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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부능대(能小復能大)
작은 일을 잘할 수 있어야 다시 큰일도 잘하는 법이다.
能 : 능할 능(月/6)
小 : 작을 소(小/0)
復 : 다시 부(彳/9)
能 : 능할 능(月/6)
大 : 큰 대(大/0)
출전 :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60장
이 성어는 삼국지의 주인공 조조(曹操)가 군사를 모집하면서 한가한 때 칼 만드는 일을 하다가 한 말이다. 조조(曹操)는 동탁(董卓)이 여포(呂布)를 앞 세워 정권을 장악하고 횡포를 일삼자 이를 토벌하고자 가짜 조서를 만들어 연합군을 결성했다. 연합군이 여포를 무찌르니 동탁이 낙양으로 돌아가 장안으로 천도를 진행했다.
이에 조조는 원소에게 동탁을 쳐들어가자고 했으나 원소등이 응하지 않자 혼자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갔다가 대패를 했다. 더 이상 연합군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조조는 군사를 이끌고 양주(楊州)로 갔다.
중국 송나라 때에, 이방(李昉) 등이 황제의 명에 따라 지은 백과사전인 태평어람(太平御覽)에서 인용한 조조의 군책령(軍策令)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魏武軍策令曰: 孤先在襄邑, 有起兵意, 與工師共作卑手刀.
나는 먼저 양읍에서 군사를 일으킬 작정을 하고, 대장쟁이와 함께 칼을 만들었다.
時北海孫賓碩來候孤, 譏孤曰: 當慕其大者, 乃與工師共作刀耶.
이때 북해의 손빈석이 나를 찾아와 이렇게 면박을 주었다. "마땅히 큰일을 도모해야 할 분이 대장쟁이와 함께 칼이나 만들고 계십니까?"
孤答曰: 能小復能大, 何害.
내가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작은 일을 잘할 수 있어야 큰일도 잘할 수 있지 않겠나. 뭣이 잘못 된 일인가!"
논어를 읽다 보면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명언이 나온다. 풀이하자면 '군자는 고정된 틀에 얽매여서는 안 되는 법'이라 할까. 공자에 심취했다는 선비 손빈석이 이를 몰랐을 리 없고, 조조 역시 능수능란한 인물이었으니 한마디로 받아 넘겼다고 하겠으나 되새겨볼 점은 일찍이 노자가 말하기를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작은 생선 굽듯이 하라(治大國若烹小鮮)"는 그 섬세한 실용적 사고와 행동이 아닐까.
노자(老子)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의 의미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마치 작은 생선을 굽는 것 같이 조심히 하라는 것이다. 곧 작은 생선을 구울 때는 자주 뒤적거리지 말고 불을 잘 조절하면서 서서히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부서져서 맛도 없고 보기도 좋지 않아 먹을 것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현실에 맞게 새기면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조령모개(朝令暮改) 식으로 법이나 제도를 자주 바꾸거나 쓸데없는 규제 등으로 백성들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위정자가 우선 겸손해져야 한다. 반드시 무엇을 꼭 성취하겠다고 나대는 것이야말로 패착으로 귀결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60장
治大國, 若烹小鮮.
큰 나라를 다스리려면 작은 물고기를 요리하듯이 해야 한다.
以道莅天下, 其鬼不神.
도로써 세상에 임하면 귀신도 신령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귀신이 신령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령한 힘으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非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귀신이 신령한 힘으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인도 역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대저(대체로 보아서) 양쪽(귀신과 성인)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으므로 그 덕을 주고받아 (서로에게) 돌아가게 한다.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57장은 무사(無事)가, 58장은 민민(憫憫)이, 59장은 아낌(嗇)이 강조되었다면 이번 60장은 '상처를 입히지 않음(不傷)'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각 장의 핵심 용어들은 모두 일맥상통(一脈相通)하고 있다. 그렇다면 60장의 '상처를 입히지 않음'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 다른 장들의 핵심용어를 해석하면 그 맥을 잡을 수 있다.
57장의 무사(無事)는 단순히 '일을 하지 않음'이 아니라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을 하지 않음'이 된다. 58장의 민민(憫憫)은 찰찰(察察)하지 않음인데, 이때의 찰찰은 '지나치게 꼼꼼하고 자세함'이다. 따라서 민민은 상대를 지나치게 꼼꼼하고 자세하게 살펴서 자신의 통제권 안에 두려고 하면 그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가 되니, 상대가 하는 대로 민민하게 그냥 두라는 말이다. 59장의 아낌은 즉시 상대에게 따르는 것(早服)이다. 상대에게 즉시 따르지 않고, 상대를 복종시키려고 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다는 말이다.
