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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토취부(糞土臭腐)
썩은 흙과 썩은 냄새라는 뜻으로, 재물은 썩은 흙이요, 관직은 부패한 냄새가 나는 곳이라는 말이다.
糞 : 똥 분(米/11)
土 : 흙 토(土/0)
臭 : 냄새 취(自/4)
腐 : 썩을 부(肉/8)
출전 : 세설신어(世說新語)
진(晉)나라 때 어떤 사람이 은호(殷浩)에게 물었다. '어째서 벼슬을 얻게 될 때는 관이 꿈에 보이고, 재물을 얻으려 할 때는 똥이 꿈에 나오는 걸까요(何以將得位而夢棺器, 將得財而夢矢穢)?'
은호가 대답했다. '벼슬이란 본래 썩은 냄새인지라 얻으려 할 때 관 속의 시체를 꿈꾸고, 재물이란 본시 썩은 흙과 같아, 얻게 될 때 더러운 것이 꿈에 보이는 것일세(官本是臭腐, 所以將得而夢棺屍. 財本是糞土, 所以將得而夢穢汚).' '세설신어'에 나온다.
강항(姜沆)이 벗 권제(權霽)의 청몽당(淸夢堂)에 놀러 갔다가, 기문(記文) 부탁을 받았다. 청몽(淸夢)의 뜻을 묻자 권제가 말했다.
官本臭腐, 故夢棺者得官.
벼슬은 썩은 냄새로 꿈에 관을 본 자는 벼슬을 얻고,
財本糞土, 故夢糞者得財.
재물은 썩은 흙이라 꿈에 똥을 본 자는 재물을 얻는다고 했네.
吾不夢臭腐也, 吾不夢糞土也.
나는 썩은 냄새나 썩은 흙을 꿈꾸지 않네.
里諺曰: 晝之所爲, 夜之所夢.
속담에 낮에 한 바가 밤에 꿈에 나온다고 하지.
心之所思, 夢之所見.
마음으로 생각한 것이 꿈에 보인 것이라네.
吾無所爲, 吾無所思.
所夢卽所爲也, 所夢卽所思也.
나는 하는 일이 없고, 생각하는 바가 없으니, 꿈꾸는 것이 낮에 하던 일이요 생각하던 바일세.
吾之夢於吾堂者, 未嘗不淸.
故吾有是名.
이 집에서 내 꿈을 얻는 사람은 맑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야. 그래서 내가 이 이름을 지었다네.
강항이 감탄하며 '그대의 집에서 그대와 같은 꿈을 꾸고 싶다'는 뜻을 담아 '청몽당기(淸夢堂記)'를 지어주었다.
이의현(李宜顯)이 한마디를 더 보탠다.
貨財糞土也, 官職臭腐也.
재물은 썩은 흙이요, 관직은 부패한 냄새다.
而擧世攘攘, 竭氣而求之, 其亦可哀也已.
온 세상은 어지러이 온 힘을 다해 이것만을 구하니 슬퍼할 만하다.
然苟其貪汚鄙瑣, 猝成富家, 奔走進取, 躐致高位者, 皆未久身死, 否則子孫夭殞, 絶無安享之者.
탐욕스럽고 더러운 방법으로 갑작스레 부자가 되거나, 바쁘게 내달려 출세해서, 건너뛰어 높은 자리에 오른 자는 모두 오래 못 가서 몸이 죽거나 자손이 요절하고 만다. 절대로 편안하게 이를 누리는 경우란 없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섬뜩한 말이다. '운양만록(雲陽漫錄)'에 나온다.
◼ 벼슬하는 자는 닭과 돼지를 기르지 마라
최근 재벌 2, 3세들이 동네 상권인 영세사업자들의 빵집, 커피전문점까지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다. 이런 세태를 보고 있자니 2000년하고도 몇백 년 전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동양고전의 4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대한 주희의 주석집 '대학장구(大學章句)' 10장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노나라 대부인 맹헌자가 말하길, "마승을 가진 집안은 닭과 개를 기르지 않고, 집안 행사에 얼음을 쓸 수 있는 벌빙지가는 소와 양을 기르지 말아야 하며, 백승을 가진 제후는 취렴하는 신하를 기를 바에는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기르는 것이 나을 것이니, 이것을 일러 나라는 이를 이익으로 여기지 아니하고 의를 이익으로 여기는 것이다"고 했다.
