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삼대석굴이라 하면 용문석굴, 운강석굴, 돈황막고굴입니다.
용문석굴은 15년전에 배낭여행으로 가본적이 있으나 가물가물 합니다.
돈황막고굴은 불교학적으로 워낙 유명한지라 꼭 가보고 싶은 곳 열손가락 안에 들어 있는 순례지였습니다.
이번 오대산 순례 중에 예상치 않았던 장소가 만리장성과 운강석굴입니다.
만리장성이야 가면가고 말면 마는 곳이지만 운강석굴은 부처님 대도량이니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 순례에 포함 되어 있어 기뻣습니다.
운강석굴은 삼대 석굴중 가장 오래된 석굴이며 중국불교에서 최초로 거대한 대작불사라 불립니다.
북방의 선비족이었던 탁발씨(拓拔氏)가 북위라는 나라를 세우고 선비족이 지배하면서 불교를 국가적 통치 수단으로 삼고저 담요대사와 인연이 되어 건립하였으며
이것이 발판이 되어 북위의 수도가 낙양(洛陽)으로 천도되면서 용문석굴까지 탄생하게 됩니다.
운강석굴은 인도와 중국이 서로 섞여진 조각이라면 그 후에 조성된 용문석굴은 거의 중국식으로 토착화 되었습니다.
운강석굴을 예전에 갔으면 ‘이런 유적도 있네’하고 휙 둘러 보고 왔겠지만
오래도록 강의를 하고 기도를 해서 그런지 부처님을 대하는 마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너무나도 감동입니다.
저렇게 커다란 부처님을 동굴 속이나 절벽에 조각을 한다는 그 자체가 엄청난 불사이고, 커다란 수행이며, 수많은 인연과 공덕을 짓는 통로입니다.
1600년 전 담요스님의 원력으로 황제의 시주를 받아 조성된 이 운강 석굴은 1600년을 그곳에 잇으며 중국불교의 한 축을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불사는 다만 큰 공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지금까지 수많은 참배객을 만듭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거룩한 불사가 끝없이 이어지길 축원드립니다.
부처님 도량애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에서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늘 수박 겉핥기식인 것이 아쉽습니다.
그냥 광광하듯이 돌아보는 원강 석굴이지만 마음만의 애틋했습니다.
언젠간 우리 황룡사 신도들과 다시와서 친견하고픈 석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