상처를 입히지 않음이 강조되는 60장의 첫 문장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 작은 생선을 요리하듯이 하라(治大國 若烹小鮮)이다. 이 말은 작은 생선은 쉽게 상처를 입기 때문에 작은 생선이 상처를 입지 않을 정도로 조심해서 다루라는 말이다.
큰 나라는 작은 나라와 백성들을 다스린다. 작은 나라는 큰 나라에 비해 약하고 상처를 입기 쉽다. 그리고 백성들도 권력자에 비해 약하고 상처를 입기 쉽다. 상처를 쉽게 입을 수 있는 이들을 작은 생선을 요리하듯이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도로써 세상에 임하는 자세(以道莅天下)라고 노자는 말한다.
힘이 있는 사람은 상처를 입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들은 영상물을 통해 무술의 고수들이 상처를 많이 입어도 다시 일어나 적을 무찌르는 장면을 많이 본다. 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들은 작은 상처에도 쉽게 죽거나 불구가 된다. 힘이 있는 자의 말 한마디가 힘이 없는 자의 가슴에 못을 박는 수가 종종 있다.
어린아이처럼 약한 자가 나에게 욕을 했다고 해서 내 가슴에 못이 박히지 않는다. 보통 상태라면 '저 아이가 교양이 없어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된다'고 생각하면서 안타까워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심리적으로 약한 상태에 있을 때는 그 욕이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힘 있는 위치의 사람이나 국가는 무심코 한 행동이 약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지 조심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마음이 있어야 힘 있는 위치에 지속적으로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도로써 세상에 임하면 귀신도 신령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以道莅天下 其鬼不神)고 노자는 말한다. 귀신은 인간의 정신을 홀려서 악한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등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존재이다. 이러한 존재가 나쁜 일을 할 수 있는 신령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인간 세상에 나쁜 일이 줄어들게 된다. 이때의 나쁜 일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다.
그래서 노자는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귀신이 신령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령한 힘으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한다(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고 말한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가 도로써 작은 나라를 대하거나 백성들을 대할 때 귀신들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한다.
그런데 성인(聖人) 또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聖人亦不傷人). 물론 성인은 스스로 도로써 사람을 대하기 때문이다. 성인은 사람을 대할 때나 귀신을 대할 때도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성인은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59장에 의하면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은 즉시 상대를 따르는 것이고, 즉시 상대를 따르는 것은 상대를 아끼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의 상대를 아낀다는 것은 상대를 사랑하며,(慈) 자신은 검소하며,(儉) 세상에 나서지 않는 것(不敢)이다. 60장에 의하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바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앞에서 우리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가 도로써 작은 나라를 대하거나 백성들을 대할 때 귀신들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성인은 사람을 대할 때나 귀신을 대할 때도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면 위와 같이 도(道)가 통하는 세상에서 귀신과 성인이 만나면 어떻게 되겠는가?
(대체로 보아도) 서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기 때문에 그 덕을 주고받아 (서로에게) 돌아가게 한다.(夫兩不相傷故德交歸焉) 즉 양쪽 모두 덕을 쌓아가게 된다. 결국 60장의 이치는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귀신도 성인을 만나게 되면 오히려 덕을 쌓아가는 존재가 된다는 말이다.
노자는 60장에서 왜 귀신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귀신을 성인과 대비시키고 있는가? 도덕경의 귀신(鬼神)에 대해 정확한 정의(定義)는 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60장의 문맥으로 보아 귀신이 성인(聖人)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성인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면, 귀신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보통의 경우 자신이 한 일(말이나 행동)이 남에게 상처를 주는지 주지 않는지 신경을 쓴다. 왜냐하면 자신이 베푼 덕이 자신에게 되돌아 옴(德交歸焉)을 알기 때문이다. 즉 내가 남에게 상처를 주면 그 상대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내가 남에게 덕을 베풀면 그 상대도 나에게 덕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우리들은 가능하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사람이라도 특별한 경우에는 남에게 상처를 의식적으로 주거나 상처를 주는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남에게 의식적으로 상처를 주는 경우는 상대에게 상처를 받아서 되돌리는 때가 많다. 이때는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상처를 준만큼 배상(賠償)을 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물론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거나 배상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호간에 상처를 주는 일이 지속되거나 증폭될 수 있다.
