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는 공양주가 따로 없고 그날그날 봉사 하시는 분들이 공양준비를 하십니다.
다들 정성을 다해 준비 해주시니까 점심 때 외식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스님들이 점심 공양하는 것을 어렵게 여기거나 불편하게 여기면 외식을 자주 할텐데...
제가 느끼기로는 정말 정성을 다하시거든요.
봉사하시는 분들이 다 똑같진 않겠지만
신도들을 향한 마음도 같지 않을까요?
스님한테만 잘해드리고 싶고, 신도들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할까요?
아님 한분이라도 더 드시면 좋겠다고 생각하실까요?
얻어 먹는 신도들도 마음이 제각각일 것입니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점심 공양을 하면 괜히 부담주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봅시다.
내가 공양간 봉사러 왔는데 여러 사람들이 밥 먹고 나서, 너무 맛있게 잘먹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으면 피로를 잊고 신이나서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요?
바쁘면 할 수 없지만 어지간하면 점심공양은 황룡사 공양간에서 드시고는 ‘너무나 맛있다’고 칭찬해주십시오.
외식하는 것도 좋겠지만 절집에 좋은 음식 놔놓고 구지 외식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들끼리 팀웍을 위해 외식 할 수도 있지만 팀웍을 위해 절에서 점심 공양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보시는 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돈보다 더 좋은 보시는 서로 화합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만들어 주는 분의 정성이 훌륭하고, 그것을 맛있게 드시는 분이 많으면 그것만큼 큰 화합은 없습니다.
황룡사 불사를 돕고 싶다면 돈 내는 보시보다, 음식을 맛있게 드셔주시는 보시가 더 값지고 환희롭습니다.
법당에서 기도해주는 보시가 더 아름답습니다.
불교대학이나 경전반 같은 강의를 들어주는 보시가 더 훌륭합니다.
재물보시는 그렇게 중요치 않아요.. 황룡사 불사하니 ‘돈 내야되나?’같은 생각지 마십시오.
밥 맛있게 드시고, 공부하러 오시고, 기도하러, 봉사하러 오시면 가장 큰 보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