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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조도 (花鳥圖)
그 종류나 수량에 있어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 한국적인 심성과 염원이 가장 깊게 깔려 있는 그림이라 볼 수 있으며 병풍이나 족자, 안방의 다락문등을 치장하는데 쓰였다. 보기에 아름다운 장식적 효과뿐 아니라 나름대로 각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리와 백로는 연꽃과, 학은 소나무와 함께 그려 격을 맞추는데 또한 화조도 병풍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어서 첫 폭과 끝 폭에는 '송학'과 '봉황'이 그려지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구름 속을 날고 있거나 소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나무와 함께 '학수천세'라는 말처럼 십장생의 하나로서 장수를 상징하고 또 다른 하나의 의미는 벼슬이나 관직과 연관되어 '입신출세'를 상징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맑은 물, 푸른 소나무는 희고 깨끗한 깃털, 긴다리와 우아한 목의 학을 더 돋보이게 하며 학문하는 사람들은 그 청렴함과 고고함을 사랑해왔다.
주로 가족애를 표현하고 있으며 또한 과거급제와 연관짓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리를 뜻하는 '압(鴨)'을 파자하면 '甲'과 '鳥'가 되는데서 연유한다. '갑'은 일등을 뜻하는 것으로 곧 장원급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두번의 시험에서 모두 장원하라는 의미로 오리 두마리를 나란히 그리기도 한다. 버들 유(柳)의 독음이 '머무르다' 라는 뜻의 '留'와 같기 때문이다. 즉, 장원급제에 머물기를 기원한다는 뜻을 담은 그림으로 볼 수 있다.
보름달이 고즈녁한 밤이다. 중천에 뜬 달무리진 달을 거울처럼 걸어놓고 까치 한쌍이 깊은 잠에 빠져있다. 문인화풍을 흉내내긴 했지만 구김살 없는 서민 정서의 진솔함이 배어 있는 그림이다. 기쁨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까치가 아침부터 날아와 집 주변에서 지저귀면 반가운 손님이 올 징조라고 생각했다.
부부간의 정조와 애정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새로써 다복한 복록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부부금술의 표상으로 보다는 자식을 뜻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가령 연꽃과 함께 원앙을 그렸다면 그 그림은 귀한 자식이 연달아 생긴다는 '연생귀자' 의 뜻이 된다.
정초에 '벽사초복' 의 뜻을 담아 대문이나 집안에 붙였던 세화의 일종으로 직접 그리거나 목판으로 찍어서 사용했다. 12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짐승으로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심부름꾼으로 보았다. 또 닭이 울면 동이 트고 어둠속에서 활개치던 잡귀들이 모두 도망친다는 벽사의 뜻이 있다. 그 이름이나 생김새에 있어서 '벼슬'과 통하므로 벼슬을 얻는다는 뜻이 있고 암탉은 매일 알을 낳으므로 자손의 번창을 상징한다. 닭의 벼슬은 '계관' 이라 하고 맨드라미를 '계관화" 라고 부르며 이것은 '관상가관' 이라는 길상적 문구로 표현된다. 이는 "관 위에 또 관을 더한다" 라는 뜻으로 입신출세의 최고 경지에 이름을 말한다.
옛부터 예를 표하는 동물로 여겨왔다.
민화의 화조도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안경을 쓴 시골 할아버지 같은 모습을 한 부엉이는 어수룩함과 소박한 위엄, 다정다감함이 함께 느껴진다. 밤에도 눈이 밝은 부엉이는 올빼미와 함께 도둑을 지키는 부적에 그렸다.
어질고 현명한 성인과 함께 세상에 나타나는 새라고 한다. 수컷을 봉(鳳) 이라 하고 암컷을 황(凰)이라고 한다. 날개의 무늬는 義 , 등의 무늬는 禮, 가슴의 무늬는 仁, 배의 무늬는 信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렇듯 봉황은 군왕이 갖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하여 군왕을 상징해 왔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와 함께 전래되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통설로 A.D.504년에 축조되어 1972년에 발견된 공주 송산리의 백제무녕왕릉에서 출토된 부침에 봉황 무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봉황 무늬를 사용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어류와 게를 주제로 그린 수묵화를 말하기도 하지만 민화에서의 어해도에 등장하는 어류는 붕어, 잉어, 숭어, 방어, 병어, 피라미, 쏘가리, 송사리, 메기에서부터 상어, 고래, 도미, 가자미, 가오리, 홍어, 꼴뚜기와 게, 새우, 홍합, 전복, 조개, 대합 등이 있다.
