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楚汉志 4-7■
* 刘邦의 誤判
[하늘에는 해가 하나 뿐이듯 땅에는 반드시 군주가 한 분만 계시는 法이다.
일찍이 义帝께서 帝位에 오르시자, 万天下의 王者들과 각지의 侯伯들이 한결 같이
义帝를 오직 한 분 임금님으로 받들어 옴으로써, 天下는 태평 성대를 이루었다.
그런데 楚将 项羽는 자신의 驍勇을 믿고 大逆无道하게도 义帝를 시해하고 제위를 가로챘으니,
이는 하늘도 용서치 않으려니와 臣下의 도리로서도 있을 수 없는 역적 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본인은 义帝의 屍身을 수습하여 정중히 국장을 치룬 후에 大逆魁首 项羽를 박멸함으로써
天札을 바로 잡고자 한다.
이에 나는, 먼저 关中을 평정한 바가 있으며,
이제부터는 破楚大长征의 길에 오르려 하는 바이니,
만천하의 王侯들은 이 聖业에 적극 협력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汉王 刘邦]
이 무렵 楚나라의 상태를 살펴 보자.
项羽는 彭城으로 도읍을 옮겨간 뒤, 학정에 학정을 거듭하여 민심은 자꾸만 그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것은 다른 제후들과 왕족들도 별반 다르지 않아, 그들은 项羽에게서 차츰 등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项羽의 죄상을 성토하는 汉王의 격문이 나온 것도 바로 그 무렵이어서,
그 격문의 파급 효과는 놀랄 만큼 대단하였다.
평소부터 项羽의 무지막지한 횡포에 불만을 품어 오던 邊方 諸侯들은,
<대역 괴수 项羽를 치기 위해 정의의 군사를 일으키겠다>
는 汉王의 격문을 보고 저 마다 앞을 다투어 汉王에게 협력하겠다는 뜻을 자원해 왔다.
그리하여 낙양에서 义帝의 국장을 장엄하게 치르고 났을 때에는,
한왕이 좌우할 수 있는 군사가 무려 56만 명이나 되었다.
이에 汉王은 용기를 얻어 韩信에게 말했다.
"동공 삼로의 말씀 대로 义帝의 국장을 치루고 나자,
각지 제후들의 협력으로 이렇게나 많은 군사들이 모여졌소.
이제는 군사력으로도 项羽에게 두려울 것이 없게 되었으니,
조만간 그를 본격적으로 쳐부수면 어떻겠소?"
이렇게 말하는 汉王의 태도는 오만해 보일 정도로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韩信이 조용히 아뢴다.
"자고로 兵器는 凶器에 속하옵고, 전쟁은 흥망을 가르는 중대사이옵니다.
그러므로 병력이 많다고 전쟁을 함부로 일으켜서는 아니 되옵니다.
天時와 地理와 时運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반드시 勝算이 있를 때에만 일으켜야 하옵니다."
韩信의 말은 张良의 말과 흡사했다.
한왕은 그 말이 매우 못마땅하게 여겨져서 즉석에서 반문한다.
"장군은 어떤 점이 마땅치 않아 초나라로 쳐들어가기를 만류하시오?"
韩信이 다시 대답한다.
"신이 며칠 동안 천문을 살펴 보온즉, 군사를 지금 일으켜서는 대단히 불길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하니 당분간은 군사들의 훈련을 꾸준히 시키면서 군량미를 충분히 비축해 두었다가,
명년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쳐들어감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한신의 의견은 장량의 견해와 일치되는 점이 너무도 많았다.
장량은 함양을 떠나기 전에 한왕에게
<지금은 천시가 불리하니 군사를 일으키지 않으심이 좋을 것이옵니다>
하고 분명히 말한 일이 있지 않았던가.
그러나 한왕은 통일 천하를 하루속히 성취하고 싶은 조바심에서
장량의 충고를 무시한 채 기어이 发军해, 낙양 까지 온 것이었다.
汉王은 애초에 먹은 마음이 韩信에게 제지 당하자, 한신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장군이 처음에 褒中으로 나를 찾아 왔을 때에는
두 달도 되기 전에 빨리 东征의 길에 오르라고 권고했었소.
그때에는 전쟁에 대한 우리의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했던 때였소.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크게 다르오.
우리는 이미 关中을 완전히 장악하였고 군사도 막강해지지 않았소.
그런데 이제 와서는 오히려 楚나라로 쳐들어 가기를 만류하고 있으니, 그 이유가 어디 있는 것이오?"
汉王의 말에는 韩信의 반응이 석연치 않게 여기는 기색 조차 엿보였다.
한신은 한왕의 미심쩍은 질문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하여 의심을 풀어 주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품고하였다.
"项王은 지금 斉나라와 양나라를 공략하는 중이온데,
그 전쟁이 수습 되기도 전에 이번에는 燕나라와 趙나라가 项王에게 반기를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 둘의 세력은 지극히 막강합니다.
신이 짐작하옵건대, 항왕은 군사를 양쪽으로 나누어 연나라와 조나라도 동시에 공략하게 될 것이옵니다.
그때에는 楚나라의 군사가 양분되는 관계로 매우 허약해질 것이옵니다.
우리는 그때를 기다려서 쳐들어 가야만 필승을 기할 수가 있사옵니다.
신이 <즉시 발군>을 만류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옵니다."
汉王은 그제서야 납득이 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이번만은 자기의 의지 대로 싸워 보고 싶어서 韩信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楚나라 군사들이 모두 자국을 떠나, 원정중이므로 정작 楚都인 팽성은 텅 비어 있을 것이니,
우리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 가면 팽성을 점령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오.
이번에는 나 자신이 몸소 진두에 나서서 그런 계략을 써 보기로 할 테니,
大元帅는 咸阳을 지키고 있다가, 만약 내가 불리하게 되거든 급히 달려와 도와주기나 하시오."
汉王은 전에 없이 韩信을 배제하는 태도로 나왔다.
张良이 그 광경을 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간한다.
"대왕께서 직접 진두 지휘를 맡고 나서시는 것은 법도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하옵니다.
그러하니 이번 기회에 팽성을 기어코 공략하시려거든 반드시
韩信 장군을 대동하고 나가시도록 하시옵소서."
그러나 汉王은 대번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나는 오랫동안 실전을 멀리해 왔소이다.
그래서 이번만은 직접 싸워 보고 싶어서 그러니,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 주시오."
汉王의 의지가 너무도 확고 부동하므로 张良과 韩信은 더 이상 간언을 올리기가 어려웠다.
한신이 한숨을 쉬며 어전을 물러 나오니, 모사 여이기 노인이 뒤를 따라 나오며 걱정한다.
"이번 싸움은 대왕께서 직접 지휘를 하시겠다는데, 원수는 그점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韩信이 대답한다.
"项羽는 天下의 맹장이므로 우리 편 장수들은 누구도 그를 당해 내지 못할 것이오."
"원수는 그런 사정을 잘 알고 계시면서 어째서 대왕을 직접 따라 나서지 않으시오?"
"지금은 时运이 우리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누가 대왕을 모시고 나가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대왕께서 실패하셨을 때를 대비하여 함양이라도 확실히 지키고 있을 생각입니다."
한신은 한왕이 패배할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에 다음 단계의 전략을 강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4-8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