倭者稱日本之人也(왜자칭일본지인야) '왜'라는 것은 일본의 사람을 칭한다. 嘗奸邪無雙而未聞守義理之言 (상간사무쌍이미문수의리지언) 일찍이, 간사하기 짝이 없으며 의리를 지켰다고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왜는 간사스럽기 짝이 없어 예로부터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흉악하고 교활한 적들이 아직도 포악한 짓을 그만두지 아니하고, 여러 곳으로 쳐들어와 살인하고 약탈하기를 전일보다 갑절이나 더하니, 병기를 거두어 바다를 건너 돌아가려는 뜻이 과연 어디 있다 하겠습니까.
이제 강화한다는 것은 실로 속임과 거짓밖에는 아닙니다. 그러나 대인의 뜻을 감히 어기기 어려워 잠깐 얼마쯤 두고 보려 하며, 또 그대로 우리 임금께 아뢰려 하오니, 대인은 이 뜻을 널리 타이르시어 놈들에게 하늘을 거스르는 도리와 하늘을 따르는 도리가 무엇인지를 알게하면 천만 다행일 것입니다.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답합니다.
삼도수군통제사 겸 전라좌도 수군 절도사 이순신
한국국학진흥원 제공이순신 연구가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은 조선 중기 문신 약포 정탁의 ‘임진기록’에서 정탁이 옮겨 적은 이순신의 장계(狀啓) 초본에 ‘금토패문’의 전체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내용은 노 소장이 이날 펴낸 ‘교감완역 난중일기’ 개정판에 실렸다.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선조에게 올린 장계는 2차 당항포해전이 끝난 이후인 1594년 3월 10일 작성됐다. 이순신은 이 장계에서 담종인이 전하는 황제의 성지(聖旨)를 구체적으로 보고한다.
장계가 전한 ‘금토패문’은 “일본의 각 장수가 모두 갑옷을 풀고 전쟁을 그치고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니, 너희 조선도 전쟁의 어지러움을 벗고 태평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어찌 양국의 이익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한다. 왜군의 계책에 속아 오히려 이순신을 압박한 명의 오판 근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어 “너희의 각 병선은 속히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서 일본의 진영에 가까이 주둔하지 말도록 하라. 교란시키는 일을 만드는 것은 사단을 일으키는 것이다”고 명했다. 아울러 조선군이 왜군과 교전하면 처벌할 것이라는 경고도 패문에 담겨 있다.
이순신은 이 ‘금토패문’을 보고 병으로 10여일 넘게 앓아 누운 와중에도 크게 분노하며 울분을 토했다. 그가 답장으로 쓴 ‘답담도사종인금토패문’에는 “왜는 간사스럽기 짝이 없어 예로부터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흉악하고 교활한 적들이 (…) 병기를 거두어 바다를 건너 돌아가려는 뜻이 과연 어디 있다 하겠습니까”라고 반박할 정도였다.
명과 일본 간의 강화 협상이 깨진 후에야 명은 왜군과의 전투를 재개한다. 이순신의 신중하고 정확한 정세 판단이 돋보이는 역사적 대목이다.
첫댓글 dna자체가 문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