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라와다의 총무원장 격(이사장)인 빤냐와로(진용) 스님이 최근 서울 약수연 연방죽 선원 법당에서 법문을 했다. 한국인 스님으로는 최초로 태국 불교권에서 삼장법사의 인가를 받은 빤냐와로 스님의 법문 소식을 어떻게 들었는지, 20평 남짓 좁은 약수원 법당이 사람들로 빼곡하게 들어찼다. 특징은 이들이 젊다는 것, 고학력, 전문직이 많다는 것, 남자들의 비중이 여느 대승권 사찰에 비교해 높다는 것 등이었다. 한국불교에 테라와다 불교의 흐름이 생각보다 폭넓게 형성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함께 법문을 경청했다. 법문을 들으며 경전에 근거해서 설법한다는 것, 개인적인 이야기 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법문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질의응답이 있다는 것도 또한 신선했다. 법문과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했다. 편집자
사단법인 한국테라와다 이사장 빤냐와로 스님이 법문을 하고 있다. 스님은 한국인 출신 테라와다 승려로서는 처음으로 삼장법사가 되었다.
테라와다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누구든 잘못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흔쾌히 드러내고 용서하고 말끔히 씻어내는 데에 있습니다. 설사 내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어도 함께 참회하고, 함께 서로 칭찬하면 환희심을 낼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참회해야 하는 것입니다.
태국 속담에 '길을 잃으면 잃을수록 더 많은 쌀(공양물)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람들은 길을 잃으면 탁발할 생각을 안 하고 집 찾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길을 잃더라도 무엇 때문에 길을 나섰는가를 잊지 않으면 공양물을 많이 얻는 공덕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법문을 들으러 왔으면 법문 듣는 일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오늘은 ‘노력에 대한 법문’을 하겠습니다.
이곳 약수연 연방죽 선원의 법주 스님은 언제나 “한 달 후에 죽는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생각이 매우 교훈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부족할 판에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기 때문이지요. 죽고 나서 내가 지옥에 간다고 생각해봅시다. 괴로움을 한 번 겪은 사람은 다시는 그런 괴로움을 겪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괴로움을 극복하는 길을 다 제시해주셨는데, 그것을 실천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생이나 내생에서 반드시 비참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부디 그 길을 가지 않기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늘 생각하면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합시다.
노력이라는 것은 지혜가 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지혜가 있는 노력이라야만 훌륭할 수 있습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들은 바르게 노력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이 법사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자비를 동반한 노력은 지혜로운 노력이다."라고 말입니다.
메따(자애)와 까루나(연민)가 없으면 안 됩니다. 이 둘이 있어야 그 노력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는 노력들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습니다.
노력하는 힘이 떨어질 때, 지금 내가 자비의 마음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가를 돌아보기 바랍니다.
법회 시작 전에 테라와다불교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부처님 전에 예불의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서 청정범행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의 요소를 제시하셨습니다.
첫 번째 올바른 것을 믿는 것입니다. 올바르다는 것은 바른 확신에 의한 믿음입니다. 그 첫째는 삼보에 대한 신뢰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내 이익을 바라기 위해서, 남들이 나를 알아주기 위해서라든지 하는 여덟 가지 주의할 점들이지요. 남에게 좋은 마음 가지면 내 마음도 좋고, 남에게 안 좋은 마음을 가지면 내 마음도 안 좋은 법입니다. 그런데 왜 내가 안 좋은 것을 하려고 할까요. 옳고 그름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의 상태에서 벗어나보면 알 수 있습니다. 흔들림 없는 마음을 갖는 것, 이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두 번째 자신의 신체를 조심할 것입니다. 몸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몸이 있어야 수행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몸을 지니고 있을 때 공부하고 수행하고 공덕을 지어야 합니다. 몸은 항상 조심하고 잘 관리해야 합니다. 행주좌와에 수행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마음을 올곧게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올곧지 못하면 올바른 길로 갈수가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든지 1차적으로는 마음을 올곧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정직하게 분명히 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올바른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노력은 내가 깨어있을 때 가능하지요. 지금 일어나는 대상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대상을 놓치면 간단할 것 같지만 굉장히 큰 일이 일어납니다. 대상을 놓쳐 버리면 잃어버리고 놓쳐버리는 것입니다. 지금 살고 있으면서 살아가지 않고 자꾸 죽은 목숨을 따라갑니다. 말 하는 것은 몸 안의 핵이 유출되는 것과 같습니다. 핵이 잘 쓰이면 유익할 수 있으나 잘못 쓰이면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되는 것처럼 대상을 놓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대상은 일단 놓쳐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죽어 있는 시간을 만들지 않도록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좋은 행위를 일어나게 하고 실천하고 나쁜 것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올바른 지혜를 갖추는 것입니다. 지혜는 자애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애의 마음을 갖지 않으면 다 헛된 것이지요. 스님이 법문을 해도 자애의 마음이 없이 한다면 다 소용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지혜가 열리는 조건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야나'입니다. 가능한 많은 것들을 알려고 노력해 스스로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지혜를 얻으려면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둘째는 '아와보다'로 이해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스스로 그것을 체험하라는 것입니다.