孟獻子曰: 畜馬乘, 不察於鷄豚; 伐冰之家, 不畜牛羊; 百乘之家, 不畜聚斂之臣, 與其有聚斂之臣, 寧有盜臣; 此謂 國不以利爲利, 以義爲利也.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음미해 보면, 처음 벼슬길에 올라 대부가 되어서 말과 수레를 하사받고 국록을 먹는 자는 사사로이 닭과 돼지를 길러서 가난한 백성의 생계수단과 이익을 빼앗지 말라는 말이니, 오늘날의 공직자나 사회적 지도층 인사들에게 해당하는 말이 될 것이다.
벌빙지가는 경대부 이상으로 초상과 제사에 한여름에도 얼음을 쓸 수 있는 가문을 이르니, 이들은 소와 양을 기르는 자들의 영역을 침탈하거나 이익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으니, 오늘날 재벌들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고 서민들의 골목상권을 유린하는 등의 비열한 행태가 여기에 속할 것이다.
그리고 백승지가, 즉 채지(采地)나 식읍(食邑)을 가지고 있는 제후는, 백성들에게 세금을 함부로 거두어들여 취렴하는 신하를 기르지 않아야 하니, 취렴하는 신하를 기를 바에는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어 제후 자신의 재물을 잃을지언정 차마 백성의 힘을 상하게 하고 재산을 빼앗는 짓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것은 오늘날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 하면서도 국태민안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주가조작이나 부정과 비리 등으로 사리사욕 채우기에만 몰두하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말일 듯하다. 그렇기에 항상 나라를 맡은 사람들이나 모든 국민은 언제나 이(利)를 이익으로 여기지 아니하고, 의(義)를 이익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의를 구분 못하는 요즘, 새삼 새로운 옛 가르침이다.
◼ 벼슬이 오를때마다 재산을 줄인 정승
조선민속 예화집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조선 11대 중종 때 김정국이라는 정승이 있었다. 자신이 가진 재산은 일반사람 수준으로 평범하였다. 평상시 소신이 "벼슬을 살면 깨끗해야 한다. 벼슬을 살면서 재산을 늘리는 것은 허가 받은 도둑질이다"고 말했다.
벼슬이 한등급 오르자 즉시 작은 집으로 옮겼다. 부인은 물었다. "왜 옮깁니까, 우리가 양심껏 살면 그만이지. 더 찾아올 손님도 많아 집이 좁을텐데?" 그가 말했다. "좁은 집은 관리비가 적다. 벼슬은 높으니 봉급은 많아진다. 손님은 좁은 집에서 더 정성껏 맞이하면 되지요."
나중에 벼슬이 오를때 마다 집을 줄여 나갔다. 가족들뿐만 아니라 친지, 이웃들까지도 나서서 "굳이 이렇게 까지 안해도 되는데 왜 이러십니까?" 그가 말했다. "벼슬이 자꾸 오르니 어찌합니까? 백성들은 자꾸 의심하는데, 벼슬 얻고, 명예 얻고, 돈까지 얻으면 백성들의 손가락질을 받아서 나라를 위해 일하려던 젊은 시절의 꿈을 펼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재물에 욕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말을 못하였다. 발령이 지방으로 떨어지자 "이제 외지로 벼슬 나가니 논밭을 줄입시다." 하니, 부인이 대답하기를, "우리집 논밭 전답이야 두어 마지기 뿐인데!" 하였다. 그가 말했다. "우린 벼슬 받아서 사니 설마 굶어 죽기까지 하겠소? 서울에서 벼슬할때는 사람들이 집이 호화로운지 관심이 많은데 지방에 나가면 논밭으로 평가합니다. 또 백성들을 직접 대하니 더욱 조심해야지요."
조선의 청백리 가운데 한분이라고 하겠다.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모범을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고위 공직자들에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입교편(立敎篇) 중에서 충자(忠子)가 말하기를, "벼슬을 다스림에는 공평한 것만 같음이 없고, 재물에 임함에는 청렴한 것만 같음이 없느니라(忠子曰: 治官 莫若平 臨財 莫若廉)"고 하였다.
