2점 마무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경기도 비슷하게 가는 상황이고 이번엔 마지막에 파이어볼로 5점을 마무리. 왠만하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학근이도 이번엔
제게 "형 다음에 꼭 맛있는거 사줘" 하면서 아쉬움을 보이더군요. 정말 미안했어요. 미안해 학근아 ㅠㅠ
이렇게 데이 1을 마치는데 유일한 7승 플레이어가 저더군요. 믿기지가 않는 상황에서 내일 1승만 더 하면 8강 확정이라는
기쁜 소식을 듣고, 몇몇 분들이 데이1 전승하고 8강 못 간 사례를 들먹이면서 저주했지만 이번 드랩 덱도 약한 덱은 아니라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고 데이 2를 위해 푹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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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_ㅋ 요새 제일 많이 들은 말. "박영진씨 옛날엔 진짜 잘생겼었는데............"
내가져서 분한마음에 악플다는거 아님
정장 입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대회장에서 보니 살이 많이 찌셨더라는...
8강에서 멈춰서 아쉽지만 준비한 보람이 느껴지겠네 ~ 고생이 많았소!
재밌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