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카페]
책이 건네는 쉼
출처 국민일보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9000009231&cp=nv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책 읽는 동상’ 옆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빠르게 정보를 전하지만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생각을 깊게 하고 마음에 여유를 더해줍니다. 오늘은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 한 권 펼쳐보면 어떨까요. 그 짧은 여유가 하루를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지도 모릅니다.
사진·글=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
『행복이 넘치는 곳』
빛명상
9월 빛역사
1994.09.15 매일신문 초광력 첫 언론보도 기사
1996.09.08 백지로 사라진 불꽃사진
1998.09. 창원성당에서의 공개 강연회
2009.09.03~09.07 코타키나발루 빛VIIT여행
2009.09.14 <행복순환의 법칙> 발간일
2011.09.18~09.28 유럽 빛여행(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성당의 오르간 소리(2011.09.21~22)
2011.09.26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출간일
2013.09.26 박우현 교수의 빛만남
2015.09.28~10.09 라파엘 성모상
『행복이 넘치는 곳, 빛명상』
辛旿 정광호 지음
도경의 예지
내게 오색 빛을 휘날리며 세상을 환히 밝힐 거라고
예고한 도경 할아버지,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 이를 테면
인류에 닥칠 위기와 운명에 관해 이야기하셨다.
‘빛VIIT’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50여 년 전, 한 노인에 대한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이름이나 고향, 나이 등 그 무엇하나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없다. 고모 댁으로 가는 길에 어느 담벼락 앞에서 하얗고 기다란 수염을 늘어뜨리고 앉아 있던 분이다. 특이한 점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었는데도, 늘 오래된 책 한 권을 앞에 펼쳐 놓고는 세상일을 훤히 꿰뚫어 보곤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앞일을 알려주는 일로 생계를 꾸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누가 무엇을 물어보려 하면 호통을 치며 쫓아내다가도, 또 어떤 날은 무심코 지나가는 삶을 불러 세워 앞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조심하라며 소상히 알려주기도 했다. 이런 괴팍한 할아버지가 어째서인지 유독 아버지만은 살갑게 대하셨다. 아버지 또한 이분을 ‘도를 깨친 장님’이란 뜻으로 ‘도경道卿’이라 부르며 자주 찾았고, 긴 담소를 나누곤 하셨다.
도경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날이 떠오른다. 노인은 괘를 하나 뽑았다. 하늘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세 번 절을 올리더니, 내게 말했다.
“얘야, 때가 되면 오색 빛을 휘날리며 사람들의 마음과 세상을 환히 밝힐 것이다.”
도대체 오색 빛은 무엇이고, 세상은 또 어떻게 밝힌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또 한번은 고기를 먹고 죽는 소, 메뚜기 떼처럼 하늘을 덮는 먼지 떼, 기계에만 매달려 사는 어린이들 등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로 가득한 미래를 예언하기도 했다.
계산성당으로 가는 길, 선교사 하우스 담벼락. 이곳에서 도경을 만났다.
계산성당 복사단을 이끌던 때의 모습
신부님 미사 의식을 돕던 복사 일이 내 삶의 중심이었다.
사진 중앙은 이문희 대주교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나는 학교생활보다 성당에서 신부님의 미사 의식을 보좌하는 복사 일에 더 열심이었다. 특히 나를 아끼던 박상태 신부님은 그런 노인과 어울리는 것을 무척 못마땅해 하셨다. 하늘같은 신부님 말씀을 어길 수가 없어서 되도록 도경을 만나지 않으려고 애섰지만, 어쩔 수 없이 그분을 만나고 온 날에는 마음의 불편함을 이기지 못해 신부님께 고해성사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대쪽 같은 성품을 지니신 박 신부님은 그런 사람은 마귀와도 같으니 절대로 만나서는 안 된다며 엄중히 충고하셨다.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경께선 나만 보면 무언가를 이야기 해 주고 싶어 하셨다. 고모 댁에 가는 것이 더 큰 관심사였던 나는 아버지가 도경과 만나실 때면 늘 시무룩해졌다. 한 번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우리 신부님이 할아버지 같은 사람은 절대로 만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러자, 도경은 도리어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씀하셨다.
“허허, 얘야. 그분이 말씀하시는 천주님과 내가 말하는 이치는 크게 다르지 않단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도경에게 점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내가 수통에 잡아들인 메뚜기 수를 정확하게 맞추곤 하셨다. 때로는 흥미진진한 역사 비화를 비롯해 음양오행과 주역의 근본 원리 등을 들려주곤 하셨다. 성당이나 학교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었던 신기한 이야기들이 내 관심을 사로잡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나를 앞에 안혀 놓고 도경 할아버지와 긴긴 얘기를 나누셨는데, 웬일인지 두 분께서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눈물을 훔친 도경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밝은 빛, 큰 빛이 이 아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훗날 때가 되면 그 빛이 온 세상을 환히 밝힐 것입니다. 그러나 정주사와 나는 그때를 볼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러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더니 당부하셨다.
