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래야만 했습니까?
https://youtu.be/Nwr22HTii9
"살구꽃이 필 때면 돌아온다던 내 사랑 순이는…"
'청국장 목소리' 이찬원이 '미스터 트롯' 결승을 앞두고 뭘 부를까 고민하다 아버지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진또배기와 '울긴 왜 울어'를 정해주신 우리 아빠 찬스…"
"내가 봤을 때 아빠는… 찬원이가 성량이 좋아 '18세 순이'를 하는 게…"
'농구대통령' 허재가 KCC 감독 시절, 큰아들 허웅이 신인 드래프트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3순위까지도 지명을 못 받고 4순위 KCC 차례가 왔습니다. 마침 팀에 허웅의 포지션 '슈팅 가드'가 비어 있었지만 허재는 덤덤하게 다른 선수를 지명했습니다.
상심한 아들은 "농구를 그만두겠다"고 했고, 아내한테는 이혼당할 뻔했다고 합니다. 그는 "속으로는 미칠 지경이었지만 부자가 한 팀에서뛰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지요. 그리고 4년 뒤 국가대표팀 감독 허재는 정반대 선택을 했습니다. 선발 심의기구와 충돌하면서까지 두 아들 허웅과 허훈을 뽑았다가 논란을 일으켰지요. 결국 자신은 사퇴하고 형제도 대표팀에서 제외됐습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또 하나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부부와 남매, 네 가족이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교환교수 또는 유학을 다녀온 겁니다. 장학금 혜택을 다 합치면 수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매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각기 2년씩 장학금을 받을 때 김 후보자는 한국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거나, 동문회가 주축이 된 한미교육문화재단의 감사였습니다. 누가 봐도 매우 우연하지 않은 우연입니다.
해명도 정호영 후보자와 판박이처럼 같습니다. "선발에 내부 관련자들이 일절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하지만 선발을 총괄하는 한미교육위원단 위원에 풀브라이트 동문회장 출신이 여럿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외대 총장 때 억대 보수의 대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한 데 대해선 "이사장 허락을 받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역시 거짓이었습니다.
"내가 너 친구냐? 내가 너 친구냐고?"
대학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학생들 앞에서 소리치는 영상을 비롯해,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한 둘이 아닙니다. 앞서 정호영 후보자는 "아버지가 학교에 있다고 해서 아들 딸을 꼭 다른 학교에 보내야 하느냐"고 했습니다. 김 후보자 측 반응도 다르지 않습니다. 의심받을 짓은 아예 삼갔던 조상들의 상피와 피혐의 정신이 무색합니다.
세상에는 억울한 일이 많습니다. 공인의 경우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돈이 없어서, 힘이 없어서, 백이 없어서 억울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 사실을 알 때 비로소 공인이 될 자격이 생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비록 가족 모두가 능력이 있어서 장학금을 받을 자격이 차고 넘쳤더라도 한번쯤은 사양하고 양보하는 미덕을 가진 분이어야 대한민국의 교육 수장으로서 자격이 있지 않겠습니까?
4월 28일 앵커의 시선은 '꼭 그래야만 했습니까?'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