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요 경제논단 (2003/10/23)

[안개속에숨다]

Ⅱ. 주요 이슈별 논지
□ 총리 국회 답변
○ 고 총리의 국정혼란 책임 답변 (한국, 사설)

고건 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재신임 정국의 책임이 대통령-측근-정부에 있다"고 말한 것은 그의 신중한 처신 등을 감안하면 곱씹을 만한 대목
원인 처방이 대통령과 총리가 다른 것은 예삿일이 아니나, '내 탓은 없고 오로지 네 탓만 있는' 정국에서 그나마 소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나쁘지 않아
재신임을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것과 총리를 중심으로 내각이 제 할 일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에, 고 총리를 주목하게 돼

○ "국정난맥은 노대통령과 측근, 정부 책임" (세계, 사설)

총리는 국정혼란-난맥이 노대통령과 측근과 정부의 책임이라고 발언해, 참여정부가 반성보다는 책임을 전가해 오는 사이에 국정이 난마같이 얽혔다는 비판을 되새겨야
오죽하면 총리마저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릴까 하는 참담함과 이 지경이 되도록 총리는 무엇을 했기에 이제 와서 대통령책임론을 꺼내는지 하는 물음이 제기돼
국정혼선의 책임은 대통령은 물론 총리도 져야 해, 사전 협의-조정이 결여된 비정상적인 대통령-총리 관계부터 정상화해야

○ 총리마저 대통령 탓하는 정부 (중앙, 사설)

고건 총리가 국회답변을 통해 지금의 국정불안은 "대통령과 측근과 정부의 책임"이라고 한 것은 뜻밖, 뒤늦게나마 청와대와 내각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평가할 만해
발언에 대한 정치적 배경을 따지기 전에 정권 차원의 깊은 자성이 요구돼, 총리가 대통령의 국정운영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제대로 보좌했는지도 궁금해



□ 이라크 파병 논란
○ 시민운동은 청와대 밖에서 하라 (조선, 사설)

청와대 일부 참모들이 '파병을 하더라도 전투병은 안된다'고 하나, 치안을 책임져야 하는 임무에 비무장 군인들을 보내자는 것은 말장난밖에 되지 않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만천하에 공표된 사실에 대통령의 비서들이 진퇴 운운 등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자신들의 자리가 어디인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
차라리 지금 바로 사퇴하는 것이 본인이나 대통령을 위해서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옳은 일, 그런 다음 파병반대 시민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면 될 것

○ 청와대 참모까지 파병논란 벌이면 (동아, 사설)

박주현 대통령 국민참여수석비서관은 "청와대 내부에 전투병은 안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하는 등 일부 청와대 참모들이 국정의 불안정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잘못
파병문제로 국민간 의견이 갈려 국론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론분열을 막아야 할 청와대 참모들이 시민단체처럼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은 말이 안돼
청와대가 중구난방이어선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리 없어, 파병에 대해 대통령과 딴 소리를 내는 참모는 말로만 '사퇴불사'를 외치지 말고 당장 청와대를 떠나야

○ 청와대 참모도 장관도 제멋대로 (대한, 사설)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들까지 국정혼선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해, 그러니 고건 총리의 국회 답변에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
이라크 파병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함구령을 어겼다는 차원을 넘어, 박 국민참여수석의 비판은 결국 대통령의 파병결정이 졸속이었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인지
복지부장관이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합의된 정책에 제동을 거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 조속한 인적 쇄신이 필요해



□ 보건복지정책 혼선
○ 김화중 장관의 엇박자 보건행정 (중앙, 사설)

김장관은 최근 포괄수가제를 백지화하고, 공공의료예산을 안주고 담배부담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인천경제특구내 병원에서의 내국인진료를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포괄수가제는 올 11월부터 실시하기로 입법예고한 상태이고 경제특구내 진료는 대통령 주재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임에도 돌출 발언으로 국정을 혼란케 해
장관은 다른 부처-국회-국민을 상대로 정부정책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무책임하고 돌출적인 발언은 국민을 피곤하게 해

○ 복지부장관의 빗나간 '예산 흥정' (조선, 사설)

복지부장관이 인천 경제특구에 유치할 외국인 병원들이 내국인 환자도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를 복지부의 예산 확보와 연계시킨 것은 잘못
외자 유치를 논의하면서 "공공 의료예산을 늘려주지 않으면 외국인 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장사꾼 흥정하듯 해서는 곤란
병원에게 영리법인-의료마케팅을 허용치 않는 폐쇄적 의료정책이 의료기술 발전을 막고 있어, 샴 쌍둥이 수술을 성공시켜 명성을 과시한 싱가포르를 배워야



□ 조세부담률
○ 조세부담 증가율 너무 가파르다 (한경, 사설)

조세硏 보고서에 따르면 90-02년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평균 10.6%인 데 비해 국세수입은 11.9%씩 늘어나 세금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1.13배 높게 나타나
작년도 조세부담률은 22.7%이며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지출까지 합한 국민부담률은 사상 최고 수준인 28%선으로, 재작년 미국과 비슷한 수준
급증한 사회보장성 부담이 과연 적정했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정부예산의 타당성과 사회보장 시스템의 효율성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 세금 적게 걷고 제대로 써야 (매경, 사설)

