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한 봄 내음이 K리그에 퍼지던 재작년 4월, K리그 팬들은 물론 광주의 축구팬들을 기쁘게 한 소식이 있었다. 바로 광주 FC가 K리그의 16번째 아들로 태어난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2011년, 상무를 상주로 떠나 보내고 빛고을 광주에는 떳떳하게 '광주 FC'라는 시민구단이 자리잡으며 힘찬 출발을 예고했다. 역사적인 창단 후 공식 경기이자 첫 홈경기를 같은 시민구단인 대구를 불러들여 치뤘다. 당시 경기에서 양 팀 슈팅을 도합해서 15개, 유효슈팅은 7개였을 정도로 그리 많지 않은 슈팅이 나왔으나, 공이 창단 개막전을 지켜보는 팬들의 기분을 알았는지 차는 족족 골문으로 들어갔다. 후반전에만 5골을 낸 양팀은 펠레 스코어를 기록하며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더해서 광주가 그 짜릿하다는 역전승을 거두었으니 경기장을 찾은 3만 6천여 명의 광주 팬들에게 죽을 때까지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안줏거리를 제공해 준 셈이다. 그리고 그 해 광주는 리그에서 9승을 기록하며 시민구단 데뷔시즌 최다승을 달성하며 2012시즌에도 활약을 예고했다.
일요일에도 이런 풍경이기를 바란다. [사진=I LOVE SOCCER '전북★우승'님, http://cafe.daum.net/WorldcupLove/R6/289414]
광주는 지난 K리그 개막전 상주 원정경기에서 키 차이로 따지면 울산보다 더한 '빅 앤 스몰'조합인 복이와 주앙 파울로가 베스트 골로 택해도 손색없는 멋진 골을 뽑아내며 기분 좋은 1대 0 승리를 거두었다. 같은 개막전에서 포항은 울산의 철퇴 축구에 당하며 0:1, 개막전 홈 패배를 기록했다. 이처럼 K리그 개막전부터 운명이 갈린 두 팀은 지난 4월 2일, 광주에서 처음 맞붙었다. 당시 홈 개막전을 승리로 가져가며 사기가 오른 광주였지만 수원-울산으로 이어지는 원정 2연전을 내리 내주며 분위기가 약간 가라앉은 상태였다. 결국 광주는 포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원정 경기 패배의 쓰라림을 이겨내지 못하고 신형민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0:1, 창단 후 리그 홈 첫 패를 기록하였다.
5개월 후 추석 연휴에 포항으로 원정을 떠난 광주는 파릇파릇한 신생팀의 패기로 경기의 균형추를 지키면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하지만 전반 중반, 나사 하나가 풀려버렸다. 광주의 수비수 유종현이 페널티박스 내 파울로 인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는 급격하게 포항 쪽으로 기울어졌다. PK기회를 얻은 모따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어가나 했지만, 3분 후 안동혁의 크로스를 받은 박기동이 포항 수비의 틈 사이에서 벼락같은 헤딩골로 나사 하나 없는 것 쯤은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했다. 하지만 후반전에 들어서 수적 열세를 견디지 못한 광주는 전반전과 달리 빈번하게 선수들을 놓치는 모습을 보이며 12개의 슈팅과 4개의 골을 허용했다. 홈 이점과 수적 우세를 잘 살린 포항의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1-5 패배를 당하며 포항 팬들에게는 기분 좋은 추석 선물을 제공해 주었다.
작년 추석 연휴에 펼쳐진 포항-광주전 [사진=포항스틸러스 공식 홈페이지]
사실 광주와 포항은 물론 다른 팀들과도 그렇겠지만, 이제 2년차를 맞이한 팀이다 보니 아직 이렇다할 이야기거리가 많지 않다. 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어떻게 보면 그저 그런 일상인 것 같더라도 경기를 정리하다 보면 이야기로 쓸 수 있는 원액이 1ml든 5ml든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이번 광주와 포항의 경기에서는 광주가 홈 개막전 2연승에 도전함과 동시에 포항에게 빼앗겼던 추석 선물을 홈 개막전에서는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도 흥밋거리다.
