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200일 무렵부터 아이에게는 영속성이라는 감각이 발달하게 됩니다. 영속성은 대상이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그것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여기는 일입니다. 덕분에 보호자가 문 뒤로 숨었을 때 불안해하며 울었던 이전과는 달리 문 뒤에서 장난을 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웃을 수 있습니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일순간 떼면서 소리를 내는 아웅 놀이를 즐기는 것도 이때이고요.
여름 가고 가을 밀려드는 이 시기, 영속성이라는 감각을 다시 생각합니다.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닐 겁니다. 물론 아주 없던 일이 된 것도 아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