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중 보충수업하는 한강이는 공부하기 싫었는지
지리산 산행에 동의한다. 1월 초순 시도한 지리산 장터목 예약은
주중이어서인지 쉽계 예약된다.
서울 용석 친구 딸의 결혼식에 다녀 와 월요일엔 무등산에 가려다가
그 많던 눈이 다 목아 하얀 봉우리가 보이지 않아
오후에 금당산만 다녀온다. 산에서 내려와 롯데수퍼에 들러
소주와 삼겹살 과자 등을 가득 사 온다.
비 예보가 걱정이다.
오후부터 시작되 다음날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온댄다.
한겨울 1월 중순에 눈이 와야 맞는데...
걱정하면서 배낭 세개를 챙긴다. 모자 아이젠 장갑 컵까지 다 세개씩 챙기는데
스틱이 모자라다. 싸구려 스틱 몇 개는 고장이 나 있다.
하나씩만 쓰자고 사려는 마음 누르고 있는 것만 챙긴다.
10시에 광주를 나선다. 비가 이미 시작되었다.
빗속을 운전해 인월까지 간다. 계획으로는 이른 점심을 먹고
12시 4,50분쯤에 백무동에서 출발할 셈이었다.
집에 소주를 두고 와 수퍼에 들러 소주와 비옷을 사고 남원추어탕집에 가
점심을 먹는다. 점피가루까지 쳐 먹는데 한강이는 입맛에 맞지 않느낟고 밥만 두 공기를 비운다.
오히려 입짦은 한결이는 다 먹는다.
밥을 먹으며 의논을 한다. 당연히 아이들은 내가 결정하면 따를 것이다.
춥지는 않지만 비옷을 입는다해도 아랫도리와 부실한 신발이 젖을 것을 생각하니
아무래도 무리일 듯하다. 공단에 전화해 예약을 취소한다.
3할가량의 위약금을 받고 취소해 준다.
난 서삼초 교문 옆의 '내가 날씨에 흔들릴 사람같소"라는 말을 인용하곤 하면서
결국 날씨에 져 산행을 포기했다. 함부로 주절대며 잘난 척할 일이 아니다.
어디 거창 팬션에 가 가져 온 삼겹살 구워먹으며 하루 자고 오자 하니
한강이가 경상도를 가 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결이가 경주를 가자고 한다. 비가 오니 국립박물관이 좋겠다고 한다.
나보다 생각이 빠르다. 경주로 정하고 팬션을 예약한다.
비가 오는데 난 양남면 주상절리대를 보겠다고 양남면이 주소로 되어 있는
팬션을 49,000원에 예약한다. 1인 추가요금은 15,000원이다.
대구 쪽으로 갈수록 아직 비는 시작되지 않는다.
3시가 다 되어 무료 입장권을 끊어 들어가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앞쪽의 에밀레종소리가 들린다.
안내판을 보니 정시 등 한시간에 몇 번 녹음된 종소리가 울린다고 한다.