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글은 성신여자중학교주최 본사후원으로 지난7일 개최된 제3회 전국 아동예술대회에서 문예부에 특선으로 뽑힌 작품6점 중에서 두점을 게재 하는 것입니다.
우리집부엌
우리집은 부엌이 없읍니다. 『부엌이 없다니 참 이상한 집도 있다. 부엌없는 집이 어디있을가』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셋방을 들었으니까요.
어머니께서는 참 불편하실 것입니다. 조그만 쪽마루에다 밥을 퍼서 놓고 무우를 써실때나 파를 써실때에도 쪽마루에다 놓고 써십니다. 그러니까 우리집 쪽마루는 다른집 부뚜막과 같은 일을 합니다.
그런때면 우리 형제들은 방속에서 징역살이를 해야 합니다. 심심하다 못해 베개를 가지고 포탄놀이를 합니다. 『야 큰 언니 맞았다』 『또 작은 언니 맞고 이겼지』하고 동생들이 나한테 달라붙어 또 하자고 합니다. 나는 『그래 어디 해보자』하고 또 포탄놀이를 시작합니다. 동생들이 베개를 가지고 나한테 던지다가 「퍽」소리와 함께 문창호지를 찢고 어머니께서 썰어 놓으신 무우속으로 떨어졌읍니다. 어머니께서는 『이걸 어쩐담? 또 다시 무우를 씻어야해』하시며 무우 넣었던 그릇을 들고 수도 앞에 가서 씻으시며 『어쩌자고 공부는 안하고 동생들과 같이 장난만 하는지 모르겠어?』하시며 무우를 다시 씻어서 깍두기를 담그시고 방으로 들어 오시더니 『이탓저탓 할 것 없이 집 없는 설음이지만 그래도 큰것은 좀 나아야지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똑같으니 어쩌면 좋단 말이냐』하시며 눈에 눈물이 글썽 글썽해지십니다. 나와 동생들은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있었읍니다. 나는 그럴때마다 『우리도 집이 있으면…』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우리 가짜 부엌도 좋은 때가 있읍니다. 어머니께서 밥을 퍼 놓으시면 우리들은 『어머니꺼 언니꺼 내꺼』하며 상위에 옮겨 놓읍니다. 다른 집 같으면 어머니께서 쟁반에다 들고 방으로 들어다 놓아야 할 것을 우리는 꼬마동생도 밥이나 반찬을 옮겨 놓을 수 있읍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내가 어서 커서 우리도 남과 같은 집을 마련하고 쪽 마루에서 하던 살림살이를 부엌에서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읍니다.
ㅡ 서울동신국민학교·제6학년 윤여정
첫댓글 국어책 수필 읽는 느낌이야 포근해
이러니까 여정쌤이 문특팀 좋아하나봐 이번 인터뷰에서 넘 이뻐하는게 보임. 말솜씨랑 글 솜씨랑 비례하는것같아 어릴때부터 글이 술술이네
너무 잘쓰셨다 동화 읽는 기분이야
와...
역시 감성은 타고 나는건가봐
인터뷰 영상도 너무 좋음… 어떻게 6학년이 글을 이렇게 쓰지ㅜ
와...
글이 너무 좋다ㅎㅎ여정쌤도 찾아서 진짜 기쁘겠어
진짜 문특팀도 대박임
미쳤어... 어케 찾음...
글도 너무 좋다.. 어떻게 찾았지 대단해
와... 진짜 너무 감동이겠다.. 시 내용도 너무 담담담한데 그게 더 마음 아파서 괜히 울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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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26일(수) 01시 - 인기글 97위 🎉
눈물나ㅠ
ㅠㅠㅠㅠㅠ눙물
읽는데 장면장면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뭉클해ㅠㅠㅠ
여정샘 장녀인가
글이 너무 좋다… 장면이 눈에 훤히 그려지네 이거 찾은 문특팀 진짜 대단하다 찾았단 소식 듣고 여정쌤이 정말 좋아하셨을듯
감동이고 눈물나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