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어떻게 마음에 드는 스토리가 없냐. 스토리가.. 다들 진부해 내용이 후...아"
민영이와 헤어지고 담배를 다시 피운지도 3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하도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애라 금연을 했었다. 그런데 내 손에 담배가 다시 쥐어질지는 몰랐다.
"상쾌한 공기~"
이민영목소리다.
위에를 올려다 보니 이민영이 베란다에 나와있는 것 같았다.
"꼴에, 바깥바람 쐬나보네. 그래도 좋네... 네목소리도 듣고, 아랫집에 산다고 하면 넌 분명 펄쩍펄쩍 뛰겠지만"
[딩동]
"이 밤에 누구야, 한참 사색에 잠긴 척 좀 하고 있었구만.."
.
.
"뭐야.. 이민영 또 너냐?"
뭐야, 왜 김윤성이 이 집에서 나오는거지? 담배냄새가 이 집이 아니였나?
아씨 뭐야, 담배냄새가 중요한게 아니지. 얜 왜 여기서 사는거야!
"하, 너 뭐냐. 김윤성?"
"뭐긴 뭐야, 김윤성이지"
"아니, 내말은! 담배냄새가 너무 심해서 내려왔는데, 그게 너네집이라고?"
"겁나 유난떠네, 야 윗집까지 냄새가 갈리가 있어?"
"너..다시 담배펴?..."
"어.."
순간 정적이 흘렀다.
분명.. 김윤성은 담배를 다시 피울 때는 자신이 슬픔을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일 경우에 핀다고했다..
왜 김윤성이 다시 담배를 피기 시작한 것일까..
그건 그렇고, 이게 아니지
"아니, 담배냄새가 너~~~~무 나"
"웃기네. 니가 예민한거야"
"하수구에서도 나고, 여기저기 나."
"야, 나만 담배피겠냐 그럼? 이 많은 집들사이에? 그럼 딴 집들한테도 항의하던가"
"하,참 뭐 이런! 그건 그렇고 너 우리집이 윗집인거 어떻게 알았어"
"지난번에 잘못찾아갔었잖아. 술먹고"
아.. 술먹고 잘 못 집에 찾아온거였어.. 그냥...호수를 잘못알았던거였어..
우리집을..알아낸게 아니라..
"하.하하...그렇네. 암튼 담배는 베란다에서 피지말아줄래? 내 상쾌한 공기가 퇴색되거든?"
"너야말로 베란다에서 있지마. 청승떨지도말고"
"허, 너 내말도 엿듣냐? 변태야?"
"목소리가 하도 기차화통 삶아먹은것같아서 안들을래도 안들을수가 없더라. 무슨 여자애가 목소리가.. 어휴"
"아이고~ 그러셔요, 그래서 마음에 안들어서 차셨어요?"
아차.
순간 너무 옹졸했단 생각이 들었다.
내 속마음까지 들킨 기분이었다. 헤어진거 아무렇지 않은 척 했어야했는데. 망할 이민영 어휴
김윤성 역시 나를 보는 눈빛이 변했다. 뭔가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다.
그게 무슨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담배는 자유야, 안 그래도 담배값 인상되서 화나니까 담배피는 것 가지고 뭐라하지말아줄래? 그럼올라가."
[쾅]
"허.허허,, 뭐 이런.. 그래 펴라 펴! 폐암걸리고 조오오오옿겠다!"
씩씩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꺼림직한 기분은 풀리질 않았다.
김윤성이 나에게 하려던 말은 무엇이였을까.
.
.
.
"그래서, 아직도 작가를 못정했단말이냐?"
"네"
"아니 이자식이, 2달남았어 임마. 미리 가제라도 내보내야한다고! 실제 본방까지는 6개월이 남았다지만 편성표에 넣어야할 거 아냐"
"알아요, 아는데.. 저런 시놉들가지고는 월화극 못살려요."
국장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월화극의 시청률 살리기가 내 목표의 전부는 아니였기에 나는 마음에 드는 시놉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내 가치관, 내 입지, 내 능력을 선보이는 드라마이기에 나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그럼 여기있는 시놉 읽어봐."
"이거 이민영거잖아요."
"왜 다른 시놉들은 다 읽어놓고, 이민영거는 안읽는거야."
"그거야!"
"작가 가려가면서 할 처지 아닐텐데, 김윤성."