광주 FC는 K리그 개막전을 위해 상주로 원정경기를 떠났다. 비 속에서 경기를 치른 양 팀은 상주 상무가 대체적으로 점유율 면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효율성이 없었다. 슈팅 숫자도 광주의 2분의 1인 7개에 그쳤고, 유효 슈팅은 불과 1개에 그쳤다. 광주도 14개의 슈팅 치고는 고작 3개의 슈팅만 골문으로 향할 뿐이었다. 유효슈팅 마저도 다 후반전에 나와 전반전에는 골을 보기 힘들었다. 광주는 복이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복이가 헤딩으로 떨어뜨려주고, 세컨 볼을 잡아서 공격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몇 차례 보여주었다. 골이 필요했던 광주는 후반 초반에 '해결사' 주앙 파울로를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광주는 결국 이 공격으로 후반 40분 경에 재미를 봤다. 하프라인 부근 프리킥 상황에서 길게 날라온 볼을 복이가 수비수를 등지며 주앙파울로에게 떨궈 주었고, 상주 수비수들 중 아무도 주앙 파울로를 마크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울로는 이 볼을 자유롭게,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로 마무리지었다.
K리그 1R상주vs광주 [사진=연합뉴스]
포항 스틸러스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를 위해 오사카로 날아갔다. 앞선 2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포항이어서 일본 원정인데다 상대가 작년 J리그 3위 팀 감바 오사카라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기우는 고작 19분 만에 사라졌다. 경기 초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며 불리하게 갔던 포항은 어느새 중원 싸움에서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측면에서의 신광훈과 노병준의 주고받는 패스에 이은 한 박자 빠른 크로스로 김태수의 헤딩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잡은 포항은 3분만에 추가 골을 만들어 냈다. 2번째 골 역시 측면 공격이 주효했다. 우측면에서 신광훈이 부지런하고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오사카 수비들을 다 따돌려냈고, 마지막 최종 수비에 걸리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황진성이 올린 코너킥이 골키퍼 펀칭 미스로 바로 옆에 있던 중앙 수비수 조란에게 가면서 조란은 이 볼을 그대로 가슴으로 밀어넣었다. 세 번째 골은 전방 압박이 돋보였던 골이었다. 포항의 숨통 조이는 압박으로 오사카 선수들은 앞으로 나오지 못했고, 결국 볼은 뒤로 연결되었다. 결국 오사카 수비수는 볼을 빠뜨리는 실수를 범했고, 이를 가로챈 신형민은 들어가던 아사모아에게 연결하고 아사모아는 이를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칩 샷으로 마무리지으며 기분 좋은 승리를 이끌어 냈다.
김태수
상공(上空)을 지배하는 자! 복이(광주) vs 조란(포항)
K리그 데뷔 시즌부터 각각 광주 공격의 핵과 포항 수비의 핵으로 자리잡은 동유러피언 선수들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본명은 보그단 밀리치, K리그에서는 복이라는 이름으로 뛰고 있는 광주의 공격수 복이는 이름과 이미지가 뭔가 매치가 되질 않지만, 팀 내에서 (비록 한 경기 치뤘지만)복덩어리같은 존재다. 201cm의 큰 신장과 84kg의 튼튼한 체구를 가지고 있는 복이는 상주전에서의 활약을 통해 앞으로의 경기에 있어 얼마나 고공 폭격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좌-복이 우-조란
이에 비해 조란은 벌써 세 경기를 치르면서 수비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촌부리 선수들을 상대해서는 거의 모든 공중볼을 다 따냈고, 울산전에서는 K리그 철퇴표 공격수 김신욱을 상대해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감바 오사카전에서도 영리한 수비에 골까지 기록하면서 무실점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번에는 광주 '비빔밥 축구'에서 고추장(?) 역할을 맡은 복이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작은 고추가 매운 법~ 주앙파울로(광주) vs 아사모아(포항)
작년 초, K리그를 흔들 두 명의 외국인선수가 왔다. 현재는 각각 팀내 에이스급인 브라질 국적의 주앙파울로와 가나 국적의 아사모아다. 주앙 파울로는 당시 6개월 임대 신분으로 데리고 왔으나, 광주 공격의 핵으로 급부상하면서 지난 여름, 완전 이적을 통해 완전한 광주 선수가 되었다. 파울로는 작은 키와 빠른 발, 개인기에 골 결정력까지 겸비해 이용해 상대 수비진들을 진땀빠지게 했다. 파울로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7경기 선발에 20경기 교체 출장일 정도로 선발 횟수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8골 1도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광주 득점의 28%를 만들어 냈다. 올해는 1경기에서 1골을 기록중이다.
