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주민을 위한 행정
멀쩡한 퍼걸러 교체보다 바닥 정비가 우선
좌2동 주민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내용인 즉 “주민 센터 뒤 부흥공원에 기존에 있던 퍼걸러와 등나무 넝쿨을 없애고 새 퍼걸러를 만든다”며 이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도 아닌데 시행한다고 전해왔다.
한걸음에 부흥공원으로 가서 새로 설치된 퍼걸러 사진을 찍고 좌2동을 방문했다.
•해운대라이프 : 퍼걸러가 교체된 이유는?
•좌2동 : 잘 모르겠다.
•해운대라이프 : 바로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좌2동 : 구청 담당부서에서 우리들에게 통보도 안하고 하는 모양이다.
해운대구청 담당부서에 그 이유를 물어보라고 좌2동 측에 재촉하니 “퍼걸러가 오래되어 교체를 원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는 답변을 전해왔다. 그러나 담당부서에 보내온 이전 퍼걸러 사진을 보면 외형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고 가로등까지 있어 밤에도 주민들이 산책을 하다가 잠시 쉬어간 곳일텐데 ‘굳이 교체를 했어야만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새로 설치된 퍼걸러는 지붕이 있어 비가 오면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껏 부흥공원의 한 켠을 차지하는 등나무의 넝쿨이 퍼걸러를 감싸서 운치가 있었는데 그것을 싹뚝 자른 것은 지난호 본지에서 제기한 ‘구실잣밤나무 가로수 교체’와 같이 쓸데없는 일에 예산을 낭비한 일이다. 구청 담당자에게 “다른 퍼걸러도 교체할 것인가”라고 묻자 “아직 그럴 예산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아무리 새로운 것이 좋아도 오랜 시간 동안 주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한 퍼걸러를 몇몇 주민들의 의견만 수렴하여 없애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새로 교체되 퍼걸러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옆에서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었다. 바닥은 우레탄으로 만들어졌지만 너무 낡아 가운데에 구멍이 파여 있어 보기에도 흉물스럽다.
아이들이 노는 바닥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이런 곳에 주민들이 낸 세금을 투입해야 함을 알 것이다. 멀쩡한 시설물을 단지 ‘낡았다’는 민원을 들어 무작정 교체를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 신병륜 이사
새로 교체된 부흥공원 퍼걸러
교체되기 전 부흥공원 퍼걸러
놀이터 바닥 우레탄이 낡아 구멍이 생긴 채 방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