"국장님, 아무리 제가 그럴 처지가 아니여도 이민영것도 뻔해요. 제가 그동안 이민영거 드라마 많이 봤는데!"
"이번거 시놉, 그래서 읽어봤나?"
"...........아니요."
"읽어보고 다시 이야기하지."
국장이 떠나고 내 손에는 이민영 시놉이 쥐어져있었다.
끝까지 민영이거는 읽고싶지않았다. 그녀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가 아니다.
내 능력이, 그 애한테 못 미칠까봐 걱정하는 거였다.
또 다시.. 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래, 읽어보고 얘것도 별로라는 생각 들겠지. 어차피 얘도 시놉이 다 거기서거기일텐데"
나는 그렇게 호언장담하지 말았어야했다.
나는 그렇게 시놉을 읽지말았어야했다.
나는 그렇게 다시 이민영을 사랑하게 될지 몰랐었다.
나는 그렇게 다시 상처를 받겠지.
.
.
.
[W-agency]
아 왜 회사까지 오라는거야. 컨택이 됬으면 된거지, 하..
"피곤해죽겠네."
어젯밤도 글을 쓰느라 거의 날을 샜더니, 다크써클이 입꼬리까지 내려온 기분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거울을 바라보니 더더욱 가관이였다.
못생겼다. 못생겼어, 이민영. 이래서 시집은 가겠니?
"어어, 잠깐만요!"
급히 열기버튼을 눌렀다.
"감사합니다. 어휴, 어? 이민영작가 맞죠?"
"네?, 네 맞는데요. 그 쪽은 누구시죠?"
"하하, 전 음악연출을 자주 맡아 하는 서원준이라해요."
"아 네..."
낯선 사람한테 낯을 가리는 편이라, 나는 그냥 인사만 하고 가려하는데
서원준이란 사람이 나를 붙잡았다.
"저기, 저 이작가님 팬인데. 전화번호 좀 주실 수 있으세요?"
"예? 초면에..무슨..."
"하하, 팬으로써요. 팬. 사실 사심도 조금 담겨있지만 말이죠."
이렇게 감정에 솔직한 사람은 처음이다.
뭐지? 이남자?
"하하, 제가 처음 뵌 사람한테 번호는 잘 안줘서요.. 죄송해요."
"그럼 뭐 두번보고 세번보면 번호를 받게 되겠죠. 다음에 뵐게요. 이민영작가님."
능글맞기도하다.
엄연한 거절의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당당하다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서원준이란 남자는 나를 보고 웃고있었다.
뭐지..저남자.
"반갑다. 이민영. 나의 첫사랑."
.
.
.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그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말을 한 것 같았는데.. 근데 낯이 조금 익단말이지.. 누구지?
서원준...? 서원준.. 서원준
"서원준..서원준..서원준"
"작가님!"
"으아아악! 놀래라"
"아 죄송해요, 작가님 많이 놀라셨어요?"
너무 놀라 뒤를 도니 철이씨였다.
"예 조금은요.."
"그나저나 서원준 서원준,그러던데 서원준감독을 벌써 만나신거에요?"
"네?"
"외국드라마 음악연출로 유명하신분인데, 이번에 저희 에이전시랑 함께 하기로 했지 뭐에요."
"아.. 그래서 낯이 익숙한가?"
"네?"
"아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상당히 낯이 익더라구요."
"저희 에이전시에도 저렇게 홍보판에 계시니까 오다가다 보셨겠네요."
철이씨가 가리킨 쪽에는 사진기모양을 들고있는 서원준이란 사람이 판넬로 존재했다.
그나저나 음악감독이라는데 무슨 사진기..?
"사진은 취미시래요, 연출도 예전에 하셨던 분이라"
"네?..호..혹시 독심술하세요?"
"그럴리가요."
가끔 느끼는거지만 철이씨는 뭔가 알 수없는 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도인인가..뭐지..알수없는 철이씨만의 스타일..범접할수없다..
아무튼..서원준이란 사람.. 저 판넬떄문에 익숙한건가?
"뭐, 인터넷기사나 이런걸로 본적있겠지 뭐. 알바야 쓰레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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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둘이 잘되었음 좋겠네요~
재밌어어 기다리고 있어요!
너무 재미 있어요♥♥ 잘 보고 갑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1.18 16:51
넘재밌어요~다음편도부탁드려요♡
히힛ㅋㅋ재밌어요~
재밌어요 ! 잘 보고 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