지혜가 있는 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생각하지 않는 자입니다. 지혜로운 자는 어떤 경우도 머릿속에서 망상을 피우지 않고, 어떤 경우도 나라는 망상을 피우지 않습니다. 분별을 갖지 말고 일어난 것을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지혜가 열리면 어떤 경우가 닥쳐오더라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다섯 가지를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이 세계에서 청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 누구나 이 다섯 가지를 채우게 될 것입니다.
테라와다 불교 법회의 특징은 테라와다 수행에서 점검 절차가 있는 것처럼 질의응답이 활발하게 오갔다.
다음은 빤냐와로 스님과 청법 대중들의 질의응답 내용을 일부 요약한 것이다.
-생각에 관해서 묻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도 좋지 않지만,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생각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이 아예 없다면 글쎄요. 그것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해 생각하는 것, 계획을 세우는 것 그런 것은 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즉시즉시 판단하려는 것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일들에 대한 것들, 지금 현재 실현가능성이 있지 않은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과는 다른 것이지요.
첫 번째는 생각을 선한 방향으로 하려고 할 것이고, 그러고 나서 선한 쪽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 같으면 잘못될 확률이 줄어듭니다. 그러고 나서는 생각하는 범주까지도 줄여야 합니다. 알아차리는 것들을 자꾸 늘려나가세요. 그렇게 되면 깨달음에 점점 다가가면서 생각하는 범주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재가자에 있어 살생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봐야 합니까? 생명이 있는 것은 모든 것이 다 해당하는 것인지요? 무정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생명 있는 것들은 다 해당합니다. 그러나 재가자의 경우 무정물은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행주도 삶지 말아야 합니까?
“그것은 아닙니다. 죽이는 마음을 일으켜야 살생입니다. 행주를 빠는 것은 살생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모르고 지나다가 밟아 죽였을 때에는 부주의한 죄가 됩니다.”
-바이러스나 균이 몸 안으로 들어와서 사람이 죽일 수도 있으니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그것도 살생입니까?
“맛을 위해 생태를 먹는 것과 명태를 먹는 것에는 경중의 차이가 있습니다. 미물이라도 죽이지 않으려는 자세,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살생은 살생일 뿐이고, 음주는 음주일 뿐입니다. 적게 먹는다고, 미물을 죽인다고 해서 죄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자신이 그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탐진치를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닌 지를 늘 살펴야 합니다. 번뇌에 흽 싸이지 않고 나를 내세우지 않는다면 당연히 거기에서 말을 해야지요. 그런데 항상 이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항상 나를 잊어버리고 환경에 휘둘리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첫댓글 귀한 가르침을 이렇게 앉아서 편이 받는군요
죄송스럽습니다
올려주신 오로라님도 감사 드리고
또한 먼길 여정을 함께 해 주셨다니 너무나 감사할일 칭찬할일 입니다 _()_
오로라님 덕택에 앉아서 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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