사과하고 배상하는 쪽이 상대에게 상처를 입힌 정도를 생각한 양(量)과 사과 받고 배상을 받는 쪽이 상대로부터 상처를 받은 정도를 생각한 양(量)에 차이가 있는 경우는 당사자끼리 해결을 하지 못하고 국가의 전문기관(사법부)의 판결까지 간다. 이렇게 되면 양쪽은 서로 간에 상처가 깊게 남는다.
상대에게 상처를 받지 않았는데도 상대에게 의식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인격적인 문제가 있다. 상대를 괴롭힘으로써 쾌감을 느끼거나, 상대를 괴롭히면 나에게 어떤 이익이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쾌감이나 이익을 얻기 위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자신이 베푼 덕이 자신에게 되돌아옴(德交歸焉)을 모르고 일시적인 좋음(쾌감과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덕(德)이 부족하여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 소외되고 무능력자로서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게 된다. 물론 이때도 자신의 부덕(不德)을 뉘우치지 못하고 남을 원망하면 더욱 빠른 속도로 추락한다.
이번에는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얼마나 주었는지를 모른다. 그러나 상처를 받은 상대는 선명하게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상처 입은 상대도 자신이 누구에 의해 상처를 입었는지를 모르거나 심지어 자신이 상처를 입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환경공해이다.
문제는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힌 경우에도 자신이 베푼 덕이 자신에게 되돌아옴(德交歸焉)의 원리가 통하는가이다. 노자도 이 원리가 통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아끼(慈, 儉, 不敢)지 않고 힘 자랑하면서 함부로 대하면 반드시 힘 없는 자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큰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작은 나라나 백성들을 대할 때 작은 생선을 요리하듯이 조심하라는 것이다.
성인은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자이다. 여기에 비해 세상살이에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지 주지 않는지에 대해 무관심한 자는 귀신이거나 귀신에 홀린 사람이다. 이들은 알게 모르게 상처를 많이 받았던 자들이다.
귀신이나 귀신에 홀린 사람도 도로써 세상살이에 임하는(以道莅天下) 성인을 만나게 되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자로 바뀌게 된다. 왜냐하면 귀신이나 귀신에 홀린 사람은 결과적으로 덕이 부족해 외롭고 힘든 상태에 있는데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을 만나서 상처가 나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과 귀신은 만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그 덕을 주고받아 (서로에게) 돌아가게 한다(夫兩不相傷故德交歸焉).
◼ 큰 나라를 다스릴 때는 작은 생선 조리는 것 같이 하라
'큰 나라'와 '작은 생선', 얼핏 보기에 관계가 없는 이 두 말을 가지고 노자는 사회를 다스리는 진리를 제시한다.
천하 만물은 자연스럽게 서로 관계를 맺고, 자연스럽게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보충하고 의존하며 어우러져 나간다. 억지로 맺거나 묶고, 억지로 주거나 받을 필요가 없다.
큰 나라가 있다고 하더라도 큰 나라가 될 조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큰 나라가 된 것이기에, 억지로 다스리려고 하지 않하도 자연스럽게 다스려질 것이다.
작은 생선을 조릴 때 이리저리 휘저으면 다 부서지고 만다. 마찬가지로 나라를 다스린답시고 억지로 이것저것 하려고 하면 나라가 망가진다는 것이 노자의 가르침이다.
노자의 사상을 이어받은 '장자'에 이런 말이 있다. "귀는 들을 수 있지만 보지 못하고, 눈은 보지만 냄새를 맡지 못하며, 코는 냄세는 맡지만 맛을 보지 못하며, 혀는 맛을 알지만 듣지 못한다."
그런데 사람의 의견이나 정책이라는 것이, 눈, 귀, 코, 혀와 같다. 저마다 일리가 있는 견해이지만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큰 나라의 속사정은 큰 만큼 복잡하기 마련이다.
어떤 문제를 바로 잡으려고 특별한 정책을 내놓으면 그로 인해 저것이 엉키고, 이것을 살리려면 저것이 죽고 저것을 살리려면 이것이 엉망진창이 된다. 좌충우돌 해보지만 그럴수록 나라는 더 혼란해진다. 그래서 노자는 될 수 있으면 간섭하지 말고 내버려 두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부가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나라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염려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런 인위적인 노력은 출렁거리는 물결을 가라앉히고 물결을 두드리는 꼴이다. 내버려 두면 물결은 저절로 가라앉는다. 이것이 노자의 가르침이며, 이것이 옳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한 기력 왕성한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는 나라를 안정시키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너무 많은 일을 벌리고, 너무 많은 정책을 내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국경을 지키거나 전쟁을 하는데 수없이 많은 농민을 동원했다. 능묘나 궁궐을 짓는 데도 농민을 동원했다. 백성들이 들고 일어날까 싶어서 천하의 무기를 모아 들이기도 했다.