고을을 맡은 관리가 공평하면 고을이 태평하고, 조정 일을 맡은 관리가 공평하면 나라가 태평하다. 고을이 태평하면 나라가 역시 태평하다. 한 작은 고을이 공평하지 못하면 고을 백성의 원성이 점차 나라 안에 펴져 나라 전체가 태평을 잃게 된다. 임오군란(壬午軍亂)의 화근은 군인들 녹봉 쌀 배급의 불공평이며, 이괄(李适)의 난은 반정(反正) 공신들 공신책봉의 불공평이 도화선이었다.
영조대왕이 당쟁의 고질을 다스리고자 성균관 입구 반교(泮橋) 옆에 탕평비(蕩平碑)를 세웠다. 비문(碑文)을 보면 "공평하여 편벽되지 않음은 군자의 공정한 마음이고, 편벽되어 치우쳐 공평하지 못함은 소인의 사사로운 뜻(周而不比君子之公心 比而不周小人之私意)"이라 하였다. 공평하여 편벽되지 않음은 군자의 공정한 마음이고, 편벽되어 치우쳐 공평하지 못함은 소인의 사사로운 뜻이라는 의미이니 당쟁이 공평함을 잃은 사사로움 때문임을 경계하고 있다.
공직자는 공무집행에서 오는 재물의 유혹을 여하(如何)히 물리쳐 극복하느냐가 공직 성패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영 장군의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청백리(淸白吏)의 귀감이다.
◼ 가난을 벗어나려고 벼슬을 하지는 않는다
(萬章下 五章)
맹자(孟子)가 말했다. "벼슬살이는 가난을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으나, 가난을 위하여 할 때가 있다. 아내를 맞이함은 봉양을 위해서 하지 않으나, 봉양을 위하여 할 때가 있다.
벼슬은 본래 도(道)를 행하기 위함이지만 또한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가 늙었거나, 혹 道가 때에 어그러져 다만 녹(祿)을 위하여 벼슬을 하는 자가 있고, 장가드는 것은 후사를 잇기 위한 것이지만, 또한 친히 조석(朝夕)을 짓지 못하므로 먹여 기르는 것을 의탁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난해서 벼슬하는 자는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있으며, 많은 봉록(奉祿)을 사양하고 적은 데에 있는다.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있으며, 많은 봉록(奉祿)을 사양하고 적은 데에 있으려면 어떤 자리가 마땅할까? 문지기나 야경꾼 정도이다.
공자(孔子)는 일찌기 위리(委吏)가 되셨는데, '회계를 잘 맞추게 할 뿐이다'고 하셨다. 또 승전(乘田)이 되셔서는, '소와 양이 무럭무럭 잘 자라게 할 뿐이다'고 하셨다.
자리(位)가 낮은데 말(言)이 높음은 죄(罪)가 되고, 남의 조정(朝庭)에 있으면서 道가 행하여 지지 못함은 부끄러움(恥)이다."
萬章章句下 五章
孟子曰: 仕非爲貧也, 而有時乎爲貧. 娶妻非爲養也, 而有時乎爲養.
맹자가 말했다. "벼슬은 생활이 어려워서 하는 것이 아니지만, 가난을 위해 할 때가 있다. 처를 얻는 것은 봉양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지만, 봉양을 위해 할 때가 있다."
仕本爲行道, 而亦有家貧親老, 或道與時違, 而但爲祿仕者, 如娶妻本爲繼嗣, 而亦有爲不能親操井臼, 而欲資其餽養者.
벼슬은 도를 행하기 위하여 하는데, 역시 늙은 부모가 가난한 집안에 있고, 혹은 도가 때가 달라, 단지 녹봉을 위해 벼슬을 할 수 있고, 처를 얻는 것이 본래 후계를 잇기 위해 하는 것과 같지만, 역시 부모가 물을 깃거나, 절구질을 할 수도 없어서, 재물을 보내어 봉양을 하고자 할 수도 있다.
爲貧者, 辭尊居卑, 辭富居貧.
