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rdener written by Sara Stewart / illustrated by David Small
이 책을 보신 분들이 많으실 듯 한데... 저는 '리디아의 정원'이라고 번역된 한글책을 먼저 보았습니다. 전 페이지가 주인공 리디아의 편지글로 이루어진 책으로 잔잔하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정말 명작동화입니다. gardener(정원사)라는 원제는 화초가꾸기를 좋아하는 리디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글의 주제와 연관지어 '사랑을 피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포근해보이는 그림도 너무 좋았고 편지글에 고스란히 담긴 등장인물들에 대한 리디아의 섬세한 마음 씀씀이, 주변인물들과 리디아와의 따뜻한 감정의 교류, 너무나 아름답고 감격스런 이벤트...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록새록 감동이 묻어났던 책입니다.
어려워진 집안 형편 때문에 외삼촌 집에 가게 된 리디아, 리디아는 빵집을 운영하는 외삼촌이 사는 곳으로 가기위해 짐을 챙깁니다. 할머니와 정원가꾸기를 즐겨 하던 리디아, 표정이 다소 어둡고 힘이 없어 보이긴 해도 불만을 표시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는 듯 슬퍼하거나 침울해 하지 않고 그저 덤덤합니다. 철이 다 든 아이처럼... 아이를 혼자 외지에 보내야 하는 부모와 할머니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낭만을 즐기듯 기차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혼자 기차를 탄다는 것은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겠지요. 두려움, 불안함이 마음 한가득일텐데... 리디아의 모습은 그래도 의젓합니다. 기차에서 쓴 편지내용을 보더라도 리디아는 참 강한 아이 같습니다.
하지만, 기차역에 덩그마니 혼자 서 있는 리디아의 모습은 정말 안쓰럽습니다. 어둡고 칙칙한 기차역 풍경이 리디아의 마음을 대변해주는듯 합니다. 어른들도 혼자 낯선 곳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그렇지만 리디아는 기차역에 스며들어오는 햇살같은 희망을 가슴속에 품고 있는 아이입니다.
어떤 분일까 궁금해했던 외삼촌을 처음 만난 순간, 리디아가 겁에 질리지나 않았을까 염려될 정도로 외삼촌은 몹시 무뚝뚝하고 엄한 인상입니다. 그러나 리디아는 그런 외삼촌을 경계하거나 두려워서 멀리하지 않습니다. 리디아에게는 사람의 깊은 내면을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삼촌이 겉만 그렇지 속 깊고 정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리디아는 처음부터 알아챈듯 하니까요.
외삼촌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일도 배우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면서 리디아는 자기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 또 즐겁게 생활합니다. 이런 딸이라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어떤 곳에 있어도 자기 할일을 알아서 잘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받는다면... 그이상 바랄게 없겠지요.
리디아는 부지런히 빵집 일을 돕는 한편 자기가 좋아하는 꽃가꾸기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삼촌의 빵집 주변은 꽃과 풀로 가득하게 됩니다.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들은 마치 리디아의 따뜻하고 사랑스런 마음씨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마음씨는 다른 사람들에게로 전파되어 마치 온동네가 리디아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화초를 잘 가꾸어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하는 정원사처럼 리디아는 사람들 마음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리디아가 발견한 뜻밖의 장소, 빵집 옥상입니다. 리디아는 이곳을 보고 마치 자신의 꿈을 피울 장소를 만난듯 좋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곳에서 리디아는 정말 멋진, 마법 같은 이벤트를 펼쳐보입니다.
리디아가 준비하는 이벤트는 과연 누구를 위한 이벤트일까요? 바로 자신을 돌봐주신 외삼촌을 위한 이벤트입니다. 잘 웃지 않는 외삼촌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려는 리디아의 계획, 그 계획을 위해 만만의 준비를 하고 외삼촌을 초대하는 리디아... 리디아의 계획은 성공할까요?
The Gardener ...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인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감동을 줄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대학생... 심지어 나이든 어른들까지도 감동할만한 책입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책을 보면서 대학입학시험을 마치고 처음 고속버스를 타고 혼자서 포항에 계신 고모님댁에 갔던 생각이 났습니다. 어색함과 낯설음 때문에 몹시 힘들게 느껴졌던 포항에서의 생활이 어렴풋이 기억나면서 리디아가 얼마나 용감하고 훌륭한 아이인가 감탄했습니다.
낯설고 외로운 상황에서도 슬퍼하거나 기죽지 않고 씩씩하고 밝게 생활하면서 성실함과 예의, 친절,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사람들을 감동시킨 아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통해 자기가 속한 세상에서 빛이 된 아이... 사람들 마음속에 사랑의 꽃이 피어나게 하는 아이...
우리 딸도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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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hoco & Jinny 원문보기 글쓴이: 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