사람들을 어리석게 만들기 위하여 책을 모아 불사르고 학자들을 생매장했으며, 이런저런 세금으로 백성들의 피와 눈물을 짰다. 백성들은 생계를 이어나갈 길이 막막해졌다. 결국 여기저기서 들고 일어났다. 그리하여 한 시대의 영웅이 세운 철의 왕국은 몇 해 되지 않아 역사의 피안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반대로 진나라를 대신하여 일어선 한나라 고조 유방은 황무지를 개간한 사람에게는 세금을 거두지 않고, 군대를 해산하여 생업으로 돌아가게 했으며, 악덕 상인을 단속하여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국력이 증대되어 나라의 기초가 튼튼해졌다.
또 당나라 고조 이연과 태종 이세민은 그때까지의 엄한 법령들을 해제하고, 조세와 부역을 완화시켰으며, 가족의 숫자에 따라 공평하게 경작지를 나누어 주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공물을 폐지했다.
그 결과 백성들의 삶이 풍요로워져서 길에 떨어져 있는 것을 줍지 않고, 도둑의 위험이 없기 때문에 밤에도 문을 잠그지 않았으며, 소와 말을 들판에 내놓고 길렀으며, 인심이 후해져서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도 먼 길을 여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예는 중국 역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작정 내버려둘 수만도 없는 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나라의 전체 흐름을 이끌어가는 다스림은 있어야 하는데, 노자는 그 방법을 몇가지 제시한다.
첫째, 학벌과 재능 있는 사람을 높이지 마라.
노자가 말했다. "학벌과 재능 있는 사람을 높이면, 질투심과 경쟁심이 일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다툼이 사라지지 않는다."
'현'이란 재주와 덕을 고루 갖춘, 능력도 있고 인품도 훌륭한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이 존경받는 것은 마땅하지만, 높이 치켜세우면 안 된다. 재주와 덕은 무리하게 얻으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주와 덕이 있는 사람을 높이면 백성들이 서로 그처럼 되려고 싸움박질을 한다. 실제로는 그와 같이 되지 못할지라도 껍데기만이라도 그처럼 되어보려고 벌버둥을 친다. 그래서 허위가 판을 치게 된다.
둘째, 얻기 어려운 재물을 너무 귀히 여기지 마라.
노자가 말했다. "재물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소유에 대한 욕망이 생겨 남의 것을 훔치려고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다. 값비싼 보것으로 억지로 꾸민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수수함이 훨씬 더 아름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계속 선전을 해대면, 사람들이 거기에 세뇌되어 화려하게 꾸미려고 애쓴다.
화려하게 꾸미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요 이상의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런 돈을 벌 수 없으면 도둑질을 하거나 부정한 일을 저지른다. 그러면 사회 전체가 부정부패의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사회가 이렇게 되는 원인은 얻기 어려운 재물을 귀히 여기기 때문이다.
셋째, 욕심낼 만한 것을 과시하지 마라.
노자가 말했다. "욕심을 일으킬 만한 것을 과시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텔레비젼 광고만 없어도 사람들의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다. 눈으로 보면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뜻이다.
반대로 아무리 갖고 싶어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갖고 싶어서 안달하던 마음이 점차 누그러들어 평온해질 것이다. 이것저것 내보여서 욕망을 충동질하면, 지금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계속 욕망을 좇으며 어지러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노자는 욕심낼 만한 것을 과시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넷째, 백성들을 바보로 만들어라.
노자가 말했다. "옛날부터 도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던 사람들은 백성들로 하여금 지적인 분별력으로 이것저것 따지도록 만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상태인 소박함에 거하도록 했다."
이해타산이 밝고 약삭빠르면 백성들도 그리되기 때문에 다스리기가 어렵다. 권모술수로 나라를 다스리면 백성들도 그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나라가 혼란해지며, 단순 소박함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백성들도 단순 소박해져서 나라가 안정되고 풍요로워진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랴, 통치자가 자기 맘대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백성들을 어리석게 만드는 이른바 우민정치라는 말이 바로 노자의 이 말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노자의 말은 통치자가 맘대로 하기 위해서 백성들을 어리석게 만들라는 뜻이 아니다. 다스리는 사람이 권모술수를 쓰지 않으면 백성들도 그에 따라 단순해질 것이며, 그러면 나라가 안정되고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을 바보로 만들라는 말은 다스리는 사람이 먼저 바보가 되라는 가르침인 셈이다.