가난을 위해 (벼슬을 하는) 자는, 지위가 높은 것을 사양하고 아랫 지위에 있어야 하며, 부유함을 사양하고 가난함에 있어야 한다.
貧富, 謂祿之厚薄. 蓋仕不爲道, 已非出處之正, 故其所處但當如此.
빈부는 봉록의 후하고, 박함을 이른다. 대개 벼슬을 하는 자는 도를 행하지 못하면, 이미 바르게 나아 갈 수 없으니, 고로 그 처한 곳이 단지 당연히 이와 같아야 한다.
辭尊居卑, 辭富居貧, 惡乎宜乎. 抱關擊柝.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있는 것과, 부유함을 사양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은 어찌해야 마땅할까? 관문을 지키고 딱따기를 치는 것이다.
柝, 行夜所擊木也. 蓋爲貧者雖不主於行道, 而亦不可以苟祿. 故惟抱關擊柝之吏, 位卑祿薄, 其職易稱, 爲所宜居也.
탁은 밤길에 딱딱이를 치는 것이다. 무릇 가난한 자는 비록 도를 행함을 주로 하지 않지만 역시 진실로 봉록을 받을 수 없다. 고로 오직 관문을 지키고 딱딱이를 치는 관리를 하니, 지위가 낮고 봉록은 박하고 그 직분이 쉬우니 그런 자리가 마땅한 것이다.
李氏曰; 道不行矣, 爲貧而仕者, 此其律令也. 若不能然, 則是貪位慕祿而已矣.
이씨가 말했다.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가난하면서 벼슬을 하는 자는 이것이 율령이니, 만약 그러하지 않으면 지위를 탐하고 봉록을 얻기 위한 것일 뿐이다.
孔子嘗爲委吏矣, 曰; 會計當而已矣. 嘗爲乘田矣, 曰; 牛羊茁壯, 長而已矣.
공자가 일찍 위리를 하면서 말하기를, '회계를 당연히 할 뿐이다'고 했다. 일찍 승전을 하면서 말하기를, '소와 양이 풀을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할 뿐이다'고 하였다.
此孔子之爲貧而仕者也. 委吏, 主委積之吏也. 乘田, 主苑囿芻牧之吏也. 茁, 肥貌.
이것은 공자가 가난을 위해 벼슬한 것이다. 위리는 물자를 모으는 관리이다. 승전은 목장에서 가축을 기르는 관리이다. 줄은 살찐 모양이다.
言以孔子大聖 而嘗爲賤官 不以爲辱者, 所謂爲貧而仕, 官卑祿薄, 而職易稱也.
말하건데, 대성인 공자가 일찍 천한 관리가 되어도 욕되게 생각지 않은 것은, 가난을 위해 벼슬한 것을 이르고, 지위는 낮고, 봉록은 박하고, 직분이 쉬운 것을 말한다.
位卑而言高, 罪也. 立乎人之本朝, 而道不行, 恥也.
지위가 낮은데 주장함이 높으면 죄가 된다. 본래 사람의 (남의) 조정에 있으며 도가 행해지지 않음은 부끄러운 일이다.
以出位爲罪, 則無行道之責. 以廢道爲恥, 則非竊祿之官, 此爲貧者之所以必辭尊富而寧處貧賤也.
지위에 나아가서 죄를 짓는 것은 도를 행하는 책임이 없는 것이다. 도를 폐하고 부끄러워 하면, 녹을 훔치는 관리가 아니니, 이것은 가난한 자가 필히 높은 지위와 부유함을 사양하고, 차라리 가난하고 천한 곳에 있는 것이다."
尹氏曰: 言爲貧者不可以居尊, 居尊者必欲以行道.
