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를 위한 편지
(송현 로마노 신부)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젊은이가 거의 탈진 상태에 다다랐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사막 한복판에서 펌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펌프손잡이에는 깡통 하나가 매달려 있었고 그 안에는 편지가 있었습니다.
편지를 펼쳐보니 제목이 `목마른 나그네를 위한 편지` 였습니다.
이 펌프는 1936년 6월 현재. 물을 길어낼 수 있는 완제품입니다.
지하의 물도 충분합니다.
이 펌프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펌프를 충분히 적셔야 합니다.
이를 위해 펌프 옆에 놓여 있는 바윗돌을 들쳐보면 물 한 병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그 물 가운데 4분의 1을 부어 펌프를 적시고.
이후 나머지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힘차게 펌프질을 하십시오.
내 말을 믿고 그대로만 한다면 당신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물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는 전처럼 병에 물을 가득 채워 바위 밑에 다시 묻으십시오.
여러분이 만일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타들어가는 목을 축이기 위해 병장 병 속의 물을 마시겠습니까.
신앙인은 다행히도 인생 사막 가운데서 생명수를 주는 가톨릭..이라는 펌프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펌프에 매달려 있는 편지.
곧 성경을 통해 영생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세례를 받고 난 후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팽개칩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갈증을 해소하려고 다시금 어두운 과거로 되돌아갑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분의 말씀을 외면한 채 거짓된 세상 말을 믿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먼저 채우고 하느님의 말씀은 언제나 뒷전입니다.
한마디로 육적인 것에 매달리고 재물에 꽁꽁 묶여 영원한 생명을 내던지는 셈입니다.
철학자 칸트는 말년에 이르러.
성경 한 구절이 지금까지 자신이 읽은 책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큰 위로를 주었노라고 고백했습니다.
신앙인은 세상 지식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존중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가치관에 앞서 교회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자신의 실력보다는 하느님의 능력을 믿어야 합니다.
바로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얼마 있지 않아 풍성한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신앙은 내 고집대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일입니다.
사람에게 복종하는 것보다 오히려 하느님께 복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도 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