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덩굴에 핀 노랗고 큰 통꽃인 호박꽃은 모양새도 그렇고 참 순량하게 보인다. 모질거나 차가운 구석이 없다. 시인은 호박꽃의 외양을 보곤 어린 송아지의 입을 생각한다. 호박꽃은 송아지의 입이 꽃처럼 피어난 것이라고 빗댄다. 그런데 송아지는 순하기만 해서 다른 어떤 것에게 해(害)를 조금도 입히지 않을 것이기에, 순량해 보이는 호박꽃과 천생 꼭 빼닮았다고 여긴다.
그래서 호박꽃을 만지기라도 하면 송아지가 혀로 손을 핥듯이 살짝 닿는 매우 부드러운 촉감이 있다고 노래한다. 내게도 호박꽃은 성품이 너그럽고 어질던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