윤씨가 말했다. "가난한 자가 높은 지위에 있지 않은 것은, 지위가 높은 자는 필히 도를 행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 糞(똥 분)은 회의문자로 쓰레받이를 들고 양손으로 오물(汚物)을 버림의 뜻이다. 그래서 糞(분)은 ①똥 ②비료(肥料) ③거름을 주다 ④치다 ⑤쓸다 ⑥제거(除去)하다 ⑦(더러운 것을)치우다 ⑧더럽다 ⑨떨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오줌 뇨(尿)이다. 용례로는 똥과 오줌을 이르는 말을 분뇨(糞尿), 돌 모양으로 단단하여진 대변을 분석(糞石), 똥과 재를 이르는 말을 분회(糞灰), 똥구멍을 달리 이르는 말을 분문(糞門), 기저귀을 달리 이르는 말을 분포(糞布), 똥을 섞은 흙 또는 썩은 흙을 분토(糞土), 똥과 같이 더러운 놈을 분한(糞漢), 똥과 오줌을 누어서 담는 그릇을 분지(糞池), 사람의 똥을 인분(人糞), 갓난아이가 먹은 것 없이 처음으로 싸는 똥을 해분(蟹糞), 갓난아이가 먹은 것 없이 처음으로 싸는 배내똥을 산분(産糞), 배내 똥을 태분(胎糞), 똥을 눔을 하분(下糞), 똥을 눔을 방분(放糞), 똥을 싸거나 눔을 탈분(脫糞), 피가 섞여 나오는 똥을 혈분(血糞), 대변을 달리 이르는 말을 대분(大糞), 이리 똥을 낭분(狼糞), 닭의 똥을 계분(鷄糞), 말의 똥을 마분(馬糞), 소의 똥을 우분(牛糞), 새의 똥을 조분(鳥糞), 토끼 똥을 토분(兔糞), 논밭에 두엄을 냄을 출분(出糞), 농작물의 뿌리 곁에 막대기로 구멍을 뚫고 거름을 주는 방법을 봉분(棒糞), 농작물에 물이나 비료를 줌을 개분(漑糞), 부모의 위중한 병세를 살피기 위하여 그 대변을 맛봄을 이르는 말을 상분(嘗糞), 이치에 닿지 않는 터무니없는 말을 분토지언(糞土之言), 부처의 얼굴에 똥을 묻힌다는 뜻으로 깨끗한 것을 더럽히거나 착한 사람이 모욕을 당할 때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불두착분(佛頭着糞), 똥도 핥을 놈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아첨하여 부끄러운 짓도 꺼려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상분지도(嘗糞之徒), 썩은 나무에 조각하거나 썩은 벽에 고쳐 칠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탁하고 게을러 쓸모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후목분장(朽木糞牆), 돈은 본래 똥이나 흙같이천한 것이라는 말을 전본분토(錢本糞土) 등에 쓰인다.
▶️ 土(흙 토, 뿌리 두, 쓰레기 차)는 ❶상형문자로 초목의 싹이 흙덩이를 뚫고 땅 위로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흙을 뜻한다. 토지의 신의 신체를 나타낸다. 나중에 이것을 社(사)로 쓰고, 土(토)는 토지(土地), 흙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土자는 '흙'이나 '토양', '땅',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土자의 갑골문을 보면 평지 위로 둥근 것이 올라온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흙을 표현한 것이다. 흙을 표현하기 위해 지면 위로 흙덩어리가 뭉쳐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土자는 흙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흙과 연관되거나 '장소', '육지'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다만 土자가 쓰였다고 할지라도 단순히 모양자 역할만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土(토, 두, 차)는 (1)토요일(土曜日) (2)토이기(土耳其) 등의 뜻으로 ①흙 ②땅, 토양(土壤), 육지(陸地) ③국토(國土), 영토(領土) ④곳, 장소(場所) ⑤지방(地方) ⑥고향(故鄕), 향토(鄕土) ⑦토착민(土着民) ⑧오행(五行)의 하나 ⑨별의 이름 ⑩흙을 구워서 만든 악기 ⑪토지(土地)의 신(神), 대지(大地)를 주재(主宰)하는 신(神) ⑫살다, 자리잡고 살다 ⑬재다, 헤아리다, 측량하다 ⑭토목공사를 하다, 그리고 ⓐ나무 뿌리(두), 또한 ㉠쓰레기(차) ㉡찌꺼기(차) ㉢하찮다(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땅 지(地), 흙덩이 양(壤), 뭍 륙/육(陸),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흙으로 쌓아올린 높은 대를 토대(土臺), 모래와 점토가 알맞게 섞인 흙을 토양(土壤), 땅이나 흙의 성질을 토질(土質), 흙과 나무를 토목(土木), 본디 그 땅에서 나는 종자를 토종(土種), 진흙으로 만들어 잿물을 올리지 않고 구운 그릇을 토기(土器), 흙과 모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토사(土沙), 그 지방의 특유한 습관이나 풍속을 토속(土俗), 한 나라의 통치권이 미치는 지역을 영토(領土), 나라의 영토를 토(國土),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풍토(風土), 누른 갈색이 나는 흙을 황토(黃土), 농사 짓는 땅을 농토(農土), 태어난 곳 또는 시골을 향토(鄕土),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옴을 출토(出土), 자기가 사는 고장을 본토(本土), 기름진 땅을 옥토(沃土), 더러운 국토라는 뜻으로 이승을 달리 이르는 말로 예토(穢土), 거적자리와 흙베개란 뜻으로 거상 중임을 가리키는 말로 초토(草土), 흙으로 돌아감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말로 