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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특이한 삽시도(揷矢島)는 섬의 지형이 화살이 꽂힌 활 모양과 같다 해서 붙여졌다. 충남 보령시에서 서쪽으로 13.2㎞, 태안반도와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6㎞쯤 떨어져 있다. 섬의 면적은 3.8㎢로 200여 가구에 주민 500여 명이 산다. 충남에서 안면도와 원산도 다음으로 세 번째 큰 섬이다.
삽시도 둘레길
삽시도 둘레길은 선착장에 따라 시작점이 다르다. 동남쪽인 윗마을 선착장(술뚱)에서 내린다면 진너머(당너머) 해수욕장 옆 산길에서부터이고, 서남쪽 밤섬 선착장에서 내린다면 밤섬(수루미) 해수욕장 옆 금송사부터 걷기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아침 7시30분 첫 배를 타고 밤섬 선착장에 내렸으므로 밥을 먹고 밤섬 해수욕장부터 걸을 참이었다. 두 곳 선착장 부근에 민박집이나 펜션이 널려 있었지만 비수기라 상시로 문을 여는 식당은 없었다. 마음씨 좋은 동네 어르신 덕에 트럭을 얻어 타고 반대편 선착장 부근의 식당에 가서 요기를 했다. 섬에서 문을 여는 식당은 세 곳뿐이다. 밤섬 선착장 주변의 해돋이 펜션식당(041-935-1617), 삽시도 식당(010-5431-6390)과 진너머 해수욕장 앞 동백하우스 펜션식당(010-5408-3738). 어느 식당에서든 바지락을 듬뿍 넣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예정과 달리 술뚱 선착장에서 걷기를 시작했다. 넓고 길게 펼쳐진 갯벌인 마을 공동어장을 바라보며 걷다가 삼거리에서 진너머 해수욕장 가는 방향으로 마을길을 걷는다. 곳곳에 밭이 펼쳐져 있고 저수지도 나타난다. 한적한 시골길이다.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숲길이 나오는데 형식상 둘레길의 시작이다. ‘면삽지 600m’ ‘물망터 2㎞’ ‘황금곰솔’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둘레길은 온통 소나무 길이다. 바다 쪽으로 쏠린 해송들은 ‘바다 바라기’ 같았다. 여름에 찾아오면 숨 막힐 듯 짙고 푸른 솔향에 취해 산행을 할 수 있을 듯하다.
둘레길의 첫 번째 보물은 면삽지. 삽시도와 자갈길로 연결되어 있는, 밀물 때는 무인도가 되는 조그마한 섬이다. 산길 아래 나무 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덩그러니 섬 하나가 있고 주위에 오랜 풍상을 견디며 만들어진 절벽과 동굴이 신비스럽다. 이곳에서 개조개와 해삼 등을 캐는 어촌계 주민들을 만났다. 이들의 양동이에는 어른 주먹만 한 개조개와 해삼이 들어 있었다. 삽시도는 바지락으로 유명한 곳인데 삽시도산 바지락은 다른 지역의 것보다 크고 속이 꽉 차 있어서 예전에는 전량 일본에 수출되었다고 한다. 관광객이 밀려드는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고 주민들은 바지락과 해삼, 전복 등을 캐서 생계를 이어간다. 삽시도 해안 곳곳에는 “어촌계 공동어장에 많은 돈을 들여서 해삼•전복 종패를 살포하였으니 관광객들은 채취하지 마시라”는 안내문이 있다.
면삽지
둘레길은 소나무 산길을 따라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섞여 있어 심심치 않다. 군데군데 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어놓아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쉬어갈 수도 있다. 둘레길의 두 번째 보물은 물망터(석간수). 이곳은 “밀물 때는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되어 바위와 모래사장이 드러나면 갯물을 걷어내고 맑은 생수가 바위 틈에서 솟아나오는 삽시도의 명물”이라고 보령시청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곳이다.
물안개 이는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는 기쁨
물망터에서 올라와 둘레길의 마지막 보물인 황금곰솔을 찾아갔다. 황금곰솔은 곰솔(해송)의 돌연변이종이다. 사시사철 푸른 빛깔을 띠어야 할 솔잎이 온통 황금색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세 그루만 자생할 정도로 희귀한 소나무라고 한다. 해질녘에 봐야 황금색이라고 하는데 한낮이라 그런지 주변 소나무와 별달라 보이지 않았다.
황금곰솔이 형식상 둘레길의 종착점으로 천천히 걸으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다수 ‘둘레꾼’들은 밤섬 해수욕장 쪽으로 내려가지만 우리는 ‘처음으로’라고 적힌 이정표를 따라 아까 왔던 길과는 다른 곳, 즉 옛 산길로 내려왔다. 삽시도 둘레길은 기존 산길 밑에 새로이 길을 낸 것이라 한다. 둘레길 입구에서 금송사 가는 길이 있다. 포장도로로 한쪽은 소나무 숲이, 한쪽은 억새밭이 우거진 길이다. 고즈넉한 시골길을 20~30분 걸으니 아담한 절이 나왔는데 절이라 부르기 좀 뭣한 규모이다. 바로 앞이 삽시도에서 가장 큰 모래사장을 가진 밤섬 해수욕장이라 경관은 환상적이었다. 뿌옇게 물안개가 이는 곱디고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으니 산행으로 지친 발이 잠시나마 호사를 누리는 듯했다.
삽시도는 대천 여객선터미널에서 고속페리로 40~50분 거리밖에 안 되어 여름철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보령시청 관광과에 따르면 2013년에 9만9000여 명이 삽시도를 찾았다. 섬 곳곳에 민박집과 펜션이 넘친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갯벌 체험하기에 그만이다. 2012년에 둘레길이 조성되었으나 이정표라든지 표지문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보령시청 관광과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코스 약 1㎞를 새로이 조성하고 이정표도 손볼 것이라고 말했다. ●
물때 따라 선착장 고르세요
배편) 신한훼리고속(문의 041-934-8772~4, www.shinhanhewoon.com)
대천항→삽시도 07:30, 12:30, 15:30(편도 어른 9900원)/ 삽시도→대천항 08:15, 13:05, 17:00(편도 어른 9000원)/ 물때에 따라 선착장이 다르다(술뚱 선착장과 밤섬 선착장). 대천 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에 세 번 배가 다니는데, 삽시도로 직항하면 40여 분이 걸리고, 인근 섬(원산도•고대도•장고도 등)을 경유하면 1시간30분이 소요되니 출발 전에 확인할 것.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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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곳이군요....
다음에 꼭 가고싶습니다. ㅎㅎ
울 동네 근처이네유 ㅎㅎ
한번 다녀오고 싶어유 정말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