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가족은 뤠쿤을 보는 순간 해칠가 봐 경계심을 보인다.
얼마 후 그 자리에 다시가서 보니 기러기병아리들이 많이 자랐다.
비어있는 닭장-2
뤠쿤(raccoon)들을 사로잡는 덫을 사왔으며 나로서는 그들이 적이지만 그들의 입장으로 본다면 닭들이 식품이니 내가 그들을 죽일 수는 없고 철사망으로 만든 트랩(trap, 미끼를 넣어놓으면 안으로 들어가 밟으면 문이 닫힌다)에 가두어서 차에 싣고는 약 하루에 한 마리씩 약 2주에 걸쳐서 총 13 마리를 가두어서 십리 밖 페특선강 건너로 강제이주를 시켜 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미봉책[彌縫策]에 그쳐서 며칠뿐이었으며 강 이쪽 어딘가에서 원정이라도 오는지 아니면 동족의 밀도가 낮은 곳으로 이주하여 오는지, 다시 나타나니 이방법도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는데 그들은 그 후에도 정기적으로 빈 닭장 주위를 자주 방문하고 있었다.
한국전쟁 후 신당동에서 살던 목판을 목에 걸고 떡을 팔던 사람 정S용씨의 말에 의하면 길에서 돈을 주운 일이 있는데(한번으로 끝난다)그 후에도 언제나 그곳이 아쉬워 두리번거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같은 줄기가 된다.
내가 닭을 치면서 알게 된 것은 여러 가지의 혼합곡인 조, 으깬 옥수수, 밀알 등을 주는데 가장 잘 먹는 것이 해바라기 씨앗이고 가장 나중에 남는 것이 여문 수수인 것을 알게 되었으며 중학교시절 농업통론교과서에서 배워서 아는 하얀모래도 포대로 사다 넣어 주면 모래목욕도 하고 먹기도 한다.
모이통은 30갤런 플라스틱 통을 잘라서 낮게 하여 그 속에 혼합 곡식을 넣어 주는데 비를 맞으면 부패되기 때문에 지붕을 만들어 그 밑에 들이 밀어 주게 되며 통을 꺼내기 전에는 양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나는 볼 수가 없었다.
다 먹고 나면 왜 빨리 통을 채우지 않느냐고 힐책이라도 하는 양 한 마리 닭의 힘으로는 부족할 것이고 어떻게 울력(運力)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눈에 잘 보이라고 그 큰통을 바깥쪽으로 끌어내어 놓으니 비록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먹기 위해서는 머리를 짜내는 것을 볼 수가 있었으며 나 또한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는데 아직도 이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한번은 뤠쿤을 가둘 때에 덫 속에 스컹크(skunk)라는 짐승이 갇혀 있었는데 아마도 스팅크(stink; 고약한 냄새)에서 온 말 같으며 문을 열고 놓아 보내려고 가까이 가는 순간 표변(豹變)하여 냄새가 지독한 악취(香;좋은 냄새, 臭;나쁜 냄새)를 풍기는 바람에 몇 개월 동안 고등동물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고통을 겪은 일도 있었는데 아마도 한국에는 이 짐승이 없으니 냄새를 아는 사람은 없으리라….
이 짐승은 항문 옆에 항문샘이 있어서 위험에 처하면 황금색 액체를 3-4m 까지 내뿜어 자신을 보호하는데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 그때 일을 생각만 해도, 내 코에는 그 무지(無智)나쁜 냄새가 풍긴다.
이 짐승은 족제비같이 생겼으며 윤기가 흐르는 흰털과 까만 털로 알록달록 하게 차려 입고 뒷마당에서 기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고 최고의 주행속도가 사람보다도 더 느려서 발로 걷어 찰 수도 있을 정도이다.
거북이가 느리기에 갑옷이 있듯이 이 짐승은 호신용으로 나쁜 냄새를 이용하고 있는데 그때에 입었던 옷은 빨래 기계로는 탈취(脫臭)가 불가능하여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몸에서 나는 악취는 입욕(入浴)으로는 어림도 없으며 온 집안과 차안 등 나쁜 냄새가 없어지기까지는 몇 개월이라는 세월이 소요됐다.
아마도 악취가 나는 이 화합물은 의류의 섬유조직속이나 또는 피부의 세포막을 투과하기 때문에 냄새를 제거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나의 생각이다.
한번 당하고 나면 남은 평생 동안 공포의 대상이 되어 외면하게 되며 나는 지금도 길 위에서 차에 치어 죽은 이 팔뚝만한 짐승 위를 지나칠 때면 그 나쁜 냄새입자가 차안으로 스며들어 후각세포에 붙어 버리면 구역질이 난다.
내 생각으로는 만약 향수를 만들어서 이 정도로 오랜 향기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크게 돈벌이가 될 거라는 생각이 언뜻 난다.
닭장을 더 넓게 지어서 운동장을 만들어 다시 닭들을 키워 볼까 생각해 보았지만 번식으로 늘어난 후 숲으로 날려 보내면 천적들의 밥이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주면 식용으로 변하게 될 터이니 그것도 할 짓이 못되고 토끼도 떠올려 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해어짐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만난 후, 만남의 종말에는 다시 해어질 수밖에 없고 만약 사람이라면 한 번 더 만날 수도 있지만 동물이라면 해어진 후에는 슬픔이 꼭 찾아오기 마련인데 애완용으로 키울 때에는 좋지만 다 자란 후 가축들과 헤어지는 날에는 죄책감과 이별의 설움 때문에 위에 궤양이생기니 나는 이 닭들을 더이상 사육할 수가 없다.
꿩들은 번식을 시켜서 야생으로 보내면 되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아서 델라웨어주에 위치를 한 꿩사냥터에서 주인에게 부탁을 하여 목이 흰 한국형의 꿩을 사다가 키워 보았는데 야성이 없어지지 않아서 인지 종일토록 도망을 하려고 바깥만 쳐다보며 종일 왔다 갔다 하는데 이것도 자유를 속박하고 징역을 살리는 행위가 되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아 사람으로서는 할 짓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들을 들판으로 놓아 보냈는데 약 1년은 집을 찾아오더니 그 다음부터는 안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야행성(夜行性)육식동물이 아니면 천적인 독수리들에게 잡아먹혔나 보다.
몇 년이 지난 어느 겨울 하루는 집에서 멀지 않은 길옆에서 풀씨를 쪼는 꿩을 보았는데 아마도 방사(放飼)를 해준 그 꿩이 아니면 후손이 되는데 내가 결혼 후 신행(35년 전)을 한 바로 그날이 된다.
만약 자세히 관찰하려고 차를 세우면 그에게 경계심이 생길 것 이니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는데 기적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이 한가지만으로도 기쁨이 일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