입신출세와 관련된 의미를 가진 것으로 후한서에 보면 중국 황하 상류 협곡에 있는 용문지방에 용문폭포라는 큰 폭포가 있는데 이른 봄철에 잉어들이 용문에 모여들어 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와 다투어 폭포위로 뛰어 오른다고 한다. 용이 되면 만사형통한다는 여의주를 갖게 된다. 이 과정을 잉어가 변하여 용이 된다고 하여 '어변성룡' 또는 '어룡장화' 라 하고 여기서 비롯하여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것처럼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출세 하는 것을 '등용문'이라 하게 되었다. 면학에 힘쓰는 선비들을 등용문에 오르기 위해 사투하는 잉어에 비유하였고 이런 뜻을 가지고 있는 잉어가 물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는 모습을 아침 해나, 거친 파도, 하늘과 여의주 등과 함께 그려서 과거를 앞둔 벗에게 출세를 기원하며 격려의 선물로 선사했던 경우가 많았고 또 스스로 자신의 책상위에 붙여두고 결의와 소망을 염원하였다. 또 다른 잉어그림으로는 크기가 다른 두마리 잉어를 함께 그려놓아 소과, 대과에 두번 급제한다는 뜻으로 그리기도 했다. <살찐 쏘가리가 복숭아꽃과 함께 그려진 그림을 궐어도(闕魚圖)라고 부르는데 이는 과거급제하여 대궐에 들어가기를 염원한다는 뜻이다.> 2. 삼여도(三餘圖 )
세 마리의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삼여도(三餘圖)라고 명문을 써 놓은 것이 있는데 이것은 중국에서 고기 '어' 와 남을 '여' 의 독음이 서로 같음으로 인해 물고기를 '여' 의 뜻으로 그린 것이다. 삼국지 위지 왕숙적에서 동우에 관한 기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책을 백 번만 읽으면 뜻이 저절로 통한다며 거절했다. 그 사람이 쪼달리고 바쁘지 않은 날이 없어서 글 읽을 여가가 없다고 하자 학문을 하는데는 세가지 여가(三餘) 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다. 겨울은 일년의 나머지이며, 여가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시간이다. 학문하는 데는 충분하다는 이 이야기는 학문하는 태도에 대해 일깨운 말이며 세 마리의 물고기를 그린 그림은 학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물고기 세 마리만 그린 것을 보게될 때도 있는데 이는 이런 뜻이 숨어있는 그림이다.
항상 삿된 것을 경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다락문에 물고기 그림을 붙여놓기도 했다. 다락에는 귀중한 것들이 많이 간직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물고기의 상징성에서 온 것이다. 특히 배가 부른 물고기 그림은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다. 부녀자들의 삼작노리개에 쌍어를 달아주는 것 역시 다복과 득남의 상징이다. 암수 날개가 한 쪽 씩 밖에 없다는 '비익조' 와 함께 금슬 좋은 부부의 상징이다. 이런 그림으로 병풍을 꾸며 부부의 방을 치장하는데 애용하기도 했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ㅡ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자획(字畵) 속에 그려넣어 서체를 구성하는 그림으로 대개 병풍 그림으로 그려졌다. 18세기 후반부터 시작하여 19세기에 이르러 민화와 함께 널리 유행하였다. 한자 문화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조형예술로서 한자의 의미와 조형성을 함께 드러내면서 조화를 이루는 그림이다. 유교적 윤리관과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사상이 반영된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義)·염(廉)·치(恥) 등 여덟 글자를 희화(戱畵)하여 그린 그림으로 효제도(孝悌圖) 또는 팔자도(八字圖)라고 한다. 용(龍)·호(虎)·구(龜) 등의 글자를 이용한 수호적 상징문자도로, 고대 사신 사상과 애니미즘, 풍수사상을 반영한 그림이다. 이는 풍요·복·장수 등 현세의 평안을 희망하는 그림이다. 부귀(富貴)·수복강녕(壽福康寧)·다남(多男) 등의 글자를 이용한 길상문자도로 염원이나 꿈 등을 획이나 글씨로 표현하여 현세의 행복, 장수, 안락을 희망하는 그림이다. 특히 수와 복자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운룡문자도(雲龍文字圖)와 바람과 호랑이로 꾸민 풍호문자도(風虎文字圖), 용·잉어·새우·대합 등으로 꾸며 어변성룡(魚變成龍)과 하합상하(蝦蛤相賀)의 뜻을 나타낸 충자도(忠字圖) 등이 있다. 문자도 '충(忠)'
잉어가 용이된다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그림과 가재 모양의 새우, 조개, 연꽃 등이 그려져 있다. '충'자는 나라에 충성한다는 의미로 새우 하(蝦)는 화(和)로 대합 합(蛤)은 합(合)의 발음과 같아 군신(君臣)간의 화합 또는 신하의 굳은 지조- 딱딱한 껍질에 싸여 있으므로-를 나타낸다. 군자로서 연이어(蓮과 連은 독음이 같음) 나라에 충성하고 화합한다는 군신간의 의리를 깨닫게 하는 그림이다. 문자도 '효(孝)'
전통사회나 현재나 인륜 도덕의 으뜸이며 우리 민족의 독특한 사상적 뿌리이다. 효자도는 왕상(王祥)의 빙리(氷鯉)와 맹종(孟宗) 설순(雪筍)의 효행 고사를 그린 것이다. 중국 진나라 사람 왕상이 그의 계모가 한 겨울에 일부러 잉어를 구해오라고 하자 강으로 나가 얼음을 깼더니 잉어가 올라와 비록 계모지만 효도를 다했다는 뜻이다. 중국 오나라 선비인 맹종이 가난하게 살았는데 어머니가 병이 들었다. 어느날 꿈에 노인이 나타나 어머니의 병은 죽순을 먹어야 나을 수 있다고 일러 주었다. 그러나 한 겨울에 죽순을 구할 수 없어 대나무 밭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며 울고 있는데, 눈물이 떨어진 곳에서 죽순이 돋아나 그것으로 노모의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부모의 머리맡에서 더울 때 부채질을 하며 시원하게 해 드린다는 의미이고, 거문고는 순(舜) 임금이 부모를 즐겁게 해드렸다는 고사를 표현한 것이다. 은연중 효의 참뜻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문자도 '예(禮)
신령스러운 거북의 등에 예의의 근본으로 불리는 복희씨가 천하를 다스릴 때의 고사인 하도낙서(河圖洛書)의 내용을 그렸다. 이것은 하늘의 이치와 부모 자식, 부부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 덕목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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