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식품, 유통, 화학,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금융을 아우르는 넓은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그룹 하면 바로 떠오르는 식품, 유통과 같은 기존 사업에 더해 바이오, 헬스케어, 수소, 전지와 같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신 성장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성장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 환경이 공급자 중심이었던 이전과 달리 고객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하고, 무엇보다 고객의 다양성을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잘 녹여내기 위한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의 실행은 '사람'이 주도한다. 과거에는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전략이 가장 중요했다면 이제는 전략을 실행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해진 것이다.
권오승 롯데지주 인재전략팀 상무는 "조직 관리 중심의 HR에서 사람 중심의 HR로 거듭나야 하는 지금, 롯데그룹은 구성원들을 몰입하게 하는 HR제도와 조직문화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롯데그룹은 그 해답을 다양성과 포용성, 신 성장사업을 위한 인재 확보, 내부 인재의 성장 지원에서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지닌 일터 만들기
경영환경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기업은 성별, 세대, 장애 여부, 국적 등을 불문한 다양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3년 '다양성 헌장'을 선포하면서 여성인재 육성을 중심으로 기업 내 다양성을 확장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현재는 그룹 전체의 남녀 구성비가 7:3 가량으로 증대됐고, 신입사원의 경우 남녀 성비가 비등한 수준이 됐다.
권오승 상무는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인재뿐만 아니라 세대, 장애 여부, 국적을 불문한 인재를 채용하고, 이들이 롯데그룹에서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성과 포용성을 지닌 조직으로 성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별과 관련해 롯데그룹은 '여성인재 채용'에서 나아가 '여성 리더 육성'으로 한 단계 발전된 고민을 해나가고 있다. 채용 단계에서는 절반에 육박하던 여성인재들이 왜 리더로 성장하지 못할까? 그동안 롯데그룹은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고자 ▲출산 휴가 후 별도의 휴직계 제출 없이 휴직할 수 있는 '여성 자동 육아휴직제' ▲그룹 직장 어린이집 ▲육아 휴직자의 복귀 후 조기적응을 돕는 '맘스힐링' 프로그램 ▲남성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 ▲자녀돌봄휴직제 도입 및 육아휴직 기간 2년으로 확대 ▲시차출퇴근제 도입 등 제도적 노력을 통해 육아를 지원하면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인재가 왜 '아직도' 리더로 성장하기 어려운지에 대한 또 다른 방향의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 됐다. 롯데그룹은 여성인재의 선호 직무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권 상무는 "여성인재들은 마케팅과 디자인 같은 특정 직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어떻게 여성인재를 조직 내 다양한 직군으로 퍼지게 해 리더로 성장하도록 도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그룹은 매년 조직문화 진단을 시행, 세대 간 생각의 격차를 좁히고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각 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니어보드' 제도이다. 사원·대리급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에서는 대표이사와 직접 소통하며 업무 현장의 이슈를 알리고, 개선하기 위한 제안을 하기도 한다.
장애인 채용과 관련해서는 '장애 직원을 채용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장애 직원이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관점으로 생각을 전환했다. 사업장 상황이나 장애 직원이 일할 수 있는 직군을 분석해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면 장애인 채용 확대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 캐논의 경우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엔젤위드'를 설립하고 상담 서비스 업무, 사내 복지시설 운영 등 장애 직원이 참여 가능한 업무를 발굴, 8.95%의 장애인 고용률을 달성하며 지난 2021년 장애인고용 우수 사업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음료는 장애인 표준사업장 '그린위드'를 설립해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 카페테리아 운영을 맡기고 있으며, 롯데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공사 현장에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를 오픈했다.
