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 다쳤지만… ‘여자 볼트’ 아성은 더 굳건해졌다
[도쿄올림픽]자메이카 톰프슨헤라, 100m-200m 2연속 동반우승 위업
“부상 심각해 출전 불투명했는데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 증명했다”
200m 은메달 나미비아 음보마는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 수치 높아
주종목 400m 포기하고 뜻밖 수확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프슨헤라가 3일 열린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5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톰프슨헤라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 육상 여자 100m와 200m에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더블더블’에 성공했다. 도쿄=AP 뉴시스
‘총알 탄 톰프슨헤라’의 시대가 열렸다.
자메이카의 일레인 톰프슨헤라(29)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육상 여자 100m와 200m에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는 ‘더블더블’에 성공했다. 톰프슨헤라는 3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5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톰프슨헤라는 지난달 31일 10초61의 올림픽 기록으로 여자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100m, 200m를 석권한 톰프슨헤라는 여자 단거리 선수가 두 개 올림픽 연속 100m,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전무후무한 기록을 일궈냈다.
은메달은 나미비아의 크리스틴 음보마(18·21초81), 동메달은 미국의 개브리엘 토머스(25·21초87)가 목에 걸었다. 음보마는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이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 세계육상연맹은 테스토스테론이 경기력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제한 종목을 두고 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km) 경기에 뛸 수 없다. 그 대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으면 참가할 수 있다. 400m가 주 종목이었던 음보마는 종목을 바꿔 200m에서 올림픽에 출전했고 은메달을 따냈다.
도쿄 무대를 마지막으로 올림픽에서 퇴장하는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5)는 200m 결선에서 21초94를 기록해 4위에 머물렀다. 프레이저프라이스 역시 올림픽에서 메달 7개를 딴 전설적인 스프린터 중 한 명이다.
톰프슨헤라는 도쿄 올림픽 직전까지 육상 선수에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톰프슨헤라는 이 같은 부상에도 ‘여자 우사인 볼트’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경기 뒤 톰프슨헤라는 “어떤 말로 지금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나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소리쳤다”며 “나는 심각한 아킬레스건 부상을 앓았고, 올림픽 출전을 자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말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이렇게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