다섯째, 이것저것 간섭하지 마라.
노자가 말했다. "나라는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전쟁은 훌륭한 병법으로 치러야 하지만, 세상을 올바로 이끌기 위해서 인위적인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
왜 그런가? 간섭하며 금지하는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편리하게 한답시고 이것저것 만들어내면 그럴수록 세상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통박을 굴려 교묘한 지혜를 짜내면 짜낼수록 별별 해괴한 일이 다 벌어진다.
그래서 도를 깨우친 옛 임금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끼어들지 않으면 뱃성들의 싸움이 저절로 그친다. 내가 맑고 고요히 살면 백성들은 스스로 나쁜 습관을 고친다. 내가 억지로 무슨 일을 벌이지 않으면 백성들의 삶은 저절로 풍요로워진다. 내가 욕심이나 야망을 품지 않으면 백성들은 스스로 통나무같이 순박해진다."
여섯째, 귄위를 내세워 백성들이 무서워 떨도록 하지 말라.
노자가 말했다. "강과 바다가 모든 시내의 왕일 수 있는 것은 낮은 데 위치하여 온갖 흐름을 다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를 낮추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앞에서 다른 사람을 이끌려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를 뒤에 두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이런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라도 아랫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으며, 뭇 사람의 머리가 되어도 뒤에 있는 사람들이 장애물로 여기지 않는다. 이런 사람의 말은 누구나 기쁜 마음으로 따르고 결코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임금이 지나치게 권위적이어서 백성들이 무서워하면, 백성들이 할말을 못하고, 그러면 임금은 백성들의 속사정을 알 길이 없으며 백성들의 속사정을 모르면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그러므로 임금은 백성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처신해야한다.
나라와 나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집어삼키려고 하지 않으면 작은 나라의 신뢰를 받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면 큰 나라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
큰 나라는 자기를 낮춤으로 작은 나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작은 나라는 자기를 낮춤으로 큰 나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큰 나라는 어떻게 해서든지 작은 나라를 도우려 할 것이고, 작은 나라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큰 나라를 믿고 따를 것이다. 이렇게 하여 양쪽이 모두 바라는 것을 얻을 찐대, 마땅히 큰 나라가 먼저 자기를 낮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일어난다
천하대사 필작어세(天下大事 必作於細)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일어난다
옛날 어느 아버지와 아들이 짚신 장사를 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짚신 만드는 기술을 배워 똑같이 만들었다. 함께 만들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장사를 했건만, 항상 아버지가 만든 짚신은 잘 팔리고 아들이 만든 짚신은 잘 팔리지 않았다. 아들은 두 짚신을 아무리 비교해 보아도 그 차이를 알 수 없자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평생 노하우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아버지가 눈감기 직전 아들은 재차 그 이유를 물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생각에 '터럭'이라는 말을 몇 번 외치고 숨을 거두었다. 아들은 그 뜻이 아리송해 짚신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겉으로는 똑같아 보였지만 자신이 만든 짚신의 보풀이 더 깔끔하게 제거되지 않았다.
아들은 무릎을 딱 쳤다. 그 사소한 보풀이 아버지와 자신이 만든 짚신의 차이였던 것이다. 이후 아들의 짚신도 잘 팔렸다고 한다. 사소한 마무리 하나가 명품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차이를 만든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글이다.
쉬운 것에서 어려움을 도모하고, 작은 것에서 큰일을 한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일어나고,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일어난다. 이로써 성인은 끝내 크게 되려고 하지 않으므로 능히 큰일을 이룬다.
쉽게 풀리지 않는 일도 시작은 별것 아니었고,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 시작은 작고 보잘것 없었다. 쉬운 데서 어려움을 도모하라는 말은 일이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손쓰라는 뜻이고, 작은 일에서 큰 일을 한다는 뜻은 일이 커지기 전에 작은 일부터 해결하라는 의미이다.
성인(聖人)은 일이 쉬울 때 미리 준비하여 큰일을 해낸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니 어렵고 큰 일을 한 적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큰일을 해낸다는 의미이다.
