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바둑을 우주류라고 합니다. 변과 귀보다도 중앙에서 싸움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우주류를 단순히 중앙의 집을 둘러싸는 것이라고 한정해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저의 돌이 중앙에 향하는 것은 중앙에 집을 만드려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는 돌이 서로 관련짓기 쉽고, 기능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로 중앙에 집이 만들어 져도 일부러 중앙을 둘러싸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다케미야 마사키-
그러니까 중앙에 돌들이 놓여지면 자연히 서로 힘과 효율이 연계되기 쉽다는 거죠. 그렇게 힘이 쌓인 것을 바탕으로 중앙에 들어오면 상대를 공격하거나 그로 인해서 생기는 이득으로 집이 생긴다는 것이죠. 실제로 돌들이 3선 위주로 있으면 상변과 우변의 돌들이 그렇게 관련짓기 어렵습니다. 4선이상 놓여질 때 서로 맞닿아 관련지어 효율이 높아지겠죠. 그래서 전투에도 많은 힘이 되겠죠. 바둑책 많이 보신분들 다 아실껍니다 다케미야 선생의 책을 보면 항상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바둑을 배운 다나까 선생의 신조는.. '집 따위는 잊어라. 싸워서 이겨라'였습니다"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중앙에 우주류를 펼치려는 것은 중앙에 집을 만들기 위해서라기 보다 중앙에 돌들이 놓여 두텁게되면 싸우기 용이하게 때문에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위고바둑 다케미야 마사키 편에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저단시절 다케미야는 오직 싸움만 구사했다. 그러나 중앙작전에서 전투가 벌어지다가 실리로 돌아서는 힘이 생기면서 더욱 승률이 올라갔다.' 뭐 이런 내용인 것 같습니다. 중앙 세력에 뛰어든 적을 공격하는 능력에 집을 만드는 능력이 가미되었다는 내용같습니다.
다음은 같은 두터운 바둑으로서 공격을 잘 구사하는 유창혁 사범님의 다케미야 선생의 바둑 평가를 적어보겠습니다.
월간바둑 04년 2월호 내가 본 명국 편에서.. 유창혁 사범님 편..
유사범이 추천한 명국은..
다케미야와 조치훈 사범님 간의 기성전입니다. -너무도 유명한..-
"내 생각으로 20세기의 기사를 꼽으라면 아마도 우칭위엔 선생 그리고 다케미야 9단일 것이다. ..... (다케미야 선생은)전투가 강하다, 실리가 밝다, 근성이 있다 그런 애기들을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사람들이다. 중앙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평가가 그것이다. 중앙 영원까지는 몰라도 앞으로 오랜시간이 흘러도 그 정체가 쉽게 규명이 되는 않을 텐데 그래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소망을 하나 가져본다. 새로운 세기, 새로운 시기에 또 누가 어떤 천재가 나타나 저 영원한 원시림, 중앙을 향해 모험의 닻을 올려줄 것인지, 정체된 우리의 바둑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인지...."
몇년전 농심배 대국에서 해설하시던 유사범님이 이런 대화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하면 중앙에 세력바둑을 잘 둘 수 있습니까?
유사범님- 수읽기 능력과 전투력..그리고 중앙에 대한 감각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하면 중앙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나요?
유사범님- 감각을 타고나야 되는 것 같습니다.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는 이정원 2단이신가 그랬구요.
조훈현 9단이 응씨배 5국을 자전해설하시면서 "중앙은 어렵습니다. 저는 여기쯤인지 여기인지 저는 잘 모르거든요.. 다케미야는 그 때 여기를 검토했다는군요.."
후지쯔배 4강전에서 다케미야를 만난 야생바둑 서봉수 9단 왈.
"기보만 볼 때는 여기 찌르면 푹 들어갈 것만 같던 다케미야 바둑이 막상 두면서 보니
이거 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프로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아마추어 눈에는 정말 허술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 어느 기사보다, 중앙감각에 대해서는 최고를 자랑하는 기사..
승부, 특히 세계대회라는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며 우주류를 펼친 로맨티스트.. 그리고 후지쯔배 초대 우승..
누구도 범접하지 못했던 중앙을 개척한 창조정신...
그리고 그의 자연주의 철학..
그래서 저는 다케미야 마사키 선생을 좋아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분이 말한 기력향상법을 적어봅니다.
"... 둘째로 풍요로운 마음가짐을 갖도록 할 것이다. 이는 참으로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아음다운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순수한 감정이라든지 좋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짓는 그러한 풍요로운 마음가짐이야 말로 기력을 향상시키는데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인 것이다..."
이 외에도 더 쓸말이 많으나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 피곤... 다케미야 선생을 좋아하기 때문에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
첫댓글 다께미야 바둑이 멋이 있다는데 동의합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새로운 경지를 펼쳐보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이 앞으로도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새로운 바둑스타일이 연구되어야 합니다 다케미야 선생은 그 새로운 스타일을 연구, 시도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