“얘야, 훗날 환한 빛이 너와 함께 하거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큰 집을 짓거라.”
도경은 네 귀퉁이가 터지고 낡아빠진 가죽 가방을 내게 건네주었다.
“자, 받거라. 너에게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마는 그래도 주고 싶구나.”
도경이 남긴 낡은 가방
그 모습이 내 기억 속에 남은 도경 할아버지의 마지막이었다. 나중에 가방을 열어보니 케케묵은 고서 한 권, 오래된 민화 한 폭, 그리고 산목算目 : 괘를 뽑아보는 점술 도구 한 벌이 들어 있었다. 그 물건의 의미와 쓰임을 몰라, 곧 잊고 지냈다.
그로부터 정확히 삼 년 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상복을 갈아입고 나니 도경이 아버지의 기일을 정확하게 예언했던 일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부고를 알려드려야겠다 싶어 부리나케 예전 그 담벼락 밑으로 뛰어 갔지만,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도경과의 인연도 끝났다. 공교롭게도 늘 곁에 지켜봐 주시던 박 신부님마저 멀리 다른 성당으로 떠나셨다. 어린 시절을 지탱해 오던 버팀목과 같은 분들을 순식간에 잃고 보니, 갑자기 홀로 세상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낙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뜻하지 않게 호텔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0년대 당시만 해도 호텔 업계는 무척 생소했고, 더러는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다. 갖은 고충 속에서도 노력 끝에 최연소 총지배인이 되었고, 나름의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지냈다. 어디까지나 그저 지나가는 한 길목 정도로 여겼던 그곳에서, 이십여 년 동안 젊음과 열정을 바쳐 일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는 보통 사람들처럼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되어 평범한 일상을 거쳐 갔다. 어린 시절, 도경과의 만남은 아득한 먼 옛이야기처럼 마음 깊숙한 곳에 가라앉게 되었다. 이사를 하거나 대청소 중, 도경의 가방을 발견할 때면 다시금 무언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기운, 혹은 낯선 호기심이 문득 되살아나곤 했다. 겉으로는 평범한 생활을 해 나가고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풀리지 않는 근원의 물음이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존재, 내면, 진정한 내 마음에 관한 의문이었다. 그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을 만한 철학적 물음과는 달랐다. 내 마음과 관계된, 어떤 힘의 존재에 관한 의문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다 그저 우연이라 넘길 수도 있겠지만, 쉽게 지나칠 수만은 없었다. 다리를 다쳐 울고 있는 친구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더니 금세 말끔하게 나았다든지, 상처 입은 강아지를 보고 마음이 아파, ‘얼른 나아라.’ 하고 다독여주면 신기하게도 다음 날에는 금세 말끔히 아물어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변심한 애인 때문에 상심한 직원이 안쓰러워 위로해 주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애인이 마음을 돌린 일도 있었다. 호텔 직원들과 함께 매일 아침 5분간 빛명상을 했는데, 그때부터 객실이 차고 호텔 매출이 껑충 뛰어 번창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내 주변에는 크고 작은 신기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 이를 지켜본 부하 직원들이 나를 ‘도사님’이라 부르기도 했다.
호텔리어 시절, 매일 아침 직원과 나눈 5분 빛명상 이후 호텔은 눈부시게 번창했다.
매일 아침 회의 시작 전 간부들과 빛명상하는 모습
무엇보다도 신비로운 점은 그 어떤 일도 내가 의도하거나 노력해서 이룬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픈 사람을 어루만지거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해 주는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그런데, 왜 자꾸 내 주변에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까? 우연이었을까? 아님 운이 좋았기 때문일까? 마음 속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런 질문이 늘 마음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쉽사리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그저 모든 것을 마음속에 묻어 두고만 있을 뿐이다.
출처 : 『행복이 넘치는 곳, 빛명상』
초판 1쇄 발행 2026년 6월 1일 P. 24-31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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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학회장님의 앞 날을 예견하셨던 도경 할아버지와의 인연 이야기 감사합니다.
학회장님 뵐려고 성당 가는 길 근처에 자리 잡으셨나 봅니다.
"참으로 밝은 빛, 큰 빛이 이 아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훗날 때가 되면 그 빛이 온 세상을 환히 밝힐 것입니다."
경이로운 <도경의 예지>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경의 예언...빛책속의 귀한글 감사합니다^&^
소중한 빛의 여정 도경님!! 호텔생활의 빛의 배려를
주신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진심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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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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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