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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인 아침 나는 텃밭에 옥수수나 감자 내지 여러종류의 새싹을 기대하며 살펴보는데.. 뒤에 쫒아나온 아내는 어젯밤비에 꽃잎이 떨어진게 억울하다며 감상적인 투정을 한다.
흰머리가 너무많아 걱정을하는 아내 뱃살걱정에 훌라후프를 돌리며 연속극을 보는 아내 서로의 주름많은 얼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우리 여기서 더이상 늙으면 누가 누구를 지켜줘야할지 불안한 우리
그래.. 꽃잎이 모두 떨어지기전에 꽃구경 시켜줘야지. 청풍의 벗꽃은 절정의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그러나,이왕 나선걸음..네비양에게 거제도를 입력하고 달려본다.푸른 봄에 아내의 표정이 밝아져서 참 좋다.
돌아오는길에 강구항. 대게를 먹어야할지.? 점심한끼에 거금을 쓴다는게 께림칙하다. 내생각엔 그저 해물탕에 밥한그릇이면 족할듯 하건만 대게를 바라보는 아내는 내걱정은 아랑곳없고 외려 빨리먹고 어머니도 좋아한다며 몇마리를 살건지 생각을 한다.에라,.ㅡ..ㅡ. 나도 게맛은 안다.
해안도로를 달린다. 어둠에 잠기는 바다는 음산하다.천안함의 청년들은 얼마나 추울까.? 아내의 나직한 중얼거림에 흠칫놀란다.만약 이것이 민족간의 갈등으로 번지면.? 전혀 도움이 안될 걱정도 잠시하며 어둠속으로 졸음이 밀려온다.하루의 피로를 풀기위해 해안가 모텔을 살피며 어디가 좋을까.?를 생각하다 불현듯 15년전 정동진 해맞이 갔을때가 생각난다.
길은 막히고 모텔은 동이나고 차에서 몇시간 눈붙일 요량으로 갔는데 딸아이가 샤워하고 자고 싶다길래 모텔비를 23만원 지불하고 댓시간 있다 나오고 몇일을 속이 쓰렸던고..나름대로 해변가는 비쌀거라는 가정을하고 울진 시내로 들어갔다.나름대론..해안가 모텔을 잡고 해안가 횟집에서 소주몇병 마시며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비오고 춥고..굳이 쌩돈 깨질일이 없단생각에 실리를 취하기로 했던것이다.음..
울진모텔은 쥔장이 투자에 인색한 모양이다. 방음장치도 안돼있고 침대가 못이 빠졌는지 삐거덕 거린다. 아내는 피곤한지 잠이들었고 하릴없이 리모콘만 돌리다보니 섹스장면이 나오고 야릇한 괴성까지 들리는통에 아내는 잠이깼다. 볼게 그렇게 없냐며 말을하는데 내귓전으론 이렇게 들린다. (((((차라리 실전이 안조으냐.? 우리 꽤 됐잔아..))))
일단 채널을 바꾸고 생각에 잠겼다.
위층침대도 삐걱거린다.1시간도 넘게.. 내가 시작을 하게되면 윗층만큼 삐걱댈것인지 마음을 야릇하게 가져보지만 이내 자신이 없어진다.그러나............................................................ 여기는 시방 모텔이 아닌가.? 옆방에 어머니 눈치 안봐도되고 윗층의 삐걱대는 침대소리는 이렇게 속삭인다.ㅡㅡㅡㅡ본전빼고가자구ㅡㅡㅡㅡㅡ
태백을 넘어 집으로 오는길 도게 정상에서 바라보는 태백산의 안개는 섬칫 찬기운과함께 성스럽게 느껴진다. 메밀뻥튀기를 사온 아내는 이내 우적거리며 먹어댄다. '어머..달지도 않고 좋으네.살찌진 않겠어~'으..음.. 그래..평생 다이어트에 목매다 죽을지도 모르겠군.
원주에 도착하니 배도고프고 술도고프다. 태백에서 한우를 먹을까 하다가 아내가 원주 모처의 삼겹살이 맛있다는 설명에 한우와 삼겹살을 원가 비교하고 내린결정이 원주에서 삼겹살먹고 술도한잔 곁들이는것이 현실을 직시하고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다 싶었기 때문이다.
지친몸을 침대에 뉘이며 눈까풀이 감기기전에 이틀간의 여정을 다시한번 정리해본다.
잘했어. 이정도 해놓으면 몇달간 어느정도 잘못을해도 바가지소리는 덜하겠지. 끄~응..잔머리는 고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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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잔잔한 행복중에 초로의 허전함도, 비치는것 같슴다. 내청춘 두고 가거라~~
남은 여생중 가장 젊은 이시간, 멋있게 지내시기를.....
세월아 가지마라 무심한 세월아 너 혼자 가거라 내 청춘 두고 가거라
주현미 .청춘 노래가 너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