귀토(歸土),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토적성산(土積成山), 미개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대우함을 일컫는 말을 토매인우(土昧人遇), 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산산이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여지없이 무너져 나가 손댈 수 없이 됨을 이르는 말을 토붕와해(土崩瓦解), 흙으로 만든 소와 나무로 만든 말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진짜 같아도 논밭을 갈고 짐을 나르지 못하는 데서 문벌은 있으나 재주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토우목마(土牛木馬), 얼굴빛이 흙빛과 같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거나 두려움에 질림을 이르는 말을 면여토색(面如土色),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을 신토불이(身土不二), 새는 폭풍우가 닥치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의 구멍을 막는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여 닥쳐 올 재앙을 막음을 이르는 말을 상토주무(桑土綢繆), 기와가 깨져 흩어지고 흙이 무너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크게 무너져 흩어짐을 이르는 말을 와해토붕(瓦解土崩), 쇠가 녹아 흐르고 흙이 그을린다는 뜻으로 가뭄이 계속되어 더위가 극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금초토(流金焦土) 등에 쓰인다.
▶️ 臭(냄새 취, 맡을 후)는 ❶회의문자로 臰(취)의 본자(本字)이다. 自(자; 코를 뜻함)와 犬(견; 개)의 합자(合字)로, 개가 코로 냄새를 맡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臭자는 '냄새'나 '썩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臭자는 自(스스로 자)자와 犬(개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코를 그린 自자에 犬자가 결합한 臭자의 본래 의미는 '냄새를 맡다'였다. 후각이 예민한 개의 특성을 응용해 '냄새를 맡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臭자는 후에 '(고약한)냄새'라는 뜻으로 바뀌었는데, 自자와 犬자의 조합이 밖에 풀어 기르던 개에게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臭자가 이렇게 고약한 냄새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口(입 구)자를 더한 嗅(맡을 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臭(취, 후)는 ①냄새 ②구린내 ③몹시 ④심하게 ⑤지독하게 ⑥썩다 ⑦더럽다 ⑧사이가 나빠지다 ⑨맡다 ⑩더럽히다 ⑪추악(醜惡)하다 ⑫평판이 나쁘다 ⑬무가치(無價値)하다, 그리고 ⓐ냄새를 맡다(=嗅)(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냄새와 맛을 취미(臭味), 고약한 냄새가 나는 바람을 취풍(臭風), 비위를 상하게 하는 좋지못한 냄새를 취기(臭氣), 냄새가 나도록 부패함을 취패(臭敗), 나쁜 냄새가 나고 더러움을 취예(臭穢), 불쾌한 냄새를 악취(惡臭), 좋은 느낌을 주는 냄새를 향취(香臭), 냄새가 없음을 무취(無臭), 사람이나 작품 등에서 풍기는 특유한 느낌을 체취(體臭), 겨드랑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를 호취(狐臭), 나쁜 냄새가 풍기지 못하게 막음을 방취(防臭), 냄새나지 아니함을 불취(不臭), 남아 있는 냄새를 여취(餘臭), 재화를 탐하여 그것을 자랑하거나 재화로써 출세하는 따위를 동취(銅臭), 썩어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를 부취(腐臭), 입에서 나는 구린 냄새를 구취(口臭), 젖내 나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유치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취동자(乳臭童子), 입에서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언행이 유치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생유취(口生乳臭),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이르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아무 빛깔과 냄새가 없다는 뜻으로 허물이 없이 깨끗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무색무취(無色無臭), 분홍빛의 옷을 입고 입에서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어린 아이를 가리켜 이르는 말을 홍분유취(紅粉乳臭), 부리가 누런 색 새끼같이 아직은 어려서 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으로 남을 어리고 하잘 것 없다고 비웃어 이르는 말을 황구유취(黃口乳臭), 냄새가 만 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으로 더러운 이름을 영원히 장래에까지 남긴다는 말을 유취만년(遺臭萬年), 절친한 친구 사이를 기취여란(其臭如蘭), 자연의 道는 알기 어려워서 들어도 소리가 없고 맡아도 냄새가 없다는 말을 무성무취(無聲無臭) 등에 쓰인다.