사소한 것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 자가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사소한 일을 잘해내지 못하면 큰일도 하지 못한다. 보기엔 작고 사소한 일 같지만, 그것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만이 큰 일을 할 수 있다. 작은 일이라고 가볍게 여겨 끝 맺음을 하지 못하면 큰 일은 더더욱 해낼 수가 없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도 있지만, 큰 사고들도 알고 보면 인간의 사소한 실수나 소홀로 빚어지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사소한 일에 마음이 상하고, 가볍게 한 말에 큰 상처를 입는다. 큰 것에 집착해 사소한 것을 잊다 보면 사람도 잃고 일도 망친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사소한 것을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한다.
■ 작은 일을 가볍게 여기면 큰 일을 그르친다
'깊은 골짜기나 비탈에선 안 넘어지다가도 개미구멍에 걸려 넘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큰일을 잘 수행해 나가다가도 작은 일을 잘못 처리해서 실패하는 경우를 말한다. 마치 바둑의 승부에서 다 이겨 놓은 판국을 끝내기 한 두 점에 소홀하여 지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도 있다. 작은 일이라고 얕보다가 결국은 봉변을 당하게 되고, 조그만 버릇이라도 타이르지 않으면 큰 죄악의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이 남의 원한을 사는 것은 반드시 큰일에서 만이 아니며, 작은 일에서도 원한을 살 수가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작은 일에 소홀히 않아야 후환(後患)이 없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이다.
모든 원한의 근원을 살펴보면, 모두가 대수롭지 않은 일에서 발생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거나, 자기만을 내세운 나머지 다른 사람을 업신여긴다든가, 때로는 상대방을 무시한 말 한마디가 원한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모두가 평소에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일들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너그러운 자세로 역지사지(易之思之)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람의 감정은 더욱 그렇다. 그보다 큰일에도 잘 참아오다가, 알량한 자존심에 흠집을 내는 사소한 일에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다. 사람은 큰 불행을 만났을 때에는 짐짓 쉽게 체념을 하지만, 조그마한 기분 나쁜 일에 대해서는 도리어 감정을 억제치 못한다. 감정을 마치 물을 담은 컵과도 같은 것. 기울이면 사정없이 쏟아진다.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라고도 한다, 사소한 일로 큰일을 그르치는 소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큰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작은 일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말고, 치밀하게 대처하여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말이다. 작은 틈으로 물이 새어 배가 가라 앉는다. 작은 물건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말라. 소인이 들어 나라를 망친다.
바늘구멍으로 새는 물이 천길 둑을 무너뜨리고, 담뱃불이 화재의 원인이 되고, 한 치의 오차가 백리 천리의 간극을 벌인다. 지극히 미세한 일로 큰 재난을 불러 일으킴을 우리는 흔히 본다. 작은 일, 작은 것, 보통 사람도 경우에 따라서 크게 공헌할 수도 있고 크게 망치게 할 수도 있다. 작다고 팽개치거나 하찮게 여기지는 말아야 할 일이다.
■ 작은 일들도 한없이 중요할 때가 있다
어느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달리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를 가장 괴롭힌 것은 우승을 다투던 경쟁자가 아니라 신발 속에 들어 있던 모래알이었다"고 대답했다. 이 말은 모래알처럼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조사해 온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 미할리 칙센트 미하일은 "성공하고 싶으면 일상의 사소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고 했다. 남들이 쉽게 지나쳐 버리는 작은 일을 잘 마무리 지으면 얼마 뒤 뜻하지 않은 보상을 얻게 되고 더 큰일을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추진력이 생겨나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쳐서는 안 될 작지만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다. 사소하다고 느껴지는 작은 일들은 우리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한다. 하지만 작고 사소한 일들이 큰 일을 만들어낸다. 사소하게 지나쳐 버린 일들로 인해 후에 큰 손실을 입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작은 것이 자라 큰 것이 된다. 작은 것을 놓치면 큰 것도 잃게 되고 작은 일을 가벼이 하는 사람에게는 큰 일도 맡겨지지 않는다. 작지만 크고 중요한 일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인지를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작은 일들을 소중히 여길 때 큰 일도 해낼 수 있다. 작다고 자칫 놓치고 있는 중요한 씨앗은 없는지, 또 작은 일들도 눈여겨 볼 줄 아는 세심함과 신중합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국 추리작가 코넌 도일의 말이다. "가장 좋은 것들은 조금씩 찾아온다. 작은 구멍에서도 햇빛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조약돌에 걸려 넘어진다. 작은 것들이 곧 중요한 것이다. 오랫동안 내 좌우명이 되어온 것은 작은 일들이 한없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 能(능할 능, 견딜 내)은 ❶회의문자로 곰(문자의 왼쪽 부분)과 짐승의 발바닥(문자의 오른쪽 부분)의 모습을 뜻하는 글자로 곰의 재능이 다양하다는 데서 능하다를 뜻한다. 月(월; 肉육)은 살, 마늘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는 큰 머리의 모양에서 변한 것으로 머리가 큰 곰 같은 동물의 모습이다. 