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 전혀없이 단지 총무님의 추천 한방에 "그대사"를 보러갔다.
첼로의 선율을 타고 눈내리는 허름한 동네에 폐지줍는 노인과 우유배달하는 욕쟁이 노인이 스치듯 그렇게 나타난다.
100만 관객이라고는 하는데 나오는 이들은
이순재(오토바이 우유배달원 김만득)윤소정(폐지줍는송씨~나중에 송이뿐으로 개명?!^^)
송재호(주차관리인 장군봉)김수미(치매걸린 장군봉의 아내)
사실 이정도 캐스팅만으로 안방극장 드라마라면 시청률이 얼마나 될까?
나오는사람만 봤으면 안갔을 영화였는데 보고나니 강추하고픈 영화다.
알흠알흠 소문을 들어서 이미 보신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매해마다 발전하는 의학과 풍요로운 세상속에서,평균수명도 길어지고,노령화 인구의 증가가 이젠 우리나라 얘기가 되어버렸다.
한번 맺은 인연과 연을 다하고 이제 새로운 삶을 다시 찾고픈 노년의 사랑.
그저 그런 노년의 사랑만이 존재하는 영화가 아니라,
곧 우리에게도, 우리의 후손에게도 닥칠수 있는 일이기에 더 공감가는 얘기가 아니었을까!!
사랑을 하면 나이를 떠나서 그 모두가 소년과 소녀로 변하나보다.
글을 못읽는 송씨를 위해 레브레터 전달의 애로점을 상형문자식 편지로 바꿔버린 김만득의 기지와,
처음 맞은 생일상의 케잌과 선물에 감동해버린 어린아이 같은 송씨.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할 이름마저도 갖지 못했던 소외되고 버림받은 여인 송씨에게
처음으로 이쁜이란 이름을 불러준, 남자답고 리더쉽 강하고 지켜줄것같은 사나이 김 만득.
송씨에게 선물 받은 가죽 장갑을 묻지도 않았는데 어디서든 자랑질하고 다니는 만득의 모습이.
젊은이가 아니라 노년이기에 더 신선했던것 같다.
몇년 전부터 조명되고 있는 노년의 사랑과 생활방식들.
너무나 어린 문화에만 익숙해져서, 잊고 있었던 그들의 삶이 이제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기에.
벌써 그런 나이가,아니 그런 세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잘살던 못살던 달동네에 살던 타워 펠리스에 살던,
우리가 꿈꾸는 사랑은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나뉘지 않는다.
그저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보듬어주고 언제까지나 함께 해줄수있는 사람,
병들어도 나를 놓치 않는, 끝까지 그 모습 그대로 바라봐 줄수 있는 사람을 찾을 뿐이다.
(물론,그 외의 것은 부수적인 것이니까.)
우리가 하고픈 사랑의 모습.어쩜 아주 간단한 것인데도 나이와 함께 더 이리저리 재고 또 재고
더 받기를 바라기에 정작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치매에 걸려 어린아이와 흡사한 아내를 너무도 사랑하는 장군봉(송재호)
그런 아내가 죽을 병에 걸리자,극단적으로 동반 자살을 결심하는 장군봉.
너무 극단적이긴하나 나또한 사랑하는 이가 그렇게 된다면 그 슬픔에 못이겨 정말 해서는 안되는
그일을 할 수도 있을 것만 같다.
먼저 떠난 보낸 아내가 당신이기에 그 다음 사랑인 사람은 그대라 불러주는게 아내에 대한 예우라는~~
그래서 당신을 사랑합니다가 아닌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이 나왔단다.
모두가 그렇듯이 나또한 그대가 아닌 당신만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
당신이 내삶이 다할때까지 남아 있어,또 다른 그대를 부르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랄뿐이다.
부부가 되어 가족이 되었음에도 또다시 부부로 남아있다는 서글픈대사가 그냥 대사가 아니라 요즘의 현실이기에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들이 밀려왔던것 같다.미래가 불확실한 세대.
과연,우리의 앞날은 어디까지 치닫게 될까?
노년을 준비할 비용도 만만치 않고,노년까지 같이해줄 마땅한 배우자를 찾기도
힘든 현실에서,장군봉같은 남편을 둔 치매걸린 아내가 어찌보면 가장 행복한 캐릭터인지도....
누구나 노인이 되기에 영화속의 모든 캐릭터가 내가 될수 있다.
어떻게 살던지,
미천한 내 모습에도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있지않고,다들 사랑하며 그렇게 살고싶다.
주의사항:영화관이라 크게 목놓아 울지 못함.
가실땐 부은 얼굴이라도 개의치 않을 상대분들과 가시길~~
나올때 옆에 앉은 사람의 얼굴이 바뀔 수있음.
티슈나 손수건 필수.선글라스,모자도 유용함.^__^
첫댓글 영화감상하러 다니는 우리 마리솔양은 부르좌~~, 오늘 오후 날씨가 넘 좋아 걍 홀로 남대문 시장 한바퀴 휘 둘러 보고 온 난 프롤레타리아...ㅋㅋㅋㅋㅋ
남대문 시장을 구경했으면 부르좌인데요. ㅎㅎ 거기서 노점상을 하시는 분들이 프롤레티아이구요. ㅋ
아 남대문 시장 재밌었겠다.
미술용품이랑 카메라때문에 자주 갔었는데 안간지 오래됐네요^^
낭만님도 알차게 보내시네요.
마리솔님의 감상평을 보니 안봐도 본 것 같습니다. ㅎㅎ
근데 생각해보니 스포일러 포함이라~ㅠㅠ
쓰고나서 지금 난감해하는중이예요.
보실분들한테 죄송스럽네요.
오래전에 원작만화로 봤을땐 꽤 괜찮았던 내용이었던 같아요.
어르신들의 로맨스..ㅎㅎ
정말 젊은이들보다 더 풋풋한 사랑이야기예요.
감상가고 싶으나... 눈물 내리는것 더하기는 피해 보고도 싶고...
한번 울어버리니까 스트레스도 풀리던데요.
그래도 볼만한 영화니까 나중에 DVD나오면 보시던지요.^^
너무 가슴이 아프면 못보는데....최근 "악마를 보았다"를 보구 밤에 악몽에 시달립니다. 집에 일찍가야쥐~
아 필립언니 생각보다 무서운거 못보시는구나.


진짜 언니네,
작년에 다음에서 만화로 봤는데 감동.... 강풀 만화는 어딘지 좀 가슴을 울린다는....^^
강풀 만화가 좀 그런 경향이 있죠.^^
항상 원작보다 못한 영화가 많았는데,이번건 아주 잘 표현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