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전설
김 영숙
옛날 일이랍니다
오래된 오동나무 한 그루는
연년해해 꽃 피우고 잎 피우고
한 세상 긴 세월 행복 했지요
“내가 뭐 어쨌기에”
하루는 오동나무를 잘라야 된다고
동네 어른들은 입 모아 말하네요,
너무 커 태풍에 쓰러지면 집 다친다고요
동네에서도 힘이 센 아제가 나서서
큰 톱을 들이대고 자르려 하니
오동나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답니다.
안 되겠다 하고 나무에 올라가 윗가지부터
잘라 내려왔다 네요.
어느 날
그 아제는 시름시름 앓다가 오동꽃 빛깔로 돌아가시고
한 뼘 남은 그루터기는 죽은 꽃이라도 피우자며
빙 돌려 하안 버섯을 피워 물고
원통한 맘에 아직도 눈을 감지 못 한다지요
카페 게시글
♤ 시인 김영숙
오동나무 전설
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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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
24.08.06 10: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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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막걸리라도 한 잔 오동나무에게 부어주고 정말 미안하다고 달래준 후
베었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요
모든 정령들에게 미안함을 고하고 시작하는 게 참 중요하지요?
더구나 오래된 큰 나무는 더하지요
오래된 전설, 메시지가 있는 멋진 시를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너무너무 더운 날씨에 잘 지내시나요?
오늘은 숨이 막힐 듯 태풍이라도 오면 좋겠습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