90-02년중 우리나라 국세탄력성이 1.12를 기록했다는 조세硏 분석자료는 국민들이 능력 이상으로 세금을 과다하게 내고 있음을 의미해
세금을 국가경쟁력-삶의 질 개선-생산적 복지확충 등에 제대로 쓰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낭비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이는 국민부담을 무모하게 날려버린 것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아울러 새로운 세원을 발굴해야, 정부는 넓은 세원-낮은 세율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 세금이 소득 증가를 능가해서야 (서경, 사설)

조세硏에 따르면 90-02년 동안 GDP증가율은 평균 10.6%인 데 비해 국세수입 증가율은 11.9%에 달해 세금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1.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특히 소득파악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탈세가 이뤄짐으로써 야기되는 납세자간의 조세불공평이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어
국세당국은 지하경제를 비롯한 조세불공평 등을 그대로 두고 세금 거두기만 능사로 삼아서는 안돼, 세금을 걷더라도 최소한 소득 증가에 맞춰야



□ 통신산업 구조조정
○ 향후 통신 구조조정의 과제 (매경, 사설)

그동안 외자유치안을 놓고 벌인 LG그룹과의 경쟁에서 하나로통신측이 승리함으로써 통신업계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돼
당분간 KT-SKT-LGT-하나로통신 간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될 듯,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겠지만 통신사업의 속성상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업계간 경쟁양상에 따라서는 비효율적인 투자가 재현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통신산업의 구조조정과 장기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해

○ 파장 큰 하나로통신 주총 결과 (서경, 사설)

하나로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경영권을 바꾼 것은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투명경영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하지만 소액투자자를 가장해 시세차익만 노리는 투기꾼들이 설쳐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주식보유기간 등을 따져서 소액주주도 옥석을 가려야
새로운 최대주주는 분명한 경영비전을 제시하고 소액주주들의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기존 대주주들과도 원만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어



□ 원지동 추모공원
○ 추모공원 더 미뤄선 안 된다 (동아, 사설)

건교부는 화장장을 지으라고 그린벨트를 풀어주었는데 의료단지로 용도 변경하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그러나 핵심은 화장장을 설치하는 것
정부가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 현안과제 조정회의를 열면서 서울시 관계공무원을 참석시키지 않은 것도 잘못, 이명박 서울시장의 당적 때문이 아니길 바라
국립중앙의료원을 옮기기가 예산문제로 어렵다면 시립병원을 하나 더 늘릴 수도 있어, 정부-서울시는 병원-화장로-납골당이 함께 들어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 추모공원 대신 의료단지라니 (한겨레, 사설)

서울시는 '부안 핵폐기장 사태에서 보듯 주민들이 반대하는 시설을 짓기 어렵다'며 원지동에 추모공원 대신 의료단지를 짓겠다는 당치않은 주장을 펴
이러한 결정이 이명박 시장과 서초구청장의 합의로 나왔다는 것은 추모공원 백지화를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왔던 두 사람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챙긴 것
서울시가 경기도에 납골시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모순이자 이기주의, 건교부는 그린벨트를 다시 묶어서라도 추모공원이 의료단지로 둔갑하는 것을 막아야



□ 기 타
○ 한진 부당노동 방조한 노동부 (한겨레, 사설)

한진重 경영진은 노조원들의 파업 참가를 막으려고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월급의 70%를 줄테니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권유했다고 해
특히 지난해 2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주주들은 '돈잔치'를 벌인 한진중이 노동자들을 '희망 퇴직'시키고 임금동결을 강요한 것은 더욱 부도덕해
사태가 여기까지 이른 데는 두산중 노동자가 분신 자살했을 때 가압류 남용 방지를 약속했지만 스스로 철도파업에 손배소를 청구하는 등 정부 책임이 커

○ 고속철 정차역 자꾸 늘리면… (국민, 사설)

정부-고속철도공단은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간에 정차역을 추가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개통을 불과 6개월 남겨두고 정차역을 추가로 지정하겠다니 한심한 노릇
정차역 추가지정에 앞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지역간 교통편익 분배와 비용부담의 최소화가 중요해, 지역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한 정차역 신설이 절실해
2010년 고속철도 사업종료 시점에서 고속철 채무는 대략 12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않으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듯

○ 급감하는 부산항 컨테이너 물량 (한경, 사설)

동북아 물류거점을 지향해온 부산항의 지난달 컨테이너 취급물량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기보다 줄었다는 것은 충격적, 이러다가 3류항구로 전락하지나 않을지 걱정
태풍으로 인한 시설훼손에도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2차례의 화물연대 파업으로 대형선사가 항로를 바꾸거나 환적화물 거점을 다른 곳으로 옮겼기 때문
게다가 부산항은 중국보다 근로자 임금수준이 높고 항만이용료는 15% 가량 비싸, 해외선사를 유치하면서 서비스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 증시 살려야 경제도 산다 (조선 시론,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

금융기관 자산운용이 GDP 대비 가계대출이 52.3%인 데 비해 기업대출은 46.4%로 우리 경제의 자원배분 구조가 역동성을 상실해, 은행중심의 금융체계에 한계가 드러나
많은 위험투자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자본시장은 경제규모에 비해 극히 취약해, 이는 증권산업의 후진적 구조와 투자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기업풍토 때문
은행의 역할이 급속히 퇴조하는 가운데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위험자본이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