이 동물은 힘이 세고 고기 맛이 좋기 때문에 이 글자를 빌어 사람의 일이 충분히 된다는 뜻으로도 쓰고, 나중에 곰을 나타내기 위하여는 熊(웅)이란 글자를 따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能자는 '능하다'나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能자는 곰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能자는 본래 '곰'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능력'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곰을 그린 能자가 왜 '재능'이나 '능력'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일까? 곰은 재주가 뛰어나기에 재능을 뜻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성함을 상징했던 곰은 여러모로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能자가 이렇게 '재능'과 관련된 뜻으로 가차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灬(불 화)자가 더해진 熊(곰 웅)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能(능, 내)은 (1)재능(才能). 기능(機能) (2)능력(能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능하다 ②능히 할 수 있다 ③기량(技倆)을 보이다 ④재능(才能)이 있다 ⑤화목하게 지내다 ⑥~할 수 있다 ⑦응당 ~해야 한다 ⑧능력(能力) ⑨재능(才能) ⑩인재(人才) ⑪에너지(energy) ⑫곰(곰과의 포유류) 그리고 ⓐ견디다(=耐)(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제 힘으로 움직임을 능동(能動), 능하고 익숙함을 능숙(能熟), 잘 하는 일을 능사(能事), 익숙하고 솜씨 있음을 능란(能爛), 능하게 잘 하는 말을 능변(能辯), 대상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주관을 능관(能觀), 능히 오거나 가거나 함을 능통(能通), 뛰어난 작품을 능품(能品), 능하고 어진 이를 능인(能仁),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능필(能筆), 넉넉히 감당함을 능당(能當), 유능하다는 평판을 능성(能聲), 뛰어난 재능을 능재(能才), 할 수 있음이나 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능(機能),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재능이 없음을 무능(無能),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두뇌의 작용으로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능력이 없음을 불능(不能), 어떤 물건이 지닌 성질과 능력 또는 기능을 성능(性能),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이르는 말을 능소능대(能小能大),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능력을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일컫는 말을 능력개발(能力開發),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능사익모(能士匿謀), 인간의 능력은 모든 사물에 다 능할 수 없다는 말을 능불양공(能不兩工),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를 이르는 말을 능수능간(能手能幹) 등에 쓰인다.
▶️ 小(작을 소)는 ❶회의문자로 한 가운데의 갈고리 궐(亅; 갈고리)部와 나눔을 나타내는 八(팔)을 합(合)하여 물건을 작게 나누다의 뜻을 가진다. 小(소)는 작다와 적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냈으나, 나중에 小(소; 작다)와 少(소; 적다)를 구별하여 쓴다. ❷상형문자로 小자는 '작다'나 '어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小자는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에는 小자나 少(적을 소)자의 구분이 없었다. 少자도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小자는 '작다'로 少자는 '적다'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小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작은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지만 때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小(소)는 크기에 따라 대(大), 중(中), 소(小)로 나눌 경우의 제일(第一) 작은 것의 뜻으로 ①작다 ②적다 ③협소하다, 좁다 ④적다고 여기다, 가볍게 여기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주의하다 ⑥어리다, 젊다 ⑦시간상으로 짧다 ⑧지위가 낮다 ⑨소인(小人) ⑩첩(妾) ⑪작은 달, 음력(陰曆)에서 그 달이 날수가 30일이 못 되는 달 ⑫겸양(謙讓)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 ⑬조금, 적게 ⑭작은, 조그마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미(微), 가늘 세(細), 가늘 섬(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대(大), 클 거(巨)이다. 용례로는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일의 범위가 매우 작음을 소규모(小規模), 작은 수나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나이 어린 사람을 소인(小人), 어린 아이를 소아(小兒),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작은 규격이나 규모를 소형(小型), 자그마하게 포장한 물건을 소포(小包), 줄여서 작아짐 또는 작게 함을 축소(縮小), 가장 작음을 최소(最小), 공간이 어떤 일을 하기에 좁고 작음을 협소(狹小), 키나 체구가 보통의 경우보다 작음을 왜소(矮小), 아주 매우 작음을 극소(極小),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너무 작음을 과소(過小), 매우 가볍고 작음을 경소(輕小), 보잘것없이 작음을 비소(卑小),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소탐대실(小貪大失), 혈기에서 오는 소인의 용기를 일컫는 말을 소인지용(小人之勇),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을 일컫는 말을 소이대동(小異大同),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면 소인들은 겉모양만이라도 고쳐 불의한 것을 함부로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소인혁면(小人革面),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다는 뜻으로 마음이 작고 약하여 작은 일에도 겁을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소심익익(小心翼翼),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얼마 안 되는 작은 물 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을 이르는 말을 소수지어(小水之魚) 등에 쓰인다.