권 상무는 "롯데그룹의 장애인 고용률 평균은 법정 장애인 고용률인 3.1%를 상회하며, 이에 미달되는 일부 계열사에는 우수한 장애인 고용 사업장의 노하우를 전파, 장애 직원들을 제대로 채용하고, 사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롯데그룹은 글로벌 사업장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 현지화와 주재원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현채인이 탑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현채인 중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될 리더를 양성하도록 돕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주재원들이 이문화에 익숙해지도록 이문화 트레이닝도 진행한다. 올해에는 글로벌 HR 컨퍼런스도 개최, 롯데그룹의 글로벌 HR담당자들에게 그룹의 정책 방향과 HR의 역할을 공유할 계획이다.
권 상무는 "미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롯데그룹의 다양성 확보 노력은 앞으로도 계획될 것"이라며 "다양성의 리빌딩Rebuilding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신사업 성장을 주도할 인재 영입에 '앞장'
경기 한파로 올해 채용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채용보다는 기존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신규 인재의 영입이 필수적인 신 성장사업과 관련해서는 공격적인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신입사원 채용은 상시채용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채에 비해 지원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시채용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롯데그룹은 지난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은 메타버스 채용 전문관인 '엘-리크루타운'을 신설, 채용 브랜딩의 새 장을 열었다.
권오승 상무는 "지금까지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직원을 뽑기 위해 대규모 공채와 복잡한 면접 프로세스를 활용했다면 이제는 지원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이 있고, 자신을 성장시켜줄 수 있고, 자신에게 잘 맞는 조직문화를 지닌 회사를 찾는 시대"라며 "이들이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채용 정보를 주는 것이 HR의 새 역할"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엘-리크루타운은 롯데그룹에 대한 정보를 주는 데 중점을 뒀다. 엘-리크루타운에는 각 계열사별로 채용에 대한 안내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채용 상담실이 마련돼 있으며, 롯데 역사관, 갤러리, 퀴즈존 등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담은 다양한 장소들도 자리해 있다. 매주 수요일에는 '커리어 멘토링'을 진행,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과 직무를 미리 공지하고, 관심 있는 지원자들이 해당 직무에서 근무하는 현직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혁신을 주도할 외부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스타팀STAR Team'을 신설했다. 스타팀은 'Strategic Top Talent Advisors & Recruiters Team'의 약자로 외부의 핵심인재를 영입해 이들을 최고경영자로 양성하는 과정을 전담한다.
구성원의 리더십 육성과 성장 지원
다양성과 포용성 기반의 일터를 만들고, 외부 인재 영입에 신경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바로, 구성원들의 리더십을 육성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일이다. 롯데그룹에서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Sailer, Setter, Sprinter, Supporter라는 롯데그룹 리더가 실행해야 할 역할인 '4S 리더십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매년 시행되는 리더십 진단과 피드백을 통해 리더들이 본인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셀프 러닝을 지원함으로서 현장에서 어떠한 리더십을 발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형태로 구성된다. 또, 리더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스스로 리더십을 갖는 '셀프 리더십' 내재화를 위한 체계도 정립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개인 경력관리를 위해 그룹사 간 이동 플랫폼인 '인커리어'를 론칭했다. 롯데그룹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인커리어 플랫폼에 접속해 각 계열사에서 등록한 모집 공고를 확인할 수 있으며, 관심 가는 공고가 있다면 소속 계열사에 상관없이 간단한 관련 이력을 등록하고 지원하면 된다. 지원 과정은 외부 유출이 불가능한 엄격한 정보 보안 아래 관리되며, 지원 이력 및 내용도 지원 회사의 최소 인원만 열람이 가능하게끔 했다. 물론 면접 등의 채용 절차는 외부 인재 채용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직급은 기본적으로 수평 이동되며, 연봉의 경우 직무 평가나 기타 상황 등을 고려해 지원 회사에서 새롭게 협상을 진행한다. 인커리어 플랫폼과 기존의 전보 제도의 차이점은 회사가 이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구성원 스스로가 결정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권오승 상무는 "평생직장이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패스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인재들의 니즈를 어떻게 채워줄 것인가 고민한 끝에 인커리어 플랫폼을 도입했다"며 "롯데그룹 내에서 잘 육성된 인재들이 그룹 내부에서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도록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