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포괄촉진부장 홍정표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대화 뒤에 떠오는 생각이 있으면 이렇게 종종 글로 정리해 보내줍니다.
고맙습니다.
OO 씨와 그 가족을 바라보는 사회사업가 단상 ;
선배 사회사업가와 대화 중 성찰
당사자에게 제공되는 (복지)서비스는 그 필요에 따라 유익할 수 있습니다.
더하기는 단기적인 성과와 만족을 위한 일이라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만큼 유용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사람이 그리고 관계가 (복지)서비스로 변화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당사자에게 옹호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당사자와 가족에 대하여 병리적 관점으로 접근했던 모습을 성찰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복지)서비스, 병리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때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 가운데 당사자의 삶의 변화, 생태의 변화를 기대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문제 있는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나 부끄럽습니다.
OO 씨와 어머님,
아무리 생각해도 장애인복지관 사회사업가로서 바라보는 순간들이 참 고되고, 어렵기만 합니다.
후배 사회사업가들의 애쓰는 모습에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이 더욱 괴롭기만 했습니다.
다만, OO 씨와 어머님이 그렇게 살아오신 모습이 유지되어 가고 있다면,
유지되어 가는 삶의 순간순간마다 제가 알지 못하는 강점이 있었을 겁니다.
상실감을 극복하고, 용기내어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어머님의 인생관에 대해 강박으로 전부를 생각하기보다
강점으로 여겨질 만한 무엇인가 있었을 겁니다.
바로 그 점을 놓치면서, OO 씨가 제대로된 돌봄을 제공받지 못하고,
아슬아슬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점을 크게 부각시킨 것 같습니다.
분명, OO 씨 어머님을 강점 관점이 아닌 병리적 관점으로 바라봤습니다.
어제 최은경 팀장과 이야기 나누던 중, '설득'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으나,
사회사업가 쪽에서 소망하는 OO 씨 가족에 대한 모습을 진솔하고, 진정성 있게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소정 씨와 어머님의 살아가시는 모습 역시 어느 정도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OO 씨와 어머님 바라보기를 이제 좀 편안하게 여기고자 합니다.
복지관에 불쑥 OO 씨가 온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이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돌봄을 제공하지 않겠으나,
바라보기만이라도 편안하게 오가며 눈으로 확인하면 좋겠다는 생각합니다.
OO 씨 어머님에 대해서는 격 있는 존재로 존중하는 마음부터 지니려고 합니다.
제 마음의 중심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오가면서 눈 마추치게 되면 격 있게 인사드려야 겠습니다.
선배 사회사업가와 민관협력의 주제로 이야기 나누다가 불쑥 OO 씨 이야기가 생각나 단상 기록남깁니다.
선배의 정리된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사람은 서비스로 변하지 않아요. 공동체성과 관계만으로도 당사자의 약함을 덮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이 두 가지가 병행되었으면 해요.
사회복지사들이 당사자와 가족에 대해 성급하게, 이렇게 저렇게 분석하고, 진단하지 않았으면 해요."
어렵다고만 말하기보다, 저부터 당사자와 가족을 바라보는 관점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합니다.
존중의 마음 놓쳤다면, 자책이 아닌 성찰로 다시 용기내어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2022년 1월 21일(금)
선배 사회사업가와 대화 후 단상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