▶️ 腐(썩을 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고기 육(肉=月; 고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府(부)로 이루어져 고기가 썩는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腐자는 '썩다'나 '상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腐자는 府(관청 부)자와 肉(고기 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腐자는 고기가 썩거나 상한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肉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러나 腐자는 단순히 고기가 상한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 정직해야 할 관료들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도 '부패했다'고 하기 때문이다. 腐자에 쓰인 府자는 '관청'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래서 府자는 발음역할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랏일을 하는 관료들의 부정을 뜻하려 했던 것으로도 보인다. 府자에는 '주다'는 뜻의 付(줄 부)자까지 있으니 더욱 문자조합의 의도가 엿보인다. 그래서 腐(부)는 ①썩다 ②썩히다 ③나쁜 냄새가 나다 ④마음을 상하다 ⑤궁형(宮刑: 음부를 제거하는 형벌) ⑥개똥벌레(반딧불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썩을 후(朽)이다. 용례로는 썩어서 벌레 먹은 것처럼 삭음을 부식(腐蝕), 썩어서 무너짐을 부괴(腐壞), 근심 걱정으로 마음을 썩임 또는 무엇을 생각해 내느라고 몹시 애를 씀을 부심(腐心), 썩어 문드러짐을 부란(腐爛), 쓸모 없이 낡아 빠진 말을 부담(腐談), 남자는 음낭을 까버리고 여자는 음부를 도려내거나 감옥에 가두어 두던 형벌을 부형(腐刑), 약물을 써서 유리나 쇠붙이 따위에 새기는 일을 부각(腐刻), 골수염이나 골막염으로 뼈가 썩는 일 또는 그러한 뼈를 부골(腐骨), 썩은 나무를 부목(腐木), 식물이 생물의 썩은 몸이나 배설물을 양분으로 섭취하여 생활하는 일을 부생(腐生), 흙 속의 유기물이 썩음을 부식(腐植), 썩은 먹이를 먹는 것을 부식(腐食), 짐승의 썩은 고기를 부육(腐肉), 썩어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를 부취(腐臭), 썩어서 깨어짐을 부파(腐破), 썩은 우물을 부정(腐井), 생각이 낡아 완고하고 쓸모 없는 선비를 부유(腐儒), 썩은 쥐라는 뜻으로 비천한 물건이나 사람을 부서(腐鼠), 케케묵음으로 새롭지 못함을 진부(陳腐), 썩는 것을 막음을 방부(防腐), 콩으로 만든 음식의 하나로 두부(豆腐), 두부를 얇게 썰어 기름에 튀긴 식품을 유부(油腐), 완고하고 진부함을 완부(頑腐), 창자를 썩히는 약이라는 뜻으로 맛 좋은 음식물과 술을 이르는 말을 부장지약(腐腸之藥),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다는 뜻으로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임을 일컫는 말을 절치부심(切齒腐心),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상 움직이는 것은 썩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불부(流水不腐),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뜻으로 남을 의심한 뒤에 그를 두고 하는 비방이나 소문을 듣고 믿게 됨을 이르는 말을 물부충생(物腐蟲生), 낡은 것을 바꾸어 새 것으로 만듦을 일컫는 말을 환부작신(換腐作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