좌-주앙파울로 우-아사모아
아사모아는 포항과 3년 계약을 하고 지난해 입단했다. 포항 팬들이 기대를 많이 했던 선수인 만큼 K리그를 휘젓고 다녔다. 아사모아도 주앙파울로처럼 단신이지만 발이 빠르고, 개인기가 좋다. 문제가 되었던 골 결정력도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사모아는 선발로 주로 뛰었으며 리그 27경기에 나와서 7골 5도움을 기록했다. 주앙 파울로와 아사모아, 팀을 웃게 만들 자는 누가 될 것인가.
2011년도 상대전적
04/02 광주 0 : 1 포항
09/10 포항 5 : 1 광주
-. 광주
2011 시즌 마지막 홈 6경기 연속 무승
(4무 2패, 11/07/16 이후)
2011 시즌 마지막 홈 2경기 연속 무득점
-. 포항
최근 2연패 (11/11/26 이후)
최근 4경기 연속 경기당 1실점 (11/10/22 이후)
역대 팀 통산 400승 - 1 (현재 399승)
-. 상대기록
광주 역대 통산 대 포항전 2패
[출처=K리그 공식 홈페이지]
심판진
주 심 홍진호
부 심 김용수 노태식
대기심 김동진
추신
풋볼리즘님과 공동 프리뷰를 할 생각이었으나, 바쁜 사정으로 인해 단독으로 진행하였습니다.
fun point에서 복이 내려다 보는 사람 존재 가능성에 수치에 대한 개념(?)부족으로 비정상적(?)으로 크게 2% 적었습니다.
0.1%로 수정합니다ㅋㅋ
내용이 괜찮았으면 VIEW 한번씩 눌러주시면 감사합니다!
첫댓글 과연 이번엔 지쿠가 선발로 나올것인가
오사카전 벤치에만 있었던 걸로 봐서는 선발로 내세우지 않을까 생각드네요.
개인적으로 광주가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아무리 시즌초반이라지만 아챔 주중에 경기라서 체력적으로 포항이 불리하게 느껴지네요
아 체력에 관한 문제도 조금 적는다는 게 까먹었네요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에선 광주가 훨씬 유리하죠
광주의 이번 1라운드를 보진 못했지만... 작년 시즌을 생각하면, 전후반 내내 경기 속도나 압박의 강도가 높은 팀이 아니고,
포항은 개막 후 아직 2경기 밖에 뛰지 않았고, 원정도 가까운 일본에다가 중간에 3일 휴식기가 있어서, 체력적으로 크게 유불리가 드러나진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긴 그렇겠네요
복이 내려다 볼 수 있는 가능성 2%.... 0.1% 합시다 ㅋㅋㅋ
생각나는대로 질렀는데ㅋㅋ수치가 너무 큰가요.ㅋ
생각해보니 심각하게 크게 적었네ㄷㄷ
광주지지자지만 늘 전통 강호들에게는 저희가 열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바라봅니다. 이날 경기도 저희가 어려운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그 작은 가능성 하나를 보고 팀이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라며 응원해야죠.^^;;;
귀여운 외국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비에서 축구보러갑니다.ㅋㅋㅋㅋ 많이가지는 않을거같네요ㅋㅋ 전북팬인데 저도 갑니다 경기장 체험!ㅋㅋㅋ
잘봣어요~ 귀여운 외국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진성,지쿠 위치 바껴야될거같아요 ㅎㅎ
잘봤습니다~
행사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