▶️ 復(돌아올 복, 다시 부)은 ❶형성문자로 复(복, 부)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复(복)이 합(合)하여 '돌아오다', '다시'를 뜻한다. 复(복)은 아래 위가 같은 모양이고 중배가 부른 그릇과 발의 모양과를 합(合)한 글자이며 본디 온 길을 다시 돌아 가는 일을,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가는 일을, 그래서 復(부)는 '오가는 일', '나중에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거듭하다', '다시', '또'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復자는 '돌아오다'나 '회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復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复(갈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复자는 성(城)을 되돌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가다'나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复자 이미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彳자를 더한 復자는 '(길을)되돌아오다'라는 뜻을 좀 더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復자는 후에 '회복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는데, 몸이 아팠다가 낫는 것도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復(복, 부)은 (1)초혼(招魂)할 때에 부르는 소리 (2)복괘(復卦) 등의 뜻으로 ①회복(回復)하다 ②돌아가다, 돌아오다 ③돌려 보내다, 되돌리다 ④고(告)하다, 초혼(招魂)하다 ⑤은혜나 원한을 갚다 ⑥겹치다, 중복(重複)되다 ⑦되풀이하다 ⑧채우다, 보충(補充)하다 ⑨머무르다 ⑩가라앉다, 여유(餘裕)를 가지게 되다 ⑪뒤집다 ⑫대답(對答)하다 ⑬실천하다, 이행하다 ⑭덜다, 제거(除去)하다 ⑮면제(免除)하다 ⑯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⑰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말씀드리다 ⑱복(復), 복괘(復卦: 육십사괘(六十四卦)의 하나) ⑲복명(復命), 주청(奏請) ⑳흙을 쌓아 지은 집, 그리고 ⓐ다시(부) ⓑ거듭, 거듭하여(부) ⓒ거듭하다, 다시 또 하다(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락(落), 떨어질 령(零), 떨어질 운(霣)이다. 용례로는 본디 상태나 자리로 다시 돌아감을 복귀(復歸), 부서지거나 없어진 사물을 원래의 모습이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복원(復元), 그전 모양으로 되게 함을 복구(復舊), 원수를 갚음을 복수(復讐), 잃거나 정지되었던 권리나 자격을 다시 찾음을 복권(復權), 한 번 배운 것을 다시 익히러 공부함을 복습(復習), 그만두었던 것을 다시 간행함 또는 그 간행을 복간(復刊), 명령이나 지시하는 말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되풀이 함을 복창(復唱), 어떤 까닭으로, 그만두었던 직을 다시 회복함을 복직(復職), 정학이나 휴학하고 있던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됨을 복학(復學),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한 번 쇠퇴한 것이 다시 성하여 일어남 또는 일어나게 함을 부흥(復興), 사라져 없어졌던 것이 다시 생기어 남을 부생(復生), 다시 회복함을 부회(復回),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옛일을 되찾음 또는 잃었던 나라를 되찾음을 광복(光復), 갔다가 돌아옴 또는 가는 일과 돌아오는 일을 왕복(往復),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일이나 건강 등을 나빠진 상태에서 다시 좋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회복(恢復), 원래의 태도로 되돌아 감을 극복(克復), 옛날 그대로도 돌아가고자 하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복고사상(復古思想), 욕망이나 사詐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극기복례(克己復禮), 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괴로운 일이 계속되다가 간신히 행운이 옴을 이르는 말을 일양내복(一陽來復), 상관으로부터 명령과 임무를 받으면서 그 내용을 되풀이 말하며 틀림없이 그 일을 해내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일을 일컫는 말을 복명복창(復命復唱), 어떤 일을 한번 끝내어 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을 일컫는